도장산에 같이 올랐던 태화 산우회 님들과 청주버스터미널에서 헤어진 후, 동대전 버스터미널를 거쳐 오후 9시경 서대전역으로 이동하였다. 00시 44분발. 여수행 무궁화호를 예약했는데, 휴가철이어서일까, 익산까지는 입석 신세여야 했다.
기차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꽤 남은 상황. 역 인근에 방을 잡고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도장산에서 흘렸던 땀을 샤워로 시원하게 날려버리고 잠을 청했다. 얼마나 잤을까, 데스크에서 들려오는 벨소리에 허둥지둥 일어나 다시 짐을 꾸리고 여수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새벽3시30분 구례구역에 도착하였다.
내리는 모든사람들이 배낭을 짊어지고 지리산을 향하는 사람들이다.
역앞에는 성삼재행 택시와 콜벤이 줄지어 있다.
우리와 같이 셋팀이 이루어 팀당 1,5000원씩 운임료를 내고 성삼재로 향하여 4시에 도착하였다.
성삼재의 명칭 유래는 진한군에 밀리어 지리산에 들어온 마한왕조는 가장 중요한 요충지였던 이곳에 성이 다른 3명의 장군을 배치하여 방어토록 하였다 하여 성삼(性三).
성삼재에 내려 올려본 하늘은 무수한 별들이 지리산을 향하여 쏟아지듯이 머리위에서 반짝인다.
윤 동주님의 "별 헤는 밤"중에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의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렌턴에 불을 밝히고 처음으로 지리산 산행을 한다는 젊은 남녀와 같이 잘 닦아진 도로를 따라 시원한 바람과 별빛의 축복을 받으며 1시간 정도를 걸어 노고단 제1대피소에 도착하였다.
이른 새벽시간 인데도 대피소에는 많은 산꾼들이 붐빈다.
젊은 남녀는 처음으로 지리산 산행을 하면서 천왕봉으로 하여 중산리로 이어지는 산행을 계획하였다니 안산하기를 몇 번에 걸쳐 당부한다.
산행준비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노고단고개 360미터 방향으로 올라선다.
돌계단 오름길에 서서히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여 렌턴의 불빛을 끄고 노고단 고개위에 올라섰다. 5시20분
새벽4시30분에 도착 하여야만 출입이 가능한 노고단 전망대는 출입통제를 하였다.
노고단(老姑壇)은 신라시대 때 지리산의 산신 선도성모를 모시는 남악사가 있어 제사를 모셔왔다는 전설이 있다.
신라시대는 화랑국선의 연무도장이 었다는 것이 드넓은 고원지대로 짐작 할수 있다.
30만평에 달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원추리군락지이다.
해맞이를 고개에서 맞이하기로 하고 맑은 날씨와 적당한 바람을 맞으며 이리저리 두리번 거린다.
좌측으로는 만복대가 보이는 서북능선의 산줄기가 보이고 동으로는 바로 앞에 반야봉도 보이고 삼도봉, 토끼봉 그리고 �대봉 더멀리 천왕봉과 그 줄기가 뚜렷하다.
천왕봉 방향인 동쪽을 제외하곤 구름바다가 산아래 하얗게 펼쳐져 있어 신비함 그 자체이다.
남원과 구례는 구름아래에 있고 멀리 광주 무등산은 봉우리만 섬처럼 봉긋하게 보인다.
가운데 검정부분이 무등산
대자연의 파노라마를 바라보니 김 남조님의 수필 "산과 바다의 기도"중 신에게 감사하는 구절이 중간중간 생각나 옮겨본다.
전능하신 야훼시여
당신과 저희사이에 화려강산을 주셨사오니
찬미 또 찬미로써 응답하옵나이다.
자연은 막중한 은총이옵고 그 이상으로
신과 사람 사이의 중간 신이 아니오리이까
눈 부시지도 강렬하여 몸을 태우는 일도없는 이 시절.
편안한 침잔에 갈앉아 가슴 밑바닥까지 닿아내리는
찬양과 도심(禱心)에 배부르오니
만물의 아버지이신 이여
명산벽해(名山碧海)가 있는 모든 땅에서
거듭거듭 주를 뵈옵는 일이 저의 뜨겁디 뜨거운 간망이옵나이다.
5시20여분이 되니 멀리 천왕봉 뒤로 먼동이 하늘을 노랗게 조금씩 물들어 가기 시작 하더니 점점 붉은색으로 바뀌어 한점이 반야봉과 천왕봉 사이로 솟아 오른다.
해가 솟아 오를수록 하얀 구름은 채색이 되어 황홀하고 오묘한 신비감에 빠져든다.
자연의 아름다움인가 붉게 떠오르는 순간 어디선가 산새 소리가 들려온다.
광주에서 온 자원봉사자가 아니였으면 구름위에 떠있던 봉우리가 무등산의 봉우리인지 생각지도 못하였을 것이다.
표현하지못할 정도로 자연에 취하여 30분이상을 이곳에서 머물렀다.
자! 이제는 반야봉으로 5.5 키로 이정표를 따라 발길을 내딛는다.
좁은 조릿대산길로 귀우뚱하며 돌길을 걷는다.
숲길을 벗어나니 헬기장처럼 보이는 조망하기 뛰어난곳이 나타난다.
산아래 흰구름은 지리산 품에 안겨 움직임 없고 멀리는 하얀 구름바다가 망망대해처럼 드넓게 펼쳐져 있다.
다시 숲길로 들어서니 호~~~~호르륵 산새 한 마리가 반갑게 아침인사를 한다.
헬기장이 나타나고 푸른 숲과 넘어야할 산줄기가 굽이굽이 꿉틀대고 노고단도 보인다.
이번에는 햇볕을받으며 오르는 길에는 아름드리 구상나무도 보인다.
또 다른 헬기장에 도착하니 반야봉 3.6 키로, 노고단 2.1 키로 이정표가 보인다.헬기장을 지나 나무터널로된 산길로 들어서 세갈래길에서 좌측으로하여 발길을 옮긴다.
서어나무도 보이는 걷기좋은 산길에 바람은 산들산들.
노고단 고개에서 2.7 키로를 걸어 온 것이다. 피아골대피소 2키로, 천왕봉 22.3 키로 가자! 천왕봉방향으로 15분 정도를 걸으니 임걸령 샘터다.
임걸령(林傑嶺) 1,320미터 조선 선조 27년에 지리산을 무대로 활동하였던 초적(草賊)두목 임 걸년(林傑年)과 관련이 있는곳이다.
물맛 좋기로 유명한 이곳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페드병에다 물을 보충시킨다.
시원하기 보다도 찬느낌을 느끼는 바람이 불어주고 온도는 19도이다.
노고단3.2키로, 반야봉2.3키로,뱀사골대피소3.3키로 이정표에서 반야봉으로 돌이 깔려있는 오르막을 뻑세게 올라서니 잣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다시한번 나무계단을 힘들게 오르니 길섶에 핀 아침이슬을 머금은 들꽃들이 자태를 뽐내며 힘을 내라고 활짝 꽃이 피여있다.
뿌리채 뽐힌 고목도 이곳에서 살아있는 자연과 더불어 공존하고 있다.
야생화에 취하여 힘든줄 모르고 걷다보니 조릿대 산길로 들어서고 노고단 4.5키로, 천왕봉 21키로, 반야봉1키로 표시판이 세워진 노루목.
밑에서 바라보면 바위가 노루머리를 들고 있는 형상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반야봉은 이곳에서 1키로를 올라갔다 다시 내려와야 하므로 보통들은 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천왕봉은 아버지라면 반야봉은 어머니품이라 하는데 어찌 안 올라 갈수 있으랴!!!
좌측 반야봉을 향하여 올라서니 좁은 산길이다.
힘들게 올라 왔는데도 200미터다 500미터 이상을 올라 온 것 같은데.........
바위타고 오르고 철쭉숲길도 소나무 군락도 있고 철계단도 오른다.
보통 된비알길이 아니다.
마지막 오르막은 나무기둥에 동앗줄로 연결하여 숲을 보호하며 오르기 좋게 잘 다듬어진 길이다.
이 높은곳에 꼬추잠자리들이 산꾼들은 아랑곳 하지않고 날아 다닌다.
새소리도 휙~~~찌르르하며 재잘 거린다.
08시40분 반야봉(1,730미터) 정상에 올라 섰다.
지리산3대봉중 노고단, 반야봉을 오늘 올라섰다.
천왕봉이 또렷하게 보이고 모든 봉우리가 발아래 있는듯 하다.
하늘은 청청하고 구름은 발아래 있다 여기 올라선 우리들은 모두 신선이다
지금은 구름위에서 노닐고 있는 것이다.
정지상태에 있는 구름에 구름 그림자가 산에 비치는 모습이 이채롭다.
송풍수월(松風水月), 이곳에 올라온 사람들 다른 산정에서 느꼈던 소란스러움이 없다.
모두들 그냥 조용히 감상할 뿐이다. 세상의 모든 풍진이 그냥 잊어진다.
멀리는 흰구름바다가 조용히 보일뿐이다.
첩첩이 쌓인 산과 골짜기는 푸르기만 할 뿐이다.
아! 내려 가기 싫다
그냥 이곳에서 산객(山客)이 되었으면 좋겠다.
30분을 이곳에 머물렀다 내려 가자 속세(俗世)로......
올라왔던 노루목길로 다시 내려 좌측 천왕봉 방향 산길로 들어서니 조릿대길에 돌무지길이다.
우측에 묘1기도 보이고 길섶에 앉아 숨을 고르고 오르니 삼도봉(1,499미터)정상이다.
삼도봉은 전라남도,전라북도,경상남도를 가르는 봉우리이다.
표지석은 삼각모양의 표지석이 삼도를 표시 하는 듯 하다.
이정표는 노고단 5.5키로, 뱀사골 대피소1.0키로, 천왕봉20키로 표시되여 있다.
나무계단길이 240미터에 폭은1.5미터 약550계단을 발고 내려왔는데 이곳에서 부터 오르면 힘께나 들겠다.
내리는 계단길에는 야광나무, 당단풍,신갈나무등 참나무과 나무들이 보인다.
화개재는 뱀사골 사람들이 화개장을 가기위하여 넘나들었던곳.
노고단6.3키로,천왕봉19.2키로,반선9.2키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오늘10.8키로를 걸어온 것이다.
이제는 반선까지9.2키로를 내려가야 한다(11시).
뱀사골대피소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조릿대가 길옆에 있는 내리막길은 돌사닥다리길로 조심스럽다.
철다리를 건너고 바로 두 번째 다리도 나타난다. 연화교를 지나니 또다시 돌많은 너덜길 안영교도지나고 또 다른 다리도 건너니 계곡의 물이 하얀거품을 일으켜 쏟아지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은곳이라 생각 하였더니 이곳이 간장소(해발800미터)다.
간장소는 옛날 보부상들이 하동에서 화개재를 넘어오다 이 소(沼)에 빠져 소금이 녹았다고 하고 그 빛이 간장 빛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무지개 다리를 지나며 게곡 위를 바라보니 흰구름이 떠다닌다.
제승교를 지나고 나무로 안전하게 설치된 길이 게속 이어 지더니 옥색빛이 나는 맑은 물이 있는 제승대를 지나 대은교, 옥류교, 명성교를 지나니 노각나무 군락지다.
해발 660미터 병풍소. 꾀나 큰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다.
금포교, 탁용소도지나 공원관리초소가 보이고 초소 좌측 와운교, 요룡대 (해발550미터)를 지나 자연 탐방로 우측길로 내려서 뱀사골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지루하고 힘들게 걷다 넓은 도로로 올라선다.
뱀사골 계곡표지석이 세워진 매표소에 도착하니 14시11분 뱀사골계곡만 장장3시간을 걸어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뱀사골은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로 신선이 못되여서 반선이란다.
반선에서 남원시외버스터미널로 다시 고속버스터미널로하여 18시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인천에 도착하니 20시가 되었다. 2006. 7. 31
아내와 같이한 지리산 여름산행은 노고단의 운해와 일출, 반야봉 조망 그리고 뱀사골 계곡의 지루한 하산길 모두가 평생 잊지못할 추억으로 간직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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