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일본 북알프스 야리가디케, 호다카다케 종주기(1)

Bravery-무용- 2006. 8. 15. 23:14

일본 북알프스 야리가타케, 호다카다케 종주기(약 53 KM)  <1>

 

첫째날(2006.8.11)


2006년 8월 11일 09:05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여 일본 도야마공항에 약1시간 50여분만에 도착.


북알프스 종주 가이드이신 월드스페이스 투어의 최 송희이사님으로 부터 다이쇼 가미고지에대한 설명을 듣는다. 

가미고지(上高地) 입구부터는 동물의 이동을 보호하기 위하여 오후 5시 이후  도로가 폐쇄되는 지역이며 화산이 폭발하면서 흘러내린 용암이 계곡을 막아 생긴 다이쇼이케가 도로 좌측에 펼쳐져 있고 호다카 산군이 보인다.

  

해발 1,500미터에 위치한 가미고지주차장에 도착하여 좌측에 흐르는 아즈사가와강을 옆으로 갓파바시(河童橋)를 지나 니시이토야 산장에 도착.

 


예정된 일정보다 빨리 도착하여 왕복 약 6키로에 이르는 묘진이케(明神池)를 탐방하기로 하고 3시 25분경 산장을 출발하였다.
명신자연탐승로(明神自然探勝路)로 접어드니 좌우 산책로 옆은 죽순과 울창한 나무숲이다.


밑둥이에서부터 여러 가지로 뻗은 고목나무도 보이고  쭉쭉 뻗은 소나무과의 모습 그리고 습지같은 곳은 자연 친화적으로 목재를 이용하여 산책길을 만들어 놓았다.
뿌리째 뽑힌 나무들이 협곡에 널려 있고  협곡옆으로 난 산 길를 따라 걸으며 하늘 높은줄 모르고 쭉~ 뻗은 아름드리 나무에 팔을 감아보기도 한다.
흰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는 맑은 하늘.
임도가 나타난다. 작은 돌로 중간을 경계한 모습이 특이하고 우측에서 흐르는 물소리에 걸음은 가볍다.
임도에서 우측 나무계단으로 들어서니 질경이도 보이고 곰취 그리고 자작나무도 있는 산책길이다. 
묘진다케에 둘러 쌓여  평온함을 가득간직한 명신1지와 2지를 가볍게 산책을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부터 시작될 본격적 종주를 위하여 다시 한번 장비를 점검하고 잠을 청한다.

 

둘째날(2006.8.12)


새벽6시30분 기상하여 산장밖을 나서니 상쾌한 새벽의 산내음이 온몸으로 깊숙히 스며든다.
단전 깊이 호흡을 하고 아스사가와 강가에 나서니 맑고 빠르게 흐르는 물 표면위에는 하얀 물안개가 깔려있다.
캠퍼스위에 풍경을 그리는 사람, 동쪽으로 카메라를 고정시키며 떠오를 태양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강과 산장사이의 인도(人道)에는 원숭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린다.
잠시후 태양의 붉은 빛이 동쪽 산너머에 떠오르고 서쪽 하늘에는 하얀 보름달도 떠있다.
새벽 이곳의 기온은 15도.


아침식사를 마친후 7시 45분 본격적인 산행을 위하여 산장을 출발.
하동교를 지나 좌측에 보이는  묘진이케 2.7키로, 도쿠사와 6.2키로 이정표를 따라 발길을 옮긴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어린아이들도  완전히 갖춘 배낭을 메고 누구의 도움없이 부모와 함께 오르는 모습들이 자주 보인다.
묘진산 봉우리는 조각난 구름이 만들어낸 산 그림자가 또 다른 산의 모습을 보여준다

길섶에는 엉겅퀴도 보이고 많은 종류의 들꽃들이 피여 있다.

한 시간정도 넓은 등산길로 오르니 매점과 화장실이 있는 해발 1,620 미터 묘진이케(明神池)휴계소에 도착하였다.

배낭을 내려 놓고 모두들 휴식을 취한다.

 

다시 시원한 협곡의 바람을 맞으며 가볍게 담소를 나누면서 50여분을 사붓사붓하게 걸어 해발 1,562미터 도쿠사와(德澤)휴게소에 도착한다. 

일본사람들의 배낭이 60리터 이상이 많으며 여름산행인데도 스패치를 착용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이곳 주위에는 야영장이 있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야영을 하기 위하여 텐트를 설치하고 있다.

휴식을 하면서 식수를 보충시키고 요코오 산장으로 향한다.

서두르지 않고 쉬엄 쉬엄 걸어 오르는 길 좌측에는 신무라바시(新村橋)가 보인다.

 

높고 깊은산에서 흘러 내리는 협곡의 깨끗한 물은 비취색을 연상시키고 가까이는 울창한 숲 그리고 멀리는 송곳처럼 솟구친 산 봉우리들과 만년설이 덮여 있는 골짜기의 모습은 우리의 산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겨울과 여름이 공존하고 있는 듯한 모습들이 산 모퉁이를 돌때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산의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10시 30분 요코오(橫尾)산장에 도착하였다. 표고1,615미터.

가미고지에서 이곳까지 11키로를 2시간50여분 동안 걸어왔고 오늘  마지막 도착지점인 야리가다케까지는 11키로가 남은 절반지점이다.

이곳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기미고지에서 부터 묘진이케, 도쿠사와 그리고 요코오까지 쉼터와 식수 그리고 화장실이 설치된 휴계소가 거의 1시간 정도의 간격으로  있다는것을 느꼈다.

또한 넓은 등산로인데도 나란히 걷는 등산객은 안보이고   앞사람을 앞서는 일도 없이 한줄로 걷는다.

배낭을 내려 놓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이곳에서 2팀은 카라사와산장으로 방향을 잡고 대교를 건넌다.

 모두들 안산을 기원하면서.

 

 

11시 10분경 여성1명 포함 12명의 1팀은 요코오산장을 출발하여 야리카다케(槍岳)로 향한다.

이곳부터 길은 완전히 좁아지면서  가파라지는 산길로 접어든다.

숲은 울울창창(鬱鬱蒼蒼)하고 협곡에 흐르는 물은 공산유수(公山流水)다.

좁은 산길에서는 서로 양보하면서 항상 인사를 나누면서 걷는 일본 등산객들의 모습이 모두가 질서가 있어보이고 자연스럽다.

위쪽 멀리는 야리카다케가 봉긋하게 보인다.

이찌노보를 지나며 가지고온 도시락(주먹김밥2개, 생선, 소시지, 방울토마도)으로 점심식사를 하는데 빗방울이 한 두방울씩 떨어진다.

 

일본인들은 서둘러 배낭카바를 씌우고 비옷을 입는다.

우리 일행은 잠시 망설이다가 배낭카바만 씌우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빗방울이 굵어진다.

서둘러 비옷을 입고 걸으니 온 몸이 후덥지근하고 땀이 범벅이 된다.

이제는 천둥과 번개까지 산을 뒤흔든다.

12시50분경 해발 1,850미터 야리사와 (槍澤)롯지에 도착한다.

비를 피해 우의를 벗으려니 벗겨지가 않아 도움을 청하려 둘러보니 우리 일행이 아닌 다른 한국인 일행을 만나  도움을 받으며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휴식을 하고 우의를 다시 입고 출발.

1시30분경 비는 그치고 안개가 산위로 천천히 올라간다.

우의를 다시 배낭에 집어 넣고 한걸음씩 돌무더기길을 걸어오르니 빙하공원이 나타난다.

돌로 쌓아놓은 창고같은 모양이 있고 주변은 20여개의 텐트가 설치되어 있다.

 

아마 이곳서 1박을하고 산행을 하는것 같다.

배낭을 내려놓고 모두들 휴식을 한다.

다시 빙하공원을 내려서 협곡을 질러 오른다. 산위의 계곡에서는 물이 흘러내리고 아래는 눈덩어리가  녹지않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입을 크게 벌린듯한 협곡옆 너덜길을 너덜너덜하게 걸어오른다.

구름이 끼였던 하늘은 햇살이 비치고 나리꽃도 취꽃도 길섶에 피어 있다.

산허리를 힘들게 올라서 뒤돌아보니 빙하공원은 멀리 색색의 텐트만 보일뿐이다.

협곡을 돌면서 다시 한번 뒤돌아보니 협곡과 협곡사이에  작은 산 봉우리가 나타나고 작은 산 허리에는 구름이 감싸고 있는 모습은 봉우리가 삿갓을 쓴듯하게 보이는 또 다른 산의 모습이다.

 

 

2시 30분경 배낭을 내려 놓고 휴식을 하며 최 이사가 나누어 주는 커피로 피로를 달래고.

계곡마다 녹지않은 눈이 보이고 연속되는 험한 너덜겅길을 계속 오른다.

우측 산기슭에는 원추리 군락도 있고 협곡에는 2미터이상 두께의 눈이 쌓여있고 눈밑으로는 물이 흐른다.

 

협곡사이로 부는 바람은 눈과 어우려져서인지 냉기까지 느낀다.

2시 55분경 일행들은 모두 만년설위에 배낭을 내려 놓고 휴식을 하는사이 최 이사는 가져온 맥주를 만년설 밑으로 흐르는 물에 담가 놓고 몇 사람은 냉수마찰도 한다.

만년설 밑으로 흐르는 물에 얼굴은 내밀어보니 한겨울의 차가움을 바로 느낀다.

5분 정도도 담가 놓지 않은 맥주를 최 이사께서 한 잔씩 돌린다.

맛은 맥주의  시원한 맛 그 자체다.

나중에 최 이사가 맥주와 커피를 나눠준 이유는 고소증 증상이 있는 사람을  구분하기 위해서란다.

맥주와 커피를 마신 후 졸음이 오면 고소증 현상으로 잠을 자면 절대로 안된단다.

 

몇 분들은 먼저 앞에 보이는 야리다케 산장을 향하여 만년설 위를 걸으며 출발하고.....

갑자기 코에서 코피가 난다. 깜짝 놀라 정 대장께 얘기하니 타이레놀을 먹으란다.

급히 2알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니 다행스럽게 코피가 멈춘다.

그러나 마음은 가라않지 않고 힘이 떨어진다.

3시44분경 텐구바라(天拘原 2,348미터) 분기점에 도착하였다.

 

 

우리 일정에는 이곳서 부터 산장까지 2시간 30분 남은지점이다.

협곡은 온통 돌과 눈 뿐이다. 이제 협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한것이 아니고 춥다.  하늘은 흰구름만 두둥실 떠다닌다.

코피난 생각이 자꾸 떠올라 걸음은 더욱 더뎌지고 마음만 급하니 비슬비슬 걸어 올라가기도 힘들다.

이 인기님과 앉아 쉬고 있는데 쪼~~~~~르륵거리며 산새가 지저귄다.

새소리가 너무나 아름답다.

아! 지금은 새가 되어 훨훨 날아 산장까지 갔으면......

좌측에 깍아지른듯한 절벽과 그아래는 넓은 초원지대 또 그아래는 눈덮힌 만년설 힘이 들어도 산의 정취에 흠뿍 빠져든다.

고산지대라서 나무가 작다.

주종은 거의가 눈잣나무로 잎을 관찰하니 5엽이고 거의 지표면 가까이 얕게 자라고 있다.

이곳도 원추리도 보이고 노란색의 이름모를 들꽃은 군락을 이루고있다. 그나마 들꽃들이 힘든 산행에 위로를 줄 뿐이다.

온도계를 보니 13도다 .

배낭에서 고어자켓을 꺼내입고 어기적 어기적 한발 한발 내딛는다.

바위에 1,500이라고 쓰여진곳에서 위를 쳐다보니 산장이 거의 80도 직선으로 보인다.

 

 

 

오르는 길은 온통 돌서더릿길로 갈지(之)로 되여 있고 바위에는 페인트로(0, X, 화살표)길을 표시하여 산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다.(길안내 표시는 어디를 가도 잘 표시되어 있다)

주위는 온통 돌덩어리 뿐이다.

갑자기 산장넘어에서 먹구름이 비를 뿌릴듯 산장을 덮더니 홀연히 사라진다.

야리카다케 1.25키로 표시가 되여 있는 방주암옥하(坊主岩屋下)표지석에 도착하니 5시30분.

협곡 양쪽은 오랜 세월 동안 비,바람에 깍인듯 깍아지른듯한 절벽 그리고 만년설이 압권이다.

산장도착 예정시간보다 30분이 지났다. 아직 산장은 먼데............

우리보다 한발 앞서 간 구 상회님과 여성분이 우리에게 힘내라고 바위위에 놓고간 비상식은 어디서 나타났는지 원숭이 무리들이 내려와 가져가 버렸다.

걷다 쉬기를 연속적으로 반복하며 야리카다케 1키로 표시가 되여있는 살생분기(殺生分岐) 이정표에 도착하니 6시20분.

방주암옥하서부터 살생분기까지는 250미터차이인데 50분이 걸린것이다.

표고가 높아 질수록 산행속도는 더뎌진다.

이제 바위에는 100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 날은 어두워졌고 빗방울이 간간히 떨어지며 바람이 분다.

 

산장에서 최 이사가 걱정이 되어 내려와 같이 마지막 힘을 다하여 야리다케산장(槍岳山莊 3,060 미터)에 도착하니 7시30분. 텐구바라에서 예정시간 2시간30분보다 1시간20분 늦게 도착 하였다.

아리다케산장과 텐구바라분기점과의 표고차이는 712 미터.

니시이토야 산장을 출발하여 약22키로의 거리를 15분 모자라는 12시간을 걸어 아리다케산장에 도착한 것이다.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먼저 도착한 일행들 꼴찌에게 뜨겁게 박수로 맞이한다.

저녁 식사를 한후 산장규칙에따라 9시에 정확히 소등을 하여 잠을 청하지만 이불을 덮어도 춥고  밖에는 늑대의 울음소리 처럼 들리는 바람소리와 지붕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소리로 새벽까지  잠을 설쳤다.

650명을 수용할수있는 야리카다케산장은 식당과 매점, 세면대, 건조기도 있고 혈압측정기, 고소측정기도 비치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