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일본 북알프스 야리가다케, 호다카다케 종주기(끝)

Bravery-무용- 2006. 8. 18. 21:15

넷째날(2006. 8. 14)

 

오전 5시 조금 지나 동녘에서는 노란색의 하늘이 점점 붉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면서 한 점의 붉은빛 태양이  솟아 오르기 시작한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산장마당에 나와 우리 일행들 둥글게 모여 5분정도 가볍게 맨손체조를 하고 6시30분경 오쿠호다카다케로 향한다.

맑고 맑은 하늘에는 하얀 하현달이 떠있다.

 

산장 바로옆에 있는 바위투성이의 봉우리를 오르는 길은 산장서 출발한 많은 사람들로 오르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봉우리에 올라서니 산장은 멀리 달아나 있고 야리카다케는 여러개의 봉우리 저 멀리 붕긋하게 솟아 있다.

 

 

쇠사슬과 사다리를 이용하여 암벽을 지나고  조심스럽게 "0" 과 화살표 방향을 따라 지그재그로 움직인다. 그래도 어제 보다는 한결 수월하다.

이제는 산허리를 돌면서 편하게 걷다가 마지막  암봉을 엉금엉금대며 바위를 부여잡고 오르니 드디어 북알프스의 최고 봉우리인 오쿠호다카다케(3,190 M)에 도착하였다.7시25분경

 

오쿠호다카다케(오수고악奧穗高岳)는 후지산과 남알프스의 가다호다카다케에 이어 세번째로 일본에서 높은 산이다.

 동서남북 모두가 첩첩이 쌓인 산과 골짜기 , 높고 높은 푸른하늘과 어우러진 산정에서 바라보는 장쾌하게 펼쳐진 북알프스의 모습은 이곳에 오르지 않은자는 모르리라!

산에 취하여 이리저리 두리번거린다.

힘차게 뻗은 산줄기를 바라보면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키운다.

앞에는 가야할 마에호다카다케의  능선이 길다랗게 전개되어있고 북쪽 능선은 우리가 지나온 산 줄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있다.

남알프스의 굽이굽이 휘몰아친 산줄기도 한눈에 그 모습이 들어온다.

멀리 보이는 만년설과 더 아래는 짙푸른 여름의 숲이 마음까지 탁트이게 한다.

돌을 쌓아 놓은듯한 정상위에는 조그마한 신사가옥이 있고 약간 낮은곳에는 동판으로 만들어놓은 방향표시와 산의 모습 그리고 산줄기등을 세겨 세워 놓은 빗돌이 있다.

 

산의 정취에 흠뻑 빠져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가자 마에호다카다케로 정상을 내려선다.

급경사의 내리막길이라 조심스럽게 발길을 옮기면서 기미꼬다이라(紀美子平)로 방향을 잡는데 이곳은 낙석에도 신경을 쓰여야한다.

기미꼬다이라 분기점 이정표에 방향 표시는 마에호호다카, 다케사와방향 표시가 되여있고 표시판은 떨어져 있다.

가야할 봉우리가 줄줄이 보이고 헬기가 협곡아래에서 올라오더니 건너 협곡으로 빠르게 내려간다.

화살표를 따라 산허리를 돌고 길섶에 앉아 뒤돌아 본다.

왔던 길을 뒤돌아보면 항상 뿌듯한 생각에 마음에 위안을 얻는다.

온통 바위로된 길을 1시간 30분정도를 걸었을까 마에호다카다케(前穗高岳)입구에 도착하였다.

정상에 오를 사람은 배낭을 내려 놓고 올라가기로 한다.

망설여 진다. 그래 ! 오르자 언제 이곳을 오르겠는가? 

물이 담겨져 있는 패드병 한 개만 가지고 정상을 향하여 오른다.

씩씩대며 오르고 쉬고를 반복하며 숨이 턱이 차도록 올랐다.

30분 정도를 뻑세게 올라 가뿐숨을 고르고 나니 힘든것은 잊고 미소가 스스로 머금어 진다.

 

 마에호다카다케 정수리다. 높이는 3,090 M

산 정상은 돌덩이들이 깔려있고 정상의 표시는 나무표시기에 산 이름과 표고가 쓰여있다.

알프스를 종주하면서 처음으로 일행과 함께 정상주 한 잔을 한다.

짙은 안개로 좌측은 조망할수가 없고 우측은 힘찬 산줄기의 모습과 협곡에는 눈이 쌓여 있다.

다시 올라왔던길로 내려서 배낭을 메고 본격적인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이제 내려가는 길만 남았다. 그러나 내려가는 길은 더 조심하여여 한다.

 

하산을 하면서  시인 윤 수천님의 시가 떠오른다. 

 

        "산이 있는 풍경"         

 

산을 내려갈 때에는

언제나 허리를 낮추어야 한다

뻣뻣하게 세우고 내려갈 수는 없다

고개도 숙여야 한다

고개를 세운 채 내려갈 수는 없다

 

허리를 낮추고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추고 위를 쳐다보면

아, 하늘은 높고 푸르구나

 

이것이다

산이 보여 주려는 것

 

하늘은 무척 높다는 것

푸르다는 것

 

사람보다 훨씬 크다는 것

이것을 보여주려고

산은 날마다 손을 내밀어

오라 오라 했나보다

 

하산을 시작하니 안개가 협곡에서부터 산위로 올라온다. 그러더니 바로 사라지고.

사람을 봐도 도망가지 않는 뇌조도 보이고 눈소나무 군락이 산기슭에 깔려 있다.

찌리리~릭, 호~~~~~호르륵 우리강산에서 듣던 산새소리도 들린다.

거의 90도 각도의 사다리를 타고 내려서고. 

휴식을 하며 내려온길을 바라보니 구름이 봉우리를 숨긴다.

 

표고 2,500 m 정도를 내려오니 나무의 종류가 바뀌며 수종도 다양하여지며 자작나무도 전나무과 나무도 보인다.

산 아래는 다케사와 산장이 보인다.

다시한번 사다리를 이용하여 내려서고 ....쇠줄을 잡고 내리기도 하고......

협곡에는 폭설로 쓸려 내려왔는지 만년설 아래에는 흰색의 바위가 다케사와산장 옆으로 하여 그 아래까지 꽉 차있다.

점심을 하기로한 다케사와(岳澤)산장에 12시 45분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겨울 폭설로 무너져 새로 짓고 있고 매점만 운영하고 있다.

건축물을 튼튼하게 짓기로 유명한 일본도 자연의 힘에는 꼼짝 못하나 보다.

점심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아 산장에서  1시간 30분정도 내려오니 다케사와 명소라고 쓰여진 풍혈(風穴)이 좌측에 보인다.

 

뚫어진 바위옷 틈새로 발을 넣으니 찬바람이 스며들어 시원하다 못해 다리가 시리다.

이곳에서 도시락으로 중식을 하고 쭉쭉 뻗은 칩엽수 숲의 공기를 가슴속 깊이  들이마시면서 30여분을 내려서니 중부산악국립공원(中部山岳國立公園) 마에호다카, 다케사와 등산로 입구 표시판이 세워져 있다.15시.

 

좋은 날씨와 부상자 없이 무사히 종주한 일행은 일렬로 서서 힘찬 하이파이브로 서로 축하와 위로를하고 가미고지 숙소로 향한다. 

 

오늘 산행거리 13키로 , 산행시간 8시간 30분

 

8월 12일    22 키로   약 12시간

8월 13일    18 키로   약 11시간

8월 14일   13 키로   약 8시간 30분       총  53 키로    31 시간 30분

항상 후미에서 트래킹을 하였는데 선두와의 차이는 1시간서 2시간.

항상 산장에 도착하므로 시간 차이가 나도 별문제는 없었다.

배낭 하나의 무게가 18키로면 엘리베이터가 아래로 내려갈때 끌어당기는 힘과 같은 물리 작용을 하는 힘이라니 종주길의 배낭 무게가 18키로는 안되어도 3일간 메고 다닌것만 하여도 엄청나게 힘이 들었다.

 

3,000 M급 이상 봉우리를 12곳을 넘은 장장 3 일간의 일본 북알프스 야리가디케, 호다카다케 종주를 끝마친다.

 

가이드께서 산행후의 주의는 바로 샤워나 목욕을 하지말고 무릎정도 까지만 찬물로 혈관의 긴장을 풀어야 한다 하여 모두 아즈사가와강에서 발담금질을 하였다.

 

무사히 종주케한 월드스페이스 투어의 최 송희 이사님, 태화 산우회의 정 상묵 대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같이 산행하였던 산우님들 !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 할 것 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다섯째 날(2006. 8. 15)

이른아침 5시에 일어나 식사와 출발준비를 하고 공항으로 향한다.

가미고지 주차장은 일본 국경일인 오봉절인 관계로 셔틀버스와 택시만 공원내로 진입할 수 있다.

평일에는 택시와 관광버스, 셔틀버스만 주차장을 다닐 수 있다.

그러나 공휴일은 관광버스도 진입을 할 수 없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처럼 차량으로 복잡하지가 않다.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공원밖 주차장에서 관광버스로 옮겨 타고 도야마공항에 도착.

 

북알프스는  나가노(長野), 도야마(富土), 기후(岐阜) 3개현에 걸쳐있는산.

정식 이름은 중부산악국립공원(中部山岳國立公園).

가마고지를 아끼는 모임은

1. 야생동물에게 먹을것을 주지말기 

2. 야생화를 꺽지도말며 식물체취도 하지말기  

3. 내쓰레기는 내가 가져가지

가미고지(上高池)의 개산제는 4월27일,

폐산제는 11월 15일 폐산제부터는 동면에 접어든다.

4박 5일간 가마고지주차장을 지나서 자동차가 운행하는것은 단 한차례만 목격되었고 능선을 타며 산 아래를 보면 우리나라 공원에서는 임도가 많이 보였지만 이곳에서는 목격되지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