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치악산 황골서 구룡사

Bravery-무용- 2006. 5. 7. 23:00

2006.5.7 산행은 태화산우회와 황골, 비로봉에서 구룡사로 이어지는  치악산 산행이다.

 

택리지에 "적악산(赤岳山)은 토산이지만 산안에 골(洞府)과 계곡이 많고, 동쪽에 이름난 마을이 많다. 또 산에 신의 영감이 많아 이 산에서는 사냥꾼이 감히 잡지 못한다"고 적혀 있다.

 

198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예로부터 동악명산(東岳名山)이라 불릴만큼 뛰어난 산으로 8시45분 황골 버스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준비를 하고 우리 산우님들 힘차게 황골 매표소르 이동을 한다.

 

황골은 골짜기 색깔이 노랗다는 뜻이 아니라 크다는 의미의 한+골이 황골로 변천된것이다.

 

어제 많이 내린 비로 깨끗이 씻어내린 산하는  깨끗하고 하늘은 청명하다.

멀리 보이는 치악산 산정은 구름이 산허리를 감싸여 있다.

입석대와 청석탑 표지석에 따라 포장된 도로를 따라 주주산방을 지난다.

국립공원 치악산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데 꿩과 구름 그리고 낙엽이 그려져 있는것으로 보아 치악의 상징을 표현한 것인가보다.

매표소 오르는 길 우측은 골이 깊은 계곡으로써 음이온을 내뿜는 시원스럽게 들려오는 물소리를 들으며 우리 산우들 깊고 깊은 산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황골매표소에서 비로봉은 4.1키로미터.

가지각색의 야생화가 우리들의 산길을 안내하며 개구리 한마리는 자기의 몸을 보호 하는지 이끼낀 모습으로 느리게 움직인다.

여기까지 시멘트와 아스팔트 도로가 계속 되었다.

 

9시45분 입석사에 도착하여 대웅전 좌측으로 입석대로 오른다.

입석사 석탑은 강원도 문화재 자료 제19호이다.

조선 건국 태종이된 이방원을 운곡 원천석이 가르친 일이 있는데 조선을 세운 이방원 태종이 운곡 원천석을 기용하려 하였으나 응하지 않자 그를 생각하여 세운 탑으로 전해진다.

운곡 원천석은 고려말, 조선초 학자, 문인으로 평생을 은사(隱士)로 지내며 이곳 치악산에서 농사를 지으며 부모를 돌보며 여러 학생을 가르친 지조와 절개를 지키신 분이다.

 

                                    회고가(懷古歌)

흥망(興亡)이 유수(有數)하니 만월대(滿月臺)도 추초(秋草)로다.

오백년(五百年)왕업(王業)이 목적(牧笛)에 부쳐시니

석양(夕陽)에 지나는 객(客) 눈물 계워 하노라.

 

 태조를 가르쳤지만 그만큼 고려의 멸망을 느낀 감회를 회고가로 대신하였다.

 

입석대 오르는 중간에 작은 부처가 앙증스럽게 보이며 철계단을 오르니 대바위라고도 하는 입석대가 보이고 7그루의 소나무 주변에는 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된다는 석탑이보인다.

원주시내가 한눈에 와 닿는다.

 

다시 내려와 입석사를 지나 나무계단을 밟으며 오르막길로 들어선다.

나뭇잎은 파릇파릇 물들이며 서어나무, 당단풍나무도 보인다.

다시 돌계단으로 오르니 바위 밑에서는 물 흐르는 소리가 살며시 들려오고 입석사에서 500미터 가팔진 오르막을 힘들게 힘들게 올라와 산우님들 가뿐숨을 가다듬고 오르니 능선 넓은지대에 도착한다.

황사가 씻겨간 청명한 하늘에 멀리 원주, 여주, 이천이 우리의 시야에 선명하게 보인다.

물 한모금으로 힘든 오르막길을 달래주며 한발 한발 내디디니 입석사 1.2키로 이정표가 있는 넓은 산등성이가 나타나 산우님들 휴식을 취하며 앞에 보이는 오늘 산행의 최고점 비로봉을 바라본다.

 

15분정도 걷는  능선길은  좌우 조릿대지대며  "쪼르르르 쪼르르륵" 산새소리를 들으며 저멀리 남대봉쪽에서는 구름이  산을 힘들게 힘들게 넘어가고 있다.

치악산에서 본 원주시가지, 중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등 지형과 16번째 국립공원이라고 쓰여진 조망판이 세워져 있고 멀리는 구름도 층층을 이루고 있다.

흙터 헬기장이 나타나고 비로봉의 돌탑이 보인다.

헬기장을 내려서니 이제는 비로봉 오르기 바로앞 산불 감시초소이다.

 

비로봉 300미터, 우리가 올라온 입석사 2.2키로 이정표도 보이고 마지막 힘을 다하여 한걸음 한걸음 급경사 계단길을 올라서니 3개의 돌탑이 세워져 있는 비로봉(1,288미터)이 나타난다.

우리나라 정상에는 비로봉이라는 명칭이 많은데 북한에 있는 금강산,묘향산 그리고소백산, 오대산은 밝을毘밥그릇盧봉峰인데 이곳 치악산은 날飛갈대蘆봉峰이다.

 

 벌써 여러 산님들 정상의 즐거움에 들떠있고 사방을 둘러보니 원주 시내를 제외하곤 천산에 만첩청산(萬疊靑山),일망무제(一望無際)이다.

깊고 깊은 계곡은 연푸른색에 짙푸른색으로 녹색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간단한 정상주와 정상기념을 마무리하며 12시 사다리병창, 구룡사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고 좌,우 조릿대와 더불어 내리고 내리고 내려간다.

나무계단위에 조각낸 타이어를 이은 계단도 내려가고 철계단도 내려가고

돌덩이 길도 내려간다.

하늘은 점점 구름이 끼어들기 시작하고 산의 높이에 따라 녹색의 푸르름은 달라 정상에서 해발 약700미터 지점까지는 아직까지 나무에 잎이 보이지 않더니 해발이 낮아 질수록 낙엽송들은 푸르고 푸러지고 있다.

 

사다리병창 해발700미터 표말도 세워져있다.

나무를 보호하기 위하여 산길을 우회시키는 공단의 작은 관심이 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다시 한번 산을 사랑하는 마음가짐을 가져본다.

사다리병창은 바위모양이 사다리를 곤두세운것 같다고 하여 붙여졌고 "병창"은 영서지방 방언으로 "벼랑, 절벽"을 뜻한다 한다.

 

힘들게 내려오니 어느듯 세림폭포앞 다리를 건너고 우측으로 발길을 돌려 천지봉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인 세림폭포로 발길을 옮긴다. 세림폭포에 다다르니 일순 땀은 달아나고 온몸이 시원하여진다.

다람쥐 한마리가 사람도 무서워 하지 않고 이곳은 내터라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다. 

계곡주위는 함박꽃나무, 당단풍나무, 서어나무, 느릅나무등이 시원한 계곡물소리와 어울려 위로 위로 올라가고 있다.

세림통제소부터는 넓은길이다. 흰구름에 햇살이 비치는 계곡물소리와 더불어 내려오니 나훈아의 "흰구름 가는길" 노래소리가 흥얼 거려진다.

 

 멀리도 가까이도 아닌 저만큼에서

고향의 흙냄새는 언제나 나를 부르네

기나긴 세월속에 사랑은 시들어도 고향은 아늑한 엄마의 품이런가

아~~~~~~~~~~먹구름 흰구름

나를 두고 흐르네

 

어느듯  구룡폭포와 소에서 발길을 멈춘다. 높이 2.5미터의 폭포로 시루봉, 천지봉, 배너미골 물이 모여 폭포를 이룬곳으로 용의 전설이 담겨있다.

 

구룡사에 도착하니 "봉축 부처님 오신날 천주교 원주교구 사제단일동"현수막이 가장 잘보이는곳에 걸려있다.

종교와 종교를 넘는 아름다움이 자비와 사랑으로 온 세상에 비추어지길 바라며 잣나무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구룡사를 바라보며 원주시 소초면 보호수인 화석(化石)나무인 둘레가 350센치인 은행나무를 보며 발길을 재촉하니 하늘 높은줄 모르고 쭉쭉 하늘로 뻗은 금강소나무의 자태에 넋을 잃고 원통문을 지나 구룡매표소에 도착하니 2시30분.

 

이곳서 다시 1시간정도를 걸어 내려가니 주차장이 나타나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