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무주 마향산에서 고사리꺽기 산행

Bravery-무용- 2006. 4. 30. 20:27

 

2006. 4. 30 산행은 태봉 산악회와 전북 무주군 적상면과 무주읍 경계에 자리잡은 마향산(馬香山)이다.

 

배나무가 많아 배나무골 또는 배골(梨谷)로 불리던 이동(梨洞)마을로 안쪽에 있다하여 내동마을 즉 안골.

마을은 난전마을로 이전되고 부남-적상 군도 확 포장 공사사무실이 있는곳에 9시30분경 도착하였다.

구한말 정미칠조약(丁未七條約)체결후 항일전쟁의 대열에서서 싸우다 순국한 김원일등 이름없이 죽어간 젊은이들이 많았던 애국의 고장이다.

 

내동천다리를 지나 난전마을길로 들어서자마자 바로 내동천 둑으로 걷다 두 그루의 아름드리 노송을 우측에 두고 들머리로 접어 들어든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서 산행 들머리에는 오래된 산악회 리본 두,서너개가 나무에 걸려 있다.

오름길서 부터 고사리가 지천에 깔려 있으니 산우들 고사리 꺾느라 산행속도가 늦어진다.

 

오르는 산길은 빽빽하게 이룬 소나무 숲길.

나무에 스치는 봄바람 소리와 등뒤에서 불어오는 뒷바람은 산행의 시원함과 즐거움을 주며 소나무숲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가 넘쳐난다.

 연한 녹색의 나무잎이 점점 푸르름을 짙게 하는 4월의 나무들을 바라보며  산길을 여유있게 오르니 편백나무가 듬성 듬성 둘러 쳐진 백무덤에 이른다.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적시고 소나무숲길인 능선을 따라 시나브로 걷는다.

소나무숲 사이에 쑥스러운듯 진달래 한그루가 홀로 꽃망울이 활짝 피어 있다.

곁가지가 여기저기 널려있기도 하고 등걸에서는 새로 자라나는 어린나무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보라색, 노란색, 흰색등 이름모르는 들꽃들도 여기저기 피어있고.......

 

산허리를 약간 돌고 다시 느긋한 능선산길이 나오니 편한 마음에 동요 "봄오는 소리" 가 동심속에서 흥얼거려 본다.

 

땅 속에 꽃씨가 잠을 깨나봐

들마다 언덕마다 파란숨결소리에

포시시 눈을뜨는 예쁜 꽃망울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봄오는 소리

 

뚜렷한 등산길이 없고 낙엽이 쌓여 있어 발목까지 빠지는듯한 느낌이 들고 처음으로 들려오는 산새소리를 들으며 사붓사붓하게 걸어 전망바위에 다달았다.

전망바위 북쪽으로  흐릿한 하늘에 멀리는 잘 보이지 않으나 통영-대전을 잇는 고속국도가 보인다.

이곳 능선길에는 바위는 많이 있지는 않지만  너럭바위로 이루어져 쉬엄쉬엄 쉬어가기에는 알맞다.

능선 따라 정상을 향하여 걷길에 호랑나비 한마리가 앞에서 나불나불 거린다.

 

돌덩이 지대를 지나니 드디어 11시 산정에 올라섰다.

어지럽게 나무를 베어 놓은 모습과 수북하게 돌무더기를 쌓아놓은 마향산은 해발 730미터.

정상목이 세워져 있고 좌측은 엇비슷한 작은 돌탑을 쌓아놓은 전망이 좋은 너럭바위다.

정상 주위는 진달래와 벚꽃이 피여 있지만 산정 주위는 어수선하다.

그러나 정상주위에  인위적으로 쌓아놓은 몇개의 성벽 모양으로된 돌무더기가 있는데 임진왜란때 의병활동과 군마들의 소리가 그치지않아 마향산이라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하여 내려오는 이유를 이해 하겠다.

 

 

하산길 태봉 이정표 안내에 따라 뚜렷하지 않은 산길을 내려 오다 보니 너럭바위지대도 나타나고 짝짓기를 하기위해서 인가 한마리의 산새가 째리릭 째리릭대며 연신 재잘거린다.

편한 하산길을 내려오다 보니 앞에 있는 그리 높지 않은 오르막도 숨이 가쁘게 올라간다.

넓은 산등성에 올라와 숨을 고르면서 지도를 펴놓고  살펴보니 멀리 덕유산 국립공원에 포함된 적상산이 가장 높게 보인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다 바위에 앉아 쉬면서 배냥에서 사과를 꺼내 목마름과 배고품을 달래고 다시 오르니 무덤1기가 나타나면서 바로 내리막.

내리막을 내려가는데  큰 까마귀 한마리가 소리를 내며 내 앞을 지나가니 장자의 조릉(彫陵0의 반성이 불현듯 떠오른다.

 

장자가 탄궁으로 까치를 겨냥하니 까치는 사마귀를 노리고 사마귀는 매미를 노리고 있는 것을보고 세상의 모든것이 눈앞에 욕심때문에 자기를 잊고 있는것을 깨닫고 장자 자신도 되돌아 보았다하여 "인생은 조릉의 장자와 같다"는 격언이 생각난다.

 

이곳도 역시 나무가 많이 베어져 있다. 쌓인 낙엽에 산길은 보이지 않는데 친절히도 태봉이정표가 바닥에 표시 되여 있어 서두르지않고 편히 내려와 12시40분 마향산과 구리골산의 경계가되는 길동치에 내려선다. 

임도길을 따라 원점 안골에 도착하여 13시15분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태봉산악회만 오봇하게 산행한 마향산 산줄기를 다시 한번 뒤돌아본다.

 

산우님들 오늘 고사리산행 답게 여기저기서 나물 케기에 분주하다.

산우님들 고사리꺾기에 정신이 없으니 전북지방에 전하여 내려오는 민요 "고사리꺽기"가사를 옮겨본다.

 

메 : 고사리 꺽으러 가세

받 : 바구니 없어서 못 가겠어

 

메 : 내 바구니 두갠게 한개를 줌세 고사리 꺽으러 가세

받 : 신발 없어서 못 가겠어

 

메 : 내 신 두 커리니 한 커리 줌세 언제 언제 갈까

받 : 삼춘 시절 꽃도 피고 잎도 피고 화전 놀이 겸사 겸사 고사리 꺽으러

      가세

다 : 고사리 대사리 꺽세 미륵산 고사리 꺽세

      회침 대침 꺽세 용화산 고사리 꺽세

      전라도 지리산 고사리 꺽세

      제주 한라산 고사리 꺽세

      충청도 계룡산 고사리 꺽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