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강화 5개산(고려,혈구,퇴모,덕정,진강산)종주

Bravery-무용- 2006. 5. 5. 21:12

2006.5.5 태화산우회와 강(물강江)을 끼고있는 좋은(빛날화華)고을인 인천광역시 강화군으로 강화 5개산을 종주하는 산행이다.

 

강화는 우리나라에서 제주, 거제, 진도, 남해에 이어 다섯번째로 큰섬이다.

청동기 시대의 고인돌이 있으며 역사적으로는 고려 고종이 1232년 몽골의 침략으로 이곳 강화로 천도하여 39년간 몽골군과 투쟁한 역사를 갖고 있으며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 국난의 장소이기도 하다

 

강화지명고에 의하면 강화의 모산은 불은면 덕성리에 있는 대모산이다.

 

오늘 첫번째 산행은 고려산으로 강화지명고에 "혈구산 정북의 한줄기는 곧바로 달려 나려령(나루고개)이 되었고 또 하나는 불쑥 솟아 일어나 고려산이 되었다. 고려산은 고려 이래로 읍에서 다스리던 진산이며 역사의 발자취가 수없이 있고 고구려 연개소문의 탄생지"라고 적혀있다.

 

버스정류장 옆에 붙어있는 조그마한 산화휴계소에 도착하였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8시20분경부터 오늘의 산행 들머리인 미꾸지고개로 산우님들 힘찬 발길을 옮긴다.

하늘은  당장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이 구름이 꽉 차있다.

소나무숲으로 둘러 쌓인 산길을 걸어 오르니 피톤치드가 넘쳐나는것 같다.

20여분을 올라 능선길로 접어들면서 편한 산길이 이어진다.

넓은 능선에 도착하여 가쁜숨을 한번 고르고 한발 한발 발걸음을 옮기니 어느듯 낙조대에 도착한다.

우측은  적석사, 직진은 고려산 이정표가 나타난다.

낙조대에서 북서쪽 멀리 강화 6대 명산중 하나인 별립산이 보인다.

남쪽 산기슭아래는 내가저수지가 한가롭게 펼쳐지고 있다. 

멀리 석모도가 아른거리며 오늘 산행지인 고려산, 혈구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낙조대를 뒤로하며 곳곳에 억새군락이 이루어진 여유로운 능선길로 발길을 옮긴다.

능선길에서 내리막으로 내려서니 약간은 강한듯 하였던 바닷바람이 잦아든다. 

산새소리에 발맞추며 가뿐가뿐하게 발걸음질 하니 바위들이 땅에 묻혀 있는 고인돌터다.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46호인 "강화고천리 고인돌군"이 보이고 약 10여분을 걸으니  또 한번 고인돌 터가 나타난다.

이곳은 청동기시대 가장높은곳에 있는 고인돌군으로 세 군데에 18기가 무리지어있다.

청동기시대의 대표적 무덤양식인 고인돌로 북방식, 남방식, 개석식드 3종으로 분류되며 이곳의 고인돌은 북방식이다.

 

리기다소나무숲길로 이어진길이 계속된다.

리기다소나무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송충의 피해가 강하고 어디서나 잘자라 우리나라에서는 사방조림에 많이 사용하였었다. 

 

나즈막한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 삼거리를 이루는 넓은지대가 도착한다.

우측은 내가면으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보이고  앞에는 고려산  정상이 뚜렷이 보인다.

억새의 멋진 운치와 좌측에 펼쳐진 드넓은 진달래군락지가 펼쳐져있다. 

그아래는 나무들의 푸르름이 더욱 짙어져가는 골짜기다.

잠시 내려섰다가 오르막길을 힘차게 올라서니 헬기장과 군부대 시설이 있는 고려산(436M) 산정에 도착하였다.

 

정상이정표에는 백련사, 청련사. 적석사로 가는 안내가 표시되어 있는데 이 절들에 대한 전설이 있다.

전설에 고려산의 옛명칭은 오련산(五蓮山)으로 인도의 고승 척축조사가 이 산정의 5개 연못에 피어난 적, 황, 청, 백. 흑색의 다섯송이 연꽃을 꺽어 허공에 던져 떨어진 곳에 적련사(적석사), 황련사, 청련사, 백련사, 흑련사(묵련사) 5개 사찰을 지었고 산이름도 오련산이라 하였다.

현제는 백련사, 청련사, 적석사 3개 사찰만 남아있다 전해진다.

 

오늘은 석가탄신일이다. 자비와 사랑이 어울어진 참세상이 되기를 바라며.....

 

이곳 산정에서는 북녘땅도 보이는 곳이나 흐린 날씨로 보이지는 않고 멀리 석모도가 아련히 보이고 가까이는 내가저수지가 한눈에 펼쳐지고 두번째 산행지인 혈구산이 오라고 손짓을 한다.

 

10시 고려산 정상에서 군부대 우측 산길을 따라 혈구산으로 이동을 시작한다.

15분정도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  우측에는 우거진 잣나무숲길로된 능선길을 걸으니 국가재난 예방시설물인 무인카메라가 설치된 탑이 나타난다.

한약재로도 이용되는 보리수나무가 많이 자라는 능선길을 따라 내려오다 KT통신탑을 지나 시멘트 도로가 잠시 나타나고 바로 왕복2차선 아스팔트 도로다.

 

도로를 건너 좌측으로 약간 이동하니 내가면과 강화읍 경계표지판이 있고 고비고개로 바로 혈구산으로 진입하는 곳 으로 혈구산 2키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강화지명고에 혈구산은"덕정산 서북간 한가지는 불은면 삼성리 서문현에서 영청골이 되어 북방으로 뫼뿌리가 되고 곧이어 혈구산이 되었다. 옛날엔 열구현이라 칭하였으니 강도(강화)중앙에 위치한다"

 

산길로 들어서니 먼저 "2014 아시아게임은 인천에서" 현수막이 걸려있다.

인천에서 개최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좌측 울창한 잣나무숲인 산길을  약10여분을 가파르게 올라 넓은 지대에서 숨을 고르다.

바람 한 점없는 평평한 산길을 걷다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서니 저 건너 가야할 혈구산이 보인다.

 

아내와 같이 목마름을 달래고 발길을 재촉하며 올라서니 고비고개, 우측 퇴모산 이정표가 나타난다.

잠시올라 산정에 도착한다. 

강화도 중앙부에 위치한 혈구산穴口山(466M)정상으로 지적삼각점이 표시되어 있다.

바닷바람이 거칠게 불어대지만 오늘 산행중 가장 높은곳이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낙조대, 고려산은 저 멀리 달아나있고 송내면 벌판, 국화저수지,찬우물앞 아파트 단지도 보이고 읍과 강화대교와 대교 건너 문수산성도 아련히 보인다.

덕정산, 진강산은 저 멀리 까마득하게 보인다.

 

멀리는 길상면도 보이니 길상면 길직리에 고려시대 문신이며 문인인 호는 백운거사 이규보의 묘가 있다. 그의 글 하나를 옮겨본다.

 

                    꽃샘바람

 

바람이 할일은 만물을 흔들어 깨워 춤추게 하는 것

만물에 입히는 공덕 더하고 덜함이 없는 걸세

만일 꽃을 아껴 바람을 불어 주지 않는다면

그 꽃 영원히 살아 있을수 있을까?

비록 꽃이피는 것도 좋겠지만

꽃이 지는 것 또한 슬퍼할 일 아니라네

피고 지는 것 모두가 자연적 이치일 뿐이라네!

 

혈구산을 뒤로하고 남서방향으로 몇개의 봉우리중 한군데인 오늘의 세번째 산행지인  퇴모산으로 향한다. 

우리 산우님들 약7분정도를 내려오니 능선길 좌측에 안양대 하산길 이정표가 보이고 우리는 계속 직진하여 걷는다.

진달래 오솔길을 걷다 힘든 오르막을 올라선다.

  

혈구산에서 부터 약 30여분을 걸어 드디어 불은면, 양도면,내가면의 경계를 이루는 퇴모산退帽山(338M)에 도착하였다.

산행시작 3시간50여분이 지났다. 인산 낚시터가 바로 앞에 보인다.

 

함께한 산우님들과 동그랗게 모여 앉아 각자 준비 하여온 도시락을 펼쳐놓으니 진수성찬이 따로없다.

이산우 저산우 반찬도 먹고 주먹밥도 먹고 모두들 즐겁고 맛있게 5월의 하늘아래서 점심식사를 한다. 

산행길로 접어드는데  이곳서 우측길로 내려서면 길을 잃기가 쉽다. 

산기슭 아래 내려다보이는 농업기술센타로 방향을 잡고 급경사인 내리막길을 조심조심 내려선다. 

여러개의 묘가 있고 바로 경운기길로 접어들면서 강하군 농업기술센터 안으로 들어선다.

 

위농부국(爲農富國)  이곳 농업기술센타에 큼지막하게 세워져있다.

농업으로 경제력이 든든한 나라로 만들려는 의지가 돋보인다.

옛 농사짓는 모습, 기구등이 다양하게 전시 되어있다.아내와 같이 널도 뛰어본다.

 

농업기술센타정문을 나서 2차선(4차선으로 공사중)도로다.

읍에서 외포리, 양도, 화도방향의 지방도로다.

지방도를 건너 정비센터와 욕조제조공장길을 따라 시멘트도로를 계속 걸어 농장옆에 도착한다.

농장길을 따라 네번째 산행지인 덕정산 자락으로 들어선다.

 

강화지명고에 덕정산은 "대모산 정맥이 서펀으로 흘러 월봉산을 이루고 한줄기가 서북으로 돌아 두현(까치골)이 되었고 까치골 한줄기가 서쪽으로 뻗어 덕정산 큰 줄기가 되어 불은면 서남지대로 뻗어있다" 고 적혀있다.

 

임도를 따라오르다 갑자기 임도는 없어지고 산길도 뚜렷하게 보이지가 않는다.

잡목의 방해를 받으며 낙엽과 밤알이 무성히 깔린 산길을 이리저리 헤치며 힘들게 오른다.

그나마 뻐꾸기 소리가 지친 산길에 위로를 준다.

힘들게 능선을 올라선다 우측에서 모자를 벗길정도로 바람이 불어댄다.

능선을 타고 오르니 덕정산 정상으로 착각한 우뚝솟은 봉우리에 도착한다.

덕정산은 아직 한 굽이를 더가야 한다.

8분여를 걸어 억새가 무성한 헬기장이 도착한다.

 

헬기장은 쉬여가기는 적당치 않아 바로 덕정산(325M)으로 향하여 3시에 도착한다.

석모도 방향에서 불어오는 서해의 바닷바람이 몰아친다.

바닷바람에도 아량곳 하지않고 산우님들 지친몸에 그자리에 주저앉아 있기도 하고 누워 있기도 한다.

산우님들  누워서 먼 산과 하늘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들을 하고있을까?

정상 표시는 전혀없고 앞에보이는 진강산 좌측으로는 길정저수지가 보인다.

 

진강산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서는 길은 돌덩이들이 여기저기 널려져 있다.

널려져 있는 돌덩이지대는 큰 나무들은 없고 등걸에서 새로 자라는 나무들만이 자라고 있다.

지금은 폐쇄된듯 보이는 군초소를 지나  군도로에 내려선다.

도로를 건너 오늘의 마지막 다섯번째인 진강산 산길로 올라선다.

 

강화지명고에 진강산은 "덕정산 정남쪽으로 한줄기는 구불구불 강도6대산의 하나인 진강산이 되었으니 옛 진강현(고려초 양도면 도장리)주산이 자리한곳이다. 산이 기이한 가운데 장대하고 울창하게 구부려져 있는데 간간이 바위가 우뚝 서 있어 구름과 안개가 오락가락 개이지 않으니 강도10경의 하나로 손꼽아 이르기를 진강귀운이라 했다"

 

강화(강도)6대산은 강화읍, 내가, 하점, 송해면의 경계를 이루는 고려산(436 미터),

화도면에 자리잡은 참성단이 있는 마니산(469.4 미터),

하점과 양사면의 경계를 이루는 별립산(399 미터),

양도면의 진강산(443 미터),

삼산면(석모리)에 있는 해명산(308 미터),

선원, 불은, 내가면의 경계를 이루는 혈구산( 466 미터)이다.

 

 입구서부터  잡목과 낙엽만 무성할뿐인 산길은 뚜렸하지가 않다.  

산길을 찿아가며 오른다.오늘 산행중 가장 힘이드는 가풀막진 길이다.

산우님들 체력의 한계가 오는가 모두들 기진맥진하며 한걸음 내딛는것이 무거워 보인다.

아내가 걱정이다 욕심을 내여 여기까지 왔지만 여간 염려스럽지가 않다.

0.5리터 생수를 4개를 가져왔지만 이젠 다 마시고 없다.

오늘 산행코스는 계곡과 샘물이 없어 물구경을 전혀하지 못하고 여기 까지 온것이다.

먼저오른 산우님 정상이 보인다고 탄성을 지르지만 낙엽에 풀석 주저앉아 가뿐숨을 몰아쉬고 오른다.

 

40여분 땀을 뻘뻘흘리며 올라 등산로능선에 올라선다. 

좌측으로 내려서면 카톨릭대학이 나오고 우측이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정상에 오르는길의 좌,우로는 어린 잣나무를 규격에 맞추어 식목되어 있다. 

정상 옆으로 산불감시용 무인카메라가 설치된 철탑이 세워져있다.

 

정상바로 아래 바위에는 말발굽자리가 있는데 축지법 전설이 있는 말발굽으로 양도면 존강마을에 똑 같은 말밥굽자리가 1개 그리고 건평리에도 있다는데 아직 찾지 못하였다 한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남으로는 드넓은 평야가 있고 마니산은 우리들의 산행을 반갑게 맞이하듯 우리산우들을 앞에서 바라보고 있다.

마니산옆 초피산도 보이고 길정저수지와 멀리는 초지대교도 희미하게 보인다.

서쪽은 서해에 석모도가 평온 스럽게 펼쳐저 있으며 교동도와 그앞의 넓은 평야도 보인다. 

바닷바람에 옷깃을 여미게하나 오늘산행의 마지막 산 진강산에서 정상주로 피로를 잊는다.

산불감시탑 아래로하여 급경사로된 하산길로 들어선다.

 

하산길에 골바람과 바닷바람이  앞에서 휘몰아치니 잠시 눈을 감고 바람이 잦아들길 기다리다 내려간다.

임도가 나타나고 우측에는 여러기의 묘가있고 군부대 정문앞을지나 오늘 산행의 날머리인 해마루감자탕, 대아갈비식당에 도착하니 5시20분 장장 9시간의 뜻깊은 강화 5개산 종주를 무사히 마무리한다.

힘들게 오른 진강산을 바라보니 9시간의 힘든 산행은 벌써 잊어지고 더욱 다정한 느낌을 준다.

 

오늘 올랐던 5개산의 높이는 500미터도 못되는 낮은 산이지만 서해 섬안에 있는 산으로 거의 해발0미터에 가까운 지점부터 시작되어 700미터급 산과 맞먹는 고도와 산행시간을 쏟아야 될것이다.

이제는 강화 어느길을 가든 우리가 올랐던 산들이 반가히 맞이하여 줄것이다.

고려산에서 혈구산, 퇴모산에 이르는 산행은 적극 추천도 하여볼 만큼 산세의 아름다움과 아기자기한 산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