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이야기

농업인이 되기위하여

Bravery-무용- 2019. 4. 29. 11:33

농업인이 되기 위하여

 

면사무소에 전입신고를 하면서 농기계 구입 및 농업인 자격 등을 문의하는데 담당자의 대답은 귀촌을 환영하기보다는 농촌 생활의 적응을 아주 부정적으로 설명합니다. 귀농, 귀촌하는 사람들이 보통 2~3억 원 준비를 하여 땅을 사고, 집 짓고, 농사짓기를 하는데 실패할 확률이 크다는 설명입니다.

귀농, 귀촌자에게는 담당자의 설명에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어쩌면 담당자의 거짓 없는 진실된 설명을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이번엔 농협을 들렀더니 농업인이 아니면 조합원에 가입을 할 수 없다 합니다.

귀촌 후, 처음에는 농업인에 대하여 크게 신경을 안 썼는데 한 달, 두 달 지내면서 농촌 생활은 농업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는데 그것은 농협에서 판매하는 농자재는 농업인이 아니면 구입할 수 없고, 평생 내야 하는 건강보험료는 농업인으로 등록되면 반액을 감면받는 등 농업인에게 주는 혜택 등을 알고 나서부터입니다. 

농업인이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은 농토 1,000㎡(약 300평) 이상의 농지를 경영하거나 경작하는 사람으로 농지원부를 면사무소에 제출하면 됩니다. 

 

인터넷에서 농업인 혜택이 어떤 것이 있는지 검색하여 보았습니다.1. 2년 이상 재촌자경(농촌에 거주하며 직접 농사를 짓는 것) 후 토지를 매입하면 취득세, 등록세 50%  경감,  채권 면제(30,000㎡)
2. 8년 이상 자경 후 양도소득세 감면 1년에 1억, 5년에 3억. (소득 3,700만 원 내)
3. 농협 대출 시 이자 0.1~0.5% 감면, 근저당 설정 시 등록세 채권 면제
4. 농업용 시설, 농가주택 건축지 농지전용부담금 감면
5. 건강보험 50% 감면, 국민연금 50% 지원(월 40.950원 한도)
6. 교육비 지원(영유아, 고등학생, 대학생)
7. 농협 조합원 가입 가능
8. 농업용 유류 구매 시 면세유 혜택
9. 직불금 수령

 

 

리가 소유한 면적은 1,409㎡인데 집을 짓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980㎡를 대지로 전환을 시켜 농업인이 되기 위한 농지가 턱없이 부족하여졌습니다.

그래서 농업인의 조건을 갖추기 위하여 농지를 구입하려 이장님과 중개사 이진형 님 등을 통하여 노력을 하였지만 우리에게 맞는 300여 평 정도의 농지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당장 농업인이 되기는 어렵다 생각하고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매물이 나오면 구입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2019년 4월 15일쯤 귀농, 귀촌인들로 구성된 귀농귀촌지원센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2019년도 마지막인 귀농 정착지원사업을 시에서 공고하였으니 참고하라는 내용입니다.

인터넷으로 김천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에서 공고 내용을 확인합니다.

아내는 올해까지 지원대상(62세 이하, 1957. 1. 1. 이후 출생)이기에 농업인이 되어 귀농정착지원금을

수급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습니다.

 

그래서 농업인 등록을 하기 위하여 서두르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을 구석구석 정통하신 이장님께 매매할 농지나, 임차할 수 있는 농지가 있는지 부탁 들였더니 이장님께서 우리 일같이 이곳저곳 알아보고는 매매할 농지는 없고 임차 가능한 농지를 소개합니다.

임차한 784㎡와 우리 답 286㎡를 합쳐 1,000㎡이상이 되어 농업인 조건을 갖추었습니다.

그렇게 가까스로 농지 임차계약을 하였습니다.

임차한 농지는 김육환 님의 농지로 바로 우리 집 옆 국도 건너에 있습니다.

참고로 1996년 1월 1일 이후에 취득한 농지는 (상속으로 인한 취득은 예외) 임차가 불가합니다.
2019년 4월 24일 면사무소에서 "농지원부 등재 신청서"를 "농지임대차계약서" 사본과 함께 접수하였습니다.

다음 날 4월 25일, 농업인 등록이 완료되었다는 문자가 면사무소에서 왔습니다. 이제는 농업인으로 인정을 받은 것입니다. 

농지원부란 농지의 소유 및 이용실태를 파악하여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오후에 면사무소를 방문하여 농업인 등록을 마치고 대산농협을 찾아 당당하게 2백만 원을 조합원 출자금으로 출자하였습니다.

출자했다고 바로 조합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사회를 통과하여야 하고, 조합원이 되면 바로 농자재를 농협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농협 직원의 설명으로는 경영체 등록을 하여야 농협에서 판매하는 농사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구입할 구 있다는 것입니다.

이사회에 통과하였다는 통보는 7월 10일이 되어서야 우편으로 받아 보았습니다.

 

귀농정착 지원금을 신청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여 경영체 등록과 국민건강보험에 관한 사항은 다음으로 미루고 면사무소에서 귀농정착지원금 신청서 양식을 받았습니다.

2019년 4월 26일.

우리 부부는 머리를 맞대고 계획서를 작성하는데 온 힘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리고 딸은 우리가 작성한 계획서를 다시 잘 다듬어 주었고 다음 날(26일), 딸이 메일로 보낸 계획서를 복사하기 위하여 혁신도시 알파문구를 찾아 계획서를 복사하고 신청서를 작성, 계획서와 함께 면사무소에 제출하였습니다.  

시에서 심사를 하여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입니다.

김천시 귀농정착지원사업은 농촌지역에 가족이 전입한 지 3년 이내이며 만 62세 이하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세대당 1,000만 원 한도 내에서 농업시설 설치비를 지원하여 주는 사업입니다. 

우리가 작성한 사업계획서 내용의 요점은 청정지역 우리 마을 덕산리 쌀로 전통주를 제조하여 지역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고, 적극적으로 블로그, 유튜브, SNS 등으로 마케팅하여 덕산리를 홍보하며, 현재 <향기 빚는 정여사 - 덕향주>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업이 원활하여지면 마을 주민들도 전통주 사업에 동참할 수 있고 더 나가서 전통주 담그는 마을이 되어 체험장도 설치하여  전통주 담그기 체험마을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계획입니다.

시에서 심사가 통과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산 넘어 산입니다. 완전 농업인 되는 것이 쉽지는 않고 복잡하고 힘이 드네요.

이제는 경영체 등록입니다.

그러면 경영체 등록은 어디서 하느냐?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경북지원 김천사무소에 경영체 등록을 하여야 합니다.2019년 5월 29일

이장께서 집을 방문하여 경영체 등록을 하라고 독려를 합니다.

70세 미만 여성이 경영체 등록을 하면 김천시에서 연 18만 원을 쓸 수 있는 카드를 발급하여 주는데 화장품과 옷 등을 구입하여 여성다움을 갖추라는 뜻이랍니다. 

시에서 지원하는 것은 시민의 세금에서 지출되지만 해당되는 당사자는 공짜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똑같은 생각을 갖고 서둘렀습니다.

이장님의 독려로 아침 식사 후에 대산 농협에 들려 경영체 등록에 필요한 서류 등을 묻고 농사에 필요한 영수증을 제출하기 위해 농약상에서 제초제 등을 구입하여 영수증을 챙기고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김천지사에 찾아갑니다. 민원실에 등록을 완료하였습니다.

결국은 카드 발급 신청 마감이 촉박하여 18만 원 카드 발급은 신청하지 못하였습니다.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는 신청자 모르게 담당자가 농지 현장에 나와 실질적으로 평수가 맞는지, 실제 경작을 하고 있는지 등 사실을 확인하고 다녀갔다고 나중에 전화로 알려 줍니다.

경영체 하면 농촌을 모르는 사람은 일반적인 사업체를 떠올라 거창하게 생각하는데 그것은 아니고 농사를 짓는다는 것을 등록하는 것입니다. 정부에서 효과적으로 농업인을 관리하기 위해서 이런 제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2019년 6월 13일 농업 경영체 등록 확인서를 발급받았습니다.

이렇게 하여 면사무소에서는 농지원부, 농협은 농협 조합원,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김천지사에서는 경영체 등록까지 모두 마쳐 귀촌 11개월 만에 완전 농업인이 된 것입니다.

귀농이 아닌 귀촌 생활이지만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 농자천하지대본(農本)을 떠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