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여섯 번째 이야기) 9봉회, 휴락산방을 방문하다
2018년 10월 8일 아침 6시에 테라스에서 전면 가야산 상왕봉이 보이는 아침 여명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9봉회 카톡방으로 보냈습니다. 우리 집을 찾아주는 9봉회 여러분에게 기대를 가져 보시라는 뜻이었습니다.
오후 6시 30분경에 도착할 9봉회 회원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9봉회란 인천태화산우회 회원들로 2012년 4월 11일 대부도 안에 있는 구봉도 둘레길 번개 산행을 함께한 산우들이(브라베리, 블루베리, 소백산, 산내들, 세월따라, 안개비, 에코, 마술피리, 시메온) 산행 후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면 9명이 구(9)봉도를 트레킹 하여 재미있게 붙인 명칭으로 산악회를 불편하게 한다든지, 9명이 뭉친다든지 하는 그런 뜻은 아니었습니다. 정말로 순수하게 재미로 술 한 잔 하면서 식당에서 붙여진 명칭이지만 몇몇 산우들은 많은 오해를 가졌던 적도 있었습니다. 어느덧 6년이 지났기에 이제는 모두가 잊혀 있고 잊혀야 합니다. 그 9명 중, 슬프게도 안개비는 하늘의 부름을 받았고, 소백산은 내 개인적으로는 우리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고 태화산우회에도 본인이 자진 탈퇴하였습니다. 한편 연안부두는 후에 함께 합니다. 현제 9봉회는 브라베리, 블루베리, 산내들, 세월따라, 에코, 마술피리, 시메온, 연안부두, 고 안개비 남편 서사장입니다. 정기적인 만남도 없고, 일 년에 한두 번 얼굴 보는 것으로 우의를 다지고 있지만 9봉회 모든 분들에게 남다르게 따뜻한 정이 갑니다. 9분 모두가 같은 생각일 겁니다.
남우회 친구들 버금가는 귀한 손님들이기에 거실 유리창도 닦아내고, 테라스도 청소하고, 실내도 청소를 하며 잠 잘 이불도 확인합니다. 오늘 만날 5명(산내들, 세월따라, 시메온, 에코, 마술피리)이 온다는 연락을 받고부터는 지난번 남우회 친구들이 올 때와 같이 들뜨기 시작하였습니다. 시메온은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에서 282KM, 3시간 40분 이상을 자가용으로, 산내들, 세월따라는 인천에서 263KM, 3시간 30분 이상을 자가용으로 함께 오고, 에코와 마술피리는 KTX로 서울역에서 옵니다. 다섯 분 모두가 거리가 멀어 쉬운 여정은 아니지요.
예리성曳履聲(끌 예曳, 신 리履, 소리 성聲)이란 말이 있습니다. 뜻은 신발을 끄는 소리로 신발 소리만 들어도 반가운 누가 오는 지를 안다는 것입니다. 시메온과 핸드폰 통화를 하고 면소재지 근방인 것을 확인합니다. 길 찾는 맵은 불법 좌회전을 하지 않기에 덕산재를 넘어 전북 무풍 어느 지점에서 좌회전을 시켜 다시 덕산재에서 우리 집을 안내할 것이기에 집과 붙어있는 30번 국도로 나가 기다립니다. 휘어진 도로에서 올라오는 차량의 모습이 나타나는데 시메온 차라는 것을 바로 직감하겠습니다. 이것이 요즘의 예리성이 아닐까요.
시메온이 4시 30분 정도에 가장 먼저 도착합니다. 8개월 만에 만납니다. 얼굴도 좋아졌고 뚱뚱했던 몸메도 날씬해졌으며 통풍도 없어졌다 합니다. 귀촌 2년을 넘긴 시메온은 완전히 적응을 하였다는 증거입니다. 귀촌 선배로 우리 부부에게 많은 조언을 하여 줍니다.
시메온을 집에 두고 우리 부부는 김천 구미역으로 가 에코와 마술피리를 픽업합니다.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산내들과 세월따라가 아직 도착을 못했습니다. 고속도로를 잘못 들어 고생을 하였다며 면사무소 앞에 있다 합니다.
"고무신 거꾸로 신고 나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반가운 사람을 맞으러 허둥지둥 뛰어 나가는 것을 뜻하지요. 고무신 거꾸로 신고 나가듯 시메온, 마술피리, 에코와 함께 집에서 기다리다 허둥지둥 우리 차로 면사무소로 나가 만납니다.
저녁식사를 할 경화식당이 면사무소 바로 옆에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모두가 오랜만에 만나는 것입니다. 어제 안된다는 것을 가까스로 예약한 흑돼지 수육을 주 메뉴로 소주 한 잔을 곁들여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일랜드 식탁에 모여 에코께서 가져온 와인을 마시며 소소한 이야기를 11시 넘어까지 나눕니다. 생각보다 술 마시는 양이 전과 다르게 많지가 않습니다. 시골에 산다고 우리에게 필요한 물품을 무진장 가져온 에코 대단합니다. 남자는 2층에, 여자는 1층에 잠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여자분들 2시가 넘도록 잠은 안 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요. 남자들은 잠에 떨어졌습니다.
다음 날, 아침 6시 30분 전에 모두가 일어났습니다. 어제 보다는 아침 풍경의 아름다움이 조금 못 미치지만 높은 구름에 전면으로 보이는 가야산 방향은 아침 노을빛에 물들어 있습니다. 다섯 분 모두가 감탄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집 주위를 둘러보며 많은 조언도 하여 줍니다. 꽃밭 가꾸기를 많이 알고 있는 산내들께서 꽃을 심는 위치, 방법 등을 설명하여 줍니다. 가져온 알로에와 바위솔 잘 가꿔야겠지요. 이사 오기 전에 우리에게 주었던 칸나가 살아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7시 넘어 우리 부부가 늘 산책하는 코스를 함께 산책을 합니다. 산책길에 달리 보여주는 풍경에 감탄도 합니다.
그 후 차량으로 이동하여 전북 무주와 경북 김천 경계인 덕산재를 들러보고 경화식당으로 가 시래깃국으로 아침 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수도산 자연휴양림 안에 있는 우봉 다원에 들릅니다.
모두들 짙고 깊은 계곡과 숲 속 깊숙한 곳에서 폭포에서 떨어지는 폭포수와 계곡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물소리에 깜짝 놀라며 이런 절경이 있다는 것에 감탄을 합니다.
구지뽕차를 마시며 주인 이봉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주인 이봉우는 차를 끓이면서 우리가 마시면 찻잔에 딸아 주고 처음에는 꾸지뽕차를 다음에는 녹차를 마셨습니다. 차의 향을 맡으며 입으로 음미를 하며 찻잎이 모두 우려낼 때까지 10여 차례 이상을 마셨습니다. 다향이 가득한 방에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맛을 음미하였습니다. 솔직히 이런 기회는 찾기가 힘들지요.
구찌봉 진액 6개를 구입한 듯합니다. 우봉산장 주인 이봉우께서는 우리 7명에게 꾸찌봉 차를 1세트씩 선물로 줍니다.
같은 수도산 지맥에 있지만 13KM, 40여분 걸려 수도암에 도착합니다. 수도암은 가을의 정취를 다른 곳 보다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산을 좋아하지만 9봉회 모든분은 수도산이 처음입니다. 수도암에서의 풍경. 가야산은 하얀 구름이 산 중턱을 휘감으면 연꽃처럼 보인다는 가야산 정상이 오늘은 왕관처럼 보이고 수도암 주위는 가을색으로 점점 물들어가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모두가 감탄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불자가 아니라도 불심이 우러나는 수도암 이었습니다.
이제는 직지사로 갑니다. 서울식당에 예약을 하였기에 바로 식사를 하는데 남우회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음식 맛에 흡족해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직지사 공원을 둘러봅니다. 작은 도시의 공원으로는 참 잘 꾸며져 있구나 느낍니다.
보고 싶었던 얼굴들, 21시간의 만남 반가웠고 즐거웠습니다. 또다시 헤어지니 허전하여집니다. 그래도 또 만나기를 약속하였으니 기다림으로 헤어짐의 위로를 받습니다.
9봉회에서 우리 부부에게 주신 숙제는 살면서 하나하나 실천하겠습니다.
첫 째;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둘 째 ; 텃밭 제대로 가꾸기
셋 째; 정원 예쁘게 꾸미기
넷 째; 바이올린 배우기
다섯 째; 9봉회 잊지 않기
'귀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촌 일곱 번째 이야기 2-1 (김천에서 찾아낸 맛집과 찻집) (0) | 2018.12.06 |
---|---|
귀촌 일곱 번째 이야기 2-2 (김천에서 찾아낸 맛집과 찻집) (0) | 2018.12.06 |
(귀촌 다섯 번째 이야기) 김(金)과 정(鄭), 텃밭 가꾸기(1) (0) | 2018.10.02 |
(귀촌 생활 4번째 이야기) 남우회 친구들 휴락 산방을 찾다 (0) | 2018.09.18 |
귀촌, 첫날과 둘째 날(2018. 7. 12 ~ 13) 첫 번째 인상 그리고 감사 (0) | 2018.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