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이야기

(귀촌 생활 4번째 이야기) 남우회 친구들 휴락 산방을 찾다

Bravery-무용- 2018. 9. 18. 22:25

(귀촌 생활 4번째 이야기) 남우회 친구들 휴락 산방을 찾다

2018년 9월 15일 아침은 짙은 안개가 깔려 있으면서 약한 비가 내리고 있지만 산책을 하였습니다.

40년 이상 만나고 있는 남우회 친구들이 부부 동반으로 우리 집 휴락 산방(休樂山房)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날입니다.

우리 부부의 마음은 온통 친구들의 방문을 기다리며 다른 일에는 신경이 써지지 않습니다.

남우회 친구 모두가 비기지제(非氣之弟)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테라스 바닥 청소를 하고 나는 쓰레기 및 주변을 정리합니다. 귀촌 생활의 깨끗한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마음에서 입니다.  

오후 3시에 도착한다는 친구들이 벌초와 겹쳐있는 주말이기에 고속도로가 막혀 4시 40분이 되어서야 도착했습니다.

옥진 부부, 민식 부부, 영근 부부 3 식구가 한 차로 같이 왔는데 민식이 차량을 지원하고 민식과 옥진이 번갈아 운전을 하였답니다. 쓰러질 정도로 꼭 껴안으며 반갑게 맞이 하였습니다.

우리 집의 자랑은 전면에 보이는 풍경으로 동남쪽의 겹겹의 산줄기는 물결치듯,  멀리는 가야산까지 보이는 조망이 압권인데 하필 오늘 안개비가 내리며 구름도 가득하여 우리 부부는 그런 뷰(view)가 그려지질 않아 안타깝습니다. 앞의 풍경을 사진으로 몇 번을 보았던 친구들과 부인들도 마찬가지로 아쉬워합니다. 

오늘 아침, 열망을 크게 담고 하늘을 우러러 비는 그치고 구름은 걷히기를 바라는 기원을 하였지만 하늘은 저희 부부의 기원을 안 들어줍니다. 그래도 하늘에 원망은 하지 않겠습니다. 언젠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테니깐요.

KTX를 이용하여 오는 영길 부부를 마중하기 위하여 우리 부부는 김천구미역으로 가 영길 부부와 함께 집으로 옵니다. 2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7시에 저녁식사 예약을 하여  영길 부부는 집 구경도 못하고 바삐 면사무소 옆 경화식당으로 갑니다. 흑돼지 수육을 주 메뉴로 식사를 하는데 친구들과 부인들 수육과 반찬 모두가 맛있다고 수 번씩이나 칭찬합니다. 이제 대덕면 사람이 다 되었나 봅니다. 우리가 예약했기에 음식 맛이 좋다고 하니 어깨가 으쓱하죠. 식사를 끝내고 나오니 더욱 안개가 짙습니다.

회장 박옥진이 예약한 무주 일성콘도로 갑니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밤 10시 넘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안개는 더욱 짙어져 있습니다. 친구들과의 만남에 마음은 즐거웠는데 날씨가 우리를 즐겁게 받혀주지를 못하고 하루를 보냈습니다.

 

다음 날 16일, 

가까이는 안개가 끼여있지만 동쪽은 구름이 가득하고 가장 멀리 보이는 가야산은 보이는데 그 앞에 산들은 검은 구름이 덮여있고 집 뒤편 대덕산은 구름이 숨기고 우리 집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하늘에 구름이 층층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흰구름은 가장 높이 떠 있고, 구름층이 낮을수록 구름은 더욱 짙은 먹구름입니다. 한편 구름은 대덕산 방향에서 동으로 움직입니다.

그래도 움직이는 구름 속에서도 전면에 보이는 산들의 모습도 보이고 저 아래는 운해도 깔려있어 어제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위로를 느끼며 친구들에게 이런 풍경이라도 보여주기 위하여 연락을 합니다.

오늘 오전 계획을 변경하여 김천에 왔으니 김천의 볼 곳을 돌아보자고 하며 우리 집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친구들이 도착했을 때는 그나마 앞의 풍경이 구름과 운해 속에 가야산은 보이지는 않지만 겹겹의 산의 풍경이 펼쳐지고 대덕산, 초점산도 구름이 정상위로 떠있어 모처럼 정상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잠시 보여주었던 풍경에 친구들이 감탄을 하여 우리 부부는 그나마 위로를 받습니다. 

나민식 친구는 강화에 만평 이상의 터를 호원 산방이라는 이름을 지니며 수 십 년을 가꾸고 있어 텃밭과 유실수 등의 관리 방법을 많이 알려 주고,

김영근 친구는 생각했던 오지도 아니기에 안심을 하였다며 주위 지인들의 귀촌 생활을 보고 들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노동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고 조언을 하여주고, 

최영길 친구는 2층에서 풍경을 보며 노년의 구상을 멋지게 하라고 덕담하고,

박옥진 친구는 단풍 드는 가을에 또 한 번 찾겠다고 합니다.

 대덕면 소재지 부근의 식당에서 된장찌개와 황탯국으로 아침 식사들을 합니다. 김영근이 식비를 지원했습니다.

아침 식사 후, 수도산 휴양림 안에 있는 우봉 산장을 방문합니다. 우봉 산장 주인께서는 귀촌 한 달이 조금 지날때 바람재 들꽃 카페에 글을 읽고 우리 집을 방문하였었습니다.

계곡의 풍경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나도 많은 산과 계곡을 다녀 봤지만 이렇게 웅장한 계곡은 드물었습니다. 남성다운 검은빛의 암반으로 계곡의 물이 흐르고 떨어지는데 소리는 힘이 있습니다.

우봉 산장 주인의 얘기로는 지리산 반달곰 한 마리가 이제는 수도산에 적응하여 살고 있는데 산장 계곡 건너에 반달곰이 서식하는 것을  위성 추적으로 발견했답니다.

우봉 산장 주인이 끓여 주는 정성이 담긴 구찌차를 마시며 20여분 이상을 담소하였습니다. 친구들도 모두 동의하는 인상이 깊었던 우봉 산장입니다.

숲해설가이며 산악인인 우봉 산장 주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수도암을 들릅니다. 

가는 시간이 생각보다 꽤 걸렸지만 다행으로 차는 일주문 앞에 주차장이 있어 편히 주차했습니다. 

수도암의 고즈넉한 풍경과 오랜 사찰의 모습에 나 자신이 자연스럽게 정숙해지며 발길도 조심스럽게 경내를 돌아보았습니다. 무척이나 인상에 남는 사찰로 기회가 되면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점심식사를 위해 직지사로 갑니다. 중간에 친구들은 사과 과수원에서 사과도 사고요.

1시간여를 차가 이동하여 직지사 식당가 서울 식당에 도착합니다.

친구들과 친구 부인들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의 반찬 가지 수와  그 반찬 모두가 맛있었다며 모두가 아주 만족해합니다. 만족한 모습에 우리 부부는 안심을 하였습니다. 점심 식사는 우리가 장소와 식비를 지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시 30분경에 친구들과 뜨겁게 인사를 나누고 헤어집니다. 영길 부부는 우리와 함께 버스터미널로 이동하여 서울행 표를 구입하면서 KTX 예매표는 취소를 시킵니다.

친구들 모두 떠나보내니 마음은 섭섭함과 허전함이 마음속으로 밀려옵니다.

고속도로가 많이 막혀 고생 고생하며 올라간다는 연락도 받고 영길은 버스에 올랐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먼 길 친구들의 휴락 산방을 찾아준 발걸음 고마움을 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