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이야기

귀촌 일곱 번째 이야기 2-1 (김천에서 찾아낸 맛집과 찻집)

Bravery-무용- 2018. 12. 6. 20:38

귀촌하여 정착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들 하지만 우리 부부는 덕산 1리 마을분들의 따뜻함으로 어려움 없이 정착하여 생활하고 있습니다.  

정착된 생활에 주말이 되면 아내와 함께 집을 벗어나 김천 이곳저곳을 다니며 음식점도 찻집도 찾아다니는 여유도 생겼고 그중에 몇 곳은 기억에 남습니다. 

 

마르타의 부엌(발효식품, 퓨전 한식 요리, 연계 찜, 스파게티, 필라프)

성당 주보 광고를 보고 알게 된 맛집입니다.

상호가 주는 메시지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주인께서 본명이 '마르타'이시기도 하지만 신약성서 루카복음 10장 38-42에 예수님과 마르타 여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과 마르타 가족은 친했고 특히 마르타는 남을 돌보아 주기를 좋아했던 여인이었습니다. 그래서 마르타는 요리사, 영양사, 주부 등의 수호대상입니다. 그렇게 연결을 시키다 보니 상호가 무척 어울린다 생각합니다. 

또 다른 호기심은 3일 전 예약을 원칙으로 하면서 그 원칙을 지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예약제로 진행되는 일일 레스토랑이지요. 퓨전 한식 요리 코스와 토종 연계 찜은 2, 3일 전에 주문을 하여야 합니다. 퓨전 한식 요리 코스에 나오는 음식의 사진이 블로그에 올려져 있지 않은 이유는 주문을 받고 준비를 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메뉴의 종류가 바뀌기 때문이랍니다.

우리 가족은 아침에 주문하여 점심에 들 수 있는 호두 페스트 크림 스파게티와 파인 애플 새우 필라프를 전날 오후 2시쯤에 주문하였습니다. 예약인원이 3명이기에 한 가지를 더 주문하였더니 욕심도 없는 주인께서는 두 가지면 3명이 드시기 충분하다고 합니다. 

T-map에 따라 마르타의 부엌 가는 길은 굽잇길이 계속됩니다. 우리 집도 산골인데 더 깊은 산골로 도로에 차선이 없는 좁은 아스팔트 길입니다. 마을 높은 언덕에 위치한 마르타의 부엌은  승용차 주차가 가장 힘이 듭니다. 8분 정도의 손님들이 토종 연계 찜을 들고 막 일어나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도시풍 건물로 실내 인테리어도 천장은 도시 음식점에서 유행하고 있는 조명등과 냉난방기를 설치한 것 외에는 어떤 장식도 하지 않았고, 벽은 쿠킹 스튜디오를 연상시키는 분위기입니다.

원래는 음식보다는 발효식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곳으로  생강차, 생강조청, 맛간장, 약조청 등을 진열하였습니다. 생강차 1병을 구입하였지요.

한편 키친은 오픈되어 있어 조리과정을 지켜보며 음식을 기다립니다. 주문하였던 음식이 나옵니다. 

딸과 음식 맛 까다로운 아내도 음식 맛을 보더니 엄지 척을 합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피클의 맛도 마음에 쏙 듭니다. 식사를 하면서 주인과 부담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도 좋습니다.

발효식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내는 주인과 대화를 나누며 주인에게 많은 이야기를 듣고 연락처까지 교환했습니다. 

산골에서 운영하시기에 아깝다 하자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원하여 남편의 고향인 이곳 산골에 있는 것이라 합니다. 그래 이번에는 특이하고 맛도 좋으니 방송에 나올만하다고 하자 주인께서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주가 아니고 발효에 관심이 많으며 방송 출연은 사절이랍니다. 손님이 많아지는 것도 원치를 않는 것입니다. 어쩌면 숨은 요리연구가입니다. 

주인은 정말로 성서 속에 나오는 드러내지 않고 일을 하는 마르타와 같은 분입니다. 소중하며 귀하게 다시 찾고 싶은 마르타 부엌입니다.  

김천시 부항면 두산2길 21-34  (054) 435-3374

 

 

 

 

 

 

 

 

직지사 식당가 서울식당 (산채 정식)

7월 14일 토요일, 직지사 공원에서 김천 자두 포도 축제가 있어 구경 갔다가 들른 서울식당. 

식당 내부에 걸린 그림들이 다른 음식점과는 다르게 명화들이 걸려있습니다. 폴 세잔의 사과와 오렌지, 클로드 모네의 수련, 빈센트 반 고흐의 밤의 카페, 아름다운 별이 빛나는 밤 등 그림판 모자이크입니다.

관광지 식당은 식사 메뉴가 다양하고 맛도 그저 그럴 것이다가 통상적인 생각이지요. 그런데 산채정식을 들고나서 서울식당에서 만큼은 잘못 생각한 것입니다. 우리 부부는 산채 정식(1인 20,000원)을 주문하였습니다. 반찬의 가지 수가 20가지가 넘습니다. 몇 종류의 나물반찬, 버섯, 김치전, 비지, 시래깃국, 조기, 더덕구이, 연탄 돼지고기 구이, 쇠고기 구이, 상큼한 채소에 묵무침 등입니다. 나온 반찬 모두가 입맛에 맞습니다. 옛날 임금님 수라상이 이러겠지요. 식사가 끝나면 솔잎차가 나옵니다. 솔잎차 한 잔이 입안을 깨끗이 하여 줍니다. 

아내는 육류보다는 채식을 좋아하여 아내에게 딱 맞는 음식점을 찾은  것입니다. 그 이후로 지인들께서 집을 방문하면 집에서 1시간이 넘는 거리지만 식사를 대접하는 단골이 되었습니다. 접대를 하였는데 음식에 실망하면 민망할 때가 있는데 그런 지인은 한 분도 없고 오히려 음식 맛에 반해 명함을 받아 갑니다. 책에서 읽었던 글이 있습니다. 음식점은 애프터서비스(after service)가 아니라 비포서비스(before service)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서울식당은 비포서비스입니다.

김천시 대항면 황학동길 10  (054) 436-6121

 

 

 

 

 

 

대덕면 경화식육식당 (흑돼지 수육)

플라스틱 기와집에 식당 입구는 유리 전체가 선팅 되어 있고 큰 글씨로 메뉴를 적어 놓은 대덕면 사무소 옆에 있는 아주 평범한 시골 식당입니다. 

경화식육식당은 8월 10일 대덕 공소 40주년 미사 후 신부님, 교우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흑돼지 수육을 중심으로 밑반찬이 나오는데 모두가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맛있게 먹었기에 8월 15일 남우회 친구들의 방문 때 저녁 식사를 이곳으로 정하고 3일 전 예약을 하였습니다. 역시 8명의 친구들은 이구동성으로 수육과 밑반찬 맛에 칭찬합니다. 그리고 10월 8일도 9봉회 지인 5분의 방문으로 저녁 식사 장소를 이곳으로 정하고, 별생각 없이 7일 저녁때 찾아가 예약을 하니 주인께서 안된다고 합니다. 반찬 준비와 끓이는 시간, 혼자서 영업을 하기 때문에 단체 주문은 일하는 사람이 필요한데 내일 일할 사람을 지금 구하기도 힘들다는 것입니다. 쉽게 물러서지 않고 1시간여 난감해하는 우리 부부가 땩한지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일할 분에게 전화로 부탁하여 승낙을 받고 나서야 주문을 받습니다.

그렇게 해서 6시 예약시간을 고기 끓이고, 밑반찬 만들고 등 준비하는데 여유를 주기 위하여 7시로 늦췄습니다.

수육 맛의 기본은 비계와 삼겹살의 비율이 적당하고, 핏기를 빼주고 잡냄새가 안 나면서  살코기와 비계가 어우러져 야들야들하며 부드러워야  제맛이라고 하죠. 그런데 경화식당은 백돼지보다 잘 성장을 하지 않는 흑돼지만으로 수육을 만듭니다. 사육기간이 긴 흑돼지는 백돼지보다 지방 탄력도가 더 쫄깃하다지요. 그러니 흑돼지의 쫄깃함과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수육의 맛이 어우러져 환상적이었다고 먹고 나서 남우회 친구들도, 9봉회 지인들도 모두가 공통되게 이야기합니다. 거기에 소박한 밑반찬까지 입맛에 맞았다는 것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대덕면에 이런 식당이 있어 자랑하고 싶습니다.

김천시 대덕면 남김천대로 725-8  (054) 435-1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