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이야기

즐겁게 잔디 가꾸기

Bravery-무용- 2019. 4. 3. 21:24

잔디를 가꾼다는 즐거움

 

2018년 9월 12일 거실 앞, 약 20평 되는 앞마당에 잔디를 심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잔디를 심으면 손이 많이 가니 콘크리트를 치든 파쇄석 까는 것을 권했지만 왠지 귀촌 생활이 도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잔디를 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최소한 앞마당에는 잔디 심기로 결정하였습니다.

1톤 트럭이 2번에 걸쳐 마사토를 깔고 잔디를 심었습니다. 우리 부부가 심은 것은 아니고 건축업자 박사장의 소개로 2명의 인부가 하루 걸려 깔았습니다. 

잔디 관리는 물이 고이지 않게 흐르도록 배수를 잘하는 것이 기본이고 그것이 전부라고들 말합니다.

배수가 안되고 물이 고이는 땅은 식물들이 자라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참견하는 성격이 아닌데 잔디 깔때 만큼은 인부들 일에 참견을 하여 조금은 경사진 면이 보여도 물이 고이지 않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또한 잔디와 흙이 교차하는 줄떼를 하지않고 떼를 붙여서 심었습니다. 

잔디를 심고 나서 물주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15일 정도는 매일 빠지지 않고 물을 흠뻑 주었고, 그 이후로는 영하의 기온이 떨어질 때까지 자주 물을 뿌려 주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겨울이 지나 갔습니다.

봄의 계절 3월에 들어서면서 잔디 떼와 떼, 틈 사이 아니면 잔디 위로 냉이 등 로제트식물들이 돋아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보입니다.

로제트 식물들을  칼로 후벼 가능한 깊은 뿌리까지 뽑아 내면서 잔디의 상태를 살펴보니 20평에 심은 잔디가 죽은 떼판 없이 모두 무난히 겨울을 지내고 초록색 싹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며칠 후,  다시 잔디밭을 유심히 살펴보면 전과 같이 많은 잡풀은 아니지만 또 잡풀이 보입니다. 뽑고 뒤돌아 보면 또 잡풀이 돋아난다는 말이 실감 납니다. 이럴때 짜증을 낸다든지 하면 잔디 가꾸기를 포기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자세로 차근히 작업을 하여야 하지요.

잔디 관리는 며칠에 한 번씩 잡풀을 뽑는것 보다  매일매일 잔디밭을 돌아보며 바로 잡풀을 뽑아내는것이 더 좋을것 같습니다.

한편 잔디에 비료를 주어야 하는지 제초제를 뿌려야 하는지를 생각 하며 인터넷에 검색을 하였더니 제초법에는 1차적으로 진한 소금물이나 왕소금을 뿌리라하였는데 믿음이 가지 않아 하지 않기로 하고 올 한 해는 비료도 제초제도 사용을 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이후로도 어떤 문제가 없으면 잔디밭에는 그 어떤 비료나 제초제를 사용하지 말아야겠습니다.

7월이 되어서는 잔디가 무척 자랐습니다. 잔디 깎기 기계는 없고 예초기로 깎아야 하는데 예초기는 작년에 구입하고 한 번만 사용하였더니 기계치(機械癡)중에 기계치인 나는 기계를 다루는 것이 겁도 나지만 사용방법도 잊었습니다.

며칠을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 마침  김동리 님이 찾아 옵니다. 잘됐다하고 설명을 하였더니 이렇게 좋은 예초기를 왜 썪히냐면서 집에서 휘발유도 가져와 예초기에 붓고 시동을 걸고 잔디 깎는 방법까지 보여줍니다.

시범을 본 후 나머지는 당당히 내가 직접 깎았습니다.

귀농 전에는 조경(造景)일에 관여하였던 김동리 께서 잔디에 대한 몇가지를 이야기 합니다.

잔디도 대나무같이 지하경으로 번식하는 식물이라며 맨땅이 보일 정도로 깎으면 안되고 사람이나 차량이 많이 밟으면 생명력이 강한 초합류인 잔디도 병든다고 하며 만약 사람이 많이 밟는 곳은 디딤돌이나 판석을 깔아야 한답니다. 

우리는 완전히 출입급지를 하여야겠습니다. 

잔디밭은 콘크리트나 파쇄석 마당보다 관리하는데 힘이 들어도 초록의 생명력이 있어 지금도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 예초기도 사용할 수 있으니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상상하며 즐겁게 잔디를 가꿀것을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