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2017년)

뜻밖의 보물 길, 태안해변길 1코스 바라길

Bravery-무용- 2017. 4. 18. 20:56

2017년 4월 16일

태화산우회

학암포오토캠핑장-학암포 해변-분점도 갈림길-학암포 해변-구례포 해변- 먼동 해변-마외 해변-

능파사-신두리해변-신두리 사구-신두리사구센타 주차장  약 12Km, 4시간

 

오늘 하늘은 우리에게 가의도를 허락지 않았습니다.

안흥유람선 선착장에 도착하였지만 너무나 짙은 해무로 언제 운항할지 알 길이 없습니다.

1시간여를 기다렸지만 해무는 걷힐 줄 모릅니다.

함께하신 모든 분들의 의견을 듣고 태안해변길 1코스 바라길 구간을 트레킹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회비중 유람선비 20,000원을 되돌려 받습니다.

 

11시 20분쯤 시작 지점인 학암포자동차야영장에 도착합니다.

학암포 해안에도 안흥항과 마찬가지로 해무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안흥항에서 가의도에 가기위하여 더 이상 기다리질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1코스의 명칭인 바라는 무슨 뜻을 지녔을까요.

바다의 고어인 아라에서 명칭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넓은 자동차 야영장에는 꽤 많은 차량들이 야영을 하고 있습니다.

야영장을 지나 해변으로 들어서 단체사진을 찍고 트레킹에 들어섭니다.

 

가지런하면서 높게 쌓여있는 통발을 지나면 해안길 학암포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우측은 분점도 방향이고 우리는 좌측 신두리 해변 방향으로 꺽어집니다.

분점포구는 과거에는 중국과 교역하던 무역항으로 질그릇을 많이 수출하여 분점(盆店)이라 부르게 되었다 합니다.

큰 빗돌 위에는 날개를 활착 펴고 당장이라도 날듯한 모습의 학의 조각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학암포이기에 이런 조형물이 설치된 듯합니다.

학암포(鶴岩浦)는 해변이 물에 빠졌을 때 드러나는 바다의 모습이 마치 학의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지명이라 합니다. 

 

바라길 아치Arch모양의 문을 지납니다.

소나무숲길입니다.

숲길은 작은 오솔길이 아니라 몇 사람이 어깨를 맞대고 걸을 수 있을 만큼 넓습니다.

해안 쪽은 안개가 자욱하여 희미하게 보입니다. 

구례포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300미터를 가면 구례포 해변입니다.

구례포 해변 내려가기 직전에 작은 전망테크가 보여 찾아가 봅니다.

바닷가에는 삼각모양의 바위가 뾰족하게 보이는데 꼭짓점에는 몇 그루의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기에

그 바위에 눈길을 보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날씨가 좋았다면 푸른 바다와 어울려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을 텐데 사진으로만 담아봅니다.

 

구례포 해변으로 내려왔습니다.

활 모양으로 휘어진 백사장과 송림이 어우러져 둘러만 보아도 가슴이 시원하여집니다.

해안사구를 보호하기 위한 테크길이 백사장위로 길게 설치되어 걷는데 두 배가 힘이 든다는 백사장을 걷지 않아도 됩니다.

테크 길에는 모래를 관찰하기 위하여 투명 유리판을 깔아 놓기도 하였습니다.

해안사구란 바닷물이 닿지 않는 해안가의 모래언덕이나 모래밭을 가리킵니다. 

구례포는 그림 속 멋진 풍경을 보는듯한 아름다운 곳이라지만 안개 때문에 그런 풍경을 보지는 못하지만 안내판의 내용을 읽어 봅니다.

대뱅이,굴뚝뱅이, 거먹뱅이, 수리뱅이, 돌뱅이, 질마뱅이, 새뱅이 라는 특이하고 재미있는 일곱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뱅이가 섬을 뜻하는 것이지요.

테크 길에서 좌우의 풍경을 살피는 사이 바닷물에 촉촉한 해변을 걷는 앞선 산우들은 너무나 짙은 해무로 미로의 길로 들어가듯 안갯속으로 사라집니다.

구례포 해변 끝으로는 해식에 의해서 모양이 특이한 바위가 모래 해변에 있습니다.

사진도 담습니다.

 

구례포 해변에서 다시 육지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곧바로 먹거리가 시작됩니다. 2시간 이상을 걸었습니다.

산우들 바리바리 준비한 먹거리를 펼치니 진수성찬입니다.

웃으며 정담을 곁들여 먹거리를 나누니 산우님들의 정은 더욱 깊어지지요

내 배낭속의 막걸리 두 병과 파인에플, 떡은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뱃속을 든든히 채우고 안뫼 마을, 낙조가 아름다운 먼동 해변에 닿습니다.

과거에는 암매라고 불리다 1993년 KBS 대하드라마 "먼동"이 촬영되면서 명칭이 먼동으로 바뀌었다 합니다.

안내판 앞에 서니 좌측으로는 우리들이  가야 할 남매, 마외, 정자두가 표시 되어있습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구름포는 해무가 숨겨 놓았습니다.

안전을 위해서 이것은 꼭 지켜야 합니다.

해변을 걸을 때는 밀물시 해수가 잠기기 때문에 모래사장에서 바닷 쪽으로 너무 가까이 걸으면 위험합니다.

 

바라길 아취 문을 지나면 소나무 숲 길로 약간은 오르막길입니다.

능파사 앞에 닿습니다. 마뫼 해변은 건너 뜀니다.

능파사 앞 탐방로에 약수터가 있지만 물은 나오질 않습니다.

탐방로에서 능파사를 바라보면 능파사 부처는 투명 유리 속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능파사(能波寺) 일주문은 다른 사찰과는 달리 아주 단순한 모습입니다.

초석위 나무기둥에 기와만 언저 져있습니다.

 

양쟁이를 지나 모재에 도착합니다.

넓은 테크 쉼터가 있습니다.

또 한 번 배낭에서 먹거리가 나옵니다.

산우님들 배낭은 먹거리가 가득 찬 보물 배낭인가 봅니다.

이제 내 배낭 속에 들었던 먹거리를 끄집어냅니다. 막걸리, 떡, 파인애플입니다.

산우님들 30 분이상을 음식을 나누며 정담을 나눕니다.

이제 배낭이 가벼워졌습니다.

 

솔숲 길을 잠시 가파르게 오르고 내려가면 신두리 해변이 나타납니다.

가파르게 오른다고 고도가 높은 것은 아니고 70~80미터 정도입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숲 길의  높이는 해발 70~80 미터였습니다.

 

해변으로 내려서면 감격에 가까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신두리 해안과 신두리 사구입니다.

바다를 가득 메운 보얀 물안개가 뭍으로 천천히 밀러 오는데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킵니다.

저 물안개 때문에 가의도를 못들어 갔는데 동양화와 같은 풍경 때문에 지금은 그런 생각은 전혀 느끼질 못합니다.

신너루 해변 방향의 아주 야트막한 산들은 물안개에 산줄기만이 보일 뿐입니다.

넓은 제방 길은 방풍 역할을 하는 해송이 길 양쪽으로 도열하듯 서있는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신두리 이정표앞 입니다.

만조시에는 우회를 하여야 하지만  오늘은 해변길을 걸어도 됩니다.

이제는 신두리해변사구를 걷습니다.

곱고 고운 모래 위 이름 모를 풀이 자라는 풀등위를 걷습니다.

신두리해안사구는 길이가 3.4Km에 폭이 0.5~1.3Km로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곳입니다.

처음으로 걸어서 일까요

언뜻 자연 다큐에서나 보았던 지평선 끝까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몽골의 평원을 걷는 듯한 기분 같습니다.

이런 풍경을 처음 보기에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 광활한 요동벌판의 장관을 보고 순간의 감격을 느꼈던 호곡장이 떠오릅니다.

뜻밖에도 멀리 모래위에 하얀 집이 보입니다. 어째서 이런 곳에 집이 있을까?  곧 의문이 풀립니다.

태안군에서 만든 모래언덕 쉼터입니다. 관리인이 상주는  하지 않고 있는데 나름대로 깨끗합니다.

 

이제 신두리사구센터 앞 주차장에 도착하여 일정을 끝냅니다.

가의도를 못 들어갔지만 바라길 구간이 뜻밖의  아름다운 풍경에 자연의 보물을 듬뿍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