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2014년)

비, 구름, 바람속에 설악산 서북능선 한계령에서 대청봉을 걷다

Bravery-무용- 2014. 11. 13. 10:46

 

2014년11월2일

설악산 대청봉(1,708M)

한계령-한계령 갈림길-서북능선-끝청-중청-대청봉-오색 약 13.3Km  7시간30분

태화산우회

 

불과 몇 년전만 하여도 한계령에서 대청봉거쳐 오색까지는 당일산행으로는 산악회에서는 엄두도 못내고 무박 산행을 하였었다.

그러나 요즘은 교통이 편리해져 평상시 보다 1시간 조기 출발로 산행계획을 세울 수 있다.

태화산우회도 당일산행으로 계획하여 인천대공원에서 05시에 출발하였다.

 

8시30분경 한계령 휴게소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구름과 해가 그려져있던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바람까지 불며 비가 내리고 있다.

가장 난감한 상황이다.

그래도 비는 그치겠지라는 희망을 가지고 산행을 하기로 한다.

7명의 산우들은 산행을 포기하고 28명의 산우들만 산행길에 나선다.

 

8시50분경 모두가 우의를 입고 휴게소 옆길 계단을 오른다.

설악루에서 주차장을 내려다 보니 몇대의 승용차와 버스는 2대 뿐이다.

토,일요일이면 한계령주차장에 주차할 공간이 없는데 오늘은 궂은 날씨때문인지 텅비어 있다.

위령비를 지나고 계속 오름길이다.

얼마를 오르지 않았지만 우의를 입었기에 몸이 답답하고 땀까지 흐른다.

한계령500M지점에서 숨을 한 번 몰아쉰다.

500M올라 왔는데 아직 대청봉은 7.8Km나 남았다는 이정표에 마음을 단단히 잡는다.

테크계단을 오르며 올려보니 누군가 올려놓은듯 비행접시 모양의 바위가 큰바위위에 얹어져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한계령에서 내렸던 빗줄기는 많이 약해졌지만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분다.

바람이 불고 비는 내리지만 춥다고 느끼지는 않아 다행이다.

귀떼기청봉과 대청봉 갈림길인 삼거리에 닿았다. 1시간40여분을 오른 것이다.

이정표에는 귀떼기청봉 1.6Km, 대청봉 6.0Km, 한계령 2.3Km가 표시되었다.

가까이 있는 봉우리만 보일뿐 운무가 시야를 완전히 가렸다.

삼거리에서 다리쉼을 하여야 할 앞선 산우들 비는 내리고 바람은 불고있으니 그냥 통과를 하였나보다 아무도 안보인다.

 

대청봉방향으로 발길을 옮겨 큰 주목나무앞에 다달으니 몇몇 산우들 쉬고있다.

다시 능선을 걷는데 동쪽 멀리 햇살이 비쳐 설악의 암봉을 보여주는가 싶다니 그것도 잠시 다시 구름이 암봉을 감싼다.

이제 비는 그친것 같아 우의를 벗으니 한결 걷는것이 편하다.

너덜길을 오르고 내려가기를 반복한다.

한계령4.1Km, 중청3.6Km이정표가 세워져있는 능선길이다.

꽤나 힘들고 많이 걸었지만 날머리 까지는 아직도 10Km이상이 남았다.

한계령 고갯길이 보이고 능선에서 부터 저 아래 산비탈까지 흘러내린 돌무더기가  보이고 능선 좌측으로 깊숙히 봉정암이 내려다 보인다.

 

해발 1,610M 끝청이다.

능선길에 세워져 있는 정상표시 몇 번을 이 능선길을 다니면서 느꼈지만 끝청 봉우리에 올랐다는 느낌을 못느낀다.

서북능선상의 귀떼기청봉은 저 멀리 보이고 오색에서 한계령길 건너는 가라봉이 보인다.

햇살이 비치는듯 하다가 구름이 몰려오고를 반복하고 있는 날씨에 바람까지 불고 있는데 대청봉에서 내려오는 산행객은 정상 주위는 바람에 눈발도 내린다 한다.

철쭉나무에는 가지마다 상고대가 피였다.

그만큼 능선길의 온도차이가 심한 것이다.

대청봉은 더욱 가까이 보이며 빨리오라고 손짓하지만 발길음은 빨라지질 않는다.

특이한 모습의 고사목이 길섶에 버티고 있어 그 모습앞에서 포즈도 취한다.

키작은 잣나무에는 눈꽃이 피여 있다.

 

대청봉을 바라보며 돌로 다듬어진 산길따라 중청 산허리를 돌면서 걸으면 해발 1,600M 끝청갈림길이 나타난다.

 

한계령 7.7Km, 대청봉0.7Km, 소청 0.6Km가 표시되어 있다.

중청대피소에 내려 왔다.

선두팀들 대피소 취사장에서 후미팀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추웠던 몸의 온도를 녹이고 배도 든든히 채우고 대피소를 나선다.

 

대청봉 오르는 길, 바람을 맞으며 너덜길을 어기적어기적 오른다.

오후3시가 조금 지난 시간 대청봉 정상에 올랐다.  1,708M

정상석과 6년만에 만남이다.

오늘은 태화산우회 산우들만이 정상에 있다.

바람이 몹시불어 몸을 가누기가 쉽지는 않지만 사진도 찍으며 10여분을 머물렀다.

공룡능선과 울산바위가 보이는 동해쪽으로 구름이 걷히며 파란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2008년7월 여름휴가때 아내와 함께 정상에 도착했는데 짙은안개때문에 수 미터 앞에도 보이질 않고 바람도 너무 불어 정상에 올랐다는 기쁨보다 겁이나 황급히 중청대피소로 내려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오늘은 그 날에 비하면 행운이라 할 만하다.

 

정상에서 오색공원지구까지는 5.0Km.

끝도 없이 계속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다 힘들면 쉬고 해발 1,110M 지점을 내려오니 2Km를 내려왔다.

돌계단과 테크계단을 반복하며 내려가다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을 포기하였던 산우를 만난다.

오색에서 대청봉을 오르고 내려가는 것이다.

공원입구 1.7Km이정표를 지나니 저 아래로 오색지구가 내려다 보인다.

공원입구에 내려온 시간은 오후 5시40분이 지났다.

이제 날이 어둑하여 졌다.

오색지구로 내려가 산골식당에서 늦은 식사와 소주로 산행의 피로를 풀었다.

7시가 넘은 시간 인천으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