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2014년)

기암괴석과 억새밭... 월출산에 반하다

Bravery-무용- 2014. 11. 10. 00:09

 

2014년10월18일~19일

전남 영암

월출산  808M  

          천황탐방로입구-구름다리-사자봉- 천황봉(정상)-바람재삼거리-구정봉-억새밭-

          용수폭포-도갑사(9.8Km 약6시간30분)

 

태화산우회

 

태화산우회 버스는 18일 밤11시 연수구청을 출발하여 송내남부역과 인천대공원에서 마지막 산우를 태우고 영암 월출산으로 달린다.

달리는 버스에서는 잠을 자는둥 마는둥 19일 새벽5시20분쯤에 천황탐방지원센터앞 주차장에 도착했다.

 

산행준비와 준비운동을 끝내고 주차장을 출발한다.

하춘화 노래의 영암아리랑이 절로 나온다 "달이 뜬다 달이 뜬다 영암고을에 둥근달이 뜬다,.. 월출산 천황봉에 보름달이 뜬다" 둥근달도 보름달도 아닌 그믐달이지만 하늘에는 촘촘히 박힌 별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듯이 반짝이며 우리 산우들을 반기고 있다.

하늘의 별빛만으로도 오늘 산행의 날씨를 알 수 있으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어디쯤에서 일출을 볼 수 있을까? 마음이 앞선다.

 

월출산을 알리는 큰 빗돌과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계수대를 통과 한다.

천황교가 있는 천황사지터와 구름다리 갈림길에서 좌측 천황사지터로 오른다.

돌계단과 철계단을 렌턴으로 길을 밝히며 어둑한 산길을 1시간여분을 올랐을까?

가뿐숨을 몰아쉬며 뒤를 돌아보니 동쪽 끝으로 부터 붉은 여명이 비추기 시작한다.

구름다리 0.1Km표시점을 지나면서 주황색의 구름다리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바위는 여명이 비추어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있어 더욱 더 일출을 보겠다는 생각에 천근만근 오르는 걸음이지만 힘을 보태여 걸음걸이를 빨리한다.

해발 475M 구름다리 삼거리표시점에 닿았다. 

우리가 올라왔던 천황사지와 바람폭포방향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만나는 지점이다.

천황봉 1.8Km, 바람폭포 0.5Km, 천황사지 0.8Km가 표시 되었다.

팔각정을 지나 구름다리위에 올라선다.

 

골짜기 건너로는 장군봉의 산줄기가 위용을 자랑하고 구름다리 끝 위를 올려다 보면 천황봉은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다.

멀리는 영암군 금정면 활성산에 세워진 서광목장 즉 영암풍력단지가 그리고 풍력단지 뒤로는 광주 무등산이 아주 희미하게 보이고 가장 가까이에는 영암의 벌판과 마을 그리고 사자저수지가 내려다 보인다.

정병곤시인은 그의 시 "구름다리"에서 구름다리에 올라서니 신선이 따로 없고 무릉도원이 여기가 아닌가 싶다 했다.

이제 구름다리 건너기 직전에서 동쪽을 바라보며 일출을 기다린다.

월출산 구름다리는 지상에서 120M높이에 폭은 1M, 길이는 54M가 되는 다리로 해발510M에 설치된 것이다.

그러니 해발510M에서 일출을 맞이하는 것이다.

 

다리위에 모든 산행객들은 동쪽을 향해 응시하고 있다. 

월출산 주위로는 구름 한 점없는 높고 맑은 가을하늘에 여명이 비추는 동쪽 끝으로는 옅은 구름이 붉게 물들어 가는 모습이 펼쳐지는데 한 폭의 그림을 만들고 있다.

6시46분 드디어 태양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월출산 구름다리에서 바라보는 일출풍경이 웅장하고 아름다워 숨을 멈추게 한다.

모두가 탄성을 지르고 있다. 아마도 모두가 소원을 빌었으리라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는 생각뿐 다른 생각이 안 떠오른다. 

완전히 태양이 떠오르니 월출산의 암봉은 모두가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많은 산행을 하면서 일출을 맞이 한다는것이 그리 쉬운일이 아니었다. 오늘 월출산에서 일출을 제대로 보았다 할 것 이다.

 

이곳에서만 머무를 수 만은 없는 일 다리를 건너면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바람폭포에서 구름다리로 올라오는 계단길이 지그재그로 까마득히 내려다 보인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비행기 한 대가 파란하늘에 퀘적을 그리며 동쪽으로 날아간다.

다리를 건너 고소공포증이 있으면 오르기 힘들 정도의 아주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며 뒤를 돌아보면 벌써 구름다리는 저 아래로 내려다 보이고 풍력단지, 사자봉은 더 멀리 보인다. 

 

트레이엥글이 사자봉을 알린다.

천황봉1.4Km지점을 지나면서 너덜길을 내려가는데 다시 오를것을 생각하니 발검음이 더욱 무거워진다.

몇몇 산우님들과 길섶에서 다리쉼을 한다.

 

그런 너덜길을 몇 번을 오르고 내려가기를 반복하면서 경포대이정표앞에 섰다.

천황봉은 400M남았다는 표시판이 세워져 있는데 정상까지 쉽게 도달할리는 만무다.

바윗길 오르며 몇 번을 쉬면서 통천문삼거리에 닿았다.

가파르고 긴 계단을 오르고 천황봉을 오르기 위하여는 반듯이 거쳐야 하는 곳 통천문앞에 도착했다.

한 사람만이 비집고 통과하는 통천문을 통과하여 다시 나무테크계단을 내려가면 천황봉 0.1Km표시점에 선다.

 

다시 숨을 고르고 테크계단을 올라 천황봉 정상에 닿았다.

8시45분이다. 3시간20여분만에 정상에 닿은 것이다.

해발809M 정상을 알리는 빗돌이 큼직하다.

넓은 암반지대인 정상은 많은 산행객으로 정상석앞에서 사진 찍는것을 포기한다.

하늘은 높다 그리고 산정으로 바람이 불고 있다. 가장 가을 다운 날씨다.

사위를 돌며 풍경을 담는다.

장군봉과 영암의 마을과 들판 나주평야 그리고 사자봉과 아래는 구름다리 멀리는 사자저수지 고개를 돌리면 저 아래로 월남저수지 그리고 강진이 더 멀리는 목포 앞바다.

오늘 산행코스인 도갑사 방향으로 구정봉, 향로봉이 보인다.

아주 거대한 바위하나가 들판 한 가운데 우뚝솟은 모습의 월출산이다.

정상석 뒷편에는 "월출산소사지"빗돌이 있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임진왜란 전까지 국가차원에서 천제를 올렸다 한다.

산우들 모두모여 산정의 기쁨을 만끽하며 먹거리를 나눈다.

30여분이상을 정상에서 머물렀다.

 

산정의 기쁨을 가슴에 담고 도갑사5.8Km방향으로 내려간다.

가야할 향로봉과 구정봉까지 기암괴석의 전시장이 시작된다.

정상에서 마셨던 소주,맥주,막걸리 기타등등..... 알딸딸하지만 기암괴석의 전시장 능선길을 걷는다는 것은 덩실덩실이다.

걷던길 뒤돌아 천황봉방향으로 보아도 앞으로 갈 구정봉 방향을 보아도 그리고 옆으로 보아도 월출산 기암들의 절경이 걸음을 멈추고 또 멈추게 한다.

 

돼지바위를 만난다. 요리조리 한참을 뜯어보면 돼지다.

돼지바위를 지나 언덕을 내려가면 암봉뒤로 향로봉과 구정봉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에는 바위와 남근바위 사이를 빠져나와 남근바위를 다시 바라본다.

높이 약 10M인 남근바위를 만지거나 껴안으면 젊어진다는 거짓말같은 이야기가 있다한다.

 

태크길을 오르면 바람재가 내려다 보이고 향로봉과 구정봉은 점점 앞으로 다가선다.

바람재에서 좌측으로는 경포대 내려가는 길이다.

바람재에 세워진 설명판을 보면서 바위들의 모습을 살펴본다.

 

바람재에서 높지않은 오르막을 오르면 향로봉과 구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나오는데 우측 베틀굴방향으로 들어서 구정봉에 오르기 직전에 있는 베틀굴에 닿는다.

굴의 깊이가 10M쯤 되는데 굴속에 들어가 보니 물이 고여있다.

임진왜란때 이 부근에 사는 여인들이 난을 피해 이곳에 숨어 베를 짰다는데서 유래된 이름 베틀굴.

굴내부의 모습이 마치 여성의 국부와 같은 형상이며 이 굴은 천황봉쪽에 있는 남근석을 향하고 있는데 기묘한 자연의 조화로 월출산의 신비를 더해주고 있다고 설명판에 적혀있다.

베틀굴에서 나와 굴앞에서 남근바위쪽을 바라보니 설명판의 설명이 맞다.

월출산엔 남근바위와 여근바위(베틀굴)가 함께있어 음양이 조화로운 산이라 한다.

이래서 더욱 월출산 기암괴석들의 매력에 빠진다.

 

뚱뚱한 사람은 빠져나가지도 못하는 석문을 비집고 통과하여 구정봉에 올라섰다.

해발 705M이다.

하늘은 구름 한 점없이 맑은데 강진방향에서 바람이 세차게 분다.

그렇지만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조망이 기가막히게 좋아 몸이 흔들리면서도 풍경을 담는다.

구정봉에 홈이 파져있는 9개의 물웅덩이 까지 세여본다.

천황봉, 강진,영암방향의 풍경과 주위의 풍경에 푹 빠졌다.

 

구정봉에서 내려와 마애여래좌상(0.5Km)은 포기하고 도갑사(4.1Km)방향으로  움직이면 곧바로 바람재에서 올라오는 삼거리를 만나고 도갑사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고 억새가 보이기 시작하면 편한능선길에 멀리는 달마산과 두륜산이 조망된다.

억새밭에 있는 헬기장에서 후미를 기다리는데 10분이 20분이 30분이 지나도 나타나질 않는다.

아마도 풍경에 반하여 느릿느릿 여유가 있었나보다.

여전히 후미팀들 사진도 여러 포즈를 취하면서 억새밭에서도 여유를 갖는다.

미왕재에서 좌측은 무위사가는 길인데 이정표가 없는 것으로 봐서는 출입이 통제되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도갑사방향(2,7Km) 우측으로 내려간다.

 

도갑사계곡길을 동백나무숲길과 조릿대길로 35분여를 내려가면 도갑사이다.

넓은 사찰이지만 아주 조용하다.

조용히 일주문을 지나 수령이 450년이나 된 팽나무를 만나고 오후 1시40여분에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 일정을 끝낸다.

 

공원 안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하는데 1Km정도를 걸었다.

동원산삼농원으로 코스요리 백숙으로 이름난 식당이다.

처음 맛 보는 백숙코스는 닭 부위별로 나오는데 육회도 있다.

모두가 별미에 맛이 있어 즐겁게 식사를 즐기고 산행의 피로를 풀었다. 

 

월출산 산행은 2005년11월, 2007년9월, 2008년 4월 그리고 오늘이 네번째 였다.

 

2005년11월 산행도 태화산우회와 무박 산행을 하였는데 일출전에 정상에 도착했지만 안개로 일출기회를 놓쳤고 정상에서 어떤 산우가 특별히 무안에서 주문한 산낙지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2007년9월은 아내와 함께 추석연휴때 천관산과 월출산 산행을 했었는데 산행때는 비가 내리고 정상에서는 새찬바람과 너무나 짙은 안개로 정상을 급히 내려와 도갑사를 포기하고 다시 천황사로 내려왔었다.

 

2008년4월은 경포대에서 부터 정상을 올랐는데 잔뜩낀 구름으로 조망이 별로였다.

 

2014년 10월 19일 오늘은 월출산 산행중 가장 행복한 산행이었다.

새벽에는 쏟아져 내리는 별들, 구름다리에서 맞이한 장엄한 일출, 끝없이 높은 파란하늘, 은빛 억새는 바람에 하늘하늘.. 가슴깊이 모든것을 아름답게 담고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