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2014년)

광복절, 전철타고 운길산에서 예봉산 종주하다

Bravery-무용- 2014. 8. 21. 10:46

2014녕 8월15일

남양주시 운길산(610M), 예봉산(683M)

운길산역-수종사-운길산-적갑산-철문봉-예봉산-팔당역  총12Km, 8시간 이상

 

아내와 단둘이 계획을 잡았는데 광복절 공휴일이기에 태화산우회 카페에 번개산행으로 올렸더니 빨간모자가 함께 가자고 연락이 왔다.

주안역을 출발 용산역에 도착하여 역내에서 중앙선 플랫홈으로 이동하였다.

빨간모자를 만나 오전7시3분에 출발하는 용문행 전철에 몸을 실었다.

 

8시10분쯤 운달산역에 내렸다.

역앞 노점에서 김밥과 막걸리 한 병을 사들었다.

오른쪽으로 약50미터를 가면 진중교회가 보이고 운달산 이정표가 나온다.

굴다리를 통과하여 진중교를 지나고 마을길이기도 한 운길산 수종사방향으로 들어선다.

운길산안내도앞에서 종주코스인 운길산역-운길산-적갑산-철문봉-예봉산정상-팔당역까지 총 12Km를 다시 확인한다.

시멘트길로 되어있는 수종사가는 오르막길 바람 한 점 없고 이마와 등줄기에서 땀은 흐르니 오르는 것이 지루하기 한이없다.

숲속안으로 전망대가 보이는 전망대 언덕마루에서 다리쉼을 한다.

1시간20여분을 걸어 수종사 일주문이 보이는 넓은 터에 닿았다.

시멘트길이 끝나는 곳이기도 하다.

 

일주문을 지나면 좌측으로 슬로시티 조안에 대한 설명판이 세워져 있다.

"수도권 최초의 슬로시티 남양주시 조안"에 대한 설명이다.

느림의 미학을 온몸으로 느끼며 느리게 느리게...자연의 속도에 맟추다 보면 우리의 마음에 평안이 깃든다고 하니 우리도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산을 오르면서 느림의 미학을 느껴볼까?

명상의 길 숲길을 걸으면 불이문이 나오고 불이문을 지나면 돌계단길이 시작된다.

수종사 삼거리 표지목앞이다.

우측으로는 수종사 가는 길이고 0.8Km남은 정상은 곧바로 오른다.

 

계단과 계단의 간격을 너무 높게 만든 통나무계단을 오르는 것이 힘이 부친다.

긴의자가 놓여있는 넓은 언덕마루에서 다리쉼을 한다.

 

재미있는 토막산림상식판이 세워져 있다.

키가 가장 작은 나무는 들국화 그런데 들국화가 나무라는 사실은 오늘 처음 알았다.

 

헬기장을 지나 운길산 정상에 닿았다.

정상에 닿으니 처음으로 시야가 트인다.

테크로 넓게 쉼터도 마련되었다.

해발 610M 운길산(雲吉山)

구름이 가다가 산에 걸려서 멈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강원도 금강산에서 발원하여 화천, 춘천을 거쳐 약371Km를 흘러 내려온 북한강과 대덕산에서 발원하여 영월, 충주를 거쳐 흘러 내려온 남한강 물이 서로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산이다.

예봉산에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한 눈에 보인다.

큰 뭉개구름이 앞 산을 구름 그림자로 덮어놓은 풍경도 펼쳐진다.

그늘진 긴의자에 앉아 먹거리를 나눈다.

나와 아내 그리고 빨간모자.

운길산역앞에서 사온 막걸리 한병과 김밥 그리고 바나나.

운길산에서 예봉산까지는 6Km가 표시되었다.

 

예봉산을 향하여 운길산 정상을 떠난다.

올라왔던 수종사 반대 방향으로 내려가면 우측으로 계단이 있는데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암릉지대를 가파르게 내려가기도 하고 능선길을 걷는가 싶으면 봉우리에 오르고 또 다시 내려가기를 반복한다.

봉우리를 오르며 뒤돌아 보니 숲사이로 운길산 정상이 저만치 달아나 있다.

풍경도 없이 오르고 내려가는 산길이 반복되니 마음도 지치고 발걸음은 더욱 더뎌진다.

 

고개사거리 네갈래 갈림길에 내려왔다.

운길산방향, 세정사방향, 새재고개방향, 적갑산(예봉산)방향으로 구분되는 사거리이다.

적갑산방향을 가기위하여 통나무계단을 오른다.

 

459.4M 삼각점 지점을 지나 세제고개 이정표앞에 선다.

운길산(3.50Km), 세정사(1.70Km), 예봉산(3.70Km) 방향과 거리가 표시되었다.

얼추 운길산과 예봉산 중간지점쯤 된다.

지금까지 계속되는 오르막 내리막하며 오른 작은 봉우리에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보여주어 지루한 산길을 그나마 위로하여 주었다.

세제고개를 지나고 능선에서 좌측으로는 운길산 정상도 보이고 처음으로 한강이 내려다 보인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봉우리와 다름없는 이곳이 적갑산 정상이다.

해발560M를 알리는 정상석이 없었다면 하나의 암봉일 뿐이다.

왜 이 봉우리는 산 이름이 붙여졌고 적갑산(赤甲山)이라 하였을까?

 

적갑산 정상을 출발하면 잠시후 물푸레나무 군락지를 만난다.

물푸레나무는 가지를 물에 담그면 풀이 푸르게 변하기 때문에 물푸레나무라 부르는데 목재는 가구재나 기구재로 이용된다.

옛날 서당의 회초리는 대부분 물푸레 나무이며 탄력이 좋고 강인하여 야구방망이도 물푸레나무로 만든다.

 

이번에는 철쭉군락지로 철쭉터널로 이루어진 오름길이다.

철쭉은 한자로 척촉(머뭇거릴 척足鄭 머뭇거릴 촉足蜀)이라 하는데 꽃이 너무 아름다워 지나가던 나그네가 자꾸 걸음을 멈추어 이런 이름이 생겼다 한다.

 

철쭉터널을 오르면 페러글라이딩 활공장이다.

휘돌아 흐르는 한강이 내려다 보이고 멀리는 북한산의 백운대와 인수봉도 그리고 날씨가 맑으면 인천의 계양산도 보이는 곳이다.

페어글라이딩 동호인들의 모습이 보이는데 리더의 지시에 따라 몇 사람들이 차례로 힘차게 날아 저 아래 한강으로 새 처럼 날아가고 있다.

 

이번에는 철문봉(喆文峰)이다. 해발 630M

정약용, 약전, 약종 형제가 본가인 여유당(노안면 능내리 마재)에서 집뒤 능선을 따라 이곳까지 와서 학문(文)의 도를 밝혔다(喆)하여 철문봉이다.

이성부 시인의 시집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가 있다.

산악회회장을 하면서 회원들에게 30여권 이상을 선물하였던 시집이다.

시집의 표지 제목이 다산 정약용 선생이 일곱살때 지었다는 한시  "소산폐대산 원근지부동(小山蔽大山 遠近地不同)"에서  빌려온 것이다.

정약용선생이 어린시절에 노닐고 학문을 익혔던 산들이 우리가 지금까지 걸었던 능선과 봉우리들이었으리라.

 

이제 작은 산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큰 산 예봉산을 향하여 걷는다.

철문봉을 내려가면 헬기장이 나오고 다시 오르면 해발 683M 예봉산 정상이다.

정말로 작은 봉우리들을 수도 없이 오르고 내려가며 능선을 걸었기에 배낭을 맨 어깨는 축쳐지고 다리는 천근만근이었다.

더 오를곳 없는 정상에 오르니 축쳐진 어깨와 천근만근이었던 다리가 언제 그랬나는 듯 정상주위를 뱅뱅돌며 풍경에 빠진다.

아래는 한강이 도도히 흐르고 한강 건너로는 검단산이 보인다.

운길산에서 부터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걸었던 능선과 봉우리를 헤아려 본다.

대견함을 스스로 느낀다. 이런것이 등산의 오르가즘인가?

정상석앞에서 포즈도 취하고  몇 종류의 먹거리를 파는 곳에서 시원하게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킨다.

 

정상에서 팔당으로 내려가는 코스가 2개 코스인데 벚나무쉼터방향과 팔당역으로 내려가는 방향이다.

팔당역으로 내려간다.

아주 가파른 내리막길 이다.

내리막길 중간쯤에 팔당1리와 팔당역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우리는 팔당역방향으로 내려간다.

한강 건너 검단산과 하남시 그리고 팔당대교와 한강이 팔당역도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까지 내려왔다.

전망대에서 테크계단을 내려가면 예봉산 정상 1.43Km, 하산길(팔달2리회관) 0.61Km, 하산길(새마을회관) 0.84Km표지목이 나오는데 이곳 세갈래길에서 팔당2리회관으로 내려가야 한다.

이제는 하산길이 평탄하여졌고 화장실도있고 등산로가 표시된 지점에 내려오면 길은 시멘트도로로 바뀐다.

실질적인 산행은 끝나는것 이다. 오후4시25분이다. 운길산역에서 약8시간 10분정도 걸렸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 흐르는 물에 족욕을하고 내려간다. 식당가가 나타난다.

"산애로"(남양주시 와부읍 팔당2리 300-8,  031-576-1860)라는 식당에 들렀다.

청국장을 시켰는데 집에서 직접만든 청국장이기에 맛이 좋았고 두부전골역시 맛이 있었다.

팔당역에서 전철을 탓는데 의외로 사람이 많아 앉을 자리가 없어 덕소에서 내려 용산으로 가는 대기 열차로 갈아탓다.

쉽게 생각하였던 산행이 의외로 힘든 산행으로 바뀌었지만 나름대로 보람을 느꼈던 운길산,예봉산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