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2013년)

광부들의 삶과 애환이 깃든 운탄고도를 걷다

Bravery-무용- 2013. 3. 4. 10:39

2013.2.17

운탄고도(만항재-강원랜드)

켐프산악회

 

9시15분경 정선군 고환읍과 영월군 상동읍을 연걸하는 해발 1330m 만항재에 도착했다.

구절양장 414번 지방도로를 능숙한 운전솜씨를 뽐내며 오른 기사에게 박수를 친다.

우리나라 자동차가 오를 수 있는 포장도로중 가장 높은 곳인 만항재는 야생화군락지로 산상의 화원으로 불리우는 유명한 곳 이기도 하다.

2008년12월에는 만항재 빗돌이 보였는데 오늘은 눈이 쌓여 3분의2정도만 보인다.

하늘숲 공원은 백설로 바뀌었는데 앙증스런 눈사람들이 우리를 반긴다.

함백산이 보인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혜전사 3.0km가 표시되어있는 운탄길로 들어선다.

 

운탄고도(運炭古道)라 불리우는 트레킹코스는 정선과 태백, 영월일대의 산악지대에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길을 말한다.

함백산,백운산,두위봉등 7부능선을 휘감는 운탄고도는 1960-70년대에 석탄을 운반하던 탄차가 다니던 길이다.

탄차의 운행이 멈춘 지금은 갱도를 막고 산비탈을 보수하여 2-3년전부터 트레킹코스로 개발하였는데 각광을 받고있다.

만항재에서 화절령을 거쳐 새비재(조비치)까지 이어지는 운탄고도는 길이가 약40Km에 이른다.

오늘 걸을 거리는 만항재에서 화절령을 지나 강원랜드 푹포주차장까지 약 25Km의 거리다.

 

맑은 하늘에 바람도 잦아들고 온도도 영상에 가까워 장갑을 끼지 않아도 손이 시리지 않다.

트레킹하기에 최상의 날씨다.

우측으로는 함백산이 줄 곳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다.

혜선사2km표지목을 지나면서 뒤를 돌아보면 함백산이 이제는 보이질 않는다.

세갈래길에서 좌측 혜선사방향으로 들어선다.

서쪽의 산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넓은 탄도(炭道)를 내려간다.

차단기가 탄도를 가로막고 있고 좌측으로 300M내려가면 혜선사이다.

여기까지는 제설이 되어 있어 눈위를 걷기에는 불편함이 없었다.

이제부터는 러셀한 발자국만 밟으며 걸어야 하는데 쉬운일이 아니다.

발자국 옆으로만 밟으면 20~30Cm는 푹빠진다.

눈이 쌓여 있지만 않으면 탄도는 넓고 순할 도로 일 것 같다.

혜성사입구에 도달할때까지 산비탈이 계단식으로 보였던 곳은 절개지를 보수공사한 곳이다.

산 모퉁이를 돌면서 처음으로 다리쉼을 하고 다시 걷는다.

장산이 보이고 더 멀리는 태백산이 조망되면서 백두대간의 산들이 하얀눈이 덮여있어 마치 흰물결 치듯한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탄도는 계속된 오르막도, 계속된 내리막으로 된 도로가 아니라 어렵지 않게 오르고 내려가기를 반복하는 도로다.

그렇다고 오르는 길이 숨이 턱에 차오르도록 오르지는 않는다.

우측의 절개지에서 잔돌이 떨어져 주의가 필요하다.

세갈래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만항재(8.3Km), 좌측으로는 마운틴콘도(9.3Km), 직진은 출입금지다.

탄도는 직진을 하여야 하지만 개인소유로 출입을 금지하여 좌측 마운틴콘도방향으로 내려간다.

능선길이 800여미터 시작되는데 몇 번을 오르고 내려가기를 반복하고 능선 우측으로는 하이원콘도가 좌측 계곡아래로는 구래리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탄도위로 올라서면 우측은 하이원CC, 좌측은 마운틴콘도(8.5Km), 걸어온 방향은 만항재(9.1Km) 표시목이 세워져 있다.

앞선 산우 기다렸다 꽃감 한 개씩을 주는데 고마움이 있으니 맛은 더욱 특별하다.

만보기를 확인하여보니 만항재에서 9.1Km를 12,000보 조금 더 걸었다.

산모퉁이를 돌아서면 백운산 정상이 보인다.

앞선 산우들 버너에 라면을 끓이고 있다.

오전11시50분이 지난 시간이다. 출출 했을 거다.

얼마전부터 등산중에는 술을 안마시기로 다짐을 하였기에 권하는 술을 사양한다.

하늘길 트레킹로 표사판이 세워져 있는데 7Km지점 통과라 적혀있다.

하늘길 트레킹코스는 하이원리조트에서 개발한 코스로 매년10월에 트레킹대회가 열리는데 작년에 6회째를 치렀다.

이정표에는 낙엽송길이 적혀있고 마운틴콘도(6.9Km)와 하이원 CC로 갈라지는 지점이 표시 되었는데 마운틴콘도방향으로 걷는다.

낙엽송숲답게 조림된 낙엽송이 이파리를 떨구었지만 하늘 높은줄 모르고 쭉쭉 뻗어있다. 

도롱이연못 3.3km가 표시된 곳에서 곧바로 우측으로 400M 오르면 백운산 정상이다.

박새꽃길이라 표시도 되어 있다.

몇몇 산우들은 백운산 정상으로 향하고 몇몇은 탄도길을 걷는다.

이곳에서 앞에 보이는 산군들의 모습도 가슴을 트이게 한다.

주위는 검정 석탄돌들이 산비탈을 검정색으로 물들여 놓았다.

나도 백운산 정상길을 포기하고  탄길로 선택을 하였다.

조금만 움직이면 비탈길 아래 저수지 모양이 있고 입간판도 세워져 있어 호기심에 비탈을 미끄러지듯 내려가 본다.

폐광산에서 유출되는 갱내수에 포함된 금속성분을 제거하기 위하여 설치한 자연정화시설이다.

다시 탄로로 올라서는데 비탈이 미끄러워 엉금기어 올라왔더니 손바닥이 검게 되었다. 

눈으로 씻어내야 했다.

하늘 트레킹 6Km 지점을 지나고 도롱이연못 2.2km지점도 지난다.

도롱이연못 1.7Km표지목 뒤로는 잣나무가 푸른숲을 이룬다.

해발 1185M 표지목을 지나 탄길에 설치된 차단기를 나오면 산죽길 표시목이 세워져 있는데 우측으로는 마운틴탑(0.9Km)으로 오를 수 있다.

조금만 내려오면 화절령길 표지목이 세워져 있는 세갈래 안부에 다다른다.

표지목에는 마운틴콘도(3.6Km), 도룔롱연못(0.1Km), 하이원CC(5.8Km)표시가 되여있다.

화절령(花折嶺, 960M)은 운탄길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곳으로 강원도 아낙들이 이 고개를 넘으며 야생화를 꺽었다 해서 "꽃꺽이재" 즉 화절령이라 이름을 붙였다 한다.

주위는 소월의 시 "진달래꽃"이 빗돌에 쓰여있고 너새로 지붕을 씌운 원두막 쉼터도 있다.

이곳에서 탄길로 보이는 넓은길을 버리고 켐프산악회 선두에서 표시한 방향으로 내려간다.

우측 낙엽송숲에 도롱이연못이 눈에 덮여있다.

도롱이연못은 1970년대 탄광갱도가 무너지먼서 생긴 연못이다.

도롱이연못은 광부의 아내들이 남편의 무사고를 기원하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기도한다.

도롱이연못에서 100여미터 내려오면 세갈래다.

우측 마운틴콘도(3.5Km)로 내려간다.

정면을 올려다 보면 산위 허공에 줄에 메달린 리프트가 쉴새없이 움직인다.

다시 세갈래에서 폭포주차장(3.3Km)방향으로 내려간다.

이곳은 동원탄광 산림북구지역으로 곳곳에 탄광의 흔적이 남아있어 어렵고 힘들었던 광부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다.

화절령삼거리 표시목에서 좌측은 영월 상동이 표시되었고 폭포주차장(2.4Km)은 곧바로 내려간다.

강원랜드가 보이기 시작한다.

하늘길트레킹 2km지점을 지나면 좌측으로 보성사가 있다.

불자는 아니지만 사찰의 풍경소리가 마음을 차분하게 하여준다.

날머리인 주차장이 내려다 보이고 눈이 녹아 있어 아이젠을 벗고 폭포주차장에 도착하여 트레킹을 끝낸다.

오후3시다. 약5시간30여분을 걸었다.

폭포주차장은 하늘길 트레킹의 출발지점이다.

장소를 조금 이동하여 식당(엄마의 집 033-592-3600)에서 점심식사를 끝내고 인천으로 달린다.

운탄고도 트레킹은 성하의 여름에는 뙤약볕에 걷기는 힘들겠고 봄에는 야생화와 함께,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에, 겨울에는 흰백의 눈을 감상하며 걷기에는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