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2011년)

오서산에서 억새를 만나다

Bravery-무용- 2011. 11. 3. 18:53

2011.10.30

홍성군 오서산

태화산우회

 

오전9시 홍성군 광천읍 담산리 상담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상담마을회관을 지나 시멘트길을 오르면 등산안내도가 세워진 쉰질바위와 정암사 갈라지는 세갈래에서 정암사로 향한다.

우측으로 우물 불유각(佛乳閣)이 보인다.

솟아나는 맑은 물을 자비하신 부처의 젖으로 비유한 것일까?

그러나 우물 뒤로는 쓰레기가 지저분하다.

돌계단을 오르면 산사면에 자리잡은 정암사가 올려다 보인다.

돌축대위로는 기와를 차곡히 쌓아 놓았고 오서산 정암사 일주문이 보이는데 2층에는 범종이 있다.

정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수덕사 말사다.

불심이 깊은 산우들은 정암사를 들른다.

등산안내도를 보니 정상 능선에서 뻗어내린 산줄기따라 뻑세게 올라야 될것 같다.

정암사 일주문에서 우측으로 꺽어지며 테크계단을 오른다.

담산리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이정표를 보니 상담주차장에서 2.8km를 걸었고 정상까지는 2.6km 남았다.

테크계단과 나무계단을 기진맥진 하다시피 30여분을 오른다.

조금은 완만한 능선길이 시작되는데 능선길 표지목에 우측으로는 아차산 가는 길이고 오서정까지는 0.9Km 표시되어 있다.

능선을 중심으로 좌측으로는 여러수종의 나무들이 자라고 우측은 소나무가 주종을 이룬다.

바람이 서쪽에서 산위로 불어오는데 흘렀던 땀이 식으면서 몸이 제법 쌀쌀하여 진다.

119구급함이 설치된 능선길을 지난다.

어느사이 능선길은 소나무 한 그루가 서있는 암릉길로 바뀌고 앞에는 조그만 암봉이 올려다 보인다.

문수골 1.6Km, 오서산 정상 1.8Km 이정표앞에서는 쌀쌀하게 느꼈던 바람도 멈추어 산우들 모여 다리쉼을 한다.

주차장부근에서 막걸리를 사니 고추와 된장은 인심좋게 공짜로 얻어 고추와 무우, 된장을 안주로 막걸리 한 사발을 시원하게 마셨다.

막걸리와 고추맛으로 기운을 내 오르면 바위를 이용하여 만든 테크전망대에 선다.

보령 청소면이 내려다보이고 성연저수지도 보인다.

함께 어울려 사진을 찍고 바위위를 오르니 테크전망대보다 더욱 좋은 풍경이 펼쳐지는데 왼쪽 산기슭아래로 청소면의 마을과 성연저수지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깔닥대며 올라왔던 능선과 봉우리 그리고 상담주차장이 저 아래로 보인다.

또한 홍성군 광천읍 마을과 들녘이 펼쳐진다.

능선위를 올려보면 2Km에 걸쳐 펼쳐지는 억새밭과 오서정,페러글라이딩 이륙장 그리고 정상까지 한 눈에 닿는데 이렇게 보이는 능선의 모습이 용의 머리같다하여 용허리라 부르기도 한단다.

산기슭 곳곳에는 3~5개 정도의 토르(Tor)라 하는 2~5M의 뾰족한 바위들이 흩어져있다.

능선을 오르기 위하여 테크계단을 오르면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정상 1.3Km, 중담마을 3.0Km, 정암사 1.4Km가 표시되었다.

억새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으면서 억새와 함께 능선을 걷는다.

오서정이다.

전망대는 서쪽을 향하여 위에는 펑펑하게 넓고 앉을 수 있게 몇 개의 계단으로 만들어져 있다. 

오서정전망대에서 동쪽은 홍성 장곡면과 청양방면인데 능선아래는 가파른 낭떠러지나 다름없다.

북쪽은 홍성너머 서산과 예산으로 가장높은 봉우리는 가야산 일것이다.

정상을 향하여 남쪽으로 걸으면 억새를 보호하기 위하여 능선길이 테크로 되어있는데 테크길이 끝나면 해발 791M가 표시된 오서산 빗돌이 서있다.

광천청년회의소에서 세운 것이다.

빗돌 뒷면에 "오서산은 예로부터 천수만의 뱃길을 알려주는 등대산 이었다" 적혀있다.

다시 억새와 함께 능선을 걷다 뒤돌아보면 바위전망대에서 부터 능선까지 올랐던 산줄기가 이어져 보인다.

능선에 좌측 화살표로 청소면 성연가는 이정표(3.2Km)가 세워져 있지만 직진한다.

페러클라이딩 이륙장이다.

자동차도 보인다.

페러클라이딩 이륙장을 지나  또 한번 뒤돌아 보면 오서정방향의 갈었던 능선이 길게 이어져 보이고 앞에는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길이다.

해발 790M표지목과 등산안내판이 세워진 공덕고개로 내려가는 세갈래에서 곧바로 남쪽을 보면 정상이 보인다.

오서정에서 정상까지 시나브로하게 능선길을 걸었다.

정상에 도착시간은 낮 12시다.

해발 790.7M, 오서산.

보령시에서 세운 큼직한 정상석이 반긴다.

오서산은 보령시 청소면과 홍성군 광천읍을 경계하는 산이다.

까마귀와 까치가 많이 살아 까마귀 보금자리라 불리여 오서산(까마귀 오烏, 살 서棲)이라 붙여졌다 한다.

정상의 정상석 뒷면도 오서산과 보령을 사랑하는 문구가 적혀있다.

"허리를 휘감는 억새능선을 헤쳐나가다 문득 뒤돌아 보면 유난히 아름다운 낙조로 온갖 시름에서 벗어나 황홀경을 맛 볼 수 있다. 아! 이곳 내고향...보령을 사랑합니다."

여유를 갖고 차근히 사위를 돌아본다.

북으로는 걸었던 억새능선이 오서정에서 정상까지 용의 몸통이 휘어져 꿈틀거리고 더 멀리는 예산의 가야산 일 것이다.

서쪽으로는 광천읍과 청소면의 들녘과 마을이 발아래로는 성연저수지가 U자형으로 야트막한 마을산에 둘러있고 들녘의 황금빛은 넉넉함을 알린다.

동으로는 칠갑산과 계룡산 남으로는 성주산이 보이겠지만 옅은 박무가 시야를 가렸다.

서해를 넘어온 바람에 몸을 실은 채 이리저리 춤추는 억새가 장관으로 소문난 정상 또한 산아래 천수만을 더 멀리는 태안도 바라볼 수 있다는 설레임도 있었지만 억새는 꽃이 반쯤 떨어지고 박무로 천수만이 보이질 않으니 오늘은 가장 좋은 풍경은 접어야 두어야 겠다.

그러나 풍경은 오서산 주위의 모든 산들이 아주 야트막하여 시야가 확트이며 평야의 황금빛이 풍성한 가을임을 느끼게 하여준다.

헬기장도있는 정상주위는 많은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산정을 즐기고 있다.

우리 태화산우들도 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항상 배낭에서 크집어내면 진수성찬이다.

넉넉하게 먹고 마시고 출발한다.

청소성연주차장 3.4Km이정표따라 능선길을 내려갔다 조금 오르면 경관해설판이 세워져 있다.

해설판에는 성주산, 무창포해수욕장, 대천항등이 적혀있는데 해설판을 보며 확인도 한다.

능선길에 해발 789M표시목이 세워져 있다.

능선이 점점 낮아지고 해발 770M지점을 지나며 뒤도 돌아본다.

억새밭이 슬그머니 사라지더니 능선길은 낙엽이 쌓이기 시작한다.

해발 590M까지 내려 왔다 싶더니 시루봉이다.

어설픈 돌탑에 코팅되어 묶어진 종이 한 장이 시루봉 해발 559M를 알린다.

시루봉에 이정표가 세워져있는데 성연주차장과 정상까지에 중간 지점이다.

각각 1.8Km가 적혀있다.

가파른 하산길이 계속되는데 낙엽이 쌓여 조심조심 내려간다.

그러나 사고가 났다.

해발 460M지점쯤이다.

낙엽에 미끄러져 10여미터 아래로 굴렀다.

정신 차리고 앉아있으니 태화산우만이 아니라 다른 등산객까지 달려와 물을 먹이고 몸상태까지 확인한다.

다행으로 무릎과 등에 상처와 멍이 들었다.

아내가 먼저 내려갔 길 잘 하였다 이 광경을 보았으면 마음이 약한 아내는 어떠했을까?

생각하여보면 소홀히 하였던 부분이 스틱을 사용하지 않았고, 배낭을 올바로 멨으면 등이 다치지 않았을 것이고 가장자리 길은 피해야 될 것 같다.

또한 음주때문에 다친것은 아니지만 정상에서는 가볍게 마셔야겠다.

모든 분들께 죄송하고 고맙다.

나무계단을 내려오면 임도가 나타나는데 좌측 길로 내려간다.

묘지와 밤나무숲을 지나 뒤를 올려다 보면 오서산 능선이 보인다.

첫 번째 민가를 만나고 등산로 표지목도 서있는데 이곳에 오서산 생태마을이다.

시구가 쓰여있는 빗돌도 서있다.

오후2시에 성연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버스로 이동하여 젖갈로 유명한 광천젖갈마을에 들른다.

몇몇분은 젖갈도사고 식당에 모두모여 점심식사를 끝내고 이른시간 인천으로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