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2011년)

40년만에 덕적도를 찾다

Bravery-무용- 2011. 8. 23. 10:01

2011.8.14-15

덕적도

첫 날; 도우선착장-면사무소-덕적 초,중,고등학교-천주교 진리공소-산행들머리-비조봉-서포리-해수욕장-군도9호선 회주도로 도보-서포2리 마을회관까지 도보-승합차로 북2리도착(쑥개선착장)  15,000보

 

둘째 날;북2리 쑥개선착장-북1리-성황당고개-진2리,구 덕적초교(여기까지 도보)-sk철탑갈림길-용솔나무 쉼터-운주봉-망제-비조봉 갈림길-천주교 진리공소-면사무소-도우선착장  15,000보

 

아내와 함께

 

황금연휴를 맞아 덕적도 종주산행을 목적으로 배편을 예약하였다.

깊은 바다에 떠있는 섬이란 뜻의 우리말 "큰물섬"이 덕적도의 원래 이름이란다.

예약된 일정은 8월14일 아침 8시30분 연안부두를 출발하고 덕적도에서 1박후 8월15일 오전 11시20분 덕적도를 출발하여 연안부두에 도착이다.

민박도 북2리에 위치한 "북리민박"에 예약을 하였다.

선박요금은 인천시민에게는 50%가 활인되어 1인기준 인천에서 덕적도는 11,700원, 덕적도에서 인천은 10,200원이다.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예약을 확인하고 승선권을 받는다.

서해의 짙은 안개로 8시에 출항할 여객선도 출항을 못하고있어 대합실안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출항 예정시간보다 30분 늦게 개찰을 시작하여 쾌속정 스마트호에 승선한다.

스마트호는 선실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쾌속정의 흔들림을 못느끼며 인천대교아래를 달리며 점점 육지와는 멀어지고 있지만 인근의 섬들은 짙은 안개로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스마트호는 연안부두에서 덕적도까지 정상 운항시간이 70여분이 걸린다는데 불리한 날씨에도 70여분을 조금 넘게 달리어 덕적도 도우선착장에 도착한다.

덕적도 역시 짙은 안개로 도우선착장에서 배타고 5분이면 도착하는 바로앞 소야도도 보이질 않는다.

배에서 내리면 "수도권 최고의 섬 덕적도" 이라 쓰여진 간판이 반긴다.

출구를 나오면 승합차등 민박집 차량들이 예약된 손님들을 싣고 순환버스도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덕적바다역"이라 이름 붙여진 매표소건물을 보며 배가 드나들면 나루터나 선착장이라 부르는 것이  당연하나 기차정거장을 뜻하는 역(驛)자를 쓰고있어 애교가 넘친 덕적바다역 명칭에 슬며시 미소짓는다.

풍요한 삶을 위해 화합, 단결하여 노력하는 섬주민의 염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어부상 동상도 서 있다.

덕적바다역앞에는 이정표가 전혀 보이질 않아 주민에게 면사무소방향을 확인하고 곧바로 아스팔트길을 오른다.

sk주유소를 지나 언덕을 오르고 내려가면 면사무소,서포리해수욕장과 능동자갈마당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면사무소방향으로 들어선다.

면사무소와 보건지소를 지나면 덕적 초,중,고등학교가 나오는데 한울타리에 있다.

학교안 울창한 솔밭에 이끌리어 교문을 들어서 더욱 가까이 다기서니 앞에는 활모양의 해안이 모래사장과 함께 펼쳐진다. 

해안과 함께 늘어선 소나무들 안개가 뽀얗게 솔숲을 감싸 그 모습은 더욱 그윽하고 한그루 한그루마다 저마다 다른 기품을 보여주고 있다. 

솔향기와 해풍이 상쾌하게 코 끝을 스쳐 아내와 함께 솔숲 한가운데에 서서 깊고깊게 폐부 깊숙히 들여 마신다.

떠나기 싫은 솔밭이다.

덕적 초,중,고등학교를 나와 기미삼일독립만세 기념비앞에 선다.

기미년 4월9일 임용우,이재관,차경창선생들의 주도하에 독립만세를 불렀던 자리로 선현들의 애국정신이 깃든 곳이다.

농협으로 들어서는 길은 좌우로 벼가 초록으로 물들어 가을의 풍성함을 알리고 논두렁에는 색색의 바람개비가 이채롭다.

농협을 지나면 천주교 진리성당(공소)이다.

진리성당에서 11시미사를 드리고 산행하기로 한다.

공소회장께서 우리부부에게 제1,제2독서를 부탁하셔 제1독서와 제2독서를 하는 기쁨을 갖는다.

30여분이 넘는 교우들이 참석하였는데 몇 분만 빼고 모두가 연세가 많으시니 농촌의 현실을 느낀다.

미사를 마치고 성당윗길로 올라가면 산행들머리가 나온다.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고 비조봉과 운주봉으로 갈라지는데 거리는 똑같이 1.2Km가 표시되었다.

비조봉방향으로 산길을 잡는다.

산길은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며 참나무등이 보인다.

안개가 뒤덮힌 섬은 안개비까지 내려 우산을 쓰고 오르는데 가파르지는 않지만 금새 등줄기에 땀방울이 흐른다.

진리1리표지목에서 좌측으로는 약수터가는 길이다.

비조봉방향은 곧바로 오른다.

세갈래가 또 나타나는데 비조봉과 망제산으로 갈라진다.

비조봉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 잠시후 목재계단이다 숨이 차 오르도록 목재계단을 109번 밟고 오르고 동앗줄도 잡고 오르면 바위위에 뿌리내리고 여러가지로 뻗은 소나무가 서있는 능선위에 닿는다.

숨을 고르면서 주위를 둘러보지만 보이는것은 안개 뿐이다.

능선길은 암릉으로 바뀌는데 안개의 물기를 머금은 나리가 길섶에 피어있고 3분여를 걸으면 희뿌옇게 비조봉 정자가 보인다.

오석의 작은 정상석이 비조봉 292M를 알리고 뒤로는 비조정(飛鳥亭) 팔각정자가 세워져 있다.

날아다니는 새의 형상과 같아 비조봉인가?

비조봉은 덕적도에서 국수봉 다음으로 높은 곳이다.

불지 않았던 바람이 정자위로 올라서니 불면서 잠깐사이에 땀을 식혀 주었지만 등골이 차가워진다.

이곳에서의 조망이 덕적군도에 참치부제(參差不齊) 산재되여 있는 섬들을 바라보기에는 환상적이라지만 식은 땀이 차가워지고 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 서둘러 내려간다.

정상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일정대로는 운주봉으로 가여하나 운주봉표시는 없다.

망설이다 화살표가 진리방향,밭지름해수욕장방향,서포리해수욕장방향 3갈래로 갈라지는데 서포리해수욕장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이곳에서부터 당초 계획하였던 종주코스가 빗나갔다.

한 사람만이 다닐수 있는 산길이다.

비조봉에서 10여분을 걸으면 두개의 긴 의자가 있는것으로 보아 전망이 좋은것 같다.

의자에 배낭을 내려놓고 떡을 안주삼아 막걸리 반병을 비우고 능선을 걸으면 좌측으로는 서포리해수욕장 우측은 서포리로 갈라지는데 우측 서포리로 방향을 잡고 내려간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대나무숲이 나타난다.

대나무가 휘어지며 아치모양을 만들어낸 운치가 있는 대나무숲터널을 20여미터 걸으면 폐가가 보이고 곧바로 민가도 보인다.

등산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서포1리 마을에서 콩국수로 점심을 해결하고 최분도 신부 공덕비도 들려보고 제11회 아름다운숲 전국대회 정통마을 숲 부분에서 아름다운 어울림상을 수상한 서포리 소나무숲을 산책한다.

"솔향기 그윽한 섬" 덕적도 답다.

방풍림의 역활을 하면서도 풍치림의 멋이 돋보이는 소나무 숲이다.

숲 한 가운데 벤치에 배낭을 내려놓고 의자에 누우니 스르르 눈이 감긴다.

얼마쯤 누워있었을까?

다시 여러갈래로 길게 드리워진 소나무 숲사이를 걸으면 두나무가 합쳐진 소나무 연리지도 만난다.

산책로를 나와 서포리해변으로 발길을 옮긴다.

40년전 한호,영진,병문이 친구들과 여름에 켐핑왔던 곳이다.

친구들과 젊은 시절의 추억이 있던 곳 집에서 가지고언 오래된 흑백사진으로 사진을 찍었던 위치를 확인하여 본다.

서포리 해수욕장주위의 모래사장은 해당화로도 유명하다.

숙박을 예약한 북리로 가야한다.

버스를 기다리기보다 걷기로 마음 먹고 북리방향으로 걷기를 시작한다.

고개를 넘으면서 뒤돌아보면 서포리해수욕장은 저 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좌측으로 넓은 초록의 들판이 펼쳐지는데 벗개방조제를 만들어 생긴것이다.

회룡동(서포2리)버스 정류소를 지난다.

다시 언덕을 오르고 폐교된 학교앞을 지나 서포2리 마을회관앞 버스정류소다.

마침 승합차가 지나가는데 아내가 혼을 흔드니 멈춘다.

북리까지 간다하니 걸어서는 무리라며 태워준다하여 승합차에 오른다.

북2리에 있는 "불리민박"집을 간다하니 이장댁이라며 집앞에서 세워준다.

북2리는 포구가 제법 큰데 북리어항이라고 불리기도하는 쑥개선착장이 있는 어촌마을이다.

옛날에는 연평도 조기어장의 전진기지로 크게 이용되었던 곳이지만 연안수산자원이 크게 줄어 이제는 한적한 모습의 어촌으로 바뀌었다.

"북리민박"에 여장을 푼다.

민박집이 인터넷에 보았던것과는 달리 방의 구조가 실망스럽다.

포구를 둘러보고  포구앞 "노송식당"에서 된장찌게로 저녁식사를 하고 된장찌게 맛이 괜찮아 내일 아침식사도 부탁을 하여 놓았다.

다음날 아침 6시30분

날씨는 어제와 마찬기지로 아침안개가 자욱하여 바다도 앞에 보이는 산도 보이질 않을 정도다.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후 숙소를 나와 포구에 세워져있는 안내판을 보고 도우선착장이 있는 진1리방향으로 도로따라 걷는다.

도로따라 큰쑥개를 지나 가팔진 성황당 고개를 땀이 흐를 정도로 오른다.

만만한 고개가 아니다 올라오는 차량들도 속도가 떨어진다.

언덕이 휘어지기전 쑥개선착장을 되돌아 본다.

성황당고개에서 15분정도 내려오면 이개(진2리)정류소가 있다.

안내표를 보면 북2리에서 이곳까지 걸어온것보다 도우선착장까지가 더 가까운것 같은데 버스정류소 건너편에 등산로 입구를 알리는 표지목이 우리부부를 산길로 유혹한다.

등산로따라 마을 어귀로 들어서면 폐교된 학교가 보이고 마을의 갈래길이 여러번 나타나는데 무조건 우측길을 선택해야 한다.

노부부가 살고있는 마지막 민가를 지나면 큰 물탱크가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좌측길이다.

sk철탑이 표시된 등산표시목이 서있다.

운주봉,비조봉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마을입구에서 주민이 산길을 알려주었지만 부부단둘이서 이곳까지 온것만도 쉽지 않았다.

혹시나 길을 잘못들어 배시간을 놓치면 큰일인데 하는 걱정이 계속되었었다.

sk철탑이정표에서 조금 오르면 또 다른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진리(이개)와 서포전망대가 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정표를 무시하고 화살표 방향은 없지만 사람이 다닌 흔적이 뚜렷한 조금은 넓은 소나무 숲길로 걷는다.

빽빽한 소나무 숲이다.

자욱한 안개로 영화속에서나 느낄법한 마법의 숲과 같은 분위기다.

이정표에는 운주봉과 서포리 그리고 서포리 전망대가 표시되어 있다.

운주봉방향의 능선길로 발길을 옮기면 능선위에 나무의자가 놓여있다.

서포리방향을 조망할 수 있을것 같다.

아내와 단 둘이만 걷는 산길 두려움에 호적하기도 한데 마냥 즐겁게 걷는 아내의 모습에 흐뭇하다.

용솔소나무가 있는 쉼터에 다달았다.

이 깊은 숲속에  몇 개의 긴 나무벤치도 있고 맨발로 지압받을수 있는 돌길도 만들어져 있다.

맨발지압의 효과나 방법등의 안내판도 세워져 있다.

운주봉까지는 0.4Km남았다.

용솔나무쉼터에서 지압돌길을 오르면 산길은 점점 가파르게 오르는데 암릉길에 동앗줄을 잡고 오르기도 한다.

앞에 버티고 있는 큰 바위는 동앗줄을 잡고 애돌며 오르면 운주봉 정수리다.

높이는 219M

정수리는 소나무가 지키고 있는데 안개때문에 조망을 할 수 없으니 곧바로 운주봉을 내려간다.

산길에 비탈면은 경계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이정표가 있는 망제에 내려왔다.

서포리와 진리를 잇는 고갯길 같은데 지금은 산꾼들에게 비조봉과 운주봉을 이어주는 고갯길이 되었다.

비조봉까지는 700M남았다.

망제에서 비조봉으로 가는 길을 가파르게 오르면 가련하게 나리꽃 한송이가 피여있다.

이곳에서도 운조봉 오르듯 바위를 애돌아 오르면 망제봉이다.

수로측량점표가 표시되어 있다.

망제봉에서 능선길을 5분여 걸으면 진리(면사무소)와 비조봉으로 갈라지는 세갈래에 닿는데 어제 이곳에서 비조봉으로 향하였다.

돌이켜보니 국수봉까지 종주를 하기 위하여는 이곳에서 비조봉을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내려와 망제산방향으로 가야 한다.

어제 오르던길로 방향을 잡고 내려가다 좌측 샘터로 100여미터 내려갔으나 샘터는 물이 없어 되돌아 나와 어제의 들머리였던 진리성당위 등산안내판이 세워진곳에 내려왔다.

진리성당과 농협을 지나 덕적초,중,고등학교와 면사무소를 지나 도우 선착장에 도착하여 모든 일정을 끝낸다.

10시가 다 된 시간이다. 북2리에서 출발하여 3시간여가 걸렸다.

배 출항시간이 11시20분 켄맥주 한 잔을 마시며 출항시간을 기다려 예정된 시간에 인천으로 향한다.

이틀을 안개속에 거닐었던 덕적도의 산과 도로 아쉬움에 다시 찾을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