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2011년)

행복하였던 트레킹 (태안, 솔향기길 1코스)

Bravery-무용- 2011. 4. 30. 08:27

2011.4.24

충남 태안 솔향기길 1코스

꾸지나무골 해수욕장-큰어리골-와랑창-용난굴-여섬-가마봉-노루금-당봉 전망대-큰구매수둥-삼형제바위-만대포구 10.2Km

 

태화산우회

 

인천을 출발한 버스는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휴게소에서 아침식사겸 휴식을 갖고 603번 지방국도를 달려 9시30분경 태안군 이원면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에 멈춘다.

뽕나무과인 꾸지나무가 많아 꾸지나무골이라 불리우는 이곳은 태안반도 북쪽 끝부분에 위치하여 있다.

버스에서 내린곳에는 경기대학교수련원이 자리잡고있다.

 

정상적인 솔향기길1코스는 만대에서 시작하여 꾸지나무골까지를 일컽지만 트레킹후 점심식사를 위하여 반대방향으로 잡았다.

산우들 트레킹준비를 완료하고 경기대학교 수련원 옆으로 들어서면 곧바로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이 나타난다.

파도소리가 들리면서 앞으로 푸른 서해가 펼쳐지는데 좌측 멀리 이원방조제 끝으로 수평선과 맞닿아 태안화력발전소가 굴뚝에서는 연기를 피어올리며 아득하게 보인다.

백사장의 길이가 200여M인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은 푸른소나무와 어우러져 있다.

태안절경 천삼백리(솔향기 길)안내판앞에서 만대항까지 10.2Km의 코스를 확인하고 바닷바람을 깊게 들여마시며 본격적인 트레킹에 들어선다.

 

소나무숲길로 들어서는 길목에 물고기를 형상화한 통나무의자가 놓여있는데 김소월의 "진달레 꽃"시구도 적혀있다.

한편 소나무에는 "솔향기 길" 방향표시가 달려있는데 파란색과 녹색이 바다와 숲을 나타낸 듯하고 파란색과 녹색으로 개성있게 그려진 사람의 모습은 즐겁고 가볍게 걷는 모습이다.

햇살이 소나무숲사이로 스며드는 솔숲을 걸으며 고개를 숙이면 둥근털제비꽃, 남산제비꽃 그리고 양지꽃과 솜나물등 들꽃과 눈을 마주치고  어느새 도투매기다.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에서 1,4Km를 걸었다.

여섬방향으로 오르면 숲사이로 바다가 내려다 보이고 중간중간에 만대비치 산책로를 알리는 명판이 나무에 매달려있는데 명판 뒷면에는 만대비치 산책로를 개발한 개발인 차윤천과 그분의 핸드폰번호가 적혀있다.

차윤천님께서 2007년 태안앞바다에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하여 당시 자원봉사를 위하여 길을 닦다가 툭 터진 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고 생각해낸 것이 지금 우리가 걷고있는 이 길이다.

차윤천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다음날 헨드폰으로 감사의 문자를 보냈다.

 

산길에 표시된 지명이름은 이 지방 태안의 방언인듯 뜻을 모르는 명칭이 많다. 

야트막한 길을 오르고 내려가면 큰어리골이 나타나고 만곡의 해변에는 뾰족하지 않으면서 매끈한 기암의 갯바위들이 큰어리골해변을 지키고 있다.

해변뒤로는 몇 채의 별장형 주택들이 보인다.

만대항까지는 8,250M.

 

해변을 벗어나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숲길을 4분여 걸으면 작은어리골로 내려선다.

큰어리골해변과는 비교도 되지않는 작은 해변으로 바다에서 밀려온 쓰레기가 해변주위에 지저분하게 널려있다.

 

작은어리골에서 숲길로 오르면 전망이 좋은곳에 다다르는데 이곳의 지명은 와랑창전망대다.

전망대 아래에 수직굴이 뚫려있는데 파도가 거세면 와랑와랑 소리가 들린다 한다.

그래서 지명이름이 와랑창인지 모르겠다.

이곳에서 걸었던길을 돌아보면 만곡의 해변은 보이질 않고 솔숲만이 S자형으로 보인다.

사진도 찍으면서 푸른바다를 바라보며 깊게 심호흡을하고 와랑창 전망대를 떠난다.

 

바다와 솔숲을 걷다보면 군시설물이었던 진지와 철조망등이 어쩌다 띄엄띄엄 눈에 띄는 것으로 보아서는 민간인 출입을 금지하였을때 초소길이었을 것 같다.

만곡의 차돌백이에 도착했다.

갯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곳이다.

산우들 다리쉼을 하고 출발을 한다.

 

솔숲길을 올라서고 임도도 약간을 오르면 별쌍금 일몰전망대앞이다.

탁트인 서해가 일망무제로 펼쳐지니 일몰전망대로는 제격이다.

느긋하고 편안하게 서해를 바라볼 수 있도록 긴의자까지 마련되어 있다.

 

시멘트길따라 내려가면 별쌍금약수터앞이다.

용안굴을 가기위하여는 이곳에서 좌측으로 약50여미터 해안가로 내려간다.

옛날에 용이 나와 승천한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두 마리의 용이 한 굴씩 자리를 잡고 하늘로 오르기 위해 도를 닦았는데 우측의 용이 먼저 하늘로 승천하니 좌측의 용은 승천길이 막혀 버려 돌로 변하여 망부석이 되어 용굴을 지키고 있다고 용안굴 설명판에 적혀있다.

주위에는 곰바위, 거북바위가 같이 있다하나 해안과 맞닿아 있는 용안굴 주위는 기기묘묘한 갯바위들이 푸른바다와 소나무와 어울려 멋진 풍경을 만들고 있으니 찾을 수는 없다.

가마우지 한 쌍이 갯바위에 앉아 있는데 우리들을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 의연해 보인다.

용난굴앞 갯바위에서 걸었던 해변을 바라보면 작은어리골과 큰어리골은 W자를 세워놓은듯이 보여 활처럼 휘어져 들어간 해변은 보이질 않는다.

 

다시 별쌍금약수터로 되돌아나와 여섬방향으로 들어서면 푸른 산호초라는 뜻을 가진 펜션 블루라군(Blue lagoon)옆을 지나면 중막골해변에 닿는다.

물놀이릉 하기에는 적당치 못하나 낚시꾼들에게는 어울리는 해변같다.

 

중막골해변을 걷다 솔숲으로 오르면 지레너머에 오르는데 소나무숲아래로는 바다가 펼쳐진다.

바다를 바라보며 솔숲을 10여분정도 걸으면 돌앙뎅이에 닿는다.

앙뎅이는 태안지방의 사투리로 절벽을 뜻한다니 바위절벽을 뜻하는 것일까?

이곳에서 산우들 배낭도 내려놓고 20여분을 다리쉼을하며 먹거리가 펼쳐진다.

 

솔가리 산길만이 있는것이 아니라 굴껍질을 산길에 깔아놓아 빠드득소리를 내며 걷는 재미도 여러번 갖는다.

여섬해변 푯말이 달려있는 곳에서 내려서면 바다건너에 여섬이 더욱 가까이 보이는 해변에 닿는다.

해변은 모래와 자갈 그리고 조개 굴껍질로 되어있고 여러모양의 갯바위가 보인다.

여섬은 높이가 20여미터에 1Ha되는 작은 섬.

이원방조제 축조로 제방안에 단하나 남은 섬이 되었기에 남을여(餘)자를 붙여 이름을 지은 옛 선인들의 선경지명이 더욱 돋보인다.

또한 여섬은 어족이 풍부하여 지금도 갯바위 낚시터로는 제일로 친단다.

 

해변에서 다시올라서면 여섬전망대다.

소나무사이로 여섬이 보인다.

악너머약수터를 지나 우측 서해를 바라보며 솔가리길을 걸으면 가마봉에 닿는다.

만대항까지는 3750M가 남았고 소나무숲사이로 가야할 당봉까지의 해안선이 들쑥날쑥 보인다.

꾸지나무골부터 이곳까지 걸으면서 진달레나무를 보면 해풍의 영향인지 소나무숲에 가려서인지 다른 산의 진달레나무보다 훨씬 키가작은것이 특징이다.

 

가마봉에서 약간의 산길을 내려섰다 다시오르며 산허리를 돌면 큰노루금이정표 앞이다.

이정표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자그마한 만곡의 해변가에 닿는다.

갯바위에는 생굴이 다닥다닥 붙여있고 해변은 굴껍질과 자갈이 깔려있다.

바닷바람은 불고있지만 부는둥 마는둥한 느낌에 자갈밭 해변에 누워 높은 하늘과 먼 수평선을 바라본다.

수평선 끝으로는 화물선이 지나가고 해변 가까이에는 양식장의 모습도 보인다.

모든산우들 배낭을 모두내려놓고 갯바위에 붙어있는 석화(굴)를 따먹으며 짭짜름한 서해바다의 찥은 향기를 느끼며 즐거움을 만끽한다.

몇몇 산우들 버너를 끄집어내어 갓따온 굴에 라면을 끓이니 해물라면이 되었다.

해물라면을 안주삼아 소주와 담근술등으로 먹고 마시며 50여분을 머물었다.

 

노루금 표시판을 지나고 솔숲길을 걸으면 칼바위표시판에 소나무에 매달려있다.

해안쪽으로 수 미터 내려가면 큼직하면서도 뾰족한 갯바위가 보이는데 칼바위로 짐작한다.

근욱골해변에서는 만대항까지 3000M남았다.

이곳에 사시는 노인분께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여름철에는 젊은이들이 해수욕장을 찿는다 한다.

숲속길로 들어서면 샘너머가 나오고 좌측으로는 근욱골해변과 연결된 모래사장이 내려다보이며 서해가 확트이게 보인다.

 

작은 언덕을 오르면 우측으로 산불이난 흔적이 보이고 해먹쟁이를 지나면 우측으로는 내리마을이 보인다.

당동 팔각정 닿기 직전에 뒤돌아보면 해안 끝머리로 가마봉이 보인다.

꽤나 넓은 당봉전망대는 팔각정이 깔끔하게 세워져있고 안내판과 시구 그리고 조망판도 설치되어 있다.

임효상의 "솔햘기 길"시도 읽고 다시한번 차윤천님께 감사를 드리며 이렇게 넓은 청정해역이 2007년 처럼 유조선에 기름이 유출되는 일이 벌어져 기름으로 범벅이 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겠다.

지명알림판앞에서 알림판의 사진처럼 확트이게 조망되지는 않지만 가로리만을 가로지른 대산의 황금산과 만대항, 벌말해수욕장을 조망하고 남쪽으로 서산의 팔봉산은 저기쯤일것이다하고 가늠하여본다.

 

당봉전망대를 출발하여 조금만 걸으면 마을과 임도로 내려가는 길이 구분되는데 임도길을 따라가면 다시 우측으로 만대항을 가리키지만 임도를 계속걷는다.

2개의 물고기형상의 통나무의자가 길을 안내한다.

입성끝 전망대를 지나면 큰구매쉼터가 나타나는데 김소월의 시 "개여울"의 시구가 쓰여있는데 가수 정미조가 불러 히트를 시켰였다.

통나무에 앉아 시를 읽으며 노래도 흥얼거려 본다.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 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 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해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아래로는 큰구매수둥이 내려다 보인다.

수둥이란 해변을 뜻하는 태안지방의 방언이란다.

기이한 형상의 남자목각을 만나는데 목각이 빗자루를 든것은 쓰레기를 되가져가라는 뜻일까?

큰구매수둥에 내려와 해안을 걸으며 바다를 바라보면 황금산은 한눈에 닿는다.

 

다시 임도에 오르고 세갈래에서 통나무의자가 방향을 가리키는 곳으로 내려가면 삼형제바위표지목앞에 선다.

삼형제바위는 보는 장소에 따라 하나로도, 둘로도, 셋으로도 보인다 한다.

이렇게 보이는 현상으로 한집안에 삶을 같이하는 삼형제가 서로 감싸주고 의좋고 다정하게 지내면서 잘못된것은 숨겨주고 잘된것은 들어내는 형상과 같다고 전해지고 있어 의좋은 삼형제 바위로 알려져 있다.

 

임도를 걸어 연주 현씨 묘입구를 지나 시멘트길을 내려와  땅끝마을 펜션을 지나면 내2리 버스정류소가 나타난다.

만대염전을 지나면 곳곳에 꽃게잡이 어망이 가지런히 쌓여있는 모습도 보인다.

만대포구에 도착하여 모든일정을 끝냈는데 2시30분이 조금 지났다.

만대마을 가로리만 너머로 보이는 곳은 서산의 대산읍이다.

만대(萬垈)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 곳"이라는 뜻인데 정작 마을은 아담한 포구마을이다.

태안반도 북쪽 가로리만 끝자락에 있어 "가다 가다 그만 가고 만대"라는 말이 있다.

 

휘어지듯 부드러운 곡선을 끝없이 만들든 해변.

바닷가에 내려오면 날카롭고 뾰족한 갯바위, 칼로 자른듯 뚝 끊어진 갯바위, 결이 새겨진 갯바위, 널부러져 있는 갯바위에는 석화(石花)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갯바위의 기기묘묘한 모양들이 연결된 해안에서도 성질이 다르게 있는것에 자연의 신비함을 느끼고 

솔숲으로 들어서면 솔향기를 맡으며 약27번 정도의 고개를 넘었지만 힘도 부치지않는 아담한 산길.

일망무제로 펼쳐진 푸른 서해바다에 온갖 풍진을 날려버린 정말로 행복한 트레켕이었다.

여름에 다시 찿을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