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2010년)

백암산에서 가을의 락(樂)을...

Bravery-무용- 2010. 11. 4. 10:28

2010.10.31

내장산 국립공원내 백암산-상왕봉(742.2M)

태화산우회

9시30분경 내장산 국립공원 남창지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남창지구는 내장산 국립공원 남부에 속하고 전남 장성군 북이면이다.

버스에서 내려 우선 하늘을 올려다 본다 하늘은 높고 하얀구름이 깔려있는 산행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다.

산우들 모두모여 단체사진을 찍고 안내도에서 산행코스를 확인하고 앞에 올려다 보이는 봉우리를 보며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전남대수련원 갈림길에서 우측 탐방로길로 들어선다.

아스팔트 도로가 끝나고 차량도 출입 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서면 탐방지원센터 앞이다.

은선골, 산성골, 새재골, 하곡동골에서 흘러내린 물이 만나며 남창게곡을 만드는 이곳은 울창한 삼나무 숲으로 삼나무에서 내뿜는 피톤치드가 철철 넘쳐나는 곳이다.

지원센터를 거쳐 돌계단을 오르는데 초록의 나뭇잎과 붉게 물들어가는 나뭇잎이 어우러진 숲길은 나뭇잎사이로 가을햇살이 비추고 조릿대는 바지가랑이를 스친다.

계속오르는 너덜길이지만 왠지 힘이 부치지 않는다.

몽계폭포 이정표에서 우측길 50여미터를 들어가 몽계폭포앞에 선다.

조선조 선조때 하곡(霞谷) 정운용 학사가 수도 하던곳으로 상왕봉과 사자봉에서 흐르는 물이 울창한 숲과 우람한 바위에 부딪쳐 옥구술처럼 맑게 몽계(蒙磎)의 폭포수가 되어 내릴 때 신선의 운무(雲霧)를 날린다 하여 일명 하곡 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오늘은 폭포에 물은 아주 가날프게 떨어지고 검은빛의 거대한 암벽과 몇 번에 걸쳐 층계를 이룬 검은 빛의 폭포의 모습만이 보일 뿐이다.

몽계폭포를 나와 몽계폭포위의 몽계교 다리를 지난다.

탐방지원센터에서 몽계폭포까지 가파르게 올랐다면 몽계교를 지나면서 계곡은 펑퍼짐하면서 완만하게 오르는 길로 바뀐다.

오르는 비탈길 넓은 공터에서 다리쉼을 한 번하고 나무계단을 오르면 능선사거리 안부에 닿는다.

능선사거리에서 곧바로 내려가면 운문암과 백양사로 바로 내려가고 좌측으로는 상왕봉으로 우측으로는 사자봉으로 가는 길이다.

사자봉까지는 불과 200여미터다.

사자봉으로 오르는 길은 조릿대길따라 10여분 못미쳐 오르면 사자봉에 선다.

사자봉 해발 722M.

사자봉에서도 곧바로 가면 3.9Km 백양4주차장으로 가는 화살표가 표시되어 있다.

펑퍼짐한 넓은 봉우리에 먼저 도착한 산우들 멍석을 깔아 놓았다.

직벽위 전망하기 좋은곳에서 바라보면 나뭇가지사이로 상왕봉은 손짓을 하고 능선 너머로는 정읍이 내려다 보이고 같은 국립공원 내에있는 입암산주위의 봉우리들이 봉긋하다.

발아래를 내려다 보면 하곡동골의 골짜기가 부드러우면서도 깊게 내려다 보이는데 저 골짜기따라 올라 온것이다.

20여분을 산우들과 정을 나누며 산의 정취에 푹 빠져들고 다시 능선사거리로 내려와 상왕봉으로 오른다.

중계탑을 지나 암릉길도 오르면 암봉으로 되어있는 상왕봉 정수리다.

해발 741M다.

사자봉과 백학봉 사이에 우뚝솟은 봉우리로 백암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상왕봉 정상을 기준으로 북으로는 전라북도 남으로는 전라남도를 경계한다.

정상석은 보이지 않고 국립공원 안내판에 정상의 높이를 표시하였다.

남쪽으로 바라보면 의적 홍길동이 신출귀몰하게 활동하였던 무대 장성의 산봉우리들이 가까이는 사자봉이 보이고 고개를 북서로 돌리며 아래를 내려다 보면 사자봉과 상왕봉사이의 하곡동골은 사자봉에서 보다 더욱 뚜렷하고 고개를 올리면 멀리는 입암산의 봉우리다.

북으로는 벌판 넘어 멀리 정읍시이다.

산우들 또 한번 멍석을 깔고 정담을 나누며 조각구름이 떠다니는 높은 가을 하늘아래에서 땀을 살짝 식혀주는 금풍(金風)을 맞으며 산정의 기쁨을 누린다.

뒤따라오는 다른 산행객들로 정상표지목앞에서는 등산객이 붐벼 단체사진만 찍고 백합봉으로 향한다.

죽순의 산길과 직벽아래의 산길 그리고 부드러운 능선길을 걸어가면 직벽위 능선길 바위에 걸려 있으면서도 휘어져 멋을 더욱 뽐내는 소나무 한 그루가 쉬었다 가란다.

장성군과 백양사방향의 풍경이 기가막히게 내려다 보이기도 하여 어느 사람이든 이곳에서는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다.

운영(雲影)으로 깊은 골은 더욱 깊어보이는 골짜기를 바라보며 더욱 깊어져가는 가을을 느낀다.

산우들 풍경을 배경으로 얼굴을 디카에 담는다.

이제 백학봉은 1.1Km남았다.

해발 721M상에 있는 헬기장을 지나면 또 한번 헬기장을 지난다.

상왕봉에서 헬기장까지는 전라남도와 전라북도를 경계하는 능선이기도 하다.

이 능선길은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나무가 다른 능선보다 많이 보인다.

해발 651M 백학봉에 다달았다.

백학이 날개를 펴고있는 모습같다하여 붙여진 이름.

육당 최남선께서는 <흰맛,날카로운 맛,맑은 맛,신령스런 맛이 있다>고 극찬한 봉우리다.

순창군과 장성호 그리고 백양사 방향이 내려다 보인다.

백학봉에서 철게단도 있는 가파른 길을 내려가면 학바위 전망대다.

추락주위 위험판에 세워져있는데 몇 그루의 소나무가 멋을 낸다.

노산 이은상선생이 아름다움과 비경에 시로 담아낸 학바위다.

<백암산 황매화야 보는 이 없어/저 혼자 피고진들 어떠하리만/학바위 기묘한 경 보지 않고서/조화의 솜씨랑은 아는체 마라>

깍아지른 절벽 너머로는 가인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펼쳐지고 멀리는 장성호의 잔물결은 햇살에 은빛을 발하고 호남의 들판이 펼쳐져 있다.

절벽아래로는 백학봉에서보다 더 가깝게 백양사 가람이 단정히 내려다 보이고 쌍계루도 보인다.

탐방지원센타 건너로는 옥녀봉이다.

학바위 전망대에서 내려와 돌계단과 나무테크계단을 내려오면 우측으로 짧은 암릉이 닭벼슬 모양으로 나타나는데 좌우 양쪽으로는 낭떠러지다.

출입을 금지 시켰지만 벼슬위를 걸어 끝으로 가면 옆으로는 직벽의 학바위가 보이고 학바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과 비슷하지만 그 풍경은 전혀 싫증이 나지 않는다.

다시 나무테크계단과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상왕봉3.1K, 백학봉0.7K, 백양사 1.1K를 알리는 표지목앞이다.

조금더 내려와 우측으로 꺽어지면 영천굴 약수터 앞이다.

사시사철 끊이지 않고 일정하게 나온다는 석간수다.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약수터 위로 올라서면 굴안에 관세음보살상이 있는 영천굴이다.

영천굴에서 되내려와 몇 개의 돌탑이 있는곳을 돌면서 오르면 약사암이다.

골바람이 살며시 스쳐 지나가니 풍경소리가 은은하게 들린다.

약사암 직벽위에가 영천굴이 있는 것이다.

약사암에서 약400여미터를 내려오면 넓은 공터가 나오고 비자나무숲이다.

이제는 시멘트길로 넓은 산책로다.

졸참나무,합다리나무,산개벚지나무들과 함께 내려오면 좌측으로 국기단이다.

국기단은 나라에 재앙이 발생하였을때 조정에서 천진지지에 국태민안을 기원하던 곳이란다.

조금만 더 내려오면 대가람 백양사이다.

백암산 동쪽기슭 가인봉과 백합봉사이 골짜기에 자리 잡았다.

백제 무왕33년(632년)에 여환선사가 백암사라 세웠고 조선 선조때 백양사라 고쳤다.

사천왕문에는 "고불총림백양사"라는 현판이 걸려있는데 총림(叢林)이란 일반적으로 잡목이 우거진 숲을 뜻하지만 불교적으로는 많은 스님들이 모여 수행정진하는 절을 뜻한다.

조용히 경내를 돌아보고 쌍계루앞에 선다.

불게 물들기 시작하는 아기단풍나무에 둘러싸인 단아한 쌍계루.

쌍계루 연못의 수면위에는 파란하늘도 나무도 산도 선명하게 비치고 우뚝솟은 백학봉도 멋진 조화를 만들면서 한폭의 동양화를 만들고 있다.

돌다리목을 건너는 탐방객들의 모습도 정감이 간다.

산행을 시작할때 산행대장이 도착시간을 알려 주었지만 비경을 담느라 시간을 잊었다.

지원센터로 내려가는 길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되었다는 갈참나무가 서있는데 목을 뒤로 젖혀야만 크기를 알수 있고 김인후의 자연가를 읽으면서 절로절로 자연과 하나가 되며 내려오면 "조선팔경 국립공원 백암산 백양사" 큰빗돌을 지난다.

백양사박물관을 지나고 탐방지원센터도 지나면 "백암산고불총림백양사"일주문을 나오면 주차장과 위락단지에 내려와 산행을 끝내고 몇몇 산우들과 식당에서 하산주와 점심식사를 하며 모든 일정을 끝내고 인천으로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