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7
속리산
태화산우회
오늘 산행은 고 정상묵 산바우대장의 추모산행이다.
버스안에서 추모동영상을 보며 화북지원센터에 내렸다.
단체사진을 찍고 문장대 3.8Km를 향하여 출발한다.
찻속에서는 안개가 짙었는데 오를수록 안개는 걷히더니 구름 한 점없이 하늘이 파랗다.
화북지원센터에서 1시간30여분을 오르면 산바우님께서 지나치지않고 꼭 오르셨던 전망이 좋은 바위위를 오른다.
이곳에서 청화산과 대야산을 이어주는 백두대간의 능선길이 보이지만 아직도 멀리는 안개가 끼여 오늘은 보이질 않는다.
많은 산우들이 산바우대장이 즐겨 오른 바위위를 극터듬어 올라선다.
위를 올려보면 문장대가 양옆으로는 암봉들이 힘차게 서있다.
암봉에서 내려와 20여분을 오르면 문장대와 천왕봉으로 갈라지는 안부에 닿는다.
추모제는 이곳 너른바위에서 진행 할 것이다.
문장대를 바라보니 철계단에도 사람들이 줄지어 있어 문장대에 오르는것은 포기를 하고 이곳에서 다리쉼을 하며 문장대에 오른 산우들을 기다린다.
초이스대장과 몇 분들이 추모제준비를 마치고 11시30분경 추모제가 시작된다.
산바우님이 가장 사랑했던 백두대간 능선에 포함되는 속리산 문장대에서의 추모제는 더욱 뜻이 깊다.
진행은 산악인이신 늘푸른 소낭구님께서 맡고 묵념, 고인의 약력, 시나님의 추모사, 늘푸른 소낭구님의 추모사이어지고 참가한 사람들이 고인에서 술을 올리는 의식으로 진행된다.
시나님과 늘푸른 소낭구님의 추모사를 읽을때는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눈시울을 적셨다.
(시나님의 추모사)
만추의 계절 늦가을에 산바우대장님께서 태어나신 고장인 이곳 탑골암에서 49제를 지내고 오늘 님께서 아끼시고 이끄시던 태화산우회님들이 이곳 문장대에 함께모여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는 거짓말같은 이별을 고하고저 합니다.
님은 저희를 두고 가시지만 그 영혼이 머무시고 드리워진 이 山길에서 오늘 님의 부름에 답하고자 님이주신 山사랑을 기리며 추모사를 바칩니다.
대장님과 함께 공유한 세월속의 아름다운 산하와 명승지가 님의 환한미소를 머금은채 떠나가지 않으려는 회상이 가슴아파옵니다.
저곳의 山그리메속에 계실듯하고 누이를 열창하실때의 천진한 미소도 그데로인데 이젠 님이주신 山으로가는 정도의 길밖엔 없음이 서럽지만 대장님이 가르치신 그대로를 실천하며 그 이상을 노래하겠습니다.
님께서 머무시는 천상화원인 그곳에서 영면하시며 이젠 평한히 쉬십시요.
대장님 이젠 더이상 저희는 슬퍼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당신을 사랑 합니다.
영원히.......
안녕히 가십시요
태화산우회 일동
푸른 소낭구님의 추모사
고 정상묵 대장님에게 바칩니다.
사십대에 당신을 만났습니다.
오십대에 당신과의 인연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 인연이 너무나 짧았기에
당신이 사무치도록 그립습니다
지금
당신께서 산이 되어 제 앞에 서 계십니다.
산을 사랑했던 당신을 기억해달라며
큰 산이 되어 제 앞에 서 계십니다.
당신과의 소중한 인연 지우지 않겠습니다.
하여
당신의 기운이 배어있는 속리산 자락에서
당신을 온전히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모습이 또렷합니다.
당신께서 흘리신 땀이 온 산에 베여 진동합니다.
그 땀 냄새가 역겹지 않은 것은
열정적인 당신의 산사랑이 배어있기 때문입니다.
정상묵 대장님!
당신을 뒤따르며 들었던 숨소리가
아직도 제 귓전에 쟁쟁합니다.
그 숨소리를 느끼고 있노라면
온화하고 인자한 당신의 모습이 살아납니다.
당신께서 산에 취해 행복해하시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조금만 더 힘내시지요.
조금만 더 견디시지요.
어찌하여
땀이 베인 배낭을 내려 놓으셨는지요?
어찌하여 온 산하를 휘젓고 다니시던 그 등산화를 벗으셨는지요?
이 땅에 있는 산 더 갈 곳이 없어 그러셨습니까?
이 땅에 있는 산 더 오를 곳이 없어 그러셨습니까?
당신의 생전 모습이 떠오릅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 누워계시던 그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곳에 누워 무엇을 생각하셨습니까?
평생 다녔던 산들을 돌아 보셨습니까?
아니면
앞으로 가야할 산들 세고 계셨습니까?
그 곳 북망에 있는 산이 그토록 궁금하셨습니까?
그토록 빨리 가보고 싶으셨습니까?
뭐라구요? 대장님~!!
이승에서의 산
원도 없이 한도 없이 오르셨다구요?
아~그러셨군요.
당신께서 그리 생각하신다면 더 이상은 슬퍼하지 않겠습니다.
당신께서 그리 생각하신다면 더 이상 가슴 아파하지 않겠습니다.
당신의 선택을 온전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렇지만 아쉬움이 큽니다.
당신과의 인연이 너무나 짧았기 때문이지요.
정상묵 대장님!
당신께서 산중에 열겠다던 사진 전시회
지리산 정상에서 치루 시겠다던 칠순잔치
꼭 초대받고 축하해드리고 싶었는데
결국 그 약속은 지키지 못하셨잖습니까?
그곳에서 준비하세요
그곳에서는 꼭 약속 지켜 주세요.
당신께서 그토록 좋아하시던 약주
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
맛나게 드셔야합니다.
그러실 거지요?
정상묵 대장님~!
당신과의 짧았던 인연이지만
오랫동안 함께하겠습니다.
이 땅에 있는 산
아니 당신과 함께 했던 해외 산들을
오르고 내릴 때도 늘 함께 하겠습니다.
제가 산을 찾을 때면 늘 당신을 옆세우고 함께 오르겠습니다.
당신께선 미쳐 제게 들려주지 않았던 산 이야기들
그땐 마음껏 풀어주실거지요?
그러시겠다고요.
고맙습니다.
부디 바라옵건대
북망산천에서도 가고 싶은 산 두루두루 오르내리십시오.
이승에서 못 다한 산들 그곳에서 다 오르십시오.답사 많이 해놓으세요.
언젠가 제가 그곳으로 가면
대장님 꼭 찾아 뵐 테니
그땐 그곳의 산 안내 잘 해주셔야합니다.
꼭 그러실 거지요?
삼가 당신의 명복을 빌며 최송희가 올립니다.
2010년 11월7일 속리산에서
하늘나라에서 산바우대장님이 보살펴 주셨는지 짙은 안개는 걷히고 투명한 가을 하늘의 날씨로 바뀌었다.
추모제를 마친 산우들 산바우님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거두고 능력에 따라 3코스로 나누어 다시 산행에 나선다.
바로 법주사로 내려가는 팁, 천왕봉오르고 법주사로 내려가는 팁, 그리고 신선대,금강휴게소거쳐 법주사로 내려가는 팀으로 구분되었다.
나와 산내들,나뭇꾼부부는 신선대방향으로 내려간다.
경엽대에서는 입석바위와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길이 멋지게 펼쳐져 보인다.
금강휴게소에서는 감자전에 막걸리 한사발로 목을 적시며 비로산장을 지나 부지런히 내려와 좌측으로 꺽어지며 탈골암으로 오른다.
불자였던 고 산바우님께서 자주 다녔던 암자로 49제를 지냈던 곳이다.
오래된 암자로 왠만한 사찰보다도 크다.
아직 위패는 모셔져 있지 않았지만 탈골암에서 산바우대장님을 다시한번 기리고 부지런히 버스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예정시간보다 늦어 점심식사를 하지는 못하였지만 버스에 올라 인천으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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