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2010년)

"봄봄"길따라 금병산 오르고 "산골나그네" 능선길을 걷다

Bravery-무용- 2010. 11. 25. 15:01

2010.11.21

춘천 금병산 652.2M

태화산우회

 

홍천과 춘천을 이어주는 원창고개에 아침 8시경 태화산우회 버스는 멈춘다.

원창고개는 해발 330M로 고개위로는 춘천 중앙고속도로가 지나간다.

안개가 자욱하여 수십미터 앞만 보인다.

웰빙가든 간판이 세워져 있는곳에서 시멘트길따라 걸으면 녹색바탕에 금병산 1.8키로(1시간)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부터 산길이 시작되는데 곧바로 오름길이다.

안개는 계속 골에서 잣나무숲속으로 피어오르고 있다.

잣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낙엽송 군락지가 나타나고 움푹패진 오름길을 오르면 주능선에 닿는다.

숨을 고르고 능선을 걸으면 곧바로 정상으로 가는 길과 우회를 하여 정상으로 가는길로 구분되는데 우회등산로를 선택하여 작은 봉우리를 오른다.

작은 봉우리에서 내려서면 정상으로 가는 길과 만나는데 큰 차이는 없다.

헬기장에 도착하면 금병산 정상 0.47Km, 원창고개 2.1Km표시목이 세워져 있다.

원창고개에서 1시간 조금 더 걸었다.

들머리에 있던 녹색바탕이정표에 표시되었던  정상의 거리가 다르다.

춘천시에서 세운 헬기장의 표시목의 거리를 따르기로 한다.

첫 번째 헬기장에서 10여분정도 능선을 걸으면 헬기장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정상에 있는 헬기장이다.

헬기장 우측으로 표지목이 세워져있고 산불감시탑과 목재 테크로 만든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정상석은 오석에 해발 652M 표시되어 있는데 손으로 들어 올리면 들어 올려진다.

가을이면 그 산기슭이 비단병풍처럼 둘러친듯 아름답다고 붙여진 이름 금병산 정상이다.

안개가 골짜기 아래를 숨겨 놓고 있지만 저 아래는 신동면 증리로 소설가 김유정의 고향으로 그의 많은 작품속에 실제 배경이 되었던 마을이다.

그래서 금병산 능선길은 김유정의 작품명으로 이름이 붙여졌는데 원창고개에서 정상까지의 능선길 이름은 "봄봄"길 이다.

김유정의 단편소설 봄봄은 1935년 조광(朝光)에 발표한 작품으로 혼인을 핑계로 일만시키는 장인과 그런 장인에게 반발하면서도 이용만 당하는 순박하면서도 어리숙한 머슴 즉"나"의 갈등을 그린 소설로 그시대의 궁핍한 농촌과 생활상을 엿 볼수 있게 한다. 

전망대에서 사위를 둘러보아도 안개만이 자욱하여 조망판의 사진만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랜다.

태화산우들만이 있는 전망대에서 먹거리들을 끄집어내니 전망대 바닥이 휘어질 정도로 진수성찬이 되어버렸다.

멀리는 안개가 끼었지만 머리위로는 햇살이 비치고 바람도 불지 않아 40여분 이상을 머무르며 산우들과의 우정을 쌓는다.

정상을 출발한다.

육산인 금병산 능선길은 낙엽을 밟으며 걸어 발바닥의 느낌이 아주 편안하다.

햇살이 비치지만 아직도 골에서는 안개가 능선위로 피어 오른다.

산길에 특이한 풍경은 없지만 소나무 한그루가 "ㄱ"자로 꺽어지다 다시 곧게 뻗는데 지탱하고 있는 지렛대도  없이 살아가고 있는 소나무의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소나무앞에서 포즈도 잡아본다.

시나브로 능선을 걸으면 김유정문학촌과 저수지로 갈라지는 능선삼거리에 닿고  삼거리에서 다시 저수지 방향으로 걸으면 김유정역과 금병산 방향을 가르키는 표지목앞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다리쉼을하고 능선길을 10여분 걸으면 김유정역과 증2리(한들)로 갈라지는 세갈래 능선길이다.

정상에서 이곳까지는 "산골나그네"길이다.

1933년 제일선(第一線)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덕돌이에게 위장혼인까지하여 있다가 어느날 남편에게 옷을 입히고 떠나는 여인의 뒤에는 덕돌이의 낮익은 음성이 들린다.

불쌍한 시대를 살아가는 가난한 삶의 애환과 애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곳에서 좌측 김유정역으로 내려가면 엄청난 규모의 잣나무숲이 나타난다.

잣나무숲에는 삼림욕에관한 설명서도 세워져있고 의자등 삼림욕을 할 수 있게 마련되어 있다.

한 번 이곳을 찾고싶은 생각이 든다.

잣나무삼림욕장에서 내려와 김유정역으로 내려가면 마을 어귀로 들어서는데 증1리경로당앞에는 김유정의 공적을 기록한 "김유정 공적비"빗돌이 세워져 있다.

70번 지방도로에 내려오면 도로 건너에는 경춘선 김유정역이 한참 새단장을 하고있고 신동면사무소와 우체국, 농협이 한눈에 들어오는 작은 면소재지다.

대용닭갈비식당에서 춘천의 유명한 닭갈비에 이슬이로 취기를 느끼며 점심식사를 마치고 김유정생가와 문학관을 방문한다.

문학관에서 원본김유정전집을 구입하였다.

언젠가 한번은 잣나무삼림욕장과 김유정의 고향 설레마을을 다시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취기속에 버스에 올라 인천으로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