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
지리산 둘레길 두 번째
함양군 동강마을-방곡마을-추모공원-상사폭포-쌍재-산불감시초소-고동재-산청군 수철마을
약 11.9 키로
태화 산우회와 함께
고속도로를 나와 60번국도를 달려 동강마을 입구인 엄천교 다리앞에 오전 9시 35분경 태화산우회 버스는 멈췄다.
오지였던 동강마을이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교통이 많이 나아졌다.
엄천교앞에는 평촌 동강부락을 알리는 큼직한 입석이 우리 산우들을 맞이한다.
엄천교를 건너면서 강과 산이 함께 흐르는 아름다운 마을로 불리우는 동강마을이다.
다리를 건너면 좌측으로 조선초기 성리학자인 김종직이 함양군수시절에 지리산을 오른 탐방코스가 안내되여있지만 몇 군데의 지명만이 알 뿐이다.
그러나 그 시대에 산하에 대한 애정과 지식을 엿볼 수 있고 천왕봉까지 오른 개척산행은 대단하다 하겠다.
"사단법인 숲길"에서 세운 동강 수철1번째 표시목앞에서 대장님으로 부터 유의사항을 듣고 아스팔트포장길인 방곡마을 방향으로 걷는다.
마을 들판에는 수확을 끝낸 논들과 갓 심어놓은 양파밭이 어울려져 있다.
둘레길에 표시되여있는 신틀바위는 둘레길에서 벗어나 있는지 보이질 않고 방곡마을 오석이 세워져있는 삼거리에서 우측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걷는다.
이 도로는 방곡마을과 추모공원으로 가는 길로 추모로(追慕路)로 명명되었다는 안내문이 세워져있어 몸과 마음을 경건하게 추스리고 20여분 정도를 올라 6.25전쟁중 국군에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을 모신 묘역 산청 함양 추모공원 앞에 닿는다.
억울하게 희생된 양민들에게 억울함을 돌려주듯 입구에는 회양문(廻陽門) 글씨가 편액되여 걸려있다.
잠시나마 당시의 아품을 느끼며 영령들을 위로하며 공원을 둘러본다.
공원에서 나오면 큰 나무에 편히 쉴수 있는 의자도 놓여 있는데 그 풍경은 깊어진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며 다가선다.
오늘은 11월 첫 날 가을에서 겨울로 치닫는 달, 순우리말로는 미틈달이라 한다.
상사폭포 1.8키로, 동강마을 2.9키로 방곡마을 표시목 도로 안쪽으로는 방곡마을의 가옥들이 보인다.
둘레길을 걷기위하여는 도로에서 좌측으로 꺽어져 내려가 소형차도 다닐 수 있는 오봉계곡 개울을 건너 화살표 방향따라 U자형으로 휘어지듯 돌면 좌측 건너편으로 위쪽으로는 추모공원이 보이고 둘레길은 오솔길로 바뀐다.
사이사이 보이는 은빛억새와 들꽃들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돌계단도 오르는 아주 호젓한 산길이다.
오늘 걷는 둘레길중 첫 번째로 관심을 가지며 보야할 곳 중 한군데 상사폭포다.
홍엽으로 물든 나뭇잎과 직벽에는 푸른소나무의 어울림에 검은색 암반에서 3번에 걸쳐 떨어지는 물줄기 소리, 골을 타고 오르는 가을 바람소리가 함께 어울려 가을노래를 부르는 듯 하다.
폭포수 소리를 들으며 폭포앞 넓은 암반에서 산우들 먹거리가 펼쳐지니 옛 선비들의 풍류를 느끼듯 한 또 다른 즐거움을 만끽한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절절함이 담긴 전설의 상사폭포.
너무 머무르면 전설속의 남자가 다시 뱀으로 나타날까봐 슬그머니 길위로 올라선다.
폭포위에서 머물렀던 상사폭포의 아래를 보기위하여 고개를 쭉 내밀며 아찔하게 내려다 본다.
방곡마을에서 부터 1.8키로를 걸었다.
상사폭포로 흘러드는 작은 지류를 건너면 조그마한 억새밭과 산비탈 오솔길을 오른다.
사유지에 지리산길을 허락하여 주신 마을 주민께 감사 드린다는 팻말이 보인다.
대나무로 만든 난간이라 더욱 정감이 가는 오솔길을 걷다보면 대안학교인 범숙학교에서 세운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도 보인다.
쌍재 임도로 오르기 직전에 우측으로 대문에 막걸리와 손두부를 판다고 쓰여있는 쉼터에 다달른다.
대문안으로 들어서니 먼저 온 산우들 시끌벅적 한 상이 벌어졌다.
쉼터 둘레는 주렁주렁 달려있는 감나무들이 보이고 뒤로는 왕산의 봉우리가 빼곱하게 보인다.
막걸리 한 사발로 목을 촉촉히 적시고 쉼터를 나와 우측으로 꺽어지면 소나무 한 그루가 반긴다.
오늘 둘레길 걷는중에 가장 돋보이는 소나무다.
임도에 올라서면 지리산둘레길 표지목이 세워져있다.
임도위에서 오랜만에 먼 산들을 바라보고 우측으로 걸으면 소나무숲에는 솎아베기한 나무들이 유난히도 많이 보인다.
지도상에 표시되여 있는 쌍재 쉼터앞이다.
돌로 주위를 다듬어 놓은 틈사이 파이프에서는 샘물이 일정하게 나오고 옆으로는 긴의자가 놓여있다.
쌍재쉼터를 조금 지나면 쌍재다.
예전에는 함양 휴천에서 산청으로 가던길로 상당히 큰 대로가 있었고 주막과 큰 마을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쌍재를 알리는 표시목만이 세워져 쌍재와 구사를 구분하여주고 왕산과 고동재 방향을 알려줄 뿐이다.
화살표 따라 고동재의 반대 방향인 왕산으로 잠깐 들어서 본다.
이 높은 곳에 산허리를 깍아 흉물스럽게 보이는 넓은 공터를 조성한 곳에서 등산 안내판을 보며 왕산의 봉우리만 올려다 보고 되돌아 나와 고동재로 가기위하여 숲길로 들어선다.
떨어진 낙엽, 낙엽내음과 숲길에 깔린 낙엽을 서걱서걱 밟으며 깊어진 가을의 정취를 듬뿍느끼며 걷는다.
조림한듯한 낙엽송의 숲길도 활엽수의 능선길도 걷다보면 좌측으로 왕산과 필봉산이 나뭇잎사이로 보이고 산청읍내도 산아래에 펼쳐진다.
오늘 산행중 가장 숨이 가쁘고 걷는 길로 둘레길을 걷다기보다 산봉우리를 오르듯이 걸었다.
가뿐숨에 땀방울이 등뒤로 송골송골 맺힐쯤에 산불감시초소에 도착하였다.
숨을 고르면서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사방을 둘러본다.
오늘 지리산 둘레길중에 가장 조망이 좋은 곳이다.
은빛억새는 바람따라 흔들리고 왕산과 필봉산은 뚜렸하고 왕산과 필봉산아래로는 수철마을도 더 멀리는 산청군 마을들이 내려다 보인다.
지리산 동북부능선이 보인다.
저멀리 보이는 능선에 봉우리들 두류봉,하봉,중봉을 가름한다.
산불감시초소에서 내려와 바람이 잦아든 곳에 자리를 잡고 수북히 쌓인 낙엽을 돗자리삼아 점심식사를 위하여 먹거리들을 펼친다.
40여분동안을 머무르면서 정답게 산우의 정을 나눈다.
10여분정도 능선을 걸어 조그만 봉우리에 선다.
왕산과 필봉산 그리고 반대편으로는 함양의 마을들이 내려다 보인다.
소나무 숲길을 내려와 고동형으로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 고동재에 다달았다.
수철마을 까지는 3.5키로다.
우측으로는 가현과 방곡리로 가는 임도길이다.
좌측 수철마을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걷는길은 시멘트길이다.
구불구불 시멘트길을 내려오면서 보이는 것은 만산홍엽의 가을 산들과 이야기를 나누듯 함께 유유자적하게 걷는다.
고동설관광농원 간판이 걸려있고 입석옆 나무아래에는 평상이 놓여있는데 우리를 기다리는 듯 하다.
나와 동년배에 가까운 주인의 고동설에 대한 전설을 구수하게 들으며 막걸리를 마시다 보니 30분이 훌쩍 흘렀다.
배낭속에 있었던 인천 소성막걸리 한 병을 마셔보라 건너주고 자리를 일어났다.
꼭 벼가 고개를 숙인듯한 모습의 율무밭이 많이 보이고 주렁주렁달린 감나무에 감 그리고 오래된 식탁과 나무의자 하나가 놓여 있는데 그모습은 그림을 그려 놓은 듯한 풍경을 보여준다.
너나 할것없이 모두가 의자에 앉아 포즈를 취한다.
진주산업대학 학술림을 지나면 수철마을이 보이고 수철리동회관과 수철1교를 지나 버스에 도착하였다.
무쇠로 솥이나 농기구를 만들었던 철점이 있어서 수철동이라는 마을 이름이 붙여졌단다.
세 번째 지리산의 연결 길을 기다리면서 지리산 둘레길 두번째를 마친다.
쌍재 쉼터에서 부터 수철리 마을까지는 지리산 둘레길이라기 보다 왕산과 필봉산 둘레길을 걸었던것과 다름이 없었다.
2보1원 20.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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