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8.23
경북 문경시 백화산(1,063 미터)
인천 산지기산악회
오늘 산행은 인천산지기산악회와 함께 경북 문경에 위치한 백두대간에 속한 백화산이다.
인천을 출발한 버스는 문경새재 IC를 거쳐 3번국도를 달리다 지하통로를 빠져 나와 문경읍 마원1리 마을회관앞에 산우들을 내려 놓는다.
회관앞에는 마을사람들의 쉼터 역할을하는 조루정(鳥樓亭)이 정자나무 아래 자리 잡고있다.
산우들 산행준비를 하는 틈을 타 "마원성지" 빗돌이 큼직히 세워져 있는 곳을 따라 성지입구 쪽으로 들어서니 좌측 얕은 언덕에 성모상이 세워져 있다.
마원성지는 박상근 마티아등 병인박해 당시 30여명의 순교자가 살았던 천주교 신앙의 터이다
마을회관앞에서 산우들 산행준비 운동을 마치고 마을 골목을 지나 사과 과수원길로 들어선다.
하늘을 올려다 본다.
높고 파란하늘에 하얀구름이 떠다닌다.
절기상으로는 오늘이 처서다.
처서가 되면 아침 저녁으로 제법 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 한다지만 오늘 햇살은 따갑게 내려 쬐고 있다.
"처서에 비가오면 독안에 곡식이 준다"는 속담은 처서에 비가 오면 흉작을 면치 못한다는 뜻이겠지만 오늘 날씨는 맑고 잔잔하니 풍성한 수확을 거둘 것을 확신하며 사과가 빨갛게 익어 가는 과수원길을 지나간다.
길섶에는 구절초, 달맞이꽃등 들꽃들과 고개를 숙여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걷다 보니 어느덧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서는 길목이다.
걸음을 멈추고 폐속 깊숙히 짙푸른 산의 기운을 들여 마시고 힘차게 한 발을 내디디며 산문에 들어선다.
우리 산지기 산우들만이 걷는 호젓한 산길 계곡의 물소리도 들린다.
계곡에서 잠시 머물고 계곡을 건너 관목과 교목의 숲길을 오른다.
나뭇잎사이로 햇살이 비추는 산길은 골바람이 등뒤에서 땀방울을 식혀준다.
낡은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백화산 2.5키로, 마원 1.5 키로, 흰듸뫼 세갈래로 표시되여 있다.
마원에서 올라 왔으니 백화산 방향이나 흰듸뫼 방향이나 어느쪽으로든 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
백화산 2.5키로 방향으로 오른다.
가파른 오르막길로 키가 큰 참나무와 단풍나무 숲은 매미소리와 더위에 지친 산새소리의 느린 노랫소리를 들으며 걷다 쉬기를 반복하면서 쉬엄쉬엄 오르며 마원 3.5키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능선위에 올랐다.
좌측으로는 옥녀봉 가는 능선길이다.
들머리에서부터 1시간 40여분을 발품하였다.
능선위로 산들대며 불어오는 골바람으로 땀을 식히며 산우들을 기다리면서 다리쉼을 한다.
능선위에서 사방을 둘러 보아도 짙은 여름의 숲은 먼산들의 모습을 숨겨 놓았다.
뒤따라 올라오는 산우들의 모습을 보며 요즘 흔히 얘기하는 방을 빼주기 위하여 정상을 향하여 우측 능선길로 들어선다.
바위를 극터듬어 오르기도 하며 세갈래 능선길에 다달으면 백두대간길로 좌측으로는 정상으로 우측으로는 흰듸뫼, 마원과 황학산 가는 능선길이다.
능선에서 좌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바로 헬기장이 나오고 관목의 숲길을 빠져 나오니 백화산 정상이다.
백화산(白華山) 해발 1,064 미터.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의 경계를 이루며 백두대간에 우뚝 솟은 산.
산 전체가 티없이 맑고 밝다 하여 붙여진 이름.
또 다른 뜻으로는 겨울철 눈덮인 산봉우리 모습이 하얀천을 덮어 씌운듯 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마원리가 백화산 정상의 주소다.
수 십명이 있을 수 있는 정수리에서 문경터널과 중부내륙 고속도로, 3번국도가 문경시내와 함께 내려다 보인다.
동과 남쪽의 방향은 조망하기가 좋고 서쪽과 북쪽의 방향은 키큰 나무들이 숲을 만들어 풍경을 숨겨 놓았다.
백두대간길을 보기위하여 등반대장과 함께 정상에서 약간을 비껴 직벽의 암봉위로 발길을 옮겼다.
희양산의 눈부신 암봉이 가장 먼저 눈에 와 닿는다.
등반대장의 설명과 준비하여간 지도를 확인하며 희양산,구왕봉 대간줄기따라 남으로 눈을 돌리면 대야산, 조항산, 청화산 봉우리들이 불끈 솟아 있고 속리산의 연봉들이 아스라히 바라다 보인다.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녹색의 숲바다 위를 힘차게 솟구치며 일렁이고 있다.
뭉클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한없이 힘찬 산줄기를 바라보니 속세의 걱정도 일순간 사라지듯 하다.
가까이 동쪽으로 눈을 돌리면 문경의 성주산과 마을 뒤편으로는 오정산이 남쪽으로는 야트막한 능곡산과 어룡산이 맑은 하늘 아래 더욱 평온스럽게 내려다 보인다.
정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이곳 암봉에서도 북쪽으로 주흘산과 조령산등은 숲에 가려 조망 할 수가 없다.
등반대장과 한참을 머무르며 풍경을 담고 있는데 호르라기 소리에 정상석에 모이니 산에 대한 예를 올린단다.
예를 갖추는 동안 산지기 산우들에게 축복을 하여 주기라도 하듯 푸른 하늘위로 은빛의 비행기가 흰선을 그리며 날아가고 있다.
인천산지기산악회와는 재작년 11월 적상산 산행이후 처음하는 어울림으로 낮설고 서먹한 느낌을 갖고 있었으나 김효식님의 따뜻한 인사와 정상에서 함께 나누는 먹거리로 서먹함이 모두 녹아 내렸다.
정상에서 50여분을 머물렀다.
정상을 출발하여 헬기장과 흰듸뫼, 옥녀봉세갈래길까지 되내려와 흰듸뫼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숲터널을 지나면 앞에 암봉이 봉긋이 버티고 있다.
동앗줄을 잡고 바위를 오르면 백화산에서부터 희양산까지 시원스럽게 바라볼 수 있는 전망이 좋은 암봉이다.
푸른 숲으로 덮여 있는 백화산부터 산줄기가 뻗어 나가더니 희양산에서는 햇살에 하얀암봉은 반짝인다.
희양산 너머로는 속리산의 산줄기가 하늘과 구름이 어울려 선을 긋고 있는 모습은 백화산 정상에서의 모습과는 또 다른 감흥을 느낀다.
암봉 아래 깊은 계곡의 푸른 숲바다는 골바람에 나뭇잎의 흔들림이 마치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듯 넘실거린다.
헬기장을 지나면서 아쉬워 뒤돌아보니 백화산은 저 멀리 달아나 있다.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능선길을 실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니 백화산 정상에서 보지못하여 아쉬웠던 주흘산, 영봉, 관봉, 주봉의 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선다.
걸음을 멈추고 바라 보고 또 바라 보고 다시 관목의 숲길로 들어섰다 그리 가파르지 않은 언덕을 오르며 봉우리에 올라서니 황학산 정상이다.
황학산(黃鶴山) 932.8 미터
오늘 산행일정에는 없었던 백두대간의 봉우리다. 이화령으로 가는 대간 길이다.
정상석을 목도로 세웠다니 돌덩이를 밧줄에 몽동이를 꿰어 어깨에 매고 올라왔을 것을 생각만 하여도 문경산들모임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며 정상석을 다시 한번 어루만지며 진정으로 고마움을 표시한다.
정상은 숲이 그늘을 만들어 여름 산행때는 쉬었다 가기에는 좋으나 정상에서의 조망은 별로다.
황학산 정상을 출발하여 능선길을 걷다 뒤돌아보니 나뭇가지사이로 암봉과 백화산이 손짓한다.
빼빼하면서도 울창한 참나무숲은 고사리와 억새가 낮은키로 우리를 맞이한다.
내려가는 길 이번에는 잔돌과 경사가 가팔라 동앗줄을 잡고 조심하며 내려가지만 잔돌이 아래로 굴러내린다.
경사길을 내려와 일행 6명과 앉아서 다리쉼을 하며 먹거리를 나눈다.
먹거리를 준비하지 않은 나는 주는데로 염치없이 받아 먹는다.
길섶에 흔치 않은 참나무 연리지가 내려가는 길을 멈추게 한다.
가까이 자라는 두 나무가 맞닿아 오랜세월 지나면서 합쳐진 나무 연리지.
흔히들 사랑의 나무라고 부르며 남녀의 애뜻한 사랑을 비유하기도 하고 부모님에 대한 지극한 효심, 친구간에 깊은 우정을 애기 할때 흠모의 대상이 되고 사랑의 의미를 담고있는 연리지 나무 우리 일행에게 산지기산악회와 끈끈한 정을 나누라고 보여주고 있나보다.
계속 내려가는 능선길을 잘못 들었나 하면서도 산길이 아닌 억새의 비탈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니 문경 2터널 앞이다.
지하 터널을 빠져 나와 다리밑 마곡천에 도착하여 산행을 끝낸다.
먼저 도착한 산우들은 족탕등을 즐기며 8월 산행의 피로를 잊고 있다.
동네 어르신의 부담없이 마시라는 넉넉한 인심에 손수 담그신 막걸리 한 사발과 밭에서 갖따온 찰토마토를 안주삼아 목을 촉촉히 적시고 여러 산우들도 마셔 슬그머니 만원을 건네 드리니 극구 사양하신다.
버스를 타기위하여 문경새재를 알리는 빗돌까지 나왔다.
산악회 버스를 기다리면서 영남과 한양을 잇는 옛길로 교통과 군사의 요충지였던 주위를 둘러본다.
산악회버스로 문경시내로 이동하여 넉넉한 인심에 맛까지 곁들인 시골손두부식당에서 늦은 점심식사와 더덕주에 취기를 느끼며 버스에 오른다.
2보1원 13,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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