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3

가족과 함께 덕유산 향적봉에서 구천동까지

Bravery-무용- 2009. 6. 9. 15:02

덕유산(1,614 M)

2009.6.6

무주리조트 곤도라-설천봉-향적봉-중봉-오수자굴-백련사-삼공지원센타   약 11.1 키로

나와 아내, 딸 그리고 선중

 

오랜만에 찾아온 연휴를 어느 산을 오를까 생각하다 프리랜서 구성작가로 일하고 있는 딸이 잠시 쉬고 있는 틈을 타 딸을 꼬드기어 힘들이지 않고 산의 묘미를 맛 볼 수 있는 덕유산으로 정하였다.

토요일 새벽 5시 30분 인천을 출발한다.

운전은 딸이 자청하여 딸차인 아벤테를 타고 네비가 알려주는대로 달려 8시 15분경 대진고속도로 금산 인삼랜드 휴게소에 도착하였다.

지하 한식당에서 비빕밥으로(식당의 정성이 부족하여 맛이 별로임) 아침식사를 마치고 여유있게 커피까지 마시며 40여분이상 충분한 휴식을 끝내고 휴게소를 출발한다.

 

 

 

중부고속도로 덕유산 IC를 빠져 나와 무주리조트 곤도라 주차장에 9시 40분경 도착하였다.

스키시즌때는 1시간이상을 기다려야 곤도라를 탈 수 있지만 오늘은 5분여를 기다려 8인용 곤도라에 우리가족4명만을 태우고 곧바로 설천봉으로 오른다.

털겅털겅 곤도라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으며 해발 1,520 미터 설천봉에 내렸다.

작년 6월이후 1년만에 다시 찾은 설천봉 역시 상제루가 우뚝솟아 시선을 머물게한다.

단체산행을 할때는 일행들과 일정등으로 상제루를 들러보지 못하였는데 오늘은 상제루를 둘러본다.

넓은 내부는 텅비어 있고 한문으로 상제루(上帝樓)라 쓴글이 편액 걸려 있다.

옥황상제가 세상을 살피기 위한 망루인가?

풍경을 담기에는 그지없이 좋은 상제루주위이나 오늘은 서쪽과 설천봉뒤쪽 적상산은 구름이 모두 숨겨놓았다.

처음오른 딸과 남친 선중군은 카메라 셧더를 눌러대며 정신이 없다.

향적봉을 향하여 계단길을 오르면서 고개를 숙이면 작년에도 마주쳤던 벌개덩굴이 자주빛 꽃을 피우며 반긴다.

서쪽 골에서는 안개구름이 피어오르지만 그보다 높은 덕유산 능선길은 햇살이 비친다.

정상에 오르기 직전 암봉위에 오른다.

뒤돌아 상제루가 보이고 더 멀리는 무주의 북쪽마을이 보인다.

 

 

 

 

 

암봉을 내려와 산길따라 오르면 덕유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 해발 1,614 미터 향적봉이다.

몇 번을 찾았던 향적봉 몇 번을 보아도 넉넉함이 묻어나는 덕유산 정상이다.

파란하늘에서도, 눈이 덮여 있어도, 구름이 가득하여도 넉넉한 덕유산이다.

사위를 휘돌아보며 산정의 정취를 만끽한다.

정상석 암봉에 올라서 설천봉에서부터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차근차근히 조망한다.

동쪽방향의 산들은 그래도 구름아래 푸르름이 가득하다.

지리산 천왕봉은 구름이 숨겨 놓았으나 철탑너머 중봉은 봉긋하고 주능선의 부드러움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남덕유산으로 뻗은 능선따라 안성지구는 산안개구름이 모든것을 숨겨놓았다.

모녀는 조용하고 다정히 주위를 돌아보며 풍경을 담고 있고 선중군은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연방 풍경을 담기에 바쁘다.

정상석에서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고 중봉을 향하여 향적봉대피소로 내려 왔다 철쭉의 숲길로 들어선다.

 

 

 

 

 

구상나무와 주목 그리고 고사목의 숲길을 지나면 또 한번 6월의 푸르름숲과 고사목의 어울림 풍경속에 이끌리며 걷다보면 산길을 조금 비껴 우측으로 발길을 옮기면 중부고속도로와 안성지구 그리고 덕곡재가 내려다 보이는 직벽위에 올라선다.

이곳에서 내려보는 숲바다는 고사목과 어울려 기가막힌 풍광을 보여주고 있고 푸르른 골짜기에 점점히 찍혀있는 층층나무의 하얀꽃은 그 아름다움을 한층 더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한참을 직벽위서 풍경에 빠져 머물다 다시 산길로 들어서 걷다 보면 앞으로 중봉의 전망대가 보이지만 서두르질않고 쉬기 좋은곳에 돗자리를 깔고 다리쉼을 하며 먹거리를 펼친다.

쉴만큼 쉬고 출발하여 꽃잎이 떨어진 철쭉의 터널을 지나면 드넓은 덕유평전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해발 1,594 미터 중봉이다.

 

 

 

남으로 동엽령으로 내려 가는 산길이 펑퍼짐한 능선길에 굽이져 보이고 더 멀리 무룡산과 남덕유산이 구름속에서도 아스라히 보인다.

산안개구름은 서쪽의 산기슭에서 스멀스멀 피어 오르면서 산등성이를 넘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봉에서 뒤돌아보면 철탑너머 향적봉은 잘가라 손짓한다.

덕유의 풍경을 다시 한번 가슴에 담고 오수자굴 1.4 키로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오수자굴 가는길은 철쭉의 군락이지만 몇 일전 내린비로 만산홍화의 철쭉꽃을 만나보지는 못하였지만 그래도 간간히 피여 있는 연분홍 철쭉꽃 앞에서 포즈도 취하여 본다.

 

 

 

중봉에서 안간힘을 쓰며 산등성이를 넘으려 하였던 산안개구름은 등성이를 넘어 꾸역꾸역 동쪽 산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숲속길을 내려 가기전 초록의 숲바다를 편안하게 내려다 보고 죽순의 산길을 내려 가며 아쉬워 좌측으로 올려다보면 중봉에서 향적봉까지의 산줄기가 길게 이어져 있다.

해발 1,470 미터 지점을 지나면서 죽순과 테크길을 내려와 오소자굴앞에 도착하였다.

오수자라는 스님이 이곳에서 득도하였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중봉에서부터 1시간여를 내려왔다.

오수자굴을 지나 바위에 앉아 다리쉼을 하고 내려오는데 힘들게 내려 오던 딸에게 사고가 났다.

다리가 풀리면서 발이 엇박자를 내며 주저 앉았다.

무릎에는 상처가 났고 얼굴과 입술은 하얗게 질려 있고 충격으로 꼼짝을 못한다.

딸의 체력으로 보아 중봉에서 되돌아 곤도라를 타고 내려갈 것을 하고 후회하지만 어쩔수 없는 일.

나와 아내는 어찌할찌 난감하게 있는데 선중군이 위로를 하며 긴장을 풀게하고 간단히 응급처치를 하니 창백하였던 얼굴이 다시 회복되면서 재모습으로 찾아오고 걸을 수가 있다.

 큰 사고가 아니었길 천만 다행이었다.

그래도 낮선 산행객이 내려오다 다친 모습을보고 파스를 찾지를 못하여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었지만 배낭을 내려놓고 파스를 찾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있는 산행객에게 감사를 드린다.

나와 아내는 딸과 선중군이 바라만 보일 정도로 앞장서 걸으며 아내는 딸이 또 다칠까 잔나무가지나 잔돌을 치우며 내려간다.

오수자굴과 백련사 중간지점을 지나 계곡의 다리도 건너며 계곡안에 하늘높이 뻗어있는 들깨나무 우수개체인 수형목을 올려다 보기도 한다.

해발 900미터, 백련사는 500 미터 남았다.

 

 

 

깊은 계곡의 물소리와 짙은 숲의 향기를 깊이 들여마시며 내려와 백련사로 오르는 철망문을 나온다.

삼공지원센터까지는 5.4 키로.

백련사 경내는 들르질않고 구천동계곡과 함께 넓은 등산길을 내려가며 일주문을 지난다.

구천동폭포를 가까이 내려가 디카에 담으며 툇마루가 있는 쉼터에서는 툇마루에 앉아 쉬기도하고 금포탄의 물소리를 들으며 편백나무의 숲길과 송어양식장과 전나무숲앞에서는 숲내음을 마시기 위하여 한참을 쉰다.

신대교를 지나 구월담을 들려보고 미끄러운 갈색암반에서 흘러 맑은 담을 만든 비파담도 들려본다.

사자담, 인월담을 지나 구천동 수호비 앞에서 마침 오늘은 현충일 잠시 걸음을 멈추고 경건하게 고개를 숙인다.

제2인월교를 지나면서 깊은 계곡과 숲을 올려다보며 덕유산 산악구조대와 제1인월교를 지나면서 약하게 빗방울이 떨어진다.

구천동 33경중 제15경인 월하탄은 세줄기의 물줄기가 떨어지니 발길은 자연히 멈춘다.

 

 

 

독일가문비숲길을 지나 구천동 탐방지원센터에 내려와 산행을 끝낸다.

식당가 첫 번째 식당인 전주식당(322-4242)에서 먼저 파전에 동동주 한 사발로 선중군과 목을 적시고 맛있고 정성이 깃든 갖가지 나물에 늦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전주식당 차량이 친절하게 무주리조트까지 바래다 준다.

지쳐 있었던 딸은 제 모습으로 돌아와 밝은 웃음을 보이며 인천가는 길도 운전을 자청한다.

인천으로 가는 고속도로는 지역에 따라 빗방울이 창가를 때리기도 햇살이 비치기도 하는 변덕스런 날씨다.

나의 머리속에는 딸과 함께 할 다음 산은 어디로 할까?

 

 

2보1원  19,000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