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5.3
태화산우회
황매산(1,108 M)
장박리-너백이쉼터-정상-황매평전-모신재-영암사-주차장 총: 9.6 키로
일기예보로는 전국적으로 오늘 오전까지 비가 내린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예정대로 출발한다는 문자메세지를 받고 새벽 4시 40분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선다.
새벽하늘을 올려다 보니 음울하게 비구름이 덮여 있다.
새벽 5시 연수구청앞을 출발한 버스는 주안을 거쳐 송내에서 마지막 산우들을 태우고 경부고속도로를 달린다.
9시 50분경 산행 출발지점인 산청군 차황면 장박리 장박마을에 도착하였다.
도로포장공사가 한창인 마을 입구에는 10여대정도의 산악회버스가 등산객들을 내려 놓고 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황매산 철쭉제로 많은 등산객과 행락객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주 행사장도 아닌 작은 마을에 이렇게 많은 버스가 도착되여 있을 줄은 몰랐다.
옛날부터 나무가 많았기 때문에 붙여진 장박(長朴)마을이 오늘은 등산객으로 북적인다.
등산로입구 푯말이 세워져 있는 곳에서 좌측길로 들어서야 정상적인 등산로지만 많은 등산객들은 가로지르기 위하여 직진을 하며 비탈길을 오른다.
정상 등산로와 만나는 임도위에서 내려다 보니 조금전 보다도 더 많은 등산객들이 마을 어귀에서부터 줄지어서 있다.
장박마을 0.7 키로, 황매산 정상 3.4키로 표지목부터는 시멘트길이 끝나고 넓은 임도로 바뀌면서 좌측으로 수 많은 산악회 리본이 매달려 있는 좁은 산길로 들어선다.
소나무와 잡목의 숲길에 맑은 산새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땀을 흘리면서 가뿐숨을 토해내면서 오르지는 못 할 것이다.
줄을 서듯 오르는 산길이라 앞사람이 움직인 만큼만 오른다.
그러나 5월의 상큼한 숲의 산내음은 숨을 깊이 들여 마실때마다 온 몸이 맑아지는듯 하다.
1시간여를 잡목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숲길을 오르면 좌측으로 얕은 산 깊숙히 부락이 내려다 보이고, 하늘은 짙은 구름이 덮여 있고 건너편의 작은 산등성이는 안개가 떼를 지어 넘나들고 있다.
장박마을 위 2.5키로 표지목을 지나며 뒤에 오는 등산객을 위하여 산길옆으로 비켜서 다리쉼을 한다.
주위에는 갈색 낙엽위로 얼레지가 흐트려져 피여 있다.
휴식을 하고 5분여를 오르면 장박마을 2.5키로, 황매산1.6 키로, 떡갈재 방향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는 너백이 쉼터에 올라선다.
펑퍼짐하여 쉬었다가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다.
잠시 동안 쉬고 너백이 쉼터를 떠나 높지 않은 봉우리로 걷는 능선길은 사람키보다 작은 철쭉에는 꽃이 만발하고 억새가 어우러져 펼쳐져 있으면서 철쭉의 군락사이로 드문드문 소나무가 서 있다.
많은 산행객으로 더뎌지는 산길이지만 풍경을 즐기면서 걷다 보니 발길은 더욱 더디지만 뒤에서 오는 산님들 그래도 치근거리지 않는다.
키작은 철쭉꽃의 산길을 걸으면서 좌측으로는 합천호가, 우측으로는 신촌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올려다본 황매산 정상은 구름과 숨바꼭질하고 있다.
너백이 쉼터에서부터 억새와 철쭉과 함께 걷는 걸음은 사붓하고 콧노래도 흥얼댄다.
아내와 함께 풍경을 담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다 보니 어느새 봉우리 하나를 넘고 떡갈재 1.4 키로, 황매봉 1.3 키로, 상중마을 이정표가 보인다.
3년전 이맘때쯤 신촌마을에서 정상을 오르고 이 지점에서 상중마을로 내려간 기억이 난다.
그때나 지금이나 많은 등산인파로 등산로가 정체되기는 마찬가지다.
헬기장을 지나면서 지금까지 보였던 철쭉보다는 키가 큰 철쭉길을 빠져 나와 장박마을 3.1키로, 황매산 0.9키로 표지목이 세워져 있는 암봉위를 오른다.
구름의 흐름에 따라 보였다 숨겼다 하는 지리산 천왕봉이 아스라히 보이고 산기슭 끝자락에는 신촌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암봉에서 내려와 힘들이지 않고 능선길을 걸으며 정상으로 향한다.
황매산 아래 800미터 표시점을 지나면서 정상으로 오르는 산길을 올려다 보니 뱀 꼬리모양의 산길은 등산객들이 움직임없이 서있듯 하고 그 줄은 내가 서있는 곳을 지나 뒤에까지 꼬리를 물고 있다.
숨을 헉헉대야만 오를 수 있는 돌계단길을 한 발을 올리고 쉬면서 오르지만 고개를 숙이면 노란 양지꽃도 노란붓꽃도 반겨준다.
돌계단부터 20여분 이상을 힘들이지 않고 오르면 정상이 보이는 능선위로 올라선다.
능선위에는 두 개의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황매산 0.1키로, 삼봉 1.2키로, 떡갈재 2.0키로 이정표와 장박마을 3.9키로, 황매산정상 0.1키로 표시판이다.
남쪽 돌탑지대 너머로 암봉 정상이 보인다.
등떠밀리다시피 돌탑지대를 내려와 정상으로 향한다.
넓지 않은 정상은 많은 사람들로 올라 설 수가 없을 정도다.
황매산의 정상 황매봉은 해발 1,108미터.
주소는 경남 산청군 차황면 법평리 산 1번지다.
황매산(黃梅山)의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는 풍요의 상징이다.
꼭대기에서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잽싸게 아내와 언지골 두분에게 정상표시석이 보이도록 디카에 담고 내려와 정상봉우리를 돌면서 풍경을 담는다.
남동쪽으로는 가회면 둔내리의 드넓은 목장지대와 철쭉 행사장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으며 뒤로는 모산재가 보인다.
고개를 우측으로 돌리면 남쪽으로 앞봉우리 너머 베틀봉으로 이어지며 몇 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서있다.
능선 남쪽으로는 신촌마을과 영화주제공원이 내려다 보이고 남서쪽으로 산청 응석봉과 지리산 천왕봉이 구름속에 어슴프레하게 건너다 보인다.
서쪽으로는 너백이쉼터에서 부터 걸었던 능선이 북으로는 합천호와 가야산이 눈에와 닿는다.
새벽에 집을 나설때의 음울한 마음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무한하게 자연의 풍요를 즐긴다.
정상 주위는 신촌마을과 영암사 방향에 오른 사람들과 뒤 엉키고 아이스케익을 파는 사람의 목소리까지 들리니 시장 한 복판같이 시끌법썩이다.
정상까지 오르면서 보이질 않았던 많은 산우들을 만나는데 마치 10년지기를 만난 듯 반갑게 웃음으로 반긴다.
시원스럽게 펼쳐진 초원지대를 향하여 정상을 출발하여 내려 가는 암릉길도 한 발을 내려 놓고 기다리며 내려간다.
뒤 돌아본 정상은 많은 사람들로 봉우리 하나가 더 있듯이 보인다.
걷고 있는 정상주위의 철쭉은 아직 꽃망울이 맺혀 있고 갈색 낙엽사이로는 둥굴레가 초록의 잎을 내밀고 있다.
3년전 신촌마을에서 올라 왔을때 정상으로 착각하였던 뾰쪽히 솟아 있는 암봉에 올랐다.
뒤돌아 정상을 다시 한번 바라보고 아래로는 영화주제공원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앞쪽 직벽의 바위에는 전망대를 설치하여 놓았다.
황매평전에 길게 이어진 능선길위에 테크길과 양옆으로 만발한 철쭉꽃이 내려다 보인다.
위험한 암봉을 만만치 않게 내려오고 가파른 테크계단을 내려서면 넓은 테크길이 시작된다.
좌측으로는 목장지대와 우측은 영화주제공원을 경계로 설치된 능선위의 테크길은 아마도 산을 보호하기 위한듯 하다.
오늘서부터 철쭉축제가 시작되는 평전주위는 태극기와 산청군 군기등 각종 깃발이 휘날리며 축제를 알리고 있다.
산우들 하늘정원이라고 일컫는 평전에 멍석을 깔고 빙둘러 앉았다.
이제 하늘에 먹구름은 걷혔고 흰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며 멀리 천왕봉은 흰구름이 감싸안고 분홍의 철쭉꽃밭에는 시원하게 바람을 불어주니 가슴까지 탁트인다.
많은 등산객으로 산행의 속도가 느릿하여 지루함을 느꼈겠지만 넉넉한 하늘정원에서는 모두가 웃음이 가득하다.
황매산은 소백산, 바래봉과 함께 철쭉의 3대 명산이다.
합천군에서 만들어 놓은 철쭉 축재단은 철쭉제례를 올리는 곳으로 10여개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산행 예상시간 보다 훨씬 넘겨 베틀봉 오르는 것은 포기를 하고 베틀봉 아랫길 따라 모신재 방향으로 걷는 길은 등산로라기보다 목장길을 걷는 듯 하다.
불에 탄 흔적이 있는 철쭉밭을 지나면서 좌측으로는 정상과 삼봉의 산줄기가 파란 하늘과 아래 하얀 구름과 선을 긋고 있는 모습이 황매평전과 어울려 산의 정취를 더욱 자아낸다.
능선위로 올라서면 평전 반대편 저 아래 산기슭까지 만산홍화의 철쭉꽃의 붉은 바다가 펼쳐져 있다.
계절의 여왕 5월에 꽃을 피우는 철쭉, 사랑의 즐거움이 꽃말인 철쭉이 붉게 물들어 우리를 반기니 저절로 탄성이 나오고 꽃앞에서 포즈를 취할 수 밖에 없다.
모산재로 가는길 철쭉꽃에 흠뿍 빠져 걷다 뒤 돌아보면 두루뭉술한 베틀봉이 편안하게 올려다 보이고 정상과 삼봉도 손짓한다.
모산재로 가기 위하여는 소나무숲과 철쭉이 어울려진 길을 내려 가야 한다.
철쭉을 관리하기 위하여서인지 철쭉과 함께 자라는 많은 소나무들이 가지치기를 하였다.
안부로 내려 왔다 조금 오르면서 성터를 지나고 황매산 4.0키로, 모산재 0.1키로, 영암사 1.4키로 세갈래길에 섰다.
지금 시간 2시30분 몇몇 산우들과 다리쉼을 하면서 아이스맥주를 곁들여 간식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100여미터거리에 있는 모산재로 향한다.
넓고 거대한 암봉 해발 767미터 모산재에 도착하였다.
바위사이로는 작은 소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며 운치까지 돋보인다.
새로히 세워 놓은 화강암의 정상석과 돌을 쌓아놓고 그 위에 세워놓은 오래된 정상석이 있다.
합천8경중에 하나인 모산재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일품이다.
돗대 바위뒤로 대기저수지가 돗대 바위와 어울려 멋지게 내려다 보이며 그모습은 평온하다.
고개를 돌리면 멀리 황매산정상과 삼봉의 긴 능선과 능선 아래로는 하얀구름이 산그림자를 만들어 놓아 산의 정취를 더욱 깊고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북동쪽으로는 합천의 산들도 멋진 풍광을 보여주고 있다.
모산재에서 되 내려와 영암사 방향으로 움직이다 보면 무지개터 암봉을 만난다.
무지개터 암봉에서 모신재를 향하여 바라 보면 한눈에 와닿고 소리를 지르면 들리는 곳이다.
모신재에 있는 산더덕님과 두부님에게 손을 흔들면서 즐거움도 나누어본다.
무지개터 암봉에서 모산재와 순결바위로 이어지는 암벽의 암릉을 멋지게 바라본다.
한국제일의 명당자리로 알려진 무지개터는 풍수지리에 의하면 용마바위가 있어 "비룡승천"하는 지형으로 이곳에 묘를 쓰면 천자가 태어나고 자손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반면 온나라가 가뭄으로 흉작이 든다 하여 묘를 쓰지 못한다는 내용의 해설판이 세워져 있다.
키작은 소나무숲을 지나 암릉길을 내려 가야 한다.
내려가면서 한시도 한 눈을 팔면 안된다.
위험도 하지만 순결 바위암릉의 기암절벽은 절경을 보여주고 아래를 내려다 보면 가회면 부락과 대기저수지를 바라 보아야 되기 때문이다.
바위와 바위 틈사이로 20센치도 안되는 작고 왜소한 철쭉이 두 송이의 꽃이 피여 있어 생명의 끈질김을 보여준다.
기기묘묘한 바위의 모습들이 없었다면 바짝 긴장감속에 암릉길을 내려갔어야 하였을 것이다.
돗대바위 앞이다.
우리가 서 있는 암봉을 선체로 생각하면 어지없이 돗대와 흡사하다.
쇠난간을 잡고, 철계단도,테크계단도 줄을 서서 내려간다.
영암사에서 이곳으로 오르는 일도 결코 만만치 않겠다.
무지개터 암봉에서 부터 1시간여 암릉길을 내려와 소나무숲길을 잠시 걷다가 주차장과 영암사 갈림길인 모산재입구가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모산재까지는 1.4키로다.
영암사는 통일신라시대의 고찰이다.
우측 주차장길을 내려가 도로변에 끝도없이 늘어선 버스에서 태화산악회버스를 찾기 위하여 대기저수지 끝머리까지 걸었다.
버스에 도착시간은 4시10분이다.
9시50분경에 시작한 산행이 약 6시간 20분이상 걸렸다.
산행을 출발할때 먹구름이 가득하였던 하늘은 구름 한 점없는 파란하늘에 하얀반달이 미소를 머금고 있다.
먼저 도착한 산우들이 펼쳐논 먹거리판에서 점심을 먹는둥 마는둥하고 4시 40분경 가회면을 출발한다.
2보1원 16,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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