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22
경북 영양군 일월산(1,219 M)
윗대티마을-군부대밑 갈림길-일월산-벌매
인천사계절산악회
31번 국도따라 봉화터널과 영양터널을 지나 좁은 마을 입구로 산악회 버스는 들어선다.
영양군 일월면 용화리 큰 고개에 있어 붙여진 마을 윗대티(大峙)마을이다.
몇 채의 민가만이 보이는 마을인데도 입구에는 버스를 돌릴 수 있는 넓은 주차장과 간이화장실 그리고 등산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오늘 산행길은 윗대티에서 일월산을 오르고 당리로 내려가기로 계획을 잡았다.
산우들 산행준비를 끝내고 10시 10분경 정상을 향하여 시멘트 마을길따라 힘차게 걷는다.
좌측으로 "대티골 자연 치유마을 조성공사"현수막이 걸려 있는데 자연경관을 살리면서 황토집을 짓고 있는 과정으로 체류형 농촌마을을 가꾸고 있는데 도에서 선정되었단다.
마지막 농가를 지나면서 시멘트길은 끝나고 산길로 들어선 길은 이파리 떨어진 나목들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있다.
통나무다리를 건너고 일월산 2.0 키로 화살표 따라 걷다 보면 길섶에 정성을 드려 돌탑을 쌓아 놓은 산길도 오른다.
오를수록 소나무 숲은 사라지고 나목의 숲으로 바뀌고 산길의 눈은 점점 많이 쌓여 있다.
어느정도 온몸에 열기를 느껴 고아자켓은 벗어 배낭에 집어 넣고 오른다.
일월산 1.1키로 방향표시와 큰골이라 표시된 표시목에는 주차장 2키로와 월자봉 1.4키로 방향 표시가 되여 있는 지점을 지나고 몇 번에 걸쳐 통나무 다리를 건너면서 넓은 중턱마루에 올랐다.
중턱마루에는 쉬기 좋게 자연통나무로 길게 의자까지 만들어져 있다.
깊게 호흡을 가다듬고 산기슭 따라 산의 허리를 돌면서 일월산 0.8키로 방향따라 좌측으로 능선길을 오른다.
괜찮겠지 하면서 미끄러지는 눈길을 오르다 어쩔수 없이 아이젠을 착용하고 오른다.
오르는 능선길 좌측으로는 골에서 부는 바람이 얼굴을 싸늘하게 스치고 지나가고 우측 나목사이로 보이는 능선위의 겨울 나무들은 이파리가 떨어져 가지만이 보이는 모습이 마치 사열을 받듯 길게 늘어서 있다.
이제는 좌측 위쪽으로 일월산 정상의 둥그런 군 시설물이 올려다 보인다.
오늘 산행 오르막 중 가장 뻑세게 너덜의 능선 오름길을 올라와 군부대 바로 밑 세 갈래길에 섰다.
세갈래길에 막연히 등산로 화살표가 양갈래에 세워져 있는데 봉우리명칭까지 쓰여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차내에서 나누어준 등산지도를 확인한다.
우측으로는 월자봉 가는 길 좌측으로는 일자봉가는 길로 즉 일월산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눈이 쌓여 있는 산기슭의 너덜길을 걸으면서도 좌측 건너편으로 겹겹히 보이는 산줄기를 바라본다.
아마도 여름산행은 윗대티 마을에서 이곳까지는 우거진 숲에 가려 멀리 바라보며 걷는 재미는 없을 것이다.
군부대 아래 산비탈길을 걷는 것이 마치 내려가는 느낌을 받아 몇 번을 산우들과 확인하면서 걷는다.
길섶 좌측 5미터 정도 발길을 옮겨 주목과 어우러진 암봉에서 북쪽방향을 조망하면서 멀리 펼쳐진 산의 풍경을 담는다.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동앗줄을 잡고 오르면서 해발 1,219 미터 일월산 정상에 올랐다.
약 2시간 10여분을 발품하였다.
해와 달이 솟는 곳을 먼저 바라본다 하여 붙여진 이름 일월산(日月山).
태백산의 가랭이에 위치하여 음기가 강한 여산으로 알려진 일월산.
정상의 표시석은 조각가 김기주의 작품으로 오석(烏石)의 원은 해와 달을 형상화 한듯하고 뒷면은 영양출신의 작가 이문열의 "일월송사"가 석각 되여 있다.
日 月 頌 辭
곤륜(崑崙)의 정기가 해뜨는곳을 바라 치닫다가
백두대간을 타고 남으로 흘러 동해 바닷가에 우뚝한 영산으로
맺히니 이름하여 일월산이다.
해와 달을 아울러 품은 넉넉한 자락은
그윽한 옛고을 고은(古隱)을 길러내고 삼엄한 이상은
거기 깃들어 사는 이들에게
매운 뜻을 일깨웠다.
세상이 평온하면 이땅가득 지혜와 영감의 향내를
피워 내다가도 나라가 치욕을 입으면
비분에찬 은사들의 수양산이 되거나 죽기로 맞서는
지사들의 마지막 베개와 무덤이 되었다.
이제 옛 고은(古隱)은 문향(文鄕) 영양(英陽)으로 자라
새로운 천년을 마주하고 섰으니
아아, 일월산이여
그 기상 그 자태 바뀌고 다함이 없으라
우리 영양과 더불어 우뚝하라
서력기원 2001년1월1일
이문열
정상표시석 뒷편 서쪽은 군시설물로 영양군 관광 안내판을 만들어 출입을 막아 바라볼 수 가 없으니 서쪽으로 멀리 보일 청량산도 가려놓았다.
당장이라도 눈이 내릴것 같은 날씨에 아쉬워하며 동쪽 멀리는 산줄기 너머 동해를 그려본다.
넓은 나무테크로 만들어 놓은 해맞이 광장은 3~40명의 등산객들이 모여 앉아 정상에서의 즐거움을 갖고 있고 대구에서 온 산악회는 시산제준비에 분주하다.
산우님들 정상에서 먹거리를 나누는 동안 2년여만에 만난 수풀님 부부와 함께 즐겁게 담소를 나눈다.
수풀님부부는 일본북알프스 종주를 함께 하였는데 집에서 담근 갖가지 약주를 일본까지 공수하여 함께 하였던 모든분들에게 즐거움을 주셔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쉴만큼 쉬고 정상에서 우측 산길로 내려선다.
윗대티에서 정상까지 아이젠을 착용하고 오르던 눈길과는 전혀 다르게 눈은 보이질 않고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어 마치 가을의 산길을 내려 가듯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을 사각사각 밟으며 미끄러지듯 내려 간다.
낙엽이 쌓여 있어서인지 산길의 흔적은 보이질 않고 내려가는 길도 점점 가팔라지면서 게걸음을 걷듯 1시간 20여분 이상을 낙엽과 씨름하며 내려 왔다.
계곡을 건너 수레길을 내려 가며 첫 번째 민가가 나타난다.
계곡에는 버들가지가 봄을 알리고 영양군의 보호수로 옛날 선조들이 화재의 발생을 막고 액운을 없애기 위하여 심었다는 토속신앙이 깃든 마을의 수호목인 2그루의 소나무 모습은 완전한 기품을 갖추고 있다.
시멘트길 따라 31번 국도와 연결된 벌매교에 도착하여 4시간 30여분의 산행을 끝냈는데 문제는 당초의 산행코스가 아니었다.
당초의 산행계획은 정상에서 쿵쿵이목을 지나 천화사와 당리저수지방향으로 내려가는 코스였는데 정상에서 우측으로 내려오면서 낙엽이 산길을 흐리게 하여 벌매방향으로 내려온 것이다.
다행으로 모든 산우들이 벌매교로 내려와 안심을 하고 선두에 섰던 부회장께서 신속히 민가에서 트럭을 빌려 당리까지 가서 버스를 이곳까지 이동시켜 모든 산우들을 태우고 30여분을 달려 다시 공사중인 당리저수지 부근에서 정성이 깃든 점심식사를 마친다.
당리저수지에서 올려다 본 일월산 정상은 너무나 가까이 보였다.
2보1원 20,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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