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년1월23일 금요일 보통때 보다 2시간 일찍 오후5시 사무실을 정리하고 4일간의 설연휴로 들어섰다.
인천토박이 우리부부는 멀리 고향갈일도 없어 연휴기간 동안 수도권 산행을 하기로 작정하였다.
연휴 첫날 1월24일
매일 새벽 4시반에서 5시에 일어나 동네 청량산을 오르는 우리부부는 오랜만에 7시까지 늦잠을 자고 느슨하게 아침식사를 한후 배낭을 꾸려 도봉산으로 향한다.
아파트문을 나서니 어제 내린 눈이 소복히 쌓여 있어 도봉산으로 향하는 마음은 당연히 설레임속에 백설의 도봉산정을 그린다.
설레는 마음에 동춘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다.
어제 내린 눈으로 백설의 도봉산을 상상하였지만 전철안에서 보이는 도봉산은 해끗해끗 잔설만이 보이는 도봉산이다.
실망스러움이 앞섰지만 산을 오른다는 행동으로 위안을 삼는다.
역내 식당에서 간단한 점심식사를 끝내고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등산안내판앞에서 산행방향을 보문능선으로 정하고 능원사 가는 넓은 길로 들어선다.
사찰지붕 너머로 만장봉, 선인봉, 자운봉의 봉우리들이 올려다 보인다.
산정 약수터를 지나 보문능선길로 올라선다.
인천과 서울에 내린 적설양에 차이가 있어 능선길에 쌓여 있는 눈은 땅바닥에 아주 약간 깔려 있을 정도다.
오늘은 오랜만에 아내와 단 둘이 나선 산행으로 보문능선길에도 산행객들이 거의 보이질 않고 제몸을 훌훌 털어버린 나목의 겨울 능선을 거닐며 지난 한 해의 모든것을 털어내듯 산길을 걷는다.
우측으로는 도봉의 주 봉우리들이 더욱 다정히 다가서듯 하고 감시탑앞에서는 멀리 우이암이 보란듯 나목사이로 불쑥 보인다.
우이암과 만장봉 갈림길에서 만장봉 방향으로 옮기며 도봉주능선길로 들어섰다.
오봉의 봉우리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뒤를 돌아서면 능선 너머에 북한산 백운대와 인수봉이 솟아 있다.
송추방향에서 부는 바람은 얼굴을 에이듯이 때리는 칼바람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칼바람이 걸음을 재촉하는 능선길은 간간히 빙판길도 나타나 걸음은 더디지만 아이젠 착용하기는 뭐좀 그렇고 조심을 하며 걷는다.
칼바람을 맞으며 주봉 세갈래갈림길에서 당초에 산행길로 잡았던 선인봉에서 지원센터로 내려가는 코스를 포기하고 바로 마당바위 방향따라 우측 비탈길을 내려간다.
비탈길을 내려 가며 칼바람은 피하였지만 급경사에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마당바위에서 배낭을 내려 놓고 오랜만에 다리쉼을 넉넉히 하고 대피소를 지나 지원센터에 내려와 산행을 끝내고 도봉산역 가는길 포장마차에서 막걸리 한사발로 목을 적신다.
지원센터-주능선 2.3 키로, 주능선-주봉 1.7 키로, 주봉-지원센터 2.5 키로 총;6.5 키로
연휴 둘째날
어제 도봉산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북한산 산행을 계획하였다.
산행길은 아직 다녀보지 못한 구기동방향에서 주능선길로 오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제 도봉산 산행이 길었던지 아내는 오늘은 쉬어야겠단다.
혼자 배낭을 둘러메고 불광역 2번 출구를 나와 버스를 타고 구기터널을 지나면서 첫 번째 버스정류소에 내려 길을 건넌다.
종로구에서 세워 놓은 등산 안내도를 보며 산행길을 구기계곡따라 올라 대남문까지 정하고 대남문에서 다시 산행길을 정하기로 작정하고 탐방지원센터로 걷는다.
하늘을 올려다 본다.
푸른 하늘에 조각구름이 떠 있어 산행하기에는 괜찮은 날씨다.
지원센터에서 북한산 탐방안내도를 챙기고 대남문 2.5키로 이정표따라 오른다.
내일이 설날이어서인지 2,3명씩 짝을 지어 오르는 등산객들만이 간간히 보이는 한적한 산길이다.
계곡길따라 오르는 탐방로 곳곳에는 숲에 대한 해설판등이 세워져 있어 숲과 더욱 다가서기 위하여 디카에 담기도 읽기도 하며 쉬엄쉬엄 오른다.
겨울의 숲은 흙색으로 모든 빛을 흡수하여 인간의 지혜를 관장하며 탄생을 위한 휴식을 의미한단다.
계곡을 건너기 위하여 몇번에 걸쳐 나무다리를 지나고 구기분소와 승가사,대남문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넓은 공터에서 다리쉼을 한다.
구기계곡옆 테크계단을 오르면 우측으로 보현봉이 삐죽히 드러난다.
꽁꽁 얼어 붙은 계곡물위에는 눈이 덮여 있어 더욱 겨울의 정취를 느낀다.
계곡길 오르는 좌측으로는 향로봉,비봉,승가봉의 암봉이 잔설속에 올려다 보이고...
들숨과 날숨을 깊게 쉬며 어기적 계단길을 올라 고갯마루에 올라선다.
보현봉이 더욱 다가와 불끈 솟아 있고 조각구름만이 떠 있던 하늘은 어느새 구름이 덮여 당장이라도 눈이 내릴 태세다.
아내에게서 휴대폰이 온다. 지금 청량산에는 눈이 내린다고...
눈구름이 서에서 동으로 움직이는가 보다.
고갯마루를 넘으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산길에 눈이 쌓여 있어 조심스럽다.
보현봉과 문수봉 사이의 계곡 산길을 걷고 테크계단을 숨가쁘게 오르면 앞에 대남문이 보이기 시작한다.
성문을 통과하여 성문위로 올라서니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몸을 움추릴 정도로 찬바람이 불어댄다.
배낭에서 뜨거운 물과 간식으로 추위를 가라앉지고 어느방향으로 움직일까 망설인다.
산성으로 내려갈까, 비봉능선으로 갈까, 대성문으로 갈까?
산성으로 내려가자니 능선위에 올랐다가 바로 내려가 너무 밋밋한것 같고, 비봉능선길은 오고 가는 산행객들이 보이질 않아 위험할 것 같은 생각이 드니 가는 길은 딱 한 방향 성벽길따라 대성문 방향으로 걷기로 한다.
이제부터는 아이젠을 착용하여야 한다.
짙은 눈구름에 북한산 봉우리들은 희뿌옇게 보여 주위를 조망하면서 걷는것은 접어두고 걷는 성벽길이다. 아이젠과 돌의 마찰음만 들으며 걷는다.
보국문을 지나 대동문앞이다.
이곳도 역시 대동문 넓은 공터에는 평상시 휴일과는 다르게 간간히 산행객들만 보인다.
이곳에서 다시 또 망설여 진다.
동장대와 산성길을 망설이다 5.2키로 산성길로 내려간다.
내려가는 산기슭에는 흰눈이 쌓여 있고 갈색의 낙엽이 사람이 다닌 흔적을 표시하여 길을 안내하여 준다.
하늘에서 눈발이 내리기 시작한다.
전란을 대비하여 양곡을 보관하였던 경리청상창지를 지나면서도 계속 눈을 맞으며 부지런히 내려간다.
눈이 내리지만 그래도 중성문위로 올라 후덕한 노적봉을 올려다 보고 다시 산성입구로 부지런히 내려온다.
굳이 노적봉을 보기 위하여 중성문위로 올라선것은 곡식따위를 수북히 쌓은 모습으로 붙여진 이름으로 올 한해 세계든 국가든 가정이든 어려운 경제가 잘 풀려 모든 사람들에게 많은 복이 수북히 쌓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였다.
다시 하늘은 눈이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어느덧 북한동 식당가앞이다. 파전에 막걸리 한사발로 점심을 때우고 식당 봉고차로 산성지원센터에 도착하였다.
뒤돌아본 의상봉은 흰눈이 덮여 있고 하늘은 언제 눈이 내렸나는듯 하늘이 파랗다.
버스타고 구파발역, 구파발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여 집으로 향한다.
구기-대남문 2.5키로, 대남문-대동문 1.5 키로, 대동문-산성식당가 3.7 키로 총; 7.7 키로
연휴 마지막날 09.1.27
일요일 늦은 시간에 문자메세지가 날라왔다.
태화산우회에서 설 다음날 수락산 번개산행을 한다는 정상묵대장의 메세지다.
어차피 수도권 산행을 계획하였던 것 부천역에서 대장님과 주영님을 만나 아내와 함께 4명이 수락산으로 향한다.
서울역에서 환승한 4호선 전철안에서 산꾼 최 이사를 너무나 우연히 만난다.
새해인사와 안부를 전하고 최 이사는 북한산행을 위하여 먼저 내리고 우리 일행은 당고개역에 내렸다.
당고개역에서 수락산 정상까지는 4.4 키로.
불교신자인 대장은 마치 성지순례를 하듯 학림사에서 예를 갖추고 다시 용굴암에서도 정성드려 두손을 모은다.
용굴암을 나와 정상을 향하여 느릿느릿 오른다.
하늘은 푸르지만 먼 시야는 그렇게 맑지는 않다. 아마도 이것이 요즈음 서울의 하늘이겠지.
뒤돌아보면 불암산,도봉산,북한산의 산줄기가 당차고 기운찬 모습으로 길게 이어져있다.
바둥대며 바위를 부여잡고 오른 암봉에서 건너편으로 보이는 집채보다도 더 큰 바위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 영락없이 코끼리 모습을 하고 있는 코끼리바위.
바위와 바위사이에 얼어버린 눈으로 아이젠을 착용하고 암봉을 돌기도하면서 올라 뒤 돌아본 코끼리바위의 뒷모습은 전면과는 전혀 다르게 코끼리 형상은 전혀 느낄수없고 바위하나가 올려있는 모습으로만 보인다.
부들부들 떨면서 바위위에 오르면 바라보이는 풍경의 멋은 더 없이 좋다.
암봉위에서 대장과 막걸리 한사발 목을 적시고 내려와 동앗줄을 붙잡고 오르면서 철모바위 앞에 다달았다.
철모바위에서 주봉을 오르는데는 많은 사람들로 지체를 하면서 바윗길을 오른다.
주봉의 꼭대기는 오를수없다.
우리부부는 세번째 정상에 와 봤지만 처음으로 수락산에 오른다는 주영님을 위하여 정상석에 눈도장을 찍고 다시 철모바위앞이다.
이곳에서 또 한번 막걸리 한사발을 들이키고 수락산역(수락골)4.7키로 깔닥고개로 내려간다.
깔닥고개 고갯마루에서 오르는 일도 땀께나 흘리겠지만 내려가는 길은 바위갈로 미끄럼을 조심하며 내려가야한다.
긴 수락골 계곡길을 내려와 수락골식당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7호선을 타고 집으로 향한다.
당고개역-수락산정상 4.4 키로, 정상-수락산역 4.7 키로 합; 9.1 키로
2보1원 도봉산 16,000보, 북한산 17,000보, 수락산 17,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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