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3

방태산 칼바람 그리고 눈꽃

Bravery-무용- 2009. 2. 16. 18:52

2009. 2. 15

강원도 인제 방태산(1443.7 M)

                 미산리-깃대봉 7키로, 깃대봉-주억봉 5키로, 주억봉-휴양림 6.5키로   계 18.5키로

인천사계절산악회와 함께

 

인천사계절 산악회와는 3번째 만남으로 방태산 산행이다.

헨드폰 알람소리에 일어나 우선 인터넷으로 인제지방 날씨를 검색하니 맑은 해그림만 보여 좋은 기분으로 어제 꾸려놓았던 배낭을 한 번 더 확인 하고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선다.

아파트 문을 나서자 웬걸!

바닥은 비가 내려 촉촉하고 가늘게 비까지 내리고있다.

 

6시 출발시간  맞춰 출발장소에 도착.  기다리고 있던 승합차가 승차할 회원을 태우고 만수고가 밑에 내려준다.

이곳에서 산악회버스를 타고 강원도 인재 방태산으로 달린다.

홍천군 남면 44번 국도변에 있는 며느리재휴게소(033-432-6680)에 차를 멈춘다.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연로하신 휴게소 어르신의 배려가 있었는지 식당안으로 이동하여 산악회에서 준비하여운 시래깃국으로 한 그릇을 비웠다.

아내는 육식을 좋아하질 않아 혹시나 준비하여 온 참치김치찌게까지 있으니 더욱 맛있는 아침식사였다.

따뜻한 휴게소 어르신의 배려는 이곳을 지날때마다 잊지 못 할 것이다.

 

 

비는 멈추었지만 하늘은 잔뜩 찌푸려있어 인터넷으로 확인 하였던 일기예보와는 달라 내심 산행이 걱정된다.

아침식사후 출발한 버스는 회장의 인사와 산행대장이 산행지도와 함께 오늘의 산행 일정을 설명한다.

B팀은 미산리에서 배달은석봉을 올라 주억봉을 거쳐 방태산 휴양림을 내려가고 A팀은 주억봉에서 구령덕봉과 매봉령 그리고 휴양림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산행시간으로 A팀이 약 한 시간이상 더 소요되는 긴 산행이라는 설명을 곁드린다.

나와 아내는 늘보 코알라 걸음이니 당연히 B팀이다.

 

 

 

산악회 버스는 삼남초등학교에서 우측으로 꺽어지며 내린천과 함께 달리다 다리를 건너 산세가 빼어나 마을 이름도 미산리(美山里)로 불리우는곳 산행 들머리인 두 체의 주택이 있는 곳에 도착하였다.

비스가 돌릴만한 공간이 없어 어떻하지 걱정을 하면서 산행준비를 하고 방태산7키로 낡은 이정표따라 산우님들 발품을 시작한다.

 

주택과 주택사이를 내려가면 바로 징검다리로 계곡을 건너야 한다.

가지런히 놓여 있는 징검다리가 아니고 약간의 얼음과 눈까지 있어 한발을 디딜때마다 조심을 하면서 건넌다.

징검다리를 건너면 미산1리 주민들이 세워놓은 산신제당이 눈에 띤다.

심나니들이 산삼 캐기를 기원하며 정성을 들인 곳으로 산삼을 캔후에는 산신께 감사의 산신제를 지냈던 장소다.

미산1리 주민들은 지금도 봄(음력3.3)과 가을(9.9)에 풍년농사와 주민들의 건강과 무사고를 염원하는 산신제례를 올리는 장소로 지금도 이어져 오고있다 한다.

산신제당을 조금지나면 상수리나무가 튀쳐나와 나도 밤나무라 외쳐 율곡선생이 화를 면했다는 "율곡선생과 나도 밤나무 전설" 푯말이 세워져있다.

율곡선생이 심었다는 밤나무고목이 지금도 남아있다.

전설의 내용을 읽으며 밤나무를 몇 번을 올려다본다.

 

 

맑은 날씨가 될것이라는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아직까지도 하늘은 잔뜩 구름이 덮여있어 당장이라도 눈이 내릴듯한 태세다.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는 수량이 줄어든 겨울계곡에서 가늘게 흐르는 졸졸졸이 아니라 마치 비가 내린후에나 들릴만한 힘차게 좔좔좔 흘러내리니 청각까지 시원하여 진다.

비가 많이오는 시기에 이곳 계곡의 수량을 짐작 할 수 있다.

이파리가 떨구어낸 쓸쓸한 너덜의 겨울 산길은 눈까지 깔려있어 어기적어기적 오를수 밖에 없다.

돌다리도 두둘겨 보고 건너라는 속담과 같이 스틱으로 돌을 두들어 보기도 발로 돌을 살짝 밟아보며 보폭이 넓은 곳은 남자 산우들이 돌덩이로 돌다리를 만들어 폭을 줄이면 여성분들은  징검다리를 건넌다.

이끼옷을 입은 계곡의 바위들은 하얀눈을 또다시 겹쳐입고 있는 겨울계곡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내의 설명으로는 12개의 징검다리를 건넜단다.

어느덧 들머리에서 깃대봉 중간지점인 3.5키로 국유림 복합경영 사업장앞 이다.

 

 

 

 

산길 나뭇가지에 매달려있는 리본에 즐거운 산행을 바란다며 "산 내음이 좋아 아니온듯 다녀갑니다"라는 글귀가 마음에 와 닿는다.

아마도 우리도 그와 같은 마음으로 발자욱만 남기며 산을 오를 것이다.

점점 산은 안개가 짙어지고 가는 눈발도 내린다.

산의 높이가 높아 질수록 앙상한 가지만 남은 활엽수 사이로 드문드문 전나무도 보이고 산길의 눈은 더욱 많이 쌓여있다.

수능시험을 치루고 엄마와 함께오르는 여고생이 다리쉼을 하고있다.

확 쌓였던 스트레스를 산을 오르면서 잊어버린다는 것과 한계를 도전하고있는 아름다운 모습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긴세월의 흔적을 간직하며 묵묵히 서있는 고목 그 묵묵함에 다시한번 바라본다.

오르면 오를수록 숲의 모든 나무들은 하얀 눈꽃을 피운체 가뿐숨을 뿜어대며 오르는 우리에게 위로를 하여준다.

오를 수록 얼음과 눈으로 덮여있고 오름길은 더욱 가팔라져 이제는 아이젠을 착용하여야 할 것 같다.

아내와 함께 아이젠을 착용하고 오른다.

집체만한 바위에 매달려있는 고드름과 눈꽃의 겨울 모습을 담기위하여 산길을 벗어나 눈을 밟으니 무릎까지 푹빠진다.

오를수록 눈꽃의 아름다움은  눈꽃들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정취를 자아내고 있으니 걸음은 점점 더뎌지기만 한다.

가뿐숨을 토해내며 오르다가도 눈꽃의 아름다움에 걸음을 멈추기를 반복하며 눈꽃으로 바뀐 철쭉의 교목 산길은 마치 사슴뿔을 연상시키며 모두에게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얼음과 눈으로 덮여있는 바위를 가슴이 콩닥대며 안돌이를 하며 돌아 내려왔다 얼마 되지않게 오르니 이곳이 깃대봉 정수리다.

들머리에서 부터 2시간 40여분을 걷고 올랐다.

배달은석을 오르고 우측 주억봉으로 가는 코스가 당초의 계획이었으나 눈이 쌓여 산길이 없어져 선두에서 다져놓은 산길을 오르다 보니 덤으로 깃대봉에 오른것이다. 

평평한 넓은 정상은 삼각점이 표시되여 있고 정상표시는 초라하게 넓은 합판에 "인제 방태산 1435.6 미터 풋대봉" 검정페인트에 쓰여있다.

짙은 안개로 사방을 조망하기는 틀렸다.

그래도 모두들 정상에서 잠시 머물고 희미하게 보이는 주억봉방향 철쭉의 터널길로 내려가며 깃대봉을 뒤로한다.

 

하늘은 희뿌옇고 온 산은 하얀눈이 덮여 있으니 눈에 와닿는 모든색은 흰색에 가까운 회색과 하얀색뿐이다.

저 멀리 주억봉이 손짓을 한다.

깊게 호흡을 가다듬고 들어선 터널의 철쭉 눈꽃길은 동화속의 나라를 들어선 듯 하니 눈을 밟는 금속의 아이젠 소리도 정겹다.

그러나 정겨움도 잠시 터널을 벗어나자 마자 우측 상남면 방향에서  매서운 칼바람이 능선을 넘으며 몰아치는데 몸이 바람에 휘청댄다.

저체온 예방을 위하여 아내에게 고어자켓을 입고 쉬지말고 천천히 계속 걸으라고 당부를 한다.

바람이 한번씩 골을따라 매섭게 몰아치면 나뭇잎에 피여있던 눈가루가 하늘을 향하여 흩뿌려 흩여졌다가는 휴양림쪽으로 넘어간다.

이런 칼바람 2년전 소백산에서 맛본 후 처음이다.

휘청휘청 걷다가 뒤돌아보기를 여러번 아내의 걷는 모습을 바라본다.

 

 

 

넓은 안부에 내려오니 골에서 부는 바람은 더욱 드세다 그래도 하얀옷으로 바꿔입고 있는 고사목들의 모습에 걸음을 몀추고 디카에 풍경을 담는다.

배달은석봉을 오르면서 부터는 풍경 담기를 포기하고 칼바람을 피하기위하여 부지런히 능선길을 걷고 눈과 얼음이 덮여있는 칼등과도 같은 암릉의 능선길도 아슬아슬하게 걷는다.

장갑을 끼웠어도 손마디가 시려와 스틱잡은 손은 부지런히 움직이며 다른 한 손은  주먹을 줬다 풀었다를 계속하면서 시린 손을 녹인다.

얼마만큼 걸었을까 뒤를 돌아 깃대봉방향을 바라본다.

구름은 걷히기 시작하지만 매서운 칼바람은 아직도 사정없이 불고있다.

러셀이 되어있지 않은 곳을 밟기만하면 무릎 내지 허벅지까지 쑥 들어가 눈길에 다져진 발자욱만 밟고 걸어야하니 힘이 더욱 부친다.

 

 

능선길에서 내려와 바람이 잦아든 곳에서 먼저온 산우들 모여앉아 허기를 달래고 있다.

아내와 함께 슬그머니 옆에 앉아 즉석에서 끓인 따끈한 생선매운탕 국물을 마시니 뱃속에서부터 따뜻하여지며 온몸이 풀린다.

추위에 쩔쩔매는 아내에게 걱정이 되어 염치불구 따뜻한 국물을 마시라 권한다.

고맙다는 인사는 못하였지만 준비하신분께 고마움을 느끼며 아내와 먼저 발품을 시작한다.

오른쪽 허벅지에 경련이 일어나 길섶에 앉아  손으로 마사지를 하고 출발하는데 얼마 못가서는 왼쪽 허벅지에도 경련이 일어날 듯하여 무릎을 힘차게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하면서 걸으니 가라앉는다.

그만큼 힘이 부치다는 것일 것이다 . 3일간 일본 북알프스 종주때에도 고산증으로 고생은 하였지만 다리에 경련은 일어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시나브로 하늘은 구름이 걷히고 파란 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겹겹이 쌓인 산줄기 저 너머로 유난히도 흰눈을 덮어쓴 점봉산이 뒤로는 설악산 대청봉이 장쾌하게 하늘과 맞닿아있다.

하늘의 눈구름이 서서히 걷히니 음울하였던 마음도 덩달아 걷히고 걷는 걸음도 한결 가벼워지며 방태산의 최고봉 해발 1443.7 M 주억봉 정상에 섰다.

오후3시8분 발품을 시작하여 5시간이상을 걷고 올랐다.

방태산(芳台山),들꽃이 산상의 화원을 이루고있어 아름답고 향기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

오늘 방태산은 화려한 들꽃이 만발하지는 않았지만 하얀 눈꽃이 만발하여 겨울 방태산의 정취를 마음컷 느끼게 한다.

아내와 함께 2년전 여름 비를 억수로 맞으며 주억봉 정상에 올랐던 기억을 더듬으며 그때에는 조망을 하지 못하였던 아쉬움이 오늘 이순간에 모두 잊는다.

꼭대기에 오르면 버릇이 하나있다 걸었던 능선길을 가장먼저 뒤돌아 보는 것이다.

깃대봉에서 부터 걸었던 능선길을 더듬으며 대견함과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깃대봉은 저 멀리서 잘가라 손짓한다 나는 두팔을 높이들고 흔들어 준다.

아직까지도 얼굴을 에이듯이 때리는 바람은 불고있으나 사위를 둘러보며 흰눈을 머리에 이고 모든것을 훌훌 털어버린 겨울산을 한 없이 바라보며 속세의 근심 걱정을 저 멀리 잠시나마 던져버린다.

어깨를 활짝펴고 북으로 부터 설악산에서 점봉산을 거쳐 동으로 뻗어내려 남으로 흘러 오대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긴 산줄기를 막힘이 없이 바라다 본다.

정상에서 동쪽 바로앞에는 구룡덕봉과 너머로는 가칠봉이 남으로는 개인산이 봉긋하다.

정상에서 조금을 내려와야 돌무더기에 주억봉정상이 표시되여 있다.

이곳에도 깃대봉과 마찬가지로 합판에 검정페인트로 정상표시를 하여놓았고 스텐의 정상표시판은 쓰러져 있다.

 

 

 

 

 

주억봉 정상을 뒤로하고 구룡덕봉 1.4키로, 주억봉 0.4 키로, 탐방로 종점 4.2 키로 표시점이 세워져있는 삼거리에 도착하니 들머리에서부터 양때몰이를 하듯 차근차근히 뒤쫒아 다녔던 후미대장이 기다린다.

방동리 화살표시방향으로 내려가야 방태산 휴양림으로 가는길.

얼음과 눈이 쌓여있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일도 만만치가 않다.

고개를 숙이며 내려가다 고개를 올려 나뭇가지 사이로 파란하늘과 흰구름을 바라보기도 한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어울러져 있는 산길은 겨우살이도 유난히도 많이 보인다.

지당골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부터 가팔진 내리막은 끝나고 걷기가 수월하여지며 낙엽송의 산길로 바뀐다.

이곳에서 주억봉 오르는 일도 땀께나 흘려야 할 것 같다.

이느덧 주억봉에서 3.6키로 내려왔다. 탐방로 까지는 1.0키로 남았다는 푯말이 세워져있다.

계곡을 건너는 통나무다리는 물에 떠내려가지 못하게 굵은 나무에 동앗줄로 감아 놓았다.

 

 

폭은 가히 10여미터 이상의 반질반질한 흑적갈색의 넓은 반석위로 약3미터의 폭을 유지하면서 물이 떨어지고 물은 소를 만들고 다시 흘러 계곡아래로 흘러 적가리골과 만나기 위하여 내려간다.

배봉령 갈림길을 지나 낙엽송이 쭉쭉 뻗어있는 차도가 끝나는 휴양림으로 내려왔다.

 

 

 

야영장과 구룡교를 지나 이단폭포를 보기위하여 정자아래로 내려간다.

한 여름에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에는 미치지는 못하지만 온 산을 뒤흔들며 우렁차게 하얀 포말을 만들며 갈색 암반의 소로 떨어져 내린다.

첫 번째 폭포를 이 폭포라하고 두 번째 폭포는 저 폭포라하는데 저 폭포는 이 폭포에서 떨어진 폭포수를 받아 다시 쏟아낸다.

이단폭포 건너편에는 적가리골로 흘러내릴 물이 얼어붙어 옥색의 거대한 빙벽을 만들고 있다.

다시 정자로 올라와 휴양관을 지나 방태산 휴양림 매표소를에 도착했다.

 

 

 

 

매표소를 나서면 우측으로 벌통들이 보인다.

적가리골은  휴양림 안쪽 6키로에 걸쳐 흐르다 내린천으로 들어가는데 이곳은 조선시대 석청(石淸)을 진상품으로 임금께 올렸던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석청이라함은 바위틈에 집을 짓고 사는 석별들이 만들어낸 꿀을 말한다.

오후 5시 20분 산우회 차량이 보인다. 7시간30여분을 함께하였던 방태산을 뒤돌아 적가리골이 보이는데까지 바라보며 힘들었던 산행을 추억속에 간직하며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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