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잡기(雜記)

정선에서 1박2일을 남우회벗들과

Bravery-무용- 2008. 8. 19. 22:17

2008.8.15~16

김무용,김영근,김혁,나민식부부, 이왕진가족,박한호,유명복   14명

 

15인승 승합차를 렌턴하여 연수동에서 3팀, 만수동에서 3팀을 태우고 송파에서 김혁부부와 합류하여 강원도 정선으로 향한다.

2004. 9. 27~29 금강산 관광 이후 4년만에 처음 갖는 남우회 나들이다.

토요일이 낀 3일동안이 연휴라서인지 중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모두가 정체지만 들떠 있는 마음만은 수학여행 떠나는 까까머리 학창시절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예정시간보다 훨씬 늦게 진부IC를 빠져 나왔다.

평창,횡성등은 한우고기로 유명한 곳이니 당연히 한우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총무인 민식이가 차에서 내려 한우식당을 묻고 찾아 모두가 허기졌던 배를 한우와 곁들여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였다.

 

 

 

 

 

강원도로 차가 진입하면서 먹구름이 가득하였던 하늘은 비가 내렸다 끝쳤다를 반복하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 맞는 말이다  허기진 배가 불룩하여지니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59번 국도의 풍경을 넉넉히 감상한다.

두타산 이정표를 보니 산악회 따라 아내와 머리를 때릴정도로(頭打) 뻑세게 걸어 정상을 올랐던 기억이 새롭다.

높이 116미터 백석폭포 앞에서 차량을 멈춘다.

봉우리 위쪽의 계곡물을 인공적으로 끌여 들여 산꼭대기에서 부터 갈색 암반을 타고 떨어지는 백석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는 오대천으로 흘러간다.

가리왕산 등산로 입구인 장구목 앞에서 또 한번 차를 멈춘다.

몇 년전 가족과 함께 가리왕산 휴양림 인근 민가에서 민박을 하면서 가리왕산 정상을 오르다 산길을 잃어 포기하였던 가리왕산 그 산길을 안내판을 보며 다시 오를것을 스스로 다짐한다.

 

 

차량이 출발후 얼마 안되여 다시 멈춘다.

왕진이 딸인 3살짜리 채은이 때문이지만 이번에는 레프팅 숙소앞이라 레프팅하기 위하여 준비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들이 일정 중 한 곳인 정선읍에 위치한 아라리촌에 도착하였다.

정선의 옛 가옥을 재현한 곳으로 기와집, 너와집, 돌집, 저릅집, 귀틀집 등 전통가옥과 물레방아, 통방아, 연자방아등을 돌아본다.

특히 박지원의 한문소설"양반전"을 소재로 동상을 만들어 양반들의 여러 모습들을 담았다.

양반전은 조선후기 경제적 몰락으로 가문이 기울어 양반신분을 팔아야 했던 시대상을 무능과 허식등을 해학적으로 비판하였던 작품으로 그 배경이 이곳 정선이다.

모두들 주막거리에서 옥수수 동동주로 목을 적신다.

아내에게 숙소까지 운전을 부탁하고 인천에서부터 운전하였던 왕진이도 목을 적셨다.

아라리촌은 입장료는 무료이면서도 깔끔하고 깨끗하게 꾸며 놓았다.

 

 

 

 

 아내가 운전을 하고 오늘의 숙소인 북면 유천리 자개골로 달린다.

가늘게 떨어지는 빗속에 59번, 42번국도를 조양강 물길따라 달리다 415번 지방도에서 부터는 송천(松川)따라 달리는 강(江)도, 도로(道路)도 구절양장 꼬불꼬불하다.

산모통이를 돌면 강을 만났다 다시 돌면 떨어지는 강과 산 그리고 골마다 피어 오르는 안개와 함께 달렸다.

직진하면 레일바이크 타는 구절리역 가는 세갈래에서 좌측으로 송천을 가로지르는 자개1교를 건넌다.

산중턱에 문같이 생긴 큰 바위가 자시(子時)에 저절로 벌어졌다가 닫힌다 해 자개(自開)라는 지명을 얻은 자개골.

자시에만 큰 바위가 열린다지만 우리 남우회 회원들이 자개골을 찾으니  반가움에 술시(戌時)에도 자개골 문은 열리고(?) 자개2교를 건넌다.

상원산과 다락산이 자개문 역활을 하고 있고 무릉도원을 구경하려면 자개문을 지나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소나무가 많아 송천, 버드나무가 많아 유천리다. 복사꽃이 만발하지 않아도 무릉도원이 여기 자개골이다.

 

 

 

 

자개문을 지났으니 무릉도원속에 숙소인 "숲속에 쉼터"에 도착하였다.

오후 7시가 훨씬 지난 시간이었다.

반갑게 맞이하여 주는 주인과 인사를 나누고 여장을 풀었다.

깊은 산속 자개골의 뒷산은 얕은 구름이 조각조각 골안에 깔려있고 자개골의 물소리는 귓가를 울리고 약한 빗줄기는 계속 내리고 있다.

숙소에서 마련한 소박하고 담백한 시골반찬에 닭백숙으로 반주와 곁드려 만찬의 시간을 갖는다.

세월이 흘러 나이 들었음인가 예전 같으면 주거니 받거니 곤드레 만드레 마셔야할 이슬이는 몇 잔의 나눔으로 만찬의 시간을 끝내고 방으로 들어간다.

그래 술에 취해 곤드레 만드레보다 깊은 산속에 왔으니 맑은 공기를 듬뿍마시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다.

다음 날 무려10병 이상 이슬이가 남았단다.

가늘게 떨어지던 빗방울은 밤이 깊어 질수록 더욱 굵어지며 지붕을 후두득후드득 때린다.

 

이른 아침에 일어난 친구들은 밤새 지붕을 때린 빗소리를 자개골에서 흐르는 물소리로 들었단다.

아침 식사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우의를 걸쳐 입고 나 홀로 상원산 등산로를 찾아 보기로 하고 숙소 뒷길로 오른다.

위에 민가 한 채가 보이고는 등산로를 찾을 수 가 없어 되 내려와 자개골 물소리 들으며 진부로 가는 시멘트도로인 9번 군도 따라 걷는다.

 

 

 

도원명의 도화원기(挑花源記)에 어부가 물고기가 잡히질 않아 지루함을 달래기 위하여 노를 젓다 무릉도원에 들어 갔듯이 산을 오르지 못함에 간혹 나타나는 민박집만 보이는 적막한 길을 걷는다.

골속으로 얕게 깔린 작은 조각구름과 푸른 숲 그리고 자개골의 청아한 물소리를 벗 삼아 걷다 보니 자재3교도 지나며 집으로는 마지막으로 보인 아리랑 민박집을 훨씬 지난다.

홀로 걷는 길은 일상을 벗어난 나에게 모든것을 잠시 잊게 하여준다.

얼마를 걸었을까 길은 자꾸 따라 오라고 손짓하지만 되 돌아 가야한다.

되 돌아 숙소앞에 다달으니 친구들도 모두 길가에 나와 있다.

계곡물에 젖은 땀을 씻고 모두 모여  민박집 아주머니가 정갈하게 담근 백김치와 곤드레 나물의 맛에 밥 한그릇을 뚝딱 비운다.

이곳 정선의 곤드레 나물은 그야말로 일미이다.

 

 

식사 후 커피 한 잔으로 휴식을 갖고 레일바이크를 타기 위하여 따뜻한 주인의 환송을 받으며 구절리로 향한다.

자개1교에서 좌측으로 하여 구절리 레일바이크 출발점에 도착하였다.

표를 구입하기 위하여 줄이 길게 늘어서 있지만 민식 총무의 노력으로 마을주민으로 부터 구입한 티켓으로 출발시간만을 기다리며 구절리역 주위를 둘러본다.

약한 빗방울에 모두들 비옷을 입고 있고 특히 어제부터 가장 들 떠있는 혁이 처는 마냥 즐겁게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혁이 처의 즐거운 모습이 오히려 기명이나 채은이 보다도 더욱하다.

 

 

 

 

 

레일바이크는 페달을 이용하여 철도레일 위를 달리는 것으로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7.2키로를 약 50여분간 달린다.

4인용 바이크에 올라 운행에 대한 설명을 듣고 9시경 구절리역을 출발한다.

페달을 밟으며 호기심과 동심의 세계속으로 빠져든다.

아마도 기명이네 가족이 가장 신났으리라.

짧은 터널을 지나면서 철교가 나오고 아래는 송천이 굽이 치는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레일바이크에서 손을 흔들면 굽이길 달리는 자동차들은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어 주며 정겨움을 나눈다.

갈색 직벽에 소나무, 철길 옆의 오두막집 그리고 옥수수밭. 저절로 기찻길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 동요가 합창으로 이어진다.

힘찬 물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골과 골사이 작은 폭포에서 하얀포말을 일으키며 송천으로 흐른다.

모든 자연의 아름다움이 스쳐 지나간다.

터널안에서는 목이 터져라 야호소리도 질러 보고 중간 휴계소에서는 직원들이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

실제 철도 건널목에서는 기차가 지나가듯 차단기가 내려지고 건널목에 자동차는 정차를 하고 레일바이크는 건널목에서 들리는 땡땡소리에 통과를 한다.

아리랑 노랫소리가 퍼지는 아리랑 터널을 지날 때가 가장 힘들게 페달을 밟고 오른다.

아우라지가 내려다 보이는 철교를 건너고 종착역 아우라지역에 도착하였다.

레일바이크를 탈때까지 썩 내키지 않았던 한호,혁이,영근, 나 모두가 즐거웠나 보다 즐거운 미소가 가득하다.

아우라지역은 정선아리랑의 본고장으로 정선선 여객열차의 마지막역.

터널을 나오면서 찍은 사진은 벌써 아오라지역앞에 진열되여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다시 풍경열차"아리아리호"를 타고 구절리역으로 되 돌아 가면서 그 풍경들을 다시 한번 담는다.

스쳤던 그 풍경, 그 모습을 바라보니 아주 오래전부터 친숙하였던 풍경처럼 정겨움을 느낀다.

구절리역에 도착하여 몇 분거리에 있는 오장폭포를 들른다.

 

 

 

 

 

오장산의 짙은 직벽의 숲 사이로 290미터의 높이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는 송천으로 흘러간다.

어제 보았던 백석폭포보다 무려 174 미터가 높다.

낙수지점에 물줄기를 인공으로 끌여 들여 만든 폭포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

몇 달전 노추산을 등산하면서 오장폭포를 구경하고 오장산 뒤쪽 낙수지점위 계곡을 따라 정상을 올랐었다.

 

 

차를 되돌려 동면에 위치한 화암동굴로 달린다.

조양강 물줄기와 구불구불 국도따라 읍내를 거쳐 화암동굴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정선군은 연계관광을 개발하여 레일바이크 티켓을 소지하고 있으면 화암동굴 입장료를 할인하여 준다.

동굴입구까지는 모노레일을 이용하는 방법과 걸어서 오르는 방법등 2가지인데 모노레일 출발시간과 맞지 않아 걸어서 오르기로 하였다.

화암동굴은 "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개발된 국내유일의 태마형 동굴로 총길이는 1,803 미터.

금광을 굴진중 천연종유동굴이 발견되였다 한다.

광부들의 수 많은 애환이 서려있는 금광을 거닐때는 광부들의 막장 인생의 힘든 삶을 떠오르게 하고 천연종유동굴은 둥근 모양의 대광장을 연상시키며 유석폭포, 석순,석주등이 갖가지 형상으로 보이는 대자연의 신비함에 감탄할 뿐이다.

6센티미터의 종유가 자라는데 천년이상이 걸린다니 몇 억년 아니 몇 십억년전의 자연과의 만남일 수 있다.

어린이에게는 친밀감과 재미를 주기 위하여 캐릭터된 도깨비들이 금광석의 채취에서 생산까지 보여주는 동화의 나라등 동굴등을 1시간 30여분을 관람하였다.

 

 

 

 

점심시간은 지났지만 부지런히 정선카지노를 향하여 사북으로 달린다.

화표주, 소금강, 물운대를 지나치면서 남면을 거쳐 사북에 도착했다.

우선 읍내에서 부대찌게, 칼국수등 각자 취향에 맞게 점심식사를 하고 강원랜드 정문을 지나  주차할 곳을 찾지만 빽빽하게 들어선 차량으로 카지노 구경을 포기하고 인천으로 향한다.

우리들처럼 구경을 목적으로 들린 사람도 있겠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는 것은 국민들의 정신건강에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곳을 들렸다는 내 자신부터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송파에서 혁이 부부는 내리고 밤11시가 훌쩍 넘은 시간 만수동에 도착하여 아내와 왕진 가족은 먼저 연수동으로 출발하고 마중 나온 옥진이와 함께 나들이 하였던  옥진 처, 영근 부부, 민식 부부, 한호와 나는 간단하게 생맥주를 마시며 1박2일 정선 나들이 뒤풀이를 끝냈다.

같이 참석못한 영길부부와 옥진에게는 미안함이 가득하고......

나들이 준비한 민식부부 특히 장거리를 무사히 운전한 왕진에게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