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2

흔들바람속에 가지산, 코발트하늘에 운문산

Bravery-무용- 2007. 10. 23. 10:05

태화산우회와 영남 알프스중 가장 높은 가지산과 운문산 산행을 위하여 전날 밤10시 인천을 출발하여 2007.10.21 새벽4시15분경 경남 밀양 석남터널 입구에 도착하였다.

석남터널은 경상남도와 울산시를 경계하는 터널로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 이정표가 보인다.

버스에서 내려 도로를 건너면 산행이 시작되는 들머리다.

 

 

새벽의 어둑하늘을 올려다 본다.

밤하늘은 수 많은 보석들을 박아 놓은듯 무수한 별들이 반짝거린다.

반짝이는 별들과 은하수를 바라보면서 영원한 생명을 얻기위하여 은하철도 999를 타고 안드로메다로 떠나는 소년철이는 지금어느 별에 있을까 떠올라 본다.

 

산우님들 모두 든든하게 옷을 챙기면서 간단한 준비를 마치고 어둑컴컴한 산길을 렌턴의 불빛으로 의지하며 가지산 산문으로 들어섰다.

오를수록 바람은 산들바람이 흔들바람으로 바뀌면서 더욱 세차게 불어댄다.

40여분을 힘들게 다리품하며 구급함이 비치되여 있는 가지산101지점을 지나고 나무에 철사로 묶어놓은 <등산로 터널과 석남사> 화살 표시를한 철판이 있는데 재약산, 사자봉,간월산,신불산,영취산등이 메직펜으로 쓰여 있는 것으로 보아 영남알프스구간을 종주하는 산꾼들이 표시하여 놓은 듯 싶다.

 

제일관관농원과 석남터널 그리고 가지산 방향 표시판앞에 도착하였다.

석남터널에서 2.6키로를 1시간20여분 다리품을 한 것이다.

바위로된 산길을 오르기도 하며 헐떡거려 언덕마루에 올라 뒤돌아보니 넘어온 봉우리가 봉긋이 솟아 있고 동녘으로는 희미하게 날이 밝아 오기 시작한다.

가지산 정상이 가까워 질수록 바람은 더욱 거칠게 불어 댄다.

 

 

 

들머리에서 부터 3키로를 걸어 올라 지혜를 더 한다는 가지산(加智山)정상에 도착하였다.

그때 시각은 아침 6시10분. 해발 1,240미터로 영남알프스중 가장높은 봉우리다.

경북 청도군과 울산광역시 밀양시의 경계가 되는 곳.

우리 태화산우님들 모두가 가지산 정상에 우뚝 올라선 것이다.

정상에는 오석과 쑥돌에 정상표시석이 세워져 있고 낙동정맥 표시석도 보인다.

깃대에는 태극기가 강한 바람에 더욱 힘차게 휘날리고 있다.

사진을 찍기위하여 디카를 들고 촛점을 맞추기 위하여 두팔을 앞으로 내밀지만 바람의 힘에 팔의 중심을 못잡고 좌우로 위 아래로 팔이 흔들 거린다.

도저히 정상에서 몸을 버틸 수 가 없어 바로 아래 간이대피소로 옮긴다.

 

 

판넬에 천막을 덮여놓은 대피소에서 아내와 큐빅님,두부님,설화님,심명진님과 아침식사와 커피를 마시면서 몸을 녹인다.

대피소 밖에서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한다고 마음산님의 음성이 들린다.

 

 

자리에서 벌떡일어나 대피소를 나와 붉어진 지평선에서 솟아 오르는 태양을 맞이한다.

온 몸 깊숙히 숨을 들여마시며 아침의 정기를 듬뿍 받아 들였다.

거센 된바람에 서둘러 운문산5키로, 아랫재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방금 솟아오른 아침햇살에 황금빛으로 물든 억새가 피여있는 헬기장을 지나면서 뒤돌아본 바위봉우리 가지산 정상은 태극기만 힘차게 휘날리고 있다.

아내는 연신 햇살에 비친 억새에 어쩔줄을 모르고 즐겨워 하고 있다.

가는길 좌측 직벽의 바위봉우리들은 아침햇살에 붉게 물들어 있고 그아래 깊은 계곡의 숲은 푸르름이 음영된 모습으로 보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한동안 시선을 고정 시키고 바라보았다.

 

 

 

 

산길을 약간 벗어난 수십미터 직벽 위 조망하기 좋은 넓은지대에는 먼저온 산우님들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월드스페이스 투어의 최이사님으로 부터 재약산, 사자평의 긴 산줄기의 모습을 설명 들으며 무한한 산의 즐거움을 느낀다.

바위지대에서 너무많이 쉬었다

 

발길을 재촉하며 아랫재와 제일관광농원으로 가는 세갈래길에 내려왔다.

아랫재까지 1.29키로 남았다.

참나무 숲길을 계속 내려간다.

운문산을 또 다시 오른다는 생각에 한없이 내려가는 길이 반갑지가 않다.

내려간 만큰이상을 다시 올라가야 할 것이다.

 

 

 

저 아래 아랫재에 억새밭에 둘려 쌓여 있는 천막으로 뒤집어 씌여잇는 통나무집이 보인다.

가운산방(加雲山房)으로 문은 굳게 닫혀있다.

왜 이곳에 주위와는 어울리지 않는 정상 대피소와 같은 초라한 산방이 있는지 안타깝다.

산방주위는 억새가 은빛물결로 넘실거린다.

아랫재는 남명초등학교와 운문산 그리고 가지산가는 갈림길이다.

 

여기서부터 운문산정상까지는 계속오르는 가풀막진 길이다.

아랫재와 운문산 정상까지는 표고차이는 480여미터지만 오르는 거리는 1.2키로나 된다.

최이사께서 쉬었다 가자는 것 뿌리치고 단단히 각오를 하고 죽순이 우거진 오르막 숲길로 들어 선다.

단단히 각오를 하고 오르지만 숨은 가빠지고 발걸음은 점점 더뎌진다.

앞에서 오르는 아내의 힘든 발걸음이 안스럽기까지 하다.

기를 쓰고 오른다고 해야 할 것 이다.

앞에 바위 봉우리가 보이고 흐드러지게 핀 들국화가 그나마 위로를 하여 준다.

다리쉼을 하면서 고개를 들고 위를 쳐다보니 저멀리 코발트색 하늘아래 운문산 정상인 바위봉우리가 손짓을 하고 있다.

은빛 억새숲을 헤치며 걷는 길 좌측 저 아래에는 삼양리 마을이 보인다.

 

 

 

 

 

바위를 타고 오르면서 억새밭 숲을 지나며 바로 오석에 운문산 해발 1,188미터 경북 청도군 운문면 신원동 산 169-4번지가 석각되어 있다.

그때 시각은 9시20분이 조금지났다.

조금 위쪽 넓은 정상에는 청도산악회에서 세운 큼지막한 정상표시석이 서 있다.

정상석 뒷면에는 1996년7월 청도산악회 여초(如初) 김응현(金膺顯)께서 쓰셨다고 적혀 있다.

여초 김응현은 추사이후 여초로 평가받으시는 서예가로 금년2월에 별세 하셨다.

돌을 쌓아 놓고 장승모양으로 세워놓은 나무이정표가 재미있게 보여 스스로 미소를 머금는다.

올해는 유난히도 주말만 되면 궂은 날씨로 산꾼들에게는 산정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였지만 오늘은 아니다.

오늘은 구름의 문인 운문산(雲門山)하늘도 구름은 간곳없고 그냥 코발트색깔 뿐이다.

새벽에 불어대던 바람도 자취를 감추었다.

구름 한 점없는 드높고 맑고 맑은 하늘이다.

 

서정주님의 <푸르른 날>시귀가 닿는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간월산,신불산,영취산의 산줄기가 푸른하늘 아래 길다랗게 펼쳐져있다.

바로 건너는 재약산 줄기의 사자평이 끝으로 봉곳이 보인다.

시야를 아래로 내려보니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에 검정비닐하우스의 지붕이 햇살에 반짝거린다.

으라차님과 심명진님의 설명으로 아스라이  팔공산의 모습도 보이니 경상도의 산군이 다 보이는 듯하다.

사방을 고개를 돌리면서 바리보는 산봉우리들의 끝없이 펼쳐진 모습을 보면서 속세에 시기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떨쳐 버린다.

우리 산우님들 삼삼오오 모여앉아 정상주를 나누며 산정의 즐거움을 갖는다.

자작도님, 안개비님, 퀴빅님, 두부님, 설화님들 배낭에서 먹거리를 끄집어내니 진수성찬이 되어 버렸다.

40여분을 산정에서 머물렀지만 내려가자는 산우님이 없다.

모두가 속세를 잊고 있는 것이다.

 

 

정상에서 500미터를 내려오니 돌탑이 있는 이정표 앞이다.

죽순이 길을 만들어준 내리막길이다.

상운암을 알리는 안내문이 나무에 걸려있다.

상운암은 슬레이트 지붕으로 되여 있는 2동의 요사채가 전부다.

그러나 내방객을 위하여 큰 주전자에 차가 끓여져 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차를 한 잔을 마신다.

채마밭에는 가을채소인 배추와 무우가 심어져 있고 주목나무도 있다.

소란스럽지 않은 암자다운 암자다.

 

 

상운암을 나서면서 경사가 급하여지는 돌까지 깔려있는 내리막길을 상운암계곡과 같이 내려간다.

위에서 부터 아래까지 쏟아져 내린 돌무더기에는 여기저기 돌탑들을 쌓아 놓아있다.

길섶에 큰 바위하나가 보인다 누군가 바위에 "점구지 바위"라고 써놨다.

점구지 바위를 지나면서 우측 상운암계곡에서 꽤나 크게 물소리가 들린다.

 

 

물소리를 따라 계곡으로 내려가 위쪽을 바라다 보니 폭포다.

골이깊은 검푸른암반에서 몇번에 걸쳐 낙수구에서 떨어지고 잇다.

두부님 쉬었다 가자며 아직까지 배낭속에 간직한 커피를 끄집어 내어 일행들에게 돌린다.

우측으로 가면 딱발재 오르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석골사는 1.4키로 남았다.

소나무에 기대여 세워놓은 크게 웃고있는 장승은 터벅터벅 내려가는 길 잠시나마 위로를 하여준다.산길이 넓어지면서 우측 억산 2.6키로오르는 이정표가 보인다.

 

아담한 석골사앞에 도착하였다.

이제는 자동차도 다닐수 있는 시멘트도로다.

석골사를 지나면서 좌측계곡으로 내려 매끄러운 암반을 타고 떨어지는 석골폭포 그리고 맑은 소가 멋스럽다.

 

 

석골사 입구부터 내려가는 길은 사과밭이다.

가을이 익어가는 사과나무에 달린 사과는 더욱 빨게지면서 11월 중순에 가서야 제맛이 난단다.

석골폭포에서 30여분을 걸어 석골교에 도착하여 가을의 정취를 듬뿍담고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2보1원 23,000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