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을 가지마다 열매가 맺는다고 하여 순우리말로 열매달이라고 부른다.
열매달 마지막날 태화산우회와의 산행은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시에 위치한 마패봉과 부봉이다.
산우들을 태운 버스는 8시30분경 괴산군 연풍면 고사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간단하게 산행준비를 마치고 주차장을 출발하여 이화여대 수양관과 식당가를 지나 조령산 자연휴양림을 알리는 빗돌에서 조령삼관문, 등산로 길로 들어섰다.
돌로 잘 다듬어진 산책로를 걷다 마패봉, 과거길 안내표시에 따라 통나무다리를 건너 참나무숲이 우거진 등산로로 들어섰다.
환하게 웃고있는 장원급제, 금의 환향 장승이 우리를 반긴다.
마패봉(소요시간60분)방향으로 돌계단길을 오른다.
앙증맞은 노란색 들꽃이 다소곳이 바위옆에서 맞이하는 산길을 비박을 하면서 백두대간길을 걷는 산꾼과 대화를 나누면서 어느덧 조망하기 좋은 조그마한 바위봉우리에 올라 왔다.
주차장에서 1시간여를 다리품하였다.
하늘은 짙은 구름이 깔려있고 앞에 보이는 부봉6봉들은 봉우리만 봉긋봉긋하게 보이면서 넓은 운해가 넘실거린다.
부봉 뒷편의 주흘산은 구름에 가려 전혀 보이지가 않는다.
길섶에 흐드러지게 피여있는 구절초를 벗삼아 마패봉(마역봉)에 도착하였다.
괴산군에서 오석에 해발 927M 정상석을 세워 놓았다.
마패봉에서 좌측으로는 신성봉 가는 길, 부봉은 4KM 이정표 따라 곧바로 가면 된다.
부봉으로 가는 길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숲 능선길을 계속 걷다 보면 주흘산과 동화원 그리고 부봉 갈림길이 나온다.
부봉 0.5KM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부봉 1봉을 오르는데 그리 높지 않은 동앗줄을 잡고 올랐다.
백두대간 부봉 917M 정상석이 세워져 있고 이 높은 곳에 묘1기도 있다.
부봉은 백두대간에 속한 산으로 주흘산과 이어져 있다.
가는비는 계속 내리지만 다리쉼을 위하여 배낭을 내려 놓았다.
부봉안내판에는 암릉미의 극치를 이룬 부봉에 대한 설명이 있으나 오늘은 어떤 암릉의 아름다움도 여섯봉우리의 풍광도 볼 수 없이 부봉 제1봉에 서 있다.
안개가 가득낀 숲이 우거진 산길을 따라 2봉으로 향한다.
사람 키 보다 높고 넓다란 바위가 산길까지 툭 튀져나와 있는데 2,30명정도는 악천후시 충분히 피신하여 있을 정도로 넓게 움푹 들어간 산길을 걷기도 한다.
봉우리에 아스팔트로 만든 헬기장을 지나면서 2봉은 지나치고 3봉으로 향한다.
암봉인 3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동앗줄을 잡고 올라가야 한다.
동앗줄을 잡고 봉우리 위를 올려다 보지만 불과 10여미터인데도 뚜렷하게 보이지가 않는다.
바위에 발디딜 틈이 마땅치 않은 직벽의 암벽을 바둥거리며 올라왔다.
한그루의 고사목이 있는 3봉은 넓은 바위봉우리로 되여 있어 쉬어 가기에는 딱 맞다.
먼저 도착한 산우들 오손도손 모여앉아 음식을 나누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우리도 주저앉아 배낭에서 이것저것 끄집어 내니 바로 진수성찬이 되었다.
짙은 안개속에서도 음식을 나누면서 오랫동안 머물렀다.
3봉에서 4봉이 바로 코앞에 있지만 짙은 안개때문에 아주 먼 곳을 바라보듯 어렴풋하게 보인다.
4봉을 오르는 길은 문경시에서 등산로가 아님을 알리는 표시판에 매달려있어 4봉은 우회를 하면서 5봉에 올라 섰다.
넓지 않은 봉우리에 옆으로는 사자바위가 보이고 저 멀리 보여야 하는 주흘산은 상상만 한다.
5봉에서 바라본 6봉은 안개로 전혀 보이질 않는다.
6봉안부로 내려가는 길은 긴 동앗줄을 이용하면서 내려 와야 하지만 줄이 짧아 발을 바닥에 내디딜때 조심하여야 한다.
해발 916M 부봉(6봉) 이정표 앞이다.
제1부봉과 2관문 그리고 동화원으로 갈라지는 안부다.
동화원 방향으로 가면 6봉으로 오르는 철계단이 보인다.
너무나 짙은 안개로 6봉은 생략하고 2관문 방향으로 내려간다.
마사토길 하산길을 한발한발을 조심스럽게 내려오면서 아쉬움에 자꾸만 뒤를 돌아 6봉을 바라보지만 안개는 계속 6봉을 숨겨놓고 있다.
소나무가 우거진 숲길도 죽순길도 이번에는 사람 키보다도 더 큰 죽순길을 빗방울에 맺힌 죽순을 헤치면서 한참을 내려 왔다.
계곡물에 손과 발을 씻고 계곡을 건너 새재길로 들어 서면서 바로 한시가 있는 시와 숲이 어우러진 옛길로 들어 섰다.
<새재 길목에서 문득 노래하다>
조 임도
흐르는 시냇물 뱀처럼 날래고
기이한 봉우리 창검을 세운 듯
찬바람 맞으며 서울로 가는 길
필마는 숨이차서 헐떡거리네
징검다리로 계곡을 건너기도 하면서 제2관문으로 발길을 옮긴다.
문경새재 제2관문인 조곡관에 도착하였다.
선조27년(1594)새재에 제일 먼저 세운 관문으로 조동문(鳥東門)이라 하였다.
드라마사극 "대조영"을 촬영중이라 잠시 머문다.
조곡폭포 앞이다.
폭포를 바라보기 가장 좋은 곳에 사진촬영장소까지 설치 되었다.
저 위 숲속에서 부터 계단처럼 쌓여있는 갈색암반으로 폭포수는 떨어지면서 소를 만들더니 사람의 손으로 길게 만들어 놓은 나무수로를 따라 흐르면서 물레방아를 돌게 만들어 놓았다.
조선시대에도 산불조심을 강조 하였는지 "산불됴심"표석이 눈길을 끌고 소원 성취탑도 꾸꾸리바위도 모두가 흥미를 끈다.
우리나라 두번째 신부이신 최양업신부의 전교 숨결이 살아 있는 천주교신자들의 예배장소였던 예배굴을 올라가 보기도 하였다.
계곡건너 검은 암벽에는 숙종25년(1699)에 구지정이가 쓴 것이라고 쓰여진 용추(龍湫)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조선시대 임금으로 부터 명을 받은 신, 구 경상감사가 업무를 인계인수 하였던 교인처인 교귀정을 지나면서 선비와 부보상들이 새재길을 오르다 피로에 지친몸을 한 잔의 술로써 여독을 풀었던 문경주막도 들려본다.
마사토야역장을 주위의 운치에 어울리게 나무를 엮어 가려놓은 모습에 문경시의 정성이 엿보인다
새재길 가로수 노송 한그루는 송진채취 과정에서 생겨난 상처의 흔적이 보이니 가슴 아프다.
출장가는 관리들에게 숙식의 편의를 제공하였던 조원원터는 높게 쌓아 올린 돌담장이 눈에 뛴다.
기름틀에 누름틀처럼 생겼다하여 지름틀바위를 지나면서 뒤돌아본 산의 모습은 봉우리들을 아직까지 구름이 숨겨놓고 있다.
제1관문앞에 도착하였다.
숙종34년(1708)에 만들었다.
문루위로 올라섰다. 나라를 지키려 왜병과 싸우는 의병들의 함성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성곽을 따라 걷다가 성벽아래 수구문(水口門)을 살펴보니 그냥 뻥 뚫린 수구가 아니고 타원형 수구문에 두개의 돌기둥에 다시 돌을 올려 놓은 모양에 정성과 운치가 곁들여 보인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문경새재길은 조선시대부터 영남에서 한양으로 통하는 가장 큰 길로 6.5KM에 달하고 황토길로 보존이 잘되여 있는 길이다.
산행시간을 빼고도 새재길을 1시간10분을 걸었다.
선비의 상을 지나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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