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9.15 밤10시 인천을 출발하여 다음날 새벽 3시 20분경에 설악산 오색분소에 도착하였다.
이번 산행은 태화산우회와 남설악에서 대청봉, 소청을 거쳐 백담사구간이다.
태풍"나리"가 우리나라를 통과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도 예정대로 산행을 감행한다는 태화산우회의 공지에 따라 나섰다.
아스팔트길을 따라 남설악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여 인원을 확인 후 입구를 들어서면서 대청봉을 향하여 힘차게 발걸음을 내디딘다.
렌턴의 불빛을 밝히며 돌을 잘 깔아놓은 탐방로를 지나고 나무데크 다리도 지나면서 가뿐숨을 몰아쉬며 제1쉼터앞에 도착하였다.
가팔진 오르막이라 숨은 턱까지 차 오르지만 몇몇의 단체 산악회들과 뒤 엉켜서 오르고 쉬기를 반복하면서 움직인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배낭에서 우의을 꺼내 입으면서 많은 비가 내리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우측계곡에서 어둠의 정막을 깨뜨리는 물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하얀포말을 일으키며 사정없이 쏟아져 내린다 설악폭포다.
예전에 대청봉에서 이곳으로 내려오면서 느껴보지 못하였던 설악폭포의 폭포다움을 오늘 어둑한 새벽에 참모습을 보고있는 것이다.
헉헉대며 제 2쉼터에 도착하였다.
대청봉까지는 1.3KM, 1시간 소요된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어둑새벽은 서서히 걷히면서 하얀구름에 파란하늘이 숲사이로 보인다.
빗방울을 머금은 구절초는 방긋이 인사를 하고 노란 달맞이꽃도 덩달아 인사를 하니 자주빛 투구꽃은 고개 숙여 반갑게 맞이한다.
우리가 서 있는 발아래 좌측 산기슭 아래에는 안개가 빠르게 고개를 넘어 가니 우리들은 구름위에 있는 것이다.
가을을 빨리 맞이하고 싶은가 보다.
단풍나무 한그루가 빨갛게 물들어 있다.
대청봉 500M 이정표를 지나면서 나무밑둥 전체가 바위위에 걸터 앉아 4줄기를 하늘로 뻗어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보면서 바위와 나무가 자연속에 아름답게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안개는 점점 시야를 가리기 시작한다.
우측 벙커가 있었던 자리는 넓은 초원으로 바뀌면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기쁨 마음으로 바라본다.
검푸른 바위들이 널려있는 해발 1,708M 정상 대청봉에 올라섰다.
짙은 안개로 중청도 중청대피소도 보이지가 않는다.
그러나 정상에 올라 왔다는 기쁨마음은 감출수가 없다.
안개가 시야를 가렸지만 이리저리 두리번 거린다.
정상에 부는 바람에 쟈켓을 끄집어 입는다.
석달달전에 올라 왔을때 보였던 한국산악회 강원지부에서 세웠던 광복30주년 기념 동판은 보이지가 않고
요산요수(樂山樂水)와 대청봉의 주소를 알리는 양양군 서면 오색리 산 1-1 표시석과 정상석은 굳굳하게 버티고 세워져 있다.
대청봉에서 백담사까지 12.9KM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산우님들과 간단히 정상주를 나누고 서둘러 중청대피소로 향한다.
중청대피소에 먼저 도착한 산우님들 덕분에 자리를 잡고 반주를 곁들인 아침식사를 하면서 힘들게 올라왔던 모든것을 잊으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대피소 식당을 나서기가 무섭게 웽~~~하며 바람소리가 귓가를 스쳐댄다.
서둘러 우의를 입고 중청대피소를 나선다.
한계령으로 갈라지는 끝청 갈림길에서 소청으로 발길을 옮긴다.
키작은 나무숲을 지나면서 돌들을 잘 깔아놓아 펑퍼짐한 소청에 도착하였다.
이정표가 여러갈래로 표시되어 있다.
우리가 가야할 소청대피소 0.4 KM, 봉정암 1.1 KM, 백담사 11.7KM 가 한쪽방향은 희운각대피소, 양폭대피소, 비선대 6.8KM 가는길이다.
백담사가 이정표에 표시된 거리중 가장 먼 거리다.
관목사이 돌길을 걸어 소청대피소, 소청산장에 도착하여 산장직원의 다정한 인사를 받으며 봉정암으로 내려선다.
우의를 입어야 할 정도의 가느다란 빗줄기는 계속 내리고 있다.
지난 6월 끝청에서 고즈넉히 내려 보였던 해발 1,224M에 위치한 봉정암에 도착하였다.
신라때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하였으니 어림잡아 천년의 세월을 넘긴 사찰로 5대 적멸보궁중에 하나다.
암자라고 하면 도를 닦기위하여 작게 만든 집으로 생각되지만 봉정암은 여러채의 요사(寮舍)가 있다.
봉정암 옆 계곡은 인공적으로 정성드려 석축을 쌓았는데 암자와 썩 잘 어울리고 뒤로는 기암괴석들이 보이는데 안개가 가려 뿌옇게 보이는 기암괴석은 더욱 신비함을 보여주고 있다.
패드병에 봉정암의 물을 정성드려 가득 담는다.
발길을 옮겨 해발 1,180M 사자바위 앞이다 어느 것이 사자바위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힘차게 보이는 바위들을 바라보며 돌계단길을 부지런히 내려 가다 뒤를 한번 돌아본다 멀어진 산봉우리들은 안개가 숨겨 놓았다.
아름들이 나무줄기가 돌과 같이 빗물을 머금고 누워 있는 모습이 우악스럽 보인다.
해발 1,050M 봉정골 입구다.
봉정골을 보기 위하여 표시판 뒤쪽으로 살짝 발길을 옮긴다.
봉정골은 계곡물에 휩쓸려온 바위들과 뿌리째 뽑힌 나무들이 골안에 흐트려져 있다.
흐트러진 모습도 자연 그대로 받아 드리니 흉하지는 않다.
계곡의 모습은 점점 바뀌고 있다.
다리를 건너기도 하면서 내려가는 길이다.
계곡에는 철난간들이 떨어져 나간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엄청난 수량에 견디지 못하고 떨어졌으리라.
넓고 직벽에 가까운 진갈색 암반에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잠시 멈춘다.
두그루의 나무가 뿌리가 뽐혀 큰 문을 만들어 놓은듯한 산길을 지나면서 미끄러운 암반에 흐르는 물은 맑은 담을 만들고 암반의 색깔은 연갈색과 진갈색으로 바뀌면서 옥색의 소를 만든다.
직벽에 설치한 나무데크 길을 걸으며 쌍폭에 도착하였다.
물소리에 번뜩 기운을 차린다.
검푸른 암반위 양쪽에서 힘차게 쏟아져 내리는 물은 큰 담을 만들고 있다.
쌍폭이 가장 잘보이는 곳에 전망대를 설치하여 놨다.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는 위쪽을 고개를 뒤로 재쳐 낙수구 뒤쪽을 바라본다.
다시 굽이치는 물소리를 들으며 구불구불 산길을 내려온다.
좁게 패인 암반의 흐르는 물은 더욱 요란스럽게 소리치며 물보라를 산길까지 뿌려대며 하얀 포말을 크게 일으키며 아래로 떨어진다.
절편을 썰어 놓은듯 책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놓은듯한 바위 그리고 바위 위에는 높게 자라고 있는 나무의 모습에 걷던길을 멈춘다.
해발 730M 백운동이다.
그렇게도 내려 왔지만 아직까지도 백담사는 7.4KM 남았다.
계곡옆 바위모퉁이로 나무데크가 설치된 길을 지나 수렴동 산장에 도착하였다.
봉정암에서 수렴동 산장까지의 계곡은 구곡담, 수렴동에서 백담사 까지는 수렴동 계곡이다.
12시15분이 조금 지났다.
산장의 구조로 보아 오래된 산장 같다.
산장입구에는 동곡 김재화의 "수렴동 산장"이 편액되어 걸려 있다.
내가 알고있는 동곡 김재화는 인천 부평에서 동곡서예학원을 차려 후진들울 양성하고 계신분으로 알고 있다.(다음날 동곡 김재화님과 통화하여 확인 하였다)
수렴동산장에서 여러 산우님들과 휴식을 끝내고 다시 백담사로 향하기 위하여 가야동계곡에서 흘러와 수렴동게곡과 만나는 다리를 건넌다.
죽순도 보이는 산길과 백담지구 공원 지킴터가 있는 마등령 갈림길을 지나 영시암에 도착하였다.
편안하게 쉬고있는 등산객들의 모습과 파릇하게 가꾸어진 채마밭의 모습등이 여유로움을 보여주고 있다.
소나무와 전나무, 잣나무가 많은 숲길을 지나 잘 다듬어진 돌길을 걷기도 하며 계곡건너 백사장이 보이는 영산담(影山潭)을 지난다.
노산 이은상은 영산담을 보면서 영산담의 맑은 물을 보고 시를 �었다.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지루함을 모르고 숲길과 바위길을 걷는다.
이해인 수녀의 "숲속으로의 초대"싯귀가 가는길을 멈추게 한다.
땅속에 올라온 풀잎들과 하늘에서 내려온 구름들이
첫 인사를 나눈 뒤 이야기가 많습니다.
바람은 햇볕을 안고 깔깔웃으면서 춤을 춥니다.
나무 위의 새들은 기쁨에 겨워 흐르는 시냇물과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자, 이제 여러분은 초록빛 옷을 입고 활짝 웃으면서 오시기만 하면 됩니다.
숲에서만은 모든 것 잊으시고 활짝 웃으세요.
행복하세요!
맞다 숲속에서만 모든것을 잊고 활짝 웃자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내설악백담사(內雪岳百潭寺) 백담사 입구에 도착하였다.
다리이름도 좋다. 수심교(修心橋)를 건넌다. 저절로 마음이 닦아지는 것 같다.
다리를 건너니 금강문이 맞이하고 있다.
백담사는 만해의 자취가 가득한 곳으로 "님의 침묵"을 탈고한 곳 이기도 하다.
33인중 한분으로 민족의 해방과 불교의 대중화를 위해 애쓰셨던분.
만해의 기념관과 교육원 흉상등이 보인다.
만해기념관을 들어가 만해의 발자취를 더듬어본다.
다시 백담사를 나와 버스정류장에서 용대리행 마을버스를 이용하여 용대리 주차장에 도착하여 모든 산행일정을 끝냈다.
정상에서는 운무에 조망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계속 내렸던 비로 봉정암에서 용대리까지의 구곡, 수렴, 백담계곡의 풍부한 수량으로 폭포와 소, 담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산행 이었다.
2보1원 38,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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