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2

불볕더위속에 문경 성주봉오르기....

Bravery-무용- 2007. 8. 27. 16:37

2007. 8. 26 태화산우회와의 산행은 문경시 문경읍 당포리에 위치한 성주봉이다.

버스는 오전 8시 35분쯤 당포1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하였다.

 

종지봉에서 성주봉까지의 산줄기가 갈색 암반에 짙푸른 녹색으로 우리 산우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면서 반긴다.

마을회관에서 아스팔트 도로를 잠시 내려가 성주봉 2시간 소요 방향 표시판에 따라 우측으로 다리를 건넌다.

방향 표시 아래에는 고목의 느티나무 숲을 이룬 휴식공원이 시원스럽게 보인다.

콘크리트 임도를 따라 좌측 안동권씨 사당을 지나면서 종지봉의 뾰족한 암봉은 바로 앞에 버티고 있고 임도 옆 사과밭은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절로 보기보다는 민가처럼 보이는 성주사 삼성각앞에 도착하였다.

 

콘크리트 임도는 삼성각에서 끝나면서 삼성각옆으로 푸새가 무성한 숲길로 들어선다.

숲길로 들어서자 바로 가팔진 오르막 숲속길을 땀을 뻘뻘 흘리며 대슬랩이 시작되는 곳에 도착하였다.

대슬랩앞에서 마음을 단단히 하고 숨을 고른 후 슬랩을 시작하였다.

위를 쳐다보니 끝이 안보인다.

 

다행스럽게 홀드와 스탠드가 많고 밧줄이 설치되여 있어 오르는데는 지장은 없으나 여름더위가 가시기 시작한다는 처서가 지나 갔지만 식을 줄 모르는 불볕을 머리에 이고 오르니 땀은 머리에서 부터 흘러 온몸을 적신다.

밧줄을 잡고, 네발로 엉금엉금 기며 오르다가 힘이 들면 중간중간에 뒤를 돌아 당포마을을 바라보며 가뿐숨과 땀을 씻는다.

20분 이상을 슬랩을 하며 올라왔으니 꽤나 긴 슬랩구간이다.

슬랩이 끝나면서 잠깐 너럭지대가 시작된다.

"ㄴ"자를 뒤집어 놓은 모양의 소나무의 모습도 보이는 햇볕을 가려 주는 숲길도 지나고 성주봉 1지점을 통과한다.

 

20여미터의 급경사에 동앗줄이 설치 되여 있는 곳을 힘겹게 올라섰다.

여기서부터 완만한 경사를 이룬 바윗길을 잠시 걸어 종지봉(장군봉)에 도착하였다.

산악회에서 정상석을 세워놓았다.

10미터 이상되는 밧줄을 잡고 내려와 봉우리와 봉우리를 이어 주는 성주봉 2지점 재는 관목과 교목이 어우려져 햇살이 비치지 않는 숲이다.

 

 

 

오늘 같은 날씨는 산의 높고 낮음을 떠나 햇살을 가려준 숲길은 고맙기만 하다.

이곳을 다녀 가는 산꾼들이 작은 돌탑을 쌓아 놓은곳을 지나며 큰 기암이 앞을 버티고 있어 우회를 하면서 오르는 길에 원추리 한송이가 노란옷을 입고 인사를 한다.

곧 이어 헬기장이 나타나고 계속 되는 능선길은 숲이 땡볕을 가려주지만 흐르는 땀방울은 막을 수가 없다.

소나무가 반기는 바위 봉우리위에 올라섰다.

 

배낭을 내려 놓고 걸어 왔던 봉우리 하나하나를 스스로 대견스럽게 바라본다.

주홀산과 대미산에서 발원한 세줄기의 물길이 만나면서 흐르는 신북천 그리고 들판지대의 초록빛 논의 벼이삭들은  벌써 가을의 풍성한 수확을 기다리는 듯 하고 당포마을의 풍경은 더욱 평화스럽고 아름답게 보인다.

뒤돌아서니 성주봉은 어서 오라 손짓을 하고있다.

가자! 배낭을 메고 성주봉으로 향한다.

봉우리와 봉우리사이 재에만 도착하면 간들바람이 옷깃을 스칠때마다 느껴지는 상쾌함에 잠시 더 머물기도 한다.

밧줄을 잡고 바위를 돌아서기도 하면서 봉우리 하나를 넘을때 마다 산의 높이는 점점 높아진다.

먼저 내려온 산우들이 조바심스럽게 바라보는 가운데 밧줄을 잡고 성주 3지점에 내려섰다.

우측 멀리 행그라이더의 비행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소나무와 어우러진 짧은 암릉길을 걷기도 한다.

아찔하게 보이는 깊은 계곡과 바로 위는 직벽으로 동앗줄을 잡고 힘들게 올라갔다.

기름나무, 구절초등 들꽃들이 반기는 바위봉우리를 헉헉대며 올라서니 몇그루의 나무는 밑둥치만 보이는 조망하기 좋은 지점이다.

 

 

지나온 길은 앞서 보았던 조망과는 크게 다를바 없지만 앞으로는 운달산이 확연히 보인다.

능선길을 따라 약 50여미터를 걸어 성주봉 정상에 도착하였다.

산돌 모임에서 세운 정상석에는 해발 961.8M가 표시 되여 있다.

 

 

 

 

 

 

 

오늘 같이 오른 산우 한 분이 사방에 펼쳐진 산들을 위치에 따라 자세히 설명하여 준다.

산우분께서는 하산하여서도 산우들에게 넉넉한 더덕주를 챙겨 주었다.

북으로는 포암산과 대미산의 줄기가 가장 멀리는 월악산이 눈에 와 닿는다.

동으로는 운달산이 서쪽으로는 계곡 저 아래 당포리가 북서는 주홀산이 보이고 옆으로 문경세재는 가늠하여 본다.

강열한 태양에 겹겹의 뭉게구름은 정지 한듯 움직임이 없고 계곡의 짙푸른 숲과 겹겹이 보이는 산줄기 그리고 구름그림자의 어울림이 자연의 멋진 풍광을 보여주고 있다.

"장군형상의 기세 당당한 성주봉 안내 표시판"에는 예로부터 고을사람들이 신주처럼 받들어 신성시 하여 성주봉이라 붙여졌다 하며 조선후기 대문장가이며 학자, 시인인 옥소 권섭(玉所 權燮)선생은 당포리에서 은거하며 이 일대의 지도인 "화지동 고지도"를 남겼다고 적혀 있다.

옥소 권섭선생의 시를 옮겨본다.

  

                    단구도중(丹丘途中)

       영동 영남 실컷돌고 필마(匹馬)를 재쳐몰아

       죽령넘어 달아 우화교(羽化橋) 건너치니

       세우중(細雨中) 마상잔몽(馬上殘夢)에 춘흥겨워 하노라

 

배낭을 내려 놓고 땀으로 뒤범벅된 얼굴울 씻어내리며 정상의 여유로움을 갖는다.

시선님의 냉맥과 족 그리고 시나브로님의 안주거리등 이 산우 저산우들 먹거리를 끄집어내니 바로 정상에서 가장 잘차려진 진수성찬이 되었다.

입동냥하여 허기를 달래고 정상에서 반석골이 내려다 보이는 그늘진 바위에 누웠다.

법장골방향 구절양장 구빗길을 바라보며 이파리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바라본다.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가운 볕,

초가을 햇볕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말라 마신다.

 

마시는 하늘에

내가 익는다

능금처럼  마음이 익는다.

 

 박두진님의 "하늘"이 떠오른다.

 

 바람이 솔솔 불며 풀벌레소리를 자장가 삼아 스르르 눈이 감긴다.

 

수근거림에 눈을 뜨니 내려가잔다.

무척이나 가팔진 내리막이다.

밧줄도 잡고 내리면서 성주봉 4지점을 지나 얼기설기 통나무다리를 건너면서 밧줄을 잡고 오른다.

성주봉, 운달산, 고주골(3km) 세갈래에서 고주골로 내려간다.

 

잔돌이 많아 미끄럼을 조심하면서 내려간다.

산위에서 부터 저 아래 계곡까지 바위들이 쏟아져 내린 지독한 너덜길이 시작된다.

한참을 내려오다 산수유님과 다리쉼을 하며 한참을 머물렀다.

가는장구채 들꽃은 길섶에 납짝 엎드려 수줍은 듯 피어 있다.

 

 

 

반석골 능선을 따라 성주봉 5지점을 지나면서 편한 숲길이 시작되며 반석골 숲속에 넓다란 반석폭포가 보이나 물은 흐르지 않고 있다.

범장골 임도로 내려와 우측 당포리로 발길을 옮긴다.

범장골에서 계곡물로 흘린 땀을 씻어내고 좌측 임도옆 샘물에서 목을 축인다.

 

 

임도길을 내려오면서 성주봉 산줄기를 다시 한번 바라본다.

도자기 분야에서 명장인 도천 천한봉선생의 문경요를 지나 마을회관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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