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2. 4. 태화산우회와의 산행은 함양군에 위치한 황석산.
26번 국도 좌측 거연정휴게소에 08시 50분경에 도착하였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국도를 건너 화림동계곡 상류에 있는 거연정(居然亭)으로 발길을 옮긴다.
철재다리를 건너 계곡 암반위에 세워진 건물로 주위의 소나무가 거연정의 모습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자연 그대로 만들어진 용소가 보인다.
겨울의 고즈넉스런 모습에 계곡물도 소리없이 흐른다.
거연(居然)을 글자대로 옮기면 "자연속에 살고 싶은 마음이 있는곳"
충북 보은 출신으로 한국문인 협회 회원인 정 은수님의 시를 옮깁니다.
거연정에서
앞에는 괘관산 뒤에는 황석산
봉천마을 갈대 흔들리는 계곡
한 폭의 동양화가 발길을 잡았네
무지개로 걸쳐있는 화림교아래
눈부신 바위 병풍을 치고
아늑한 선녀탕에
갈바람이 할퀴고 간 자리
옥수에 목욕하던 선녀들이
감나무에 옹기종기 나신으로 올라앉아
불그레 익어가는 유방을
거연정 처마 끝에 가지런히 걸어
가을 햇볕에 말리고 있는데
선녀탕에 날리는 노란 감잎 사이로
아무리 찾아봐도 선녀들의 옷은
보이지 않았네
꼭 들리고 싶었던 거연정을 둘러보고 아스팔트길 우라터 우전마을로 발길을 옮긴다.
우전마을은 황석산 아래 위치한 마을로써 임진왜란때에 왜구들과 싸우다 성이 함락되자 성을 사수하던 군관민이 서문을 탈출하여 층암 절벽위에서 수백명이 뛰어 내려 자결하였다 한다.
그 때 그 소리가 우뢰 소리같이 천지를 진동하여 뒤흔들었다고 하여 우뢰터(우라터)로 불리어 온다.
오르는 길 우측에는 애국지사 전 성범선생의 묘도 있다.
충절의 마을 인것이다.
도로 건너 괘관산은 하얀눈이 산을 덮어 흰백옷을 걸쳐입은 산으로 바뀌었다.
우전마을 주민들이 설치한 산불 예방 현수막도 보이는 우전마을 가는 아스팔트길.
마을 입구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 몇그루가 이파리를 떨군채 우리를 맞이하고있다.
마을 동구길로 들어서니 하산길 1.2키로 황석산 정상 4.5키로 황석산성 이정표가 보이고 조용한 우전마을을 지난다.
"어머니 품속같은 그리운 자연으로"아름다운 글귀가 적혀있는 산행 리본이 보인다.
마을 어귀를 지나면서 계속된 임도는 시멘트 도로며 주위 산기슭은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황석산 오르는 마지막집이 아담스럽게 보이며 서하면 봉전리 산 35번지 우편함이 깜찍스럽게 문앞에 세워져 있다.
전석사방댐 2호 현장을 지나 우측 다리를 건너 이파리가 떨어진 겨울나무사이로 햇살이 살짝 비추는 산길로 들어선다.
황석산 정상 2.5키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통나무계단과 돌무더기 오르막이다.
표고가 높아 질수록 소나무는 보이질 않고 갈색이파리를 떨어트리지못한 어린 참나무도 보이고 키큰 참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피바위 안내판이 세워진곳에 도착하여 배낭을 내려 놓고 다리쉼을 한다.
산성이 왜군에게 함락되자 굴욕적인 삶을 사는니 죽음을 택하여 수십척 높은 바위에서 치마폭으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던져 온통 피로 물든 바위가 되었다하여 피바위.
밧줄을 잡고 오르막을 올라서니 산등성이다.
능선길 따라 좌측 산성으로 발길을 옮긴다.
흰눈이 덮여있는 황석산성에 도착하였다.
경상남도 사적 제322호로 전체길이는 2,750미터에 이르고 신라시대때 쌓은 성이다.
조선시대 정유왜란때는 함양군수 조 종도와 안의현감 곽 준등이 왜적과 격전을 벌였던곳으로 500여명이 순국 하기도 한곳이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들어서면 정상을 벗어나 거북바위로 가는 길이다.성길 끝까지 가야한다,
아무도 밟지 않았던 숫눈길인 성길을 따라 걷다 성길이 끝나는곳에서 죽순으로된 산길로 접어들었다.
이번에는 눈이 쌓여있어 러셀을 하면서 가팔진 오르막을 오른다.
러셀을 하면서 오르니 속도는 더뎌지고 숨은 더욱 가쁘게 쉰다.
다시 낙엽이 쌓인 오르막도 오른다.
호흡을 조절하기위하여 가뿐숨을 쉬며 뒤돌아본 구불구불 산성길은 흰눈이 덮여 있고 괘관산도 하얀눈이 덮여있다.
산능선에 올라왔다. 앞에는 큰 바위들이 가로막고 있다.
계곡 멀리 보이는 농촌의 모습은 포근함이 엿보인다.
멀리보이는 구름바다는 산을 섬으로 바뀌어 놓았다.
암릉길로 갈것인가 우회를 할것인가?
선두가 바위에 올라 지형을 살피더니 우회를 하기로 하고 암릉옆으로 하여 발길을 옮긴다.
다시 암릉위에 올라선다.
바위를 부여잡고 올라서 좌우를 살펴보니 천길이나 되여보이는 산비탈이다.
바위하나를 올라서면 또다른바위가 나타나고 가까스럽게 내려서면 또다시 바위를 극터듬어 오른다.
이 구간이 오늘산행중 가장힘든 고빗사위였다.
그러나 암릉에서의 조망은 수많은 산과 수많은 부락들의 모습이 연이어 보이니 가슴까지 확트인다.
조릿조릿하며 암릉길을 내려 정상1키로 이정표가 세워져있는 산성에 다달았다.
부지런히 다리품을 하여 정상50미터 세갈래길에서 우측 정상으로 향하여 밧줄을 잡고 오르기도하고 리찌를하며 암봉으로 이루어진 정상에 12시에 도착하였다.
안의호돌이산악회에서 세워놓은 화강암으로된 정상석에 1,190미터가 표시되어 있다.
정상주위는 바위로 이루어졌으며 너뷔바위도있고 켜켜이 쌓아놓은듯한 바위도 보인다.
뒤돌아본 암릉길을 바라보니 내가 저 암릉길을 걸었다는것이 스스로 대견스러워진다.
앞에 거북바위가 느릿느릿 손짓한다 가자 거북바위로.....
거북바위에 세워진 조망대에는 무룡산, 북덕유산, 금원산,기백산, 가야산이 표시되여 있는데 맑은 겨울하늘에 이 모든산들이 뚜렷이 보인다.
산우몇분과 바위에 둘러앉아 산정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저 멀리 지리산방향은 운해가 지리산을 섬으로 바뀌여 놓은 모습에 그지없이 바라만 볼뿐이다.
이젠 바위위에 누워 겨울답지 않은 하늘을 바라본다.
오늘은 입춘(立春)이다.
24절기중 첫번째절기로 새해를 상징하며 봄을 상징한다.
입춘속담에 "입춘추위 간장독 깬다"라고 하는데 오늘은 봄을 시샘하는 추위도 매서운 바람도 없는 날씨다.
"立春大吉" "建陽多慶" 우리모두 크게 좋은일이 있고 새해가 시작됨에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바래본다.
내려가자 속세로...........
산허리를 돌면서 헬기장에 도착하니 거북바위가 꾸벅대며 잘가라 한다.
능선길이 녹아 약간은 질퍽거린다.
탁현 3.9키로 하산길이 보인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눈이 녹아내리는 하산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죽순이 계속이어지는 하산길이다.
우측 산내골은 하얀눈에 덮여있다.
임도를 만들기위하여 파헤쳐진 길을지나 령암사앞에 도착하였다.
시멘트도로를 내려와 탁현마을 이정표가 세워져있는 아스팔트 도로에 오후3시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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