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속리산 상학봉 그리고 묘봉

Bravery-무용- 2006. 9. 18. 15:44

2006. 9. 17 태화와의 산행은 속리산 상학봉과 묘봉이다.

태풍"산산"의 영향으로 가는비가 내리는 가운데 보은군 산외면 신정리에 도착하였다.

좌측 신정유스타운을 지나 우리가 타고 온 버스가 가까스로 통과할수 있는 마을의 좁은 길로 들어서 약 1키로 이상을 이동하니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넓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주차장이 나타난다. 

산우들 분주히 우의를 걸치고 10시 25분경 주차장을 출발하여 산행지로 약 5분정도를 걸어 충북알프스 구간을 표시한 묘봉 3.4키로, 상학봉 1.9키로 이정표에 따라 좌측 상학봉으로 발길을 옮긴다. 

 

400미터 정도를 걸으니 다시 한번 직진 상학봉, 우측 묘봉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직진하여 상학봉 깊은 산길로 들어선다.

비가 우의를 입은 머리위로 떨어지니 빗방울소리는 더욱 크게 들려 산에 오르는 마음은  더욱 무겁다.

큰비가 내리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소나무와 잡목이 우거진 숲길에 보라의 가을 들꽃이  아름다움을 뽐내주니 빗속에 오르는 무거운 마음을 다소나마 위로하여 준다.

고개에 올랐다. 운흥리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태풍의 영향인가 예사롭지가 않다.

운흥리에서 바람을 탄 안개가 빠르게 산을 향하여 몰아치는데 산을 넘지 못하고 안개는 회전을 하듯 되돌아 간다.

좌측으로 이동하여 소나무에 걸려있는 밧줄을 잡고 오르니 넓고 평퍼짐하게 생긴 너럭바위 위에 올라선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날씨지만 이곳에서의 조망은 압권이다.

우리가 내렸던 주차장은 저 아래 멀리 보이고 앞에 보이는 암봉주위에는 바위와 어우러진 소나무들의 모습이 양양(揚揚)하다.

 

 공원측으로 부터  태풍으로 인하여 입산이 금지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산행코스를 변경하여 상학봉과 묘봉을 거쳐 다시 신정리로 하산하기로 하고 상학봉으로 향한다.

이곳 너럭바위에서 내려가는 길도 밧줄을 잡고 몸을 흔들대며 내려선다.

운흥리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나뭇가지는 휘청휘청 마음은 급하다.

그러나 암릉길이라 더욱 조심하여야 한다.

우측 이씨묘를 지나 급경사 바윗길이 나타난다.

10여분을 올라섰다 다시 내려서 얼마를 걸어 오늘 산행중 가장 힘들고 시간이 많이 지체된 곳이 나타난다.

 

10미터 정도의 통나무로 되여 있는 사다리를 타고 침니를 비집으며 올라니 이번에는 밧줄을 잡고 미끄러지며 바둥대며 또 다시 올라서야 한다. 

위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면 오르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올라오는 사람들이 안스러워 한동안 바라보며 안전히 오르기를 바라며 봉우리를 돌아서 또다시 바윗줄을 부여잡고 오른다.

좌측에서는 계속 바람이 불어댄다.

바위와 바위가 맞대여져 있는 구멍을 가까스로 통과하고 노송에 매달아 놓은 밧줄을 잡고 다시 내려선다.

큰바위가 서로 맞댄 석굴로 표현해도 될만한 통로를 지난다.

몇십미터를 걸어 넓은 암봉에 올라서니 상학봉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가자! 상학봉으로.........

암봉을 내려서 안부에 도착하니 신정리, 상학봉 이정표가 표시되여있다.

상학봉 방향으로 걸음을 제촉한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지나면 상학봉 오르는 길이다.

주위의 도움을 받아 바위를 부여잡고 올라 상학봉 정상(861미터)을 알리는 표지석에 도착하였다.(12시45분)

상학봉(上鶴峰). 상급의 학들이 모여 있던곳인가?

높은 기상을 나타내는 鶴,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여겼던 鶴,

천년을 장수하며 신선이 타고 다녔다는 鶴

우리는 지금 학을 타고 이곳을 훨훨 날고 있는 것이다.

비, 바람을 맞으며,밧줄을 부여잡고 힘들게 올라 왔지만 산우님들 얼굴이 모두가 맑다.

 

정상석옆에는 집체만한 바위 하나가 있는데 스텐사다리를 타고 조심스레 올라서니 5,6명정도가 가까스럽게 앉아 있을 정도다.

전에는 이곳에 정상석을 세웠던 흔적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올라서면 위험스러워 아래에다 정상석을 옮겨 세워놓은 듯하다.

앞에는 천길 만길 낭떠러지다.

 그러나 계곡의 푸르름과 소나무의 자태는 자연이 이곳에 오른 우리에게 준 아름다운 선물이다.

 

 

동쪽으로 묘봉이 기다리고 있다.

상학봉에서 산의 정취를 만끽하고 묘봉으로 걸음을 옮긴다.

묘봉 1.0키로, 신정리1.4키로 이정표가 보이고 조금 지나 암릉을 오르는 길과 우회산길에서 아내와  같이 돌비알인 암릉길로 오르기로 하고 밧줄과 바위를 움켜 잡고 아둥바둥거리며 오른다.

작은 암봉에 올라서 이곳 역시 바위와 소나무의 조화스런 모습이 가는 길을 잠시 멈추게 한다.

우회를 안하고 힘들게 올라온 보람을 느끼며......... 

다시 내려서 산허리를 걷다 고개에 올라서니 보은군에서 세워놓은 암릉 해발 860미터 표지석이 있고 직진 묘봉300미터, 우측은 주차장 2.3키로, 좌측은 상학봉 1.1키로.

표지석 옆 봉우리를 오르려다 포기하고 묘봉을 향하여 고개를 넘으면서 바로  밧줄을 잡고 내려서야 한다.

다시 한번 힘들게 내려서고 조금 걷다 또 한번 밧줄을 부여잡고  올라 선다.

좌측으로 방향을 돌려 동그랗게 구멍 뚫린 철판이 바위와 바위사이를 연결시킨곳을 지나니 묘봉삼각점이다.(1시48분)

삼각점에서 바위 하나를 건너 묘봉(妙峰 874미터)정상석이 보인다.

정상석은 흔들거리고.........속리산 서북능선의 주봉으로 오늘 산행에 가장 높은곳이다.

몇개의 너럭바위가 있어 몇십명은 충분히 쉴 수있는 곳이다.

 

앞에는 천야만야(千耶萬耶)깍아지른듯한 낭떠러지에 멀리는 운흥리 마을이 보이고 먼 산의 산 봉우리는 구름이 덮여 있고 앞에 작은 산봉우리에는 구름이 노닐고 있다.

아내와  함께 산의 아름다움에 흠뿍 빠져 맑은 날이었으면 남으로는 구병산이 동으로는 속리산의 연봉들인 관음봉, 문장대, 천황봉들이 보일것을 상상하며 두리번 거린다.

이곳에만 머무룰수 없다. 자! 이제 내려가자!

밧줄잡고 올랐던 길 이번에는 밧줄잡고 내려서고 우회를 하며 암릉표지석에 도착하였다.

뒤에 오는 일행을 기다리며 아내와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하산을 시작하여 상학봉 못미치는 곳에서 좌측으로 하여 숲속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참나무가 주종인 숲길을 편하게 걷다보니 어느듯 충북 알프스 등산로 표시판에 내려선다.(3시05분)

원두막모양의 쉼터가 두곳에 설치되여 있다.

임도길을 내려오니 묘봉2.4키로, 애기업은바위 2.4키로 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임도옆에는 들꽃들이 피여있고 철이르게 단풍이 물든 나무도 보인다.

임도를 30여분 내려오니 오늘 상학봉으로 올랐던 갈림길이 나타난다.(3시35분)

이곳 거북바위까지 임도가 시작되는 곳에서 1,300미터 걸어 내려온것이다.

폐쇄된 채석장을 우측으로하여 내려오면서 뒤를 돌아 오늘 걸었던 산줄기를 바라보니 구름이 봉우리들을 숨겨 놓았다.

 

버스가 주차되여 있는 마을 유래비에 도착하니 4시05분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