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황정산의 가을하늘

Bravery-무용- 2006. 9. 24. 22:27

2006. 9. 22 산행은 충북 단양군 대강면에 위치한 황정산(黃庭山).

태화산우님과 함께 대강면 방곡리와 직티리의 경계인 해발 636미터 빗재에 10시에 도착하였다.

 

 

산행거리13키로, 약6시간이 소요된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버스에서 내린 곳이 산행 들머리로 바로 오름길이 시작된다.

10여분정도를 오르니 참나무과가 주종인 능선길이다.

산새소리도 들리고 구름 한 점없는 파란 높고높은 가을하늘.

큰바위가 앞을 가로막아 바위옆으로 돌기도 하며 30여분을 걸어 너럭바위에 올라선다. 계곡멀리 방곡리마을을 바라본다.

우측 방곡리마을을 바라보면서 오르는 산길에 거의 쓰러지듯 하면서도 살아있는 소나무의 모습이 기이하게 보인다.

작은 바위위에 큰바위가 올라타 있는듯한  바위모습도 보인다.

빗재와 정상표시판이 세워져 있는곳을 지나 숲길을 걷다 바위를 타고 올라선다. 바위위에는 소나무가 올라오는 우리들을 반긴다.

또다시 가팔진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내렸다 싶더니 바로 다시오른다.

우측에 위험표시를 알리는 안내와 밧줄이 걸려있다. 이곳이 남봉이다. 빗재에서 1시간을 올라 온것이다.

추락위험표시 아래는 천길의 낭떠러지다.

 

그러나 전망은 좋은곳이다. 깊은계곡아래 푸르른 숲을 바라보며 가을 산정(山情)에 깊이 빠져든다.

주위는 바위위에 굳굳하게 자라는 여러모양의 소나무들이 우리들에게 산속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좌측 가까이는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한 도락산이 뒤로는 신선봉, 수리봉이 앞에는 황정산 정상이 아주멀리는 소백산 연화봉이 드높은 가을 하늘에 또렷히 보인다. 풍성한 가을답게 보이는 모든 산봉우리들이 후덕하게 보인다.

아! 가을의 파란하늘이 그냥 좋다. 계곡의 푸른 숲도 그냥 좋다.

남봉에서의 조망을 만끽하고 발길을 옮기니 바로 동물의 모습처럼 보이는 큰바위가 나타난다.

 

7분여를 지나 기차바위에 올라선다. 기차처럼 길면서 넓은 바위다.

좌, 우는 깊은 계곡이며 이곳도 바위위에 소나무들의 모습이 보인다.

기차바위를 내려서 약5분을 걸으니 황정산 정상이다(11시18분).

화강암으로된 정상석에는 黃庭山 해발 959미터 적혀있고 삼각점과 스텐으로된 함모양이 세워져 있다.

 

주위의 조망은 드넓게 보였던 바위 봉우리와는 달리 나무에 가려져 있다.

영인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하얀 구절초가  산길을 안내한다.

꽃말이 "순수"인 구절초. 5월 단오에 줄기가 다섯마디가 되고 음력 9월9일이 되면 9마디가 된다하여 구절초란다. 

암릉으로된 숲속능선길을 걸으니 이번에는 지도상에도 표시된 누운소나무가 있는곳에 도착하였다.

 

 

바위위에 드러누워있는 아름드리 소나무이다. 언제 부터인가 윗부분은 뿌리가 뽑혀 옆으로 누워있겠다. 그러나 바위에 박혀있던 남은 뿌리가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며 누워서 자라고 있다.

누운소나무 옆에는 밑둥부분에서 세 줄기로 자라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가지마다 뒤틀려 나사형으로 자라고 있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방곡리가 보이고 백두대간인 황장산과 대미산이 그리고 도락산도 보인다.

가야할 영인봉은 앞에 버티고 있고 대흥사계곡의 푸르름은 골짜기 아래에 내려다 보인다.

영인봉으로 발길을 옮긴다.

절벽에 설치된 3미터이상 높이의 나무계단을 내려서 모퉁이를 도니 또다시 밧줄을 잡고 내려선다.

전망대바위, 황정리, 정상표시가 있는 삼거리를 지나니  이번에는 20여미터 높이에 밧줄이 매어져있다. 바위를 비집고 힘들게 올라서 뒤를돌아 황정산 정상을 바라본다.

자신 없는 사람은 우회를 하고 밧줄을 부여잡고 오른다.

여러사람이 쉴수있는 넓은 숲속이 나타나 이곳에서 모두들 점심식사를 한다. 

13;00 휴식과 점심식사를 마치고 출발을 하여 2,3분여를 걸으니 능선길에 영인봉 푯말이 있는곳을 지나 앞에는 밧줄이 매달려 있는 직벽이 가로막고 있다.

밧줄을 잡고 힘들게 올라서  넓은바위에 다달으니 앞에는 죽은 고사목이 살아있는 나무보다 한층 높이 솟아있다.

 

그리고 계곡아래에는 5개의 바위가 아주작은 산봉우리를 병풍처럼 감싸있다.

우리가 걸어온 봉우리와 산줄기 그리고 바위와 바위에 서있는 소나무들 모두가 시원스럽게 보인다.

모든 봉우리들이 어느것 하나 버릴것 없이 제각기 뛰어나게 보이는 아기자기한 황정산의 아름다움이 끝이 없다.

이곳 너럭바위에 앉아 산우님들과 가을 산속 정취에 한동안 빠져들고........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오.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실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 후로도 고독하게 살아

잠자지 않고, 읽고, 그리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날릴 때, 불안스러이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헤맬 것입니다             릴켈의 "가을날"

 

능선길을 걷다 약간의 내리막을 내려 좌측으로 내려선다. 직진을 하면 안된다.

산허리를 돌며 황정리, 황정산, 원통암이정표에서 원통암방향으로 내려서니 숲이 우거진 숲길로 계속된 내리막이다.

소나무에 하산길 2,5키로 방향을 가르키는 푯말이 걸려있고 먼 산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좌측으로 원통암으로 가는 길이다.

고려 공민왕때 나옹화상이 개창하였다는 고찰이지만 1997년 불로 완전 소실되었다가 지금은 초라한 건물만 보인다. 그러나 요란스럽지 않아 좋다.건물뒤는 병풍처럼  높은 암벽이 둘러쳐져있다.

빨랫줄에는 스님들의 양말과 옷가지가 가을태양 아래 널려있다.

이곳에서 계곡 건너 대흥사방향으로 마주보이는 산의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이 또한 일품이다.

 

 

안쪽으로는 신단양팔경의 하나인 칠성암이 눈길을 끈다.

큰 바위위에 사람이 조각을 하여 세워 놓은듯하게 보이는 칠성암.

단양군에서는 칠성암을 다음과 같이 소개 하였다

 

<대강면 황정리 대흥사에서 원통암 방향으로 골짜기를 따라 1시간30여분 정도 올라가면 원통암이 있고 그 서쪽에 하늘을 찌르는 바위가 있으니 대석이 30척이며 이 위에 마치 잘 다듬고 깎아 세운 듯한 70척의 바위 일곱 개가 솟아있어 칠성암이라 한다. 
칠성암 바위 위에 약 300년쯤 되는 노송이 자라고 있어서 장관이었으나 고사하였다.
칠성암은 화강암석이라 햇빛이 비치면 눈이 부시어서 그 위용에 누구나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다. 부처님 손바닥 형상의 이 바위에 기도를 드리면 아들을 낳는다고 하여 득남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원통암 뒤에 있는 석간수를 마셔보고 계곡옆 암릉길을 따라 내려가다 계곡암반위에 조그만 돌로 3층 석탑처럼 쌓아 놓인 모습이 앙증 스럽다.

원통암 1키로 안내판앞에 다다른다.

비포장도로다.

 

이곳에서 약간 우측으로 올랐다 다시 좌측 좁은 산길로 들어서 보기드문 용담들꽃도 피여있는 길을 걷다 대흥사 뒤편으로 하여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