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마니산, 서에서 동으로

Bravery-무용- 2006. 6. 25. 21:42

2006. 6. 25 태화와의 산행은 인천 강화군 마니산으로 서에서 동으로 종주하는 산행이다.

 

마니산은 "강화지명고"에 의하면<강화6대산의 하나로 옛날 고가도(격강도서)로서 바다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산이니 근세(1665년 이강)에 가능포(양도면 능내리) 선두포(길상면 선두리)에 뚝을 쌓은 후로 비로서 강화 본도와 이어 닿았다.

마니산 모습은 전체가 바위로 이루어졌으며 깍아지른듯이 가파른 절벽이며 기발한 봉우리에 험준한 산벽은 신선이 깃들인 승경이니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경관이고 가장 높은곳에 단군성조의 얼이며 발자취가 역연한 것을 엿본다>고 적혀 있다.

 

오늘 산행의 출발점은 화도면 내리의 후포로 선수포구라고도 일겉으며 벤뎅이 산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8시10분경 선수포구 입구 좌측에 산행 안내판이 세워져있는 곳을 들머리로하여 산길로 올라선 산우님들 힘찬 발걸음을 옮긴다.

 조그마한 마루에 올라서니 우측에  선수돈대가 수풀속에 보인다.

돈대위에 올라서니 선수선착장과 선수포구가 보이고 바다 건너는 석모도도 보인다.

돈대는 적의 움직임을 살피거나 대비하기 위하여 마련해둔 초소로 선두돈대는 인천광역시 문화재 자료 제10호로 강화도에 세워진 49돈대 중 하나이다.

 

호젓한 산길로 숲이 짙푸르게 우거져있다.

밤꽃내음을 흠뻑 맡으며 산길을 걸어 오르니 넓은 바위위에 올라서 드넓은 갯벌을 바라본다.

 

 

선수선착장 이정표와 마을 이정표를 지나니 곧바로 마니산 이정표가 있는 헬기장이 나타난다.

약50여분을 산길을 걸어 올라 선 것이다.

산우님들 가쁜숨을 몰아쉬며 휴식을 하고  산길옆 키작은 나뭇잎을 스치며 오붓한 산길을 가볍게 걷는다.

몇번의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며 녹음이 짙게 우거진 산길을 걸으니  선수 4키로, 참성단 1.8키로 이정표가 보이는 시멘트 도로가 나타난다.

4키로를 걸어 온 것이다.이때시간은 9시33분이다.

 

이 시멘트도로는 해안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마니산 입구방향이나  선수에서 흥왕리로 넘어 가는 길이였지만 지금은 호젓한 도로가 됐다.

 

이정표 표시에 따라 참성단 1.8키로 방향으로 올라서 한발한발 호흡을 조절하며 올라서니 잡풀이 우거진 헬기장이 나타난다.

 바람도 없는 산길에 구름낀 하늘은 간간히 햇빛이 내려쬔다. 

우거진 숲속이라 나무그늘을 위안삼아 힘들게 올라서니 넓은 바위 봉우리에 닿는다.

봉우리에 올라서 걸어온 길을 뒤 돌아보니  벌써 저 멀리 달아나 있다.

 

앞에는 장화저수지가 산에 둘러 쌓인채 한가로운 모습으로 보이고 주위에는 평온한 농촌마을이 펼쳐져있다.

 봉우리에서 잠시 내려서다 다시 오르막길을 올라서니 이마에서는 땀이 흘러내린다.

길섶 바위에 앉아 땀을 식히고 오르니 어느덧 단군로와 마주치는 삼거리에 올라섰다.

 

우측으로하여 참성단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며 능선길을 가뿐하게 걸으며 능선우측에 펼쳐지는  넓은 서해갯벌과 산기슭 아래 흥왕리의 농촌풍경에 잠시 발길을 멈춘다.

 

얼마전 까지만 하여도 참성단에 오르기위하여 가팔진길을 동앗줄을 부여잡고 올랐던곳이 나무계단으로 바뀌어 있다.

새로 설치된 나무계단을 오르며 전망대를 설치한곳에서 우리가 걸어온 서쪽을 바라보니 상봉과 산줄기가 구불구불 펼쳐져 있다. 석모도의 해명산은 선수포구 건너 평화롭게 보인다.

 

참성단에 도착하니 11시 15분.

백두산과 한라산의 중간지점인 참성단.

사적 제138호로 하늘에 제사를 올렸던곳으로 지금도 개천절에는 단군에게 제를 올리고 전국체전 때에는 이곳에서 성화를 채화하는 곳이다.

 

노산 이 은상선생님은 "마리산 고천(告天)"이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지어 넣었다.

 

마리산 제천단(祭天壇)에

돌 한덩이 올리고서

꿇어 엎드려 절하며

비온 말씀

내백성 잘 살게 하옵소서

이 소원을 들으소서

 

참성단 주위에는 많은 산행객으로 비좁아 바로 발길을 옮겨 헬기장에 도착하였다.

 조망 하기에 좋은 날씨는 아니지만 얼마전 강화 5대산을 종주하였던 진강산, 혈구산이 북쪽방향으로 보이고 더 멀리 북서쪽으로 교동도도 보인다.

양도와 화도를 잇는 도로와 주변의 드넓은 평야도 시원스럽다.

 

우리가 가야할 푸르게 보이는 정상 그리고 능선길은 햇살에 하얀 암릉이 빛나며 손짓을 한다.

정상을 향하여 나무다리도 지나며 갯벌에서 불어주는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본격적인 암릉 능선길로 접어든다.

숲속길 좌측에 지방문화재 자료제13호로 조선시대 강화유수 최 석항이쓴 참성단 중수비가 있고  숲길과 암릉길을 번갈아 걷는다.

 

큰바위를 건너 뛰기도하고 양손을 바위에 잡고 엉금기어 오르기도 한다.

넓은 바위지대에 앉아 앞에 보이는 화도남단의 갯벌의  갯내음과 산내음이 섞여있는 바람을 가슴깊이 들여마시며 푸르른 계곡을 바라본다.

여름산의 푸르름과 탁트인 서해의 넓은 바다를 한동안 보고 있노라니 마음까지 푸근하여진다.

계곡에서 한마리의 산새가 힘차게 솟아 날아오르더니 서쪽으로 날아간다.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에 물들지 않고

희로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깍이는 대로

억 년 비정의 함묵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

꿈 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유 치환님의 "바  위"

 

암릉능선 곳곳에 위험표시판이 세워져 있고 능선길을 가웃등하며 뒤둥거리며 걷다보니 469미터 삼각지점 표시가 있는 정상에 도달하였다.

 

 

마니산 남서쪽 산자락에 자리잡은 호원산방이 뚜렷이 보인다.

정상의 조망은 초지대교,인천국제공황이 있는 영종도가 뚜렷이 보이고 좌측은 동검도 그리고 그옆 더 멀리는 율도도  보인다.

산능선 남쪽  흥왕리앞은 바둑판모양의 넓은 평야는 서해의  갯벌과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곳 강화남단의 서해안 갯벌은 북해연안과 미국동남부갯벌과 함께 세계3대 갯벌로 시베리아와 알래스카등지에서 서식하는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로 무한한 보전가치가 있는 지역이다. 

정상을 지나니 좌측에는 깊은 낭떠러지위에 절편모양의 바위위에 우뚝솟아있는 소나무의 기품이 돋보인다.

바위 틈에서 한껏 멋을 뽐내고 있는 다복솔이 인상적이다.

걸어온길을 뒤돌아보니 하얀바위 능선길이 참성단까지 구불구불 멋을 뽐을 내고있다.

 

잠시후 숲이 우거진 내리막길로 들어선다.

첨성단, 정수사, 함허동천의 이정표에 따라 직진 함허동천으로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정수사는 신라 선덕여왕 8년에 희정선사가 창건하고 함허대사가 중창한 사찰로 보물 제161호이다.

조 용헌이 쓴 방외지사  손 성구편에 강화도 정수사 물을 사람몸에 좋은 약수로 손꼽았다.

 

다시 험허동천능선길과 계곡길의 갈림길에서 좌측 계곡길로 내려서니 숲과 계곡의 바람이 힘든 산행을 위로하여준다.

우측 곳곳에는 너럭바위들이 널려있고 좌측에는 게곡의 물소리가 들리기 시직한다.

물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부터 약300미터 까지는 바위하나가 끝김도 없이 이어져 있는 곳으로 계곡물이 흐르는 것이 인상적이다.

함허대사가 수도 하였던곳으로 "구름 한점없이 하늘에 잠겨 있는 곳"함허동천에 내려선다. 12시50분.

유월의 마지막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선수~참성단  5.8 키로   참성단~함허동천 2.65키로    총  8.45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