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월출산에 올라온 무안 산낙지

Bravery-무용- 2005. 11. 28. 00:12

11월26일 밤10시에 연수동을 출발하여 주안, 송내를 거쳐 서해안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화성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출발하였는데 평택에서 부터 천둥번개에 비가 내리더니 다행히 바로 그쳤다.

 

 무안을 거쳐 달이 뜨는 산 영암의 월출산  산행 출발지점인 천황사 주차장에 새벽3시30분경에 도착하였다. 여기도 비가 내렸는지 땅바닥은 적셔있고 바람도 약간은 세게 분다.

벌써 다른 산악회 차량도 5대정도가 주차되여 있고 산우들로 붐빈다. 미리 예약된 산장식당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인원 점검을 마치고 4시45분 주차장에서 부터 출발하였다.

 

월출산은 지리산, 천관산, 변산, 내장산, 과 더불어 호남의 5대 명산으로 꼽히는 산이다.

 

또한 가수 하 춘화가 부른 영암아리랑 가사를 보면 월출산 달이 잘 표현되여 있는데 가사를 한번 옮겨 봤다. 

 

              달이 뜬다 달이 뜬다

              영암고을에 둥근 달이 뜬다

              달이 뜬다 달이 뜬다

 

              월출산 천왕봉에 보름달이 뜬다.

              아리랑 동동 쓰리랑 동동

              에헤야 데헤야 어사와 데야

              달 보는 아리랑 님 보는 아리랑

 

아스팔트길과 잘다듬어진 돌계단을 지나니 천황봉 3.2K, 천황봉2.5K 이정표가 보인다. 그러나 천황봉 3.2K는 구름다리 교체중이라 입산통제다. 우측에 있는 천황봉 나무다리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다. 바위지대의 오르막에 약간의 비가내려 돌이 미끄럽다.

미끄러운 돌길에 한번 넘어진 아내는 조심스럽다.

다른 산우들은 벌써 멀리 올랐는지 렌턴 불빛은 보이지 않는다.

 

내뒤에는 청량초등학교1학년 어린이(김재경)가 아버지와 같이 오른다. 아버지 말로는 지난번에는 설악산 대청봉으로 하여 오색까지도 산행 하였단다.  투정한번 안하고  산을 잘탄다.

 

산을 오를 수록 별은 더욱 선명하게 보이고 북두칠성은 내머리위에서 반짝거리고 있다.어둑스런 새벽에 산줄기로 보이는 월출산의 모습이  봉우리와 각기 다른 바위의 모습이 정상에서의 산의 모습을 상상하기에 나를 흥분시킨다. 초승달은 줄곳 우리의 산행을 같이하고 있다.

 

바람계곡 삼거리에서 먼저 도착한 우리 일행들 후미인 우리를 기다린다.  더위를 식히고 쟈켓을 벗어 배낭에 넣었다. 천황봉1.6K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5시 27분경). 바람 폭포는 약 300M 남았다.

13분 정도를 오르니 바람폭포다. 산등성이에 올라오니 과연 바람소리는 폭포소리와 같이 대단하게 들린다.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주고 멀리보이는 마을이 독천으로 낙지가 유명한 고장이라한다.

 

좌측으로 산허리를 돌면서 걸으니 광암터삼거리가 나왔다. 천황봉600M !!!  말이 600M지 산에서는 거리 개념이 바뀐다. 600M앞에는 작은봉우리가 있을수도 있고 오르락내리락 할수도있고, 계단을 오를 수도있고 모를 일이다. 나무다리를 지나면서 뒤를 돌아보니 서서히 여명이 비친다. 암능길을 지나 또 나무로된 다리와 철계단을 오른다.

15분정도를 걸으니 통천문 삼거리표시가 나오고 천황봉 200M 표시기도 서있다. 통천문으로 오르는 계단이다. 위를 쳐다보니 계단이 꾀나 높다. 계단을 오르는 중간쯤에 아내는 힘이 들었던지 계단에 앉아 쉬고 있다. 154계단을 오르니 통천문(通天門)이다.

통천문은 월출산 최고봉을 지나 하늘로 통한다는 높은 문이라는 데서 비롯된 것 이란다. 통천문 통과는 한사람만 겨우 지날수 있는 바위 속의 길. 

 

  드디어 천황봉(6시45분) 809M이다.아직까지 태양은 떠오르지 않았다. 해돋이를 볼수있는 기대감을 갖는다. 그러나 엷은 안개가 멀리 깔려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정상은 완전히 하나의 큰바위가 덜커덩하고 내려 앉은듯한 너른바위지대다. 

천황봉에 세워진 월출산 서쪽경관 안내판에는 좌측 멀리 강진 앞바다가 표시되어있고 주지봉, 노적봉, 그리고 노적봉멀리 뒤에는 목포 앞바다가 표시 되여있으나 바다는 보이지않고.

 

 정상에서의 조망은 이리저리 보아도 모두가 모양이 다른 기암이다.

주왕산, 청량산, 월출산이 우리나라의 3대 기악(奇岳)이다.

 

정상에 오르니 윤선도의 산중신곡(山中新曲)중에 조무요(朝霧謠) 아침 안개를 노래한것이 생각난다.

 

    월출산이 높더니만은 미운 것이 안개로다

    천왕봉 제일봉을 일시에 가리워 버렸다

    두어라 햇살이 퍼진 다음 안개 아니 걷히랴

 

고송님께서 무안에서 특별히 주문한 산낙지로 정상주로 피로를 씻었다.

 

이번 수능 시험을 보고 아버지와 함께한 소래고등학교 고3학생. 정상의 성취감 ! 그 동안 힘들었던 수험생활도 이제는 천황봉에서 훌훌털어 버렸으리라. 

 

정상에 부는 찬바람에 다시 베낭에서 쟈켓을 꺼내 입었다.

구정봉과 억새밭(3K)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암벽사이로 내려오는 급경사를 조심하면서 좌우로 펼쳐지는 기암석들 에 탄성을 지른다. 내려오다 뒤를 돌아보면 또다른 모습의 바위들.내려오는 길도 험하지만 주위가 바위 전시장 같아 바위에 정신 팔다간 위험하다. 암릉길이 지리한줄 모르겠다. 어딘가 남근바위가 있다는데 불끈불끈 솟은 바위가 여기저기 있다.

 너럭바위 위로 펼쳐진 구정봉(738M).  구정봉 오르는 길에 베틀굴이 보인다. 여인네들이 난을 피해 이곳에서 베를 짜고 있었다 하여 베틀굴이라 한다나...

한참 지리한줄 모르고 내려오니 헬기장을 지나고(8시30분) 조금걸으니 바람재삼거리 . 또 30분 정도를 걸으니 마애여래좌상 안내표시가있고 바로 헬기장이 또 있다. 마애여래좌상은 생략하고 걷는다.

 

이번엔 억새밭이다. 이때시각은 10시쯤이다. 억새와 갈대의 차이점 안내판이 서있다. 억새밭 삼거리에는 다음 까페 "4050 산과 음악" 산우들 기념 촬영 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제 도갑사 내려가는 길은 2.6K이다. 본격적인 하산이다. 하산길에는 산죽이 산행길을 안내하여 준다.

좌측은 도갑사계곡이지만 물은 흐르지 않고 있다. 하산길 중간중간에 동백나무 군락지대다. 사철나무라 잎이 푸르고 꽃도 간간히 피여있다.

 

물이 흐르지 않는 용수폭포를 지나 도갑사를 통과하여 도갑매표소에 도착하니 11시40분 오늘 산행을 마감했다.

 

 다시 한번 오고 싶은 산이다. 기묘하고 빼어난 모습 드넓은 억새밭. 가을 억새는 보지 못했지만 넓이로 가늠할 수 있겠다. 내려오는 길도 지리하지가 않았다.

도갑사에서 다시본 월출산 하나의 병풍이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정체된것이 오늘산행의 아쉬움이었다.

 

천황주차장~천황봉   2.8K    천황봉~도갑사  5.6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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