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이야기

<귀농 5년 차, 텃밭농사>

Bravery-무용- 2023. 11. 7. 09:37

<귀농 5년 차, 텃밭농사>

귀촌 5년 차(김천시 대덕면 덕산 1리 장푸골), 마을 주민들의 조언을 듣기도, 인터넷 검색도 하며 4년간 텃밭농사를 지으면서 농사짓는 방법, 시기 등을 기록한 노트를 참고로 올해도 텃밭에 몇 가지 품종의 농작물을 심었습니다.

순전히 우리 부부의 건강을 챙겨주는 먹거리 정도의 텃밭 농사이지만 수확량이 좋으면 자랑삼아 몇몇의 지인들에게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봄이 시작되는 3월에 감자 심기를 시작으로 생강, 방울토마토, 애플수박, 대파, 하늘마, 단호박을 심었고 고구마도 심었습니다. 

5월은 마을분이 대파 모종을 주어 심었는데 지금은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뽑습니다.

6월에는 겨울을 잘 이겨낸 양파와  마늘을 수확하였고 양파와 마늘을 수확한 그 자리에 들깨를 심었습니다.

7월에는 3월에 심었던 감자를 수확하였는데 품질이나 수확량은 만족하지 못하였습니다. 감자를 뽑은 자리에 얼갈이용 배추씨를 뿌렸습니다.

8월에는 김장용 배추 모종을 심고 무와 쪽파는 파종하였습니다.

10월은 고구마, 들깨, 생강, 강낭콩을 수확하면서 들깨를 수확한 텃밭에는 마늘 모종을 심고, 양파 모종은 호두정원에 텃밭을 새로 만들고 심었습니다. 마늘과 양파는 내년에 수확을 하는 거죠.

2020년에 심은 부추는 특별한 관리 없이 여러 해를 키울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식탁에 빠지지 않는 고추는 심지를 않습니다. 고추 농사를 하는 마을분들을 보면 탄저병 예방에 쉼 없이 손이 많이 갑니다. 수확을 할 때도 너무 힘들어 보입니다. 지켜보면서 고추는 짓지 않기로 했습니다. 

한 곳에서 연작할 수 없는 작물들이 있어 그런 작물들을 돌려짓기 위하여 호두나무 정원에 텃밭을 만들었으니 일의 양은 그만큼 늘어났습니다.

한편 휴락산방 비리디타스 정원의 화초를 가꾸는 일을 텃밭 일이 늘어났다고 시기를 늦춰 놓치면 아름다운 꽃들을 정원에서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루의 원예일도 오전에는 텃밭 일을, 오후에는 정원일로 나누어하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구근 식물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휴락산방 구근 식물 중 수선화, 튤립, 크로커스는 11월에 구근을 심고, 3월에는 꽃이 피고, 5월이 되면 다시 구근을 캐어 잘 보관하여야 하며, 다알리아, 카라, 칸나 등은 3, 4월에 구근을 심고, 6~10월에는 꽃피우고, 11월이 되면 다시 구근을 캐어 보관합니다.

이렇게 구근식물은 심고, 캐기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수고는 감수하여야 되겠지요.

이렇게 농작물과 화초의 일 년 과정을 살펴보면 꼭 가을이 수확의 계절만이 아니고 10월에 심었던 양파, 마늘, 수선화, 튤립, 크로커스 등은 겨울에 냉해를 입지 않도록 11월에는 왕겨나 볏짚 등을 이용하여 보온을 잘하여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보면 가을은 겨울 농사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텃밭 일을 재미로 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텃밭을 더 이상 늘리면 안 되겠습니다. 지금도 원예활동이 의무가 되어버린 듯한데 잘못하면 흙일을 하는 즐거움이 사라져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 편안히 사는 즐거움, 농촌생활 속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움, 소박한 이웃과 함께 베풀고 나누고 소통하는 즐거움> 은 휴락산방(休樂山房)의 삼락(三樂)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