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이야기

金과 鄭 귀촌 5년,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Bravery-무용- 2023. 5. 7. 20:44

金과 鄭 귀촌 5년,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힘든 일을 싫어하지 말고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창조하신 들일을 싫어하지 마라.-집회서 7장 16절->
 
도시 생활 68년, 일에만 매달려 아등바등 살았던 도시생활을 끝내고 남은 인생은 도시생활과는 전혀 다르게  여유가 있고 더욱 성숙한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귀촌을 결심하였고 김천시 대덕면 덕산 1리에서 귀촌 생활하고 있는지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2018년 7월 12일 귀촌).
벌써 5년이 되었다는 것은 산골짝 귀촌 생활을 잘 적응하여 일상 속에 즐거움이 많아 세월이 빨리 흘렀다는 거죠.
도시에서 느끼는 편리함이나 안락함은 어떻게 보면 금전적 문제를 갖고  있지만 여기 산골짝에서는 자연스럽게 검소하여지고 소박한 생활이 단련되어 금전적인 문제와는 거리가 멀어지면서 평온함을 갖습니다.

 
흙과 함께하는 노동(勞動)은 같지만 나름대로 "일"과 "취미(趣味)"로 구분하였는데 "일"은 배추, 마늘 등 채소류를 가꾸는 농부들이 하는 일 즉, 텃밭일을 하는 것이고, "취미(趣味)"는 꽃이 있는 비리스타스정원을 꾸미는 것입니다. 도시에서는 전혀 취미가 아니었던 화초 가꾸기가 귀촌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취미생활이 된 것이지요. 
그렇게 5년을 가꾼 결과 초화류 92종, 교관목 48종, 채소류, 식용작물 27종, 다육식물 3종이 휴락산방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굳이 흙노동을 "일"과 "취미"로 구분한 이유는 "일" 하면 주업이 농업으로 소득을 목적으로 농사를 지으려고 시골로 내려간 귀농자(歸農者)가 된 기분이 들고, 취미는 꽃과 함께 있어서인지 귀촌자(歸村者)의 여유가 있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농촌 생활의 하루는 흙노동을 4~5시간씩 하기에 하는 일없이 어영부영 하루를 지루하게 보내는 도시생활 보다 흙일을 통하여 노동의 가치를 느끼며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우리 부부는 장푸골 휴락산방에서 어떤 날은 문득 새로운 여행지에 머물고 있는 착각 속에 빠져들 때가 있습니다. 변화하는 사계절의 모습은 말할 것도 없고 눈, 비, 안개, 맑은 하늘, 무수히 변모하는 구름, 해와 달, 별 그리고 숲과 들꽃, 들리는 새소리 심지어 바람소리까지도 계절에 따라, 날씨변화에 따라 다른 풍경을 보여줘 새로운 감흥에 젖을 때가 많습니다. 

 
마을 인심도 남다릅니다. 산나물이 한참 나오는 봄에는 마을 여자분들께서 무릅, 취나물, 달래 등 나물을 한 바구니씩 갔다 주고, 텃밭에 심으라고 대파, 들깨 등 모종도 가져옵니다. 남자분들은 예초기나 관리기 등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달려와 도와줍니다. 귀촌하여 마을 원주민들과 다툼이 많다는데 이곳 덕산 1리는 그와 정반대로 모두가 다정다감합니다.

 
휴락산방바로 위는 논이었고 소유하고 싶은 욕심은 났었지만 등기 소유자가 여러 명으로 되어있는 마을공동소유이기 때문에 구입하는 것을 거의 포기했었는데 우리에게 행운이 찾아왔는지 농사를 짓겠다는 사람이 없어 재작년 마을 회의에서 매도(賣渡)하기로 하였고 우리가 단독으로 입찰하여 작년에 소유권 이전을 완료하였습니다. 소유권 이전 후에는 농업경영체 등록을 위하여 70여 그루의 호두나무를 심었습니다.
호두나무가 가장 손쉽게 키울 수 있다 하여 심었는데 어차피 심은 것 잘 키워 생산이 소득으로 연결되도록 노력을 할 것입니다.

 
도시를 향하여 뒤돌아 보는 일은 없을 것이며,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듯 하지만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날마다 새로워지고 또 새로워진다는 뜻을 되새기며 능동적 자세로 귀촌 6년째 문으로 들어섭니다.
                                                                                                                                                 
                                                                      2023년 7월 12일
                                                      휴락산방에서     
김 무용, 정 미영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