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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고흐, 영혼의 편지

Bravery-무용- 2018. 5. 22. 14:41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영혼의 화가', '태양의 화가' 반 고흐(네덜란드,1853- 1890). 불후의 명작을 남겼지만 지독한 가난에 시달렸던 그는 후원자인 동생 테오와 오랜 세월 편지를 주고 받았다(668통). 이 책은 그가 테오와 어머니, 여동생, 고갱 등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를 엮은 것으로, 이미 6년 전에 초판이 나왔으며 이번에 테오의 편지를 포함한 40여 통의 편지와 그림을 추가한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이 책은 고흐를 '천재'나 '순교자', 혹은 '광인'으로 보는 일반적인 관점을 거부하고 '인간' 고흐, '화가' 고흐로서의 모습을 조망하려 한다. 그래서 그에 대한 후대의 평가가 아니라 그가 직접 쓴 편지와 그림을 통해 독자가 그의 내면에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화가가 직접 쓴 편지 속에서 그의 삶과 예술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빈센트 반 고흐

불멸의 화가이자 현대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미술가. 렘브란트 이후 가장 위대한 네덜란드 화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인상주의, 야수파, 추상주의, 표현주의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대표작으로 ‘감자 먹는 사람들’(1885) ‘해바라기’(1888) ‘밤의 카페’(1888) ‘별이 빛나는 밤’(1889) 등이 있다.

1853년 3월 30일 네덜란드에서 출생하였다. 1881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1890년 7월 자살로 삶을 마감할 때까지 십 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강렬한 색채와 거친 붓놀림으로 800점 이상의 유화와 700점 이상의 데생을 그렸다.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반 고흐의 이름과 예술세계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평생 대중의 몰이해와 가난을 견디면서 정상적인 삶과 광기 어린 삶을 오가던 고흐에게 동생 테오는 단순한 화상 이상의 후원자요 정신적인 공명판과도 같은 존재였다. 1872년부터 테오와 가족, 그리고 폴 고갱, 에밀 베르나르 같은 동료 화가 및 친구들에게 보낸 그의 편지를 통해 예술가 고흐의 천재성과 심오한 관찰력뿐만 아니라 결코 해소될 수 없었던 그의 정서적 불안과 고독을 읽을 수 있다. 2007년 말부터 2008년 초까지 '반 고흐 전'이 한국 서울시립박물관에서 열리면서 관람객 30만명을 훌쩍 돌파하는 등 다시금 그의 작품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예스24 제공]

 

테오야, 터널이 끝나는 곳에 희미한 빛이라도 보인다면 얼마나 기쁘겠니. 요즘은 그 빛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인간을, 살아 있는 존재를 그린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물론, 그 일이 힘들긴 하지만, 아주 대단한 일임에는 분명하다. --- p.50‘인간을 그린다는 것’ 중에서

인물화나 풍경화에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감상적이고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고뇌다. 내 그림을 본 사람들이, 이 화가는 깊이 고뇌하고 있다고, 정말 격렬하게 고뇌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 흔히들 말하는 내 그림의 거친 특성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그 거친 특성 때문에 더 절실하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말하면 자만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나의 모든 것을 바쳐서 그런 경지에 이르고 싶다. --- p.64‘사람을 감동시키는 그림’ 중에서

그림 속에는 무한한 뭔가가 있다. 정확하게 설명하기 힘들겠지만 자기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건 정말 매혹적인 일이다. 색채들 속에는 조화나 대조가 숨어 있다. 그래서 색들이 저절로 조화를 이룰 때면 그걸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게 불가능해 보인다. --- p.73‘유화를 그리는 행복’ 중에서

지도에서 도시나 마을을 가리키는 검은 점을 보면 꿈을 꾸게 되는 것처럼,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그럴 때 묻곤 하지. 왜 프랑스 지도 위에 표시된 검은 점에게 가듯 창공에서 반짝이는 저 별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
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증기선이나 합승마차, 철도 등이 지상의 운송수단이라면 콜레라, 결석, 결핵, 암 등은 천상의 운송수단인지도 모른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것이지. --- p.189~191‘나를 꿈꾸게 하는 밤하늘’ 중에서

너의 짐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기를, 될 수 있으면 아주 많이 가벼워지기를 바란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겐 우리가 써버린 돈을 다시 벌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전혀 없다. 그림이 팔리지 않는걸……. 그러나 언젠가는 내 그림이 물감값과 생활비보다 더 많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걸 다른 사람도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지금 원하는 건 빚을 지지 않는 것이다.
사랑하는 동생아, 너에게 진 빚이 너무 많아서 그걸 모두 갚으려면 내 전 생애가 그림 그리는 노력으로 일관되어야 하고, 생의 마지막에는 진정으로 살아본 적이 없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 같다. 그러나 그런 건 문제가 아니다. 유일한 문제는 그림 그리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질지 모른다는 생각, 그리고 늘 이렇게 많이 그리지 못할 거라는 사실이다. ……
언젠가 내 그림이 팔릴 날이 오리라는 건 확신하지만, 그때까지는 너에게 기대서 아무런 수입도 없이 돈을 쓰기만 하겠지. 가끔씩 그런 생각을 하면 우울해진다. --- p.217~218‘너의 짐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기를’ 중에서

[예스24 제공]

 

2018년 5월 22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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