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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누가다 먹었을까(박완서)

Bravery-무용- 2015. 8. 21. 16:13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저자 박완서   소설로 그린 자화상. 유년의 기억

 

박완서가 1992년 출간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작가 스스로 “순전히 기억력에만 의지해서 썼다”고 할 만큼 자전적 성격이 강하다. 송도(개성) 부근 박적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주인공 ‘나’가 서울로 올라와 서울대 문리대에 입학할 무렵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나는 일곱 살 무렵 오빠를 서울에 있는 학교에 보내겠다고 결심한 엄마의 손에 이끌려 상경한다. 이때 박완서의 가족이 서울에서 처음 자리 잡은 공간이자 소설의 배경이 되는 이곳이 바로 서대문구 현저동이다. 홀로 삯바느질하면서 남매를 길러낸 어머니 밑에서 나는 1940년대 서울살이의 매력과 좌절을 동시에 맛본다. 친구와 선생님의 영향으로 책 읽기에 빠져들고, 1950년 서울대 국문과에 합격한다.

하지만 같은 해 발발한 6·25전쟁은 삶을 한순간에 앗아간다. 한때 좌익에 가담했다가 의용군으로 떠나버린 오빠로 인해 가족은 고초를 겪고, 1·4후퇴 때 오빠가 돌아오면서 가족은 피란을 가지 못한 채 현저동에 몸을 숨기게 된다. 이때 나는 언젠가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쓸 것이라는 예감과 함께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면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소설은 10~20대에 일제강점기와 광복, 6·25전쟁 등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박완서의 경험이 잘 묻어난다. 소설 속 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 시대가 만들어낸 민족적 비극을 되돌아볼 수 있다.

싱아

싱아

상아가 3번 나온다.

(77쪽) 나는 불현듯 상아 생각이 났다. 우리 시골에선 상아도 달개비 만큼이나 흔한 풀이었다. 산그슭이나 길가 아무데나 있었다. 그 줄기에는 마디가 있고 찔레꽃 필 무렵 줄기가 가장 살이 오르고 연했다. 발그스름한 줄기를 꺽으서 겉껍질을 길이로 벅겨내고 속살을 먹으면 새콤달콤했다. 입 안에 군침이 돌게 신맛이, 아카시아꽃으로 상한 비위를 가라앉히는 데는 그만일 것 같았다.

(91쪽)가끔 나는 손을 놓고 우리 시골의 그 많던 상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하염없이 생각하곤 했다.

(96쪽)마침내 개성역이었다....생략...고향산천은 온통 푸르고 싱그러웠다. 고개를 넘고 들꽃을 꺽어 개울물에 땀을 닦으며 여름내 서울을 못 벗어날 서울 아이들은 참으로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들판의 상아도 여전히 지천이었지만 이미 쇠서 먹을 만하지는 않았다.

 

 

> 은방울꽃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꽃 63 < 은방울꽃

(165쪽 )은방울꽃은 숙명의 교화였다.

 

2015년8월21일 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