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6
지리산 삼신봉(청학동-삼신봉-청학동)
태화산우회
툐요일 오후7시 친목회 모임에 참석하여 보름동안 치과진료(임프란트)를 받느라고 마시지 않았던 술을 친구들과 어울려 마시다 무박 산행을 위하여 먼저 자리를 일어나니 친구들 모두가 미친짓이란다.
몇일째 계속되는 강추위가 연일 영하의 최고기록을 세우더니 내일은 중부지방의 기온이 95년만에 최저인 영하16도까지 내려간다는데 그것도 지리산을 간다니 미친짓이라는 것이다.
미친짓이란 소리를 격려의 뜻으로 들으며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하여 뛰다가 왼쪽 무릎안쪽 인대가 늘어나면서 땅바닥에 덮석 주저앉아 버렸다.
지난주 산행때도 약간의 이상증세는 있었으나 이렇게까지 되다니 낭패도 보통 낭패가 아니다.
간신히 일어나 산행을 가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이된다.
모처럼 따라 나서는 아내와 적은인원이지만 산행을 진행한다는 대장이 애를 쓰는 모습에 일단은 출발을 하여 보기로한다.
집에 들러 등산장비를 점검하고 1월15일 밤10시 연수동을 출발하여 송내에서 마지막 산우들을 태우고 밤11시 인천을 출발한다.
새벽2시가 되었을까 산청휴게소에서 나뭇꾼이 준비한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새벽4시가 되기전에 거림탐방지원센터에 태화산우회버스는 멈춘다.
오늘은 2개팀으로 구분되어 거림, 세석, 삼신봉,청학동으로 이어지는 남부능선 종주팀과 청학동에서 삼성궁, 내삼신봉, 삼신봉, 청학동 원점산행을하는 팀으로 구분되었다.
내려오는 찻속에서도 아픈 무릎쪽에 발바닥을 디디면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
대장이 아스피린을 주고 나뭇꾼이 무릎보호대를 빌려주었다.
남부능선 종주팀은 거림에서 내리고 버스는 청학동으로 이동하는데 나와 아내, 나뭇꾼과 선녀부부 그리고 큐빅 5명이다.
청학동에 도착하여 차안에서 잠시 쉬었다가 7시 30분경 산행준비를 마치고 차에서 내린다.
걷기는 불편해도 그래도 무릎은 조금씩 좋아지듯하다.
밝아진 내삼신봉 방향의 산줄기는 아침햇살까지 비추어 붉게 물들어 있는데 그 풍경은 나를 계속 걷게 만들고 있다.
인터넷 검색으로는 오늘 아침 하동지방의 최저기온은 영하6도다 그러니 골바람까지 불어 느끼는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져 있을 것이다.
삼성궁으로 향하는 도로의 가로등은 솟대모양으로 꾸며 놓아 친근감이 있다.
삼성궁으로 들어가기 위하여는 입장권을 구입하여야 하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라 차단목 사이로 들어서니 관리소에서 사람이 나서 제지를 한다.
입구밖으로 나가란다. 먼저 관람료를 지불하겠데도 개장시간 8시30분 이전에는 절대 안된다며 문전박대하며 문밖으로 내몬다.
입장료가 5,000원으로 다소 비싸기도 하지만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신선도를 배우며 화랑도 교육과 무예를 연마한다는 사람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들에게 불괘한 언행과 행동을 하여 산행들머리를 청학동 지원센터로 바꾸고 발길을 돌린다.
약1시간 20여분을 헛되이 보냈다.
지원센터로 오르면서 좌측으로는 쇠통바위와 내삼신봉이 올려다 보인다.
다리는 계속 걸으니깐 오히려 괜찮은것 같다(오기 포함).
다리때문에 머리속에는 일행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이 가득차 있다.
8시 55분 공원지킴터를 통과하는데 실질적인 들머리이다.
좌측 계곡 수락석출된 바위위에는 눈이 쌓여 있고 죽순의 산길이 계속이어지는데 너덜길도 오르다보면 샘터앞에 다다른다.
6년전에는 산신천 표시가 있었는데 청학동 1.7키로, 삼신봉 0.8키로 표지목이 방향과 거리만 알린다.
영하의 날씨지만 샘터에 물은 얼어 있질 않아 한모금을 마신다.
지독한 영하의 날씨이지만 계속 걸으니깐 몸이 춥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투명한 하늘을 올려다 보며 샘터를 출발하면서 또한번 가쁘게 숨을 몰아 쉬며 300여미터를 오르면 능선위에 올라선다.
삼신봉까지는 0.5키로, 세석대피소까지는 8키로 표지목이 세워져 있다.
능선위에 올라서면 앞으로 거대한 천왕봉이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다.
멀리서 보는 천왕봉이지만 일순 숨이 멈춰진다.
흰백의 천왕봉 꼭대기는 구름이 감싸고 있다.
세석평전을 바라보며 종주를 하고 있을 태화산우들은 지금쯤 어디 있을까?
좌측으로 들어서면 삼신봉 정상의 암봉이 묵직하게 다가선다.
정상으로 가는 능선길 좌측으로는 남해가 바라보이고 우측으로는 천왕봉이 보인다.
삼신봉을 알리는 표지목 앞에 선다.
청학동 2.5키로, 세석대피소 7.5키로, 쌍계사 8.9키로 방향표시가 되여있다.
표지목 앞에서는 바람이 심하게 불지 않았는데 정상 봉우리를 오르기 위하여 4~5미터 정도를 이동하니 서쪽에서 부는 바람의 강도가 세지기 시작한다.
바위에 눈이 얼음이 되어 미끄러운곳을 피하면서 어렵게 정상 암봉위에 섰다.
지킴터에서부터 1시간 50여분을 발품하여 오른것이다.
해발 1,284미터
지리산 남부능선위에 우뚝 솟은 봉우리.
지리산 최고의 조망처로 알려진 곳
삼신봉위에는 구름 한 점없다. 돌을 던지면 깨질듯한 투명한 하늘이다.
우리 5명만이 있는 정상이다.
추위와 바람도 아랑곳 하지않고 가슴은 확 트이고 장쾌하게 일망무제로 펼쳐진 사위를 둘러보는 행운을 누린다.
산정에서 이러한 풍광을 보면 누가 혹한에 올라온 우리들에게 미친짓이라 하겠는가?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그려진 조망판앞에서 끝없이 펼쳐진 산줄기를 노고단에서 부터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하얀구름속에 반야봉 그리고 토끼봉과 명성봉은 뚜렸하다.
덕평봉도 영신봉도 뚜렸하고 우리 산우들이 걷고 있을 남부능선을 바라보면 세석평전에 닿는다.
흰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촛대봉은 뾰족하다.
제석봉과 천왕봉의 정상 주위는 솜사탕의 하얀구름이 바람따라 모양을 달리하고 있다.
주능선을 바라보며 마치도 내가 지금 그 능선위를 걷고 있는 착각에 빠져들고..
삼신봉에서 천왕봉까지는 12.6키로,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25.5키로 긴 능선길이 펼쳐져 있는것이다.
산세는 낮아지면서 천왕봉옆으로 산청군으로 뻗어내리는 산줄기들은 잔물결치듯 하다.
샘터에서 올라왔던 능선 뒷 봉우리 너머로는 남해의 바닷물이 햇살에 반짝이고 가까이는 청학동이 내려다 보인다.
남부능선상의 내삼신봉은 바로 앞이다.
사위를 360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추위도 잊은채 30분정도를 정상에서 머물다 계속 등산객들이 올라와 다시 삼신봉 표지목으로 내려 온다.
이곳은 바람이 잦아들어 먹거리를 꺼내 따뜻한 정종을 마시며 몸을 녹이며 먹거리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다리쉼을 한다.
내려가기 위해서는 이젠 아이젠을 착용하여야 한다.
불편한 왼쪽 무릎을 이끌고 어떻게든 올라왔다.
하지만 등산할때는 하산길이 가장 조심하여야 하는데 이제 내려가는 일이 큰 문제다.
발을 올리는것 보다 내리는것이 더욱 인대에 통증을 느껴 보폭을 최소한 좁히면서 아주 천천히 내려가야 되겠다.
올라왔던 능선길로 내려가 표지목앞에서 또 한번 천왕봉을 바리보고 내려간다.
아내는 앞에서 내려가며 몇 십보 내려가다 뒤 돌아 바라보기를 수 도없이 하고 있으니 여간 미안한것이 아니다.
능선위 표지목에서부터 샘터를 지나 1시간20여분을 무탈하게 내려와 지킴이터에 닿았다.
긴장이 풀려 바닥에 주저 앉아 잠시 쉬다 아이젠을 벗고 있으니 공원 직원이 스프레이로 아픈 무릎에 뿌려주는 친절을 베푼다.
공원직원은 이곳은 추워야 평균 영하6도 였는데 오늘아침 기온이 영화12도로 이렇게 추운날씨는 이곳에 근무하면서 처음이란다.
큰 빗돌에 쓰여진 삼신산에대한 설명을 읽으며 정상의 모습을 다시 그려본다.
버스까지 내려와 무사히 산행하였음을 기도드리며 버스안에서 종주하는 산우들을 기다린다.
남부능선 종주팀의 제일착은 이어도님이다.
5명 모두가 이어도님께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계속 도착하는 산우들에께 도착한산우들과 함께 아낌없이 박수로 맞이한다.
세석의 기온은 영화25도였단다.
식당가에서 함께 어울리며 청학동 막걸리에 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끝내고 인천으로 향한다.
엄청난 강추위때문인지 고속도로는 뻥뻥 뚫리어 4시간만에 인천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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