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2010년)

화왕산, 옥천매표소에서 자하곡매표소까지

Bravery-무용- 2010. 4. 21. 22:37

2010.4.18

경남 창녕군 화왕산(756.6M)

옥천매표소-관룡사-관룡산(754M)-허준세트장-동문-화왕산(756.6M)-서문-자하골-자하매표소(약 7.6KM)  17,000보

태화산우회와 함께

 

새벽5시 연수구청 건너편에서 태화산우회버스에 오른다.

송내 남부역앞에서 마지막 산우들을 태우고 고속도로상 금강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10시경 창녕군 창녕읍 옥천매표소에 도착하였다.

간단히 산행준비를 마치고 관룡산 산줄기를 올려다 보며 창녕의 진산 화왕산을 향하여 산우들 힘차게 발길을 옮긴다.

벚꽃이 반기는 아스팔트길을 따라 오르면 계성천위에 놓여있는 구룡교를 건너고 고려말기에 중인 신돈이 태여났다는 옥천사지터를 지나면 도로 양편에 벚꽃은 더욱 하얗게 피여있어 걷는 걸음을 가볍다.

탐방로가 갈라지는 두갈래길에서 관룡사 방향으로 오른다.

좌측으로는 제1탐방로로 관룡사와 관룡산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청간재 즉 옥천삼거리로 오르는 길이다.

만발한 벚꽃이 반겨주던 아스팔트길이 끝나면서 시멘트도로가 시작된다.

시멘트길을 오르다 우측으로 약간만 들어서면 관룡사 석장승이 서 있다.

장승에는 돌로만든 석장승과 나무로 만든 목장승이 있는데 이곳의 장승은 석장승으로 화강암으로 한쌍을 만들었다.

남장승은 턱이 각져있고 여장승은 부드러운 선을 유지하고 있다.

둥근머리와 툭 튀어나온 왕방울 눈에 코는 주먹코고 입술사이로는 날카로운 송곳니가 드러나 해학적인 모습으로 보이지만 설명서를 읽어보면 절의 잡귀를 막아주는 수호신이며 풍수지리적으로는 허한것을 보충해주는 비보(裨補)등의 목적으로 세워있다 적혀있다.

석장승에서 10여분 정도를 오르면 관룡사가 좌측 계단위로 보이고 시멘트 포장길이 끝나면서 이곳에서도 산길은 두갈래로 갈라진다.

관룡사 경내로 거쳐 용선대를 지나 관룡산정상으로 오르는 길과 관룡사를 거치지않고 곧바로 청룡암으로 오르며 관룡산정상으로 가는 두길이다.

청룡암방향으로 오른다.

관룡사에는 7기의 부도가 있는데 길옆에 있는 이곳의 부도가 가장뛰어나다 한다.

소나무가 주종인 비탈길을 돌면서 오르다 보면 대나무숲길이 나타나고 고개를 숙이면 갈색낙엽사이로 하얀 들꽃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돌계단과 너덜길을 가쁘게 오르면서 좌측으로 올려다 보면 암자인 청룡암이 보이고 곧바로 샘물앞에 다달른다.

바위에서 나오는 석간수를 시원하게 한바가지를 담아 들이킨다.

물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너덜길을 오르다 뒤돌아보면 청룡암 아래로 관룡사는 숲에 둘려 쌓여 고즈넉히 내려다 보이고 더 멀리는 구현산과 옥천저수지가 보인다.

밧줄난간을 잡고 바위길을 오르면 화왕산 3.4키로, 관룡산 1.0키로, 부곡온천으로 갈라지는 능선위에 오른다.

우측 암봉 출입금지선에서 반대편 암봉을 바라보면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그리고 있다.

암릉 능선을 따라 관룡산방향으로 걸으면서 앞쪽을 바라보면 암봉아래로 하얀밧줄의 안전난간이 길게 어어진 모습이 눈에 띠게 보인다.

동양화를 그리듯이 보였던 암봉을 오르기 위하여 안전난간을 벗어나 바위를 극터듬어 오른다.

청룡암은 나뭇가지에 가려 보이질 않지만 더깊은 골짜기 아래로는 관룡사와 옥천이 펼쳐지고 좌측으로는 솟구친 직벽의 바위가 마치 병풍같다하여 붙여진 병풍바위가 멋을 내고있다.

암봉위에서여러산우들과 풍경을 바라보며 즐거움을 갖는다.

고갯마루에서 암봉까지의 능선길을 뒤돌아보고 둥글하게 보이는 관룡산을 향하여 암봉을 내려선다.

관룡산 가는 능선길에서 앙증맞은 양지꽃이 반긴다.

능선길을 벗어나 뒤돌아보니 풍경속에 빠져들었던 암봉은 어느새 먼발치에 서 있다.

앞선 산우들 관룡사 1.6키로, 청룡암 0.6키로 이정표앞에서 시끌벅적 먹거리가 펼쳐졌다.

함께 어울려 먹거리를 나누다 수십미터 앞에있는 관룡산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정상은 용선대 헬기장을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고 군립공원답지않게 정상석이 세워져 있지가 않다.

다만 나무에 관룡산 754미터라고 쓰여 매달려 있는 것이 고작이다.

서쪽으로는 화왕산 정상부가 갈색의 모습으로 보이며 손짓을 한다.

나뭇가지 사이로 주위를 둘러보면 암봉과 병풍바위 그리고 옥천이 보인다.

관룡사경내를 지나 용선대로하여 바로 관룡산 정상까지도 오를 수 있다.

다시 먹거리판으로 돌아와 산우들과 함께 화왕산을 향하여 출발한다.

관룡산 정상에서 청간재로 내려가는 능선길은 우측으로 보이는 고암감리 굽잇길이 인상적으로 내려다 보이고 별 어려움 없이 청간재 안부에 닿는다.

청간재 안부는 네갈래로 갈라지는데 1등산로 옥천매표소 4.1키로, 관룡산 2.0키로, 고암감리 3.0키로, 화왕산 정상 1.8키로 표지목이 세워져 있다.

화왕산 들어서는 길은 휀스가 쳐져있다.

진달래능선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시나브로하게 14여분을 걷다보면 허준 세트장에 닿는다.

1999년 11월부터 2000년 6월까지 MBC에서 방영하였는데 48.9%라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였던 드라마 "허준"의 촬영 세트장이다.

그 유명세로 아직까지 세트장을 보존하여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억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너와집, 초가집, 움막, 장승등이 있다.

세트장에서 건너다보면 배바위가 보인다.

세트장을 출발하여 진달래나무와 소나무숲을 지나면 화왕산성 동문에 들어선다.

허준세트장은 어느새 저 뒤로보이고 그너머는 관룡산이다.

이제는 억새와 함께하는 화왕산성에 들어선 것이다.

먼저 화왕산성에 대한 안내판에서 산성에 대한 설명을 읽는다.

정상부의 험준한 암벽을 이용해 골짜기를 둘러싼 포곡식 산성으로 둘레가 2.7키로지만  현제는 산성의 둘레가 약 1.8키로가 남아 있다.

처음 성을 쌍은 연대는 확실치 않으나 가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장기간에 걸쳐 화왕산성이 군사적으로 이용되었음을 짐작케 한다고 적혀있다.

사적64호로 지정돤 화왕산성은 임진왜란때 축조되고 정유왜란때는 홍의 장군 곽재우가 내성을 축조하고 왜적을 물리친 호국의 산성이기도 하다.

성안은 온통 억새로 장관을 이루고 있는데 은빛 꽃술은 떨어져 없지만 갈색의 갈대 줄기는 바람따라 흔들리는 모습이 장대하다.

동문에서 억새밭을 가로지르면 정상을 거치질 않고 서문으로 갈 수 있지만 태화산우들은 우측 성벽길따라 정상으로 향한다.

오르면서 뒤돌아보면 배바위는 저만치 위로 보이고 화왕산 정상 0.5키로 이정표를 지난다.

성벽안쪽과 바같쪽이 갈색의 억새와 푸르름으로 구분되며 걸었던 관룡산은 능선하나 너머 둥글하게 보인다.

깍아 지른듯한 절벽아래로는 고암면의 작은 산들이 짙은 구름아래 물결이 일렁인다.

원래 오늘 화왕산 산행은 억새만이 아닌 진달래산행으로도 유명하여 만개된 진달래꽃산행이 목적이었지만 꽃망울만 맺혀있을 뿐  몇 일 사이로는 꽃을 터트릴 준비도 되여 있지않다.

오를수록 바람은 점점 세차게 불고 약하게 빗방울까지 떨어지니 우의를 걸치는 산우들도 있다.

성벽길인지 능선길인지 구분이 되지않는 절벽길따라 꼬불꼬불 억새를 헤치며 오른다.

빗방울이 그치길 바라며 뿌연하늘을 올려다 보니 비행기 한대가 서에서 동으로 날라가고 있다.

몇 방울씩 떨어지던 비는 멈추었지만 바람은 여전히 서쪽에서 정상을 향하여 불고있다.

들머리에서 출발하여 3시간여만인 오후 1시5분경 해발 756.6미터 화왕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화강암 정상석 뒷면에는 "창녕의 기상(氣像)"이 큼직하게 음각되여 있다.

화왕산은 1984년에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화왕산정상의 평원은 화산폭발후 분화구가 메워져 생긴것으로 평원과 외곽지역이 명확히 구분된다.

제주도 일출봉의 분화구는 구릉이 음푹패어 깊고 둘레는 구구봉이라는 바위들이 뾰족하게 솟아 있는데 화왕산 분화구는 부드럽게 패여 있으면서 둘레도 뾰족 하지는 않다.

바람을 맞으면서도 정상석을 중심으로 사위를 돌아본다.

건너편 남쪽으로 분지 둘레로 가장높이 배바위가 보인다.

배바위는 자연석이 두조각으로 나누어진 바위로 바위 틈새가 좁아 배를 붙이고 지나 가야만 겨우 통과할 수 있어 붙여졌다는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와 천지개벽때 배를 묶었다는 전설도 깃들어진 바위다.

배바위를 바라보며 작년 억새태우기 행사중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분들을 생각하며 잠시 고개를 숙인다.

드넓고 부드러운 분지는 억새밭을 만들고 동남쪽으로는 관룡산도 병풍바위도 그 너머는 구룡산이다.

서쪽으로는 가까이는 목마산성이 그리고 중부내륙고속도로, 낙동강, 우포늪을 그려보며 발아래로는 창녕시내가 내려다 보인다.

북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고암면 토평천과 감곡저수지가 계곡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아마도 감곡저수지 너머 가장높은 산줄기는 경상남도와 경상북도를 경계 할 것이다.

빗방울도 떨어졌던 흐린 날씨였지만 산의 정취에 빠져들어 한참을 머물고 분지 저 아래서 먹거리판을 벌리고 있을 산우들을 생각하며 부지런히 분지 아래로 내려간다.

산우들 반갑다며 먼저 막걸리 한잔을 권한다 거침없이 목을 촉촉히 적시고 배바위까지 오른 부지런한 산우들을 기다린다.

멍석까지 깔고 모두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배낭을 매고 출발을 한다.

흔적이 남아있지 않은 서문을 통과하면 창녕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자하곡따라 하산길로 들어섰다.

일명 환장고개라고 불리우는 곳으로 자하곡에서 오르면 환장할 정도의 오르막이라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나무계단, 돌계단을 지그재그로 내려가면 정상에서 0.9키로 내려왔고 매표소까지는 2.4키로 남았다.

소나무숲길을 내려오면 체육시설도 갖춘 산림욕장이 보이면 내리막길은 거의 다 내려 온 것이다.

소소원을 지나면 시멘트도로가 시작되고 관룡사옆에 세워져있는 석승과 모양이 비슷한 석승의 마중을 받으며 내려가면 가로수는 벚꽃이 만발하다.

완전히 만개된 벚꽃에 걸음이 더뎌지며 벚꽃과 함께 모습들을 담는다.

자하곡(紫霞谷)과 함께 펼쳐진 만개된 벚꽃 터널을 걷는 우리는 자하가 뜻하는 신선이 사는 곳에 서리는 노을처럼 보라빛은 아니지만 하얀궁전을 거닐듯이 내려온다.

짧은 거리인 벚꽃터널속에서 30분 이상을 머물면서 화왕산 군립공원 자하곡매표소에 도착하였다.

도착시간은 오후3시다 진달래산행이 벚꽃산행으로 바뀐 산행이었지만 진한 추억을 간진하고싶은 산행이었다.

덤으로 매표소주위에 사적 제81호인 무리지어 있는 가야시대의 고분군"창녕 송현동 고분군"도 들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