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3

안개와 이슬비로 아쉬움이 컷던 월악산종주

Bravery-무용- 2009. 3. 24. 15:47

2009.3.22

월악산(수산리-보덕암-하봉-중봉-영봉-송계삼거리-헬기장-마애블-덕주사-주차장)

          수산리-영봉 6.3 키로, 영봉-덕주주차장 9키로    총 15.3키로

태화산우회와 함께

 

전날 친구모임인 남우회에 참석하여 몇 주동안 마시지 않았던 술을 소주와 맥주로 거의 만취된 상태에서 늦게 잠이 들었다.

새벽 3시50분 헨드폰 알람소리에 힘들게 잠에서 일어났지만 비몽사몽상태다.

솔직히 술까지 마시고 감기기운이 있는 아내와 날씨는 비까지내려 산행에 참석하고 싶지 않았으나 카페에 제일 먼저 예약을 하여 놓았고 어제 늦게는 산행대장으로부터 기후에 관계없이 출발한다는 문자메세지를 받았기에 아내와 함께 아파트를 나서 비까지 내리는 새벽에 우산을 받쳐 들고 새벽 5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취한 술이 깨질 않아 비몽사몽으로 산행준비를하여 결국에는 디카에 밧테리는 충분히 충전시켰으면서도 가장 중요한 메모리칩을 빠트려 사진 한 장을 남기지를 못했다.

충주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끝내고 고속도로를 빠져 나오니 충주에 산다는 낙락장송님의 처남이 정성을 드려 준비한 손두부에 제육 그리고 충주막걸리가 산우회버스에 실린다.

산행들머리인 제천시 한수면 수산리에 도착하였다.

마을입구에는 영봉까지의 거리가 6.4키로라고 큼지막한 표시판이 세워져있다.

안개가 짙게 끼고 이슬비까지 내리는 날씨 산행하기에는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산우들 차안에서 멈칫멈칫 하더니 우중산행 준비를 하고 내리기 시작한다.

어차피 비를 맞으며 산행할 산우들 세심정 쉼터에서 조금이나마 비를 피하면서 하늘을 몇 번이고 올려다보니 대장의 출발신호에 따라 마을 어귀를 지나 산행길로 들어선다.

한동안 시멘트도로를 계속 오르는 길에 아내가 멈춰서 감기기운에 산행이 힘들것 같다며 집으로 돌아간단다.

결과적으로는 아내는 산행을 포기하기를 잘하였다.

이유는 짙은 안개와 이슬비로 조망은 기대 할 수 도없고 5시간정도의 계속되는 오름길과 골에서 간간히 부는 바람이 몸을 움추리게 하고 아슬한 위험구간이 몇 군데에 도사리고 있어 아내의 컨티션으로는 다른 산우들에게도 누를 끼쳤을지 모른다.

보덕암앞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고 계속 오른다.

지독히도 높은 테크계단이 있는가 하면 암벽을 안돌이도 하고 암벽의 좁은 길은 빗물까지 있어 한발을 내디딜때마다 조심을 하여야 한다.

어디가 하봉이고 어디가 중봉인지도 모르고 걷고 오르기를 반복할 뿐 이다.

대략 500미터 지점에 표시되여 있는 빙향과 거리표시목을 보면서 걸을 뿐이다.

오르면서 힘이 들면 하나에서 부터 숫자를 외면서 오르기도 하고 기도문을 외면서 오르기도 하는데 숫자를 어디까지 셋는지, 어디까지 기도문을 외었는지 가쁜숨에 잊기도 한다.

힘이 들면 뒤돌아보기도 능선에서는 먼 풍경을 바라보며 걷는 즐거움이 없으니 발걸음은 천근만근 숨소리는 더욱 거칠어진다.

암릉길에 소나무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게 보이지만 희뿌연모습에 아쉬움은 더욱 크다.

해발 980미터. 보덕암 삼거리앞이다.

영봉 0.3 보덕암 3.7 신륵사삼거리 0.5키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윗 계단을 오르면 영봉가는 길이다.

영봉을 올라 보았던 나와 몇몇 산우들은 영봉을 오르질 않고 신륵사 이정표 방향으로 걷는다.

3년전 덕주골에서 영봉에 올랐을때의 산길보다 지금은 계단등이 잘 설치되여있어 걷기에는 한결 편해졌다.

영봉 중턱을 에돌면서 신륵사 삼거리를 지나 넓은터에 자리 잡고 다리쉼을 하며 먹걸이판이 벌어졌다.

산우들과 음식을 나누며 담소를 나누는 사이 영봉에 올라갔던 산우들이 한 두명씩 모여드는데 얼굴표정은 갔다 왔다는 기쁜표정과 힘든 표정이 동시에 보이는 묘한 표정들을 짓고 있다.

서로들 격려를 하고 쉴만큼 쉬고 미륵사방향으로 발품을 시작한다.

수산리에서 영봉까지 가파른 오르막길이었다면 지금 걷고 있는 암릉길은 편한 길이다.

계속 안개와 이슬비는 내리고 있다.

해발 950미터 송계삼거리를 지나 이슬비속에서도 등산객들 옹기종기 모여 음식을 나누는 헬기장을 지난다.

주위에 소나무들이 뽐내는 덕주봉에 다달았다.

영봉 2.2 마애블 1.2키로 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덕주봉에서 마애블까지는 가팔진 내리막길이다.

테크계단이 중간 중간에 설치하여 놓았다.

이곳으로 올라오는 것도 숨께나 헐떡이며 올라가야 할 것이다.

마애불상에서 숨을 고르고 메마른 덕주골 계곡을 따라 내려와 덕주산성 성벽문을 지나 덕주사와 동양의 알프스 월악산 영봉 빗돌이 큼직히 세워져 있는 곳에서 물한모금을 적시고 내려간다.

덕주산성 동문을 지나면 계곡 건너편에 송계팔경의 하나로 한쌍의 학이 월악산을 오가며 살았다는 학소대 그리고 동문이 멋진 경관을 보여 주고 있다.

탐방센터를 나와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끝낸다.

산행이 끝날때까지 하늘은 짙은 안개와 이슬비가 내렸다.

짙은 안개와 이슬비 속에 걸었던 월악산 종주산행. 동양의 알프스라는 월악산 주능선 상에서의 아름다운 조망을 하지 못하여 더욱 힘들었고 지친 산행을 너무나 큰 아쉬움을 남기며 추억속에 담는다.

낙락장송께서 준비하였던 손두부와 제육 그리고 막걸리 한 사발로 목을 적시며 아쉬움을 달랜다.

 

2보1원 21,600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