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31
남설악탐방지원센터(오색)-대청봉-소청-희운각대피소(1박)
2008 .8. 1
희운각대피소-무너미고개-공룡능선-마등령세갈래-오세암-영시암-백담사
2008. 7. 31 (첫째날)
여름휴가를 아내와 함께 설악산산행을 계획하고 보름전 인터넷으로 희연각대피소에 예약하였다.
7월 31일 인천에서 첫 차인 06시30분 속초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여름휴가의 절정기에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은 11시30분 속초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하고
예상시간보다 늦어 한계령에서 대청봉코스를 포기하고 오색 남설악 탐방지원센터 앞에 오후 1시 55분경 내렸다.
버스기사의 호의가 아니였으면 오색약수터입구에서 내려 이곳까지 한참을 올라왔었을것이다.
지원센터 입구에는 설악산 대청봉입구 표지석이 큼직하게 세워져있다.
대청봉 오르는 코스중 가장 짧은 코스이기에 표지석이 세워져 있을 듯 싶다.
오색지구를 바라다 본다.
매지구름이 하늘을 점점 가려 놓고 있으며 오색지구의 푸른산의 모습과 44번 국도가 깨끗하게 보인다.
하늘에 깔려 있는 매지구름이 자꾸만 나의 마음을 걱정스럽게 한다.
입구에 세워진 공원 안내도를 보며 오늘 1박 할 희운각대피소까지 등산로와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2시. 5키로에 이르는 대청봉을 향하여 공원입구로 들어선다.
걷기 편하게 돌을 잘 깔아놓은 등산로를 걸어 독주골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다리를 건너 계단길을 오른다.
이 길로 몇 번을 대청봉에 올랐지만은 계속 되는 오르막길은 오를때마다 항상 각오를 단단히 한다.
테크계단 길과 돌계단 길이 계속되는 오르막을 40여분을 걸어 해발 760미터 표지목 앞에 도착.
입구에서부터 1키로를 걸었다.
길섶에 들꽃들은 우리를 반기고 있지만 한 여름에 지친 새소리는 느릿하게 들리고 이마에서부터 등뒤로는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오르다 숲속에 눈길을 돌리니 잡목의 숲속에 적송이 유난히도 돋보인다.
발품을 시작한지 1시간여를 지나 제 1쉼터에 도착.
골에서 부는 바람은 내몸을 스치지만 흐르는 땀을 멈추어 주지는 못한다.
나무테크 계단을 오르며 넓은 테크쉼터에서 또 한번 숨을 고르며 숲사이로 하늘을 올려다 본다.
점점 매지구름이 가득하여 지고 우측 가까이의 푸른 숲과 능선 그리고 높은 봉우리는 구름에 감싸여 있다.
골에서 부는 바람은 점점 세지고 너덜길의 길섶에는 나리꽃과 동자꽃이 바람에 흔들리며 잘가라고 손짓한다.
팔을 벌리어 감겨보지만 감기질 않는 거목 음나무가 산길을 지키고 있다.
오색 2.3키로,대청봉2.7키로 표지목을 지난다.
아내의 걷는 모습이 힘차게 보여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바람과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 소리 그리고 설악골의 물소리가 어울려 골짜기를 울린다.
돌계단과 밧줄을 잡고 바윗길도 오른다.
숲속 깊숙히 설악폭포가 나뭇잎에 가려 뚜렷이 보이질 않고,
계곡의 다리를 건너면서 돌계단을 오르고 이끼옷을 입은 바위의 모습도 보인다.
어느덧 2시간을 발품하여 3키로를 걸었다.
계속되는 오르막 길은 테크계단 길과 돌 계단, 나무 계단길이 반복되고
오르다가 힘이 들면 뒤 돌아보지만 숲사이로 간간히 먼 산만이 보일 뿐 이다.
죽어서도 우뚝 솟아 그 모습을 자랑하는 고사목의 모습.
제 2쉼터다.
표시판에는 대청봉까지 1시간 소요 된다고 표시를 하였다.
구름은 산을 더욱 어둑하게 만들고 바람은 구분없이 불어댄다.
입구에서 같이 오르던 3명의 산행객들과는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면서 정상까지 같이 하였다.
아내는 등산로에 누워 경계밧줄에 다리를 올려놓고 쉬고 있다.
얼마나 힘들길래! 그러나 표정은 밟다.
정상 막바지 내딛는 걸음은 황소의 걸음보다도 더욱 느려진다.
아마도 길섶의 들꽃과 자연에 순응하며 흙으로 돌아가고 있는 고사목의 모습등이 없었다면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안개와 바람은 더욱 짙어지고 더욱 강하게 분다.
대청봉 이제 500미터.
오늘 같은 날씨 때문일까 온 몸을 뒤뜰면서 서있는 소나무의 모습이 처절하기 까지하다.
대청봉 1,708미터
안개는 모든 것을 가렸다.
바람과 안개는 오색방향에서 몸을 지탱 할수 없을 정도로 사정없이 몰아친다.
앞서 올랐던 3명의 산행객이 보이질 않는다.
우리 부부만이 정상에 서 있지마는 정상에 올랐다는 기쁨보다는 센바람과 짙은 안개로 겁부터 난다.
어렵게 정상석 앞에 서있다가 서둘러 중청으로 내려간다.
망망대해에 거센 풍란이 일듯 정상주위의 모든 초목들은 한 방향으로 자세를 낮추고 거센 바람따라 물결치고 있다.
걷는 자세가 약간이라도 흐트러지면 옆으로 몇걸음이 바람에 밀리고 걸을땐 몸을 지탱하기가 어렵다 .
앞선 산행객들이 어슴프레하게 보이니 어느 정도 안심이 된다.
바람과 안개비를 맞으며 중청대피소를 지나 소청으로 부지런히 걷는다.
끝청 갈림길에서 소청 산길로 들어서 중청봉우리가 바람막이 역활을 하여 산길에서 잠시 다리쉼을 한다.
중청 산허리를 빠져나와 서쪽에서 불어오는 센바람이 온몸을 휘청이게 한다.
소청에 거의 다달을 즈음 깜짝 놀랄일이 벌어진다.
센바람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안개를 휘몰고 거세게 산등성이를 넘고 있는데 우측 공룡능선과 천불동계곡의 암봉들만이 구름층 뒤에서 비치는 햇살을 받고 있다.
순간적으로 구름이 걷히면서 공룡의 속살을 보여 주고 있다.
아내와 함께 걸음을 멈추고 자연의 신비를 무심코 바라 볼 뿐이다.
대청봉 봉우리는 먹구름이 숨겨 놓았지만 화채능선과 속초 그리고 동해가 먹구름 아래 뚜렷이 환하게 보인다.
천불동 계곡의 첨봉들도 햇살에 비치고 울산바위의 흰 암반에도 햇살이 비친다.
소청봉에 도착하였다.
여러 방향의 이정목이 세워져있다.
대청봉, 중청 방향과 소청대피소, 봉정암,백담사 방향 그리고 희운각대피소,양폭대피소 내려가는 세갈래 길이다.
소청에서 희연각대피소 까지는 1.3키로 남았다.
오후 6시까지 희운각대피소에 접수시켜야 하나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서둘러 내려가는 길에 설악의 풍경이 펼쳐진다.
화채능선과 천불동계곡의 첨봉들,
동해와 공룡능선과 울산바위가,
용아장성과 서북능을 바라보며 내려간다.
3년전에 등산길보다는 정비가 잘되어 있어 내려가기는 어렵지는 않다.
희연각에서 소청으로 오른다는 것은 테크계단이 되여 있어도 땀께나 흘릴 가팔진 오르막이다.
저아래 희운각대피소가 내려다 보인다.
테크계단길을 아내와 함께 묵주기도를 드리며 내려오니 어느덧 가야동계곡 다리를 지나 해발 1,050 미터 희연각 대피소에 도착하였다.
1인당 이용료 5,000원, 담요대여료 1,000원을 지불하고 잠자리를 배정받고 저녁식사 준비를 한다.
35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피소로 취사에서 부터 모든 시설이 부족하여 8월 18일부터 리모델링을 한단다.
등산객들의 욕구에 맞게 좋은 시설로 탈바꿈되기를 기대한다.
시원하기보다 시리고 시린 가야동계곡물에 발 담그고 오늘의 피로를 풀었다.
대피소직원으로 부터 기상특보가 발생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내일 공룡능선 산행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9시에 소등을 한다.
그러나 낮선 잠자리와 코고는 소리 그리고 바람소리와 빗방울소리에 깊은 잠은 못들고 하룻밤을 넘긴다.
17,000보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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