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13
청화산, 조항산
태화산우회
차창밖으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9시경 49번국도를 가로지른 해발490미터 늘재에 태화산우를 실은 버스는 멈췄다.
대장께서 버스에서 먼저내려 비가 내리는 상태를 확인하고 모두들 하차 하란다.
그러나 산우들 잠시 망설이더니 한두명씩 우의를 입고 버스에서 내린다.
늘재는 용유리와 입석리, 속리산과 청화산을 잇는 백두대간 고갯마루이며 한강과 낙동강 수계를 가르는 곳이기도 하다.
늘재표지목에는 여러 갈림길이 표시되어 있고 모든 방향표시에는 우복동천이란 글씨가 쓰여져있다.
우복동천은 상주시에서 개설한 등산로로 도장산, 속리산, 청화산을 연결하는 37.8키로의 원점회귀 코스다.
산행은 도장산, 속리산, 청화산 3개구간으로 나누어 산행할 수 있다.
늘재주위는 백두대간임을 알리는 큰 빗돌이 세워져 있고 낙동강과 한강 분수령 표시판도 도로건너에 세워져 있다.
도로건너는 밤티재로하여 문장대로 오르는 길.
우의를 입은 산우들 청화산 등산로로 올라섰다.
백두대간길 답게 많은 리본들이 매달려 있다.
30여분정도 산등성을 올라 모두들 다리쉼을하고 약간 더 올라 두그루 소나무앞에 태평한 나라를 기원하기위한 정국기원단(靖國祈願壇) 빗돌이 오석에 세워져 있는 곳에 올랐다.
조망하기도 좋은 곳으로 짙은 비 구름아래 야트막한 산에는 구름들이 산을 넘나들고 있다.
어느정도 빗방울이 약해져 우의를 벗으니 온몸에 후텁지근함이 많이 없어진다.
소나무와 참나무 숲을 걷는 길에는 중심줄기에서 뻗은 여러개의 줄기가 비틀면서 뻗어 오르는 소나무 한그루의 모습이 유난히도 눈에 띤다.
능선길 걸으면서 앞산의 봉우리가 보인다. 병풍바위인가?
오른편으로 돌면서 그 암봉을 오르는 숲길은 물기를 머금은 가련한 나리꽃이 반기는가 싶더니 원추리도 풀숲에서 고개를 내민다.
헬기장에 올라 숨을 몰아쉬고 다시 좁은 산길로 들어섰다가 잠시후 정상이라는 느낌이 없는 곳에 해발984미터 청화산 정상목이 세워져 있는 지점에 도착했다.
정상목이 없었다면 그냥 스쳐 지났을 것이다.
조선시대 이 중환은 택리지에서 "청화산은 흙봉우리에 바위띠를 둘렀고 단정하고 평평하나 복받은곳"이라고 기술하였다.
정상석은 정상목 안쪽에 있고 작은 바위에 상주시청산악회에서 세웠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과 경북 상주시 화북면, 문경시 농암면을 경계하는 산.
쾌청한 날씨라도 정상에서는 숲에가려 사방을 탁트이게 전망을 할 수 없을것 같다.
오늘은 짙은 안개와 구름으로 휴식과 조망등 모든것을 포기하고 정상에서 사진촬영만하고 많은 리본이 걸러있는 산길따라 조항산으로 발길을 옮긴다.
잡목의 울창한 숲길따라 청화산, 조항산 이정표를 지나며 산우 한 분 기막힌 후각으로 산더덕 한뿌리를 캔다.
아주 낮게는 돌양지꽃이 그리고 꿩의 다리도 길섶에 피여있다.
바위를 우회하면서 안개가 자욱한 계곡을 바라본다.
전망바위인 듯한 바위봉우리에서 내려가는 길은 원추리꽃이 흐트러지게 피여있어 산우들 내려가기를 주저하며 원추리꽃들과 눈맞춤을하며 오늘 산행중 가장 여유있고 가장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희미하게 보이는 바로앞 봉우리를 오르기 위하여 안부로 내려와 다시 오른다.
바위위에서 휴식을 하면서 계곡의 푸르름과 송면저수지, 옥양동 마을을 내려다본다.
짙은 안개는 지금도 골을 뒤덮여 놓으며 이 봉우리, 저 봉우리를 넘나들고 있다.
다시 좁은 숲길로 들어서면서 갸날픈 한줄기 꽃대에 한송이 말나리가 길섶에 피여있다.
헬기장이 나타난다.
선두로 나서며 물기를 머금은 숲을 헤치며 걸으니 바지가 물기로 흥건히 젖는다.
앞에 봉우리가 높게 보여 정상이겠지 하고 부지런히 올랐지만 정상의 봉우리는 앞에 버티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작은 봉우리가 정상의 봉우리를 숨겼던 것이다.
정상으로 착각하고 오른 봉우리에서 모두들 배낭을 내려놓고 다리쉼을 한다.
정상을 향하여 밧줄을 잡고 안부로 내려섰다가 오르며 청화산 정상에서 3시간을 걸어 해발 951미터 조항산 정수리에 도착하였다.
조그마한 정상석이 세워져있다 뒷면은"백두대간을 힘차게 걸어 땀속에서 꿈과 희망을... 아 아! 우리들 山河"글귀가 세겨져 있다.
오늘 늘재에서 청화산 그리고 조항산까지는 백두대간길이다.
그 백두대간길을 열심히 걸었다.
유명세가 더한 청화산 보다는 조항산이 더욱 돋보인다.
온몸은 땀으로 얼룩져 있지만 정상의 즐거움은 한이 없다.
구름이 모든것을 숨겼지만 사방을 둘러보며 구름속에 숨은 우리의 산하를 그린다.
북으로는 대야산과 둔덕산을 남으로 가까이있는 청화산도 보이질 않고 속리산의 주능선을 가름한다.
동으로는 농암면의 낮은 산들을......
안개속에서도 정상에서 20여분을 머물렀다.
정상에서 출발하면서 건너편에 하얀암반의 봉우리가 시야에 들어오고 푸른 산기슭허리에는 임도가 보인다.
백두대간 등산로 표시판앞에서 조항산과 고모치표시 가운데 길 좌측으로 내려간다.
고모치방향으로 가면 대야산 가는 길.
큰 바위를 우회하면서 능선위로 올라선다.
안개가 걷히면서 시야가 점점 넓어지고 앞산도 보이고 바위를 비집고 내려가기도 한다.
조항산에서 하산길은 계속 내려가질 않고 몇번을 오르고 내려가는 길이 반복된다.
조항산 제1전망대 표시가 나무에 어설프게 매달려있다.몇그루의 소나무가 있는 바위위로 올라선다.
푸른능선과 계곡아래는 구름이 아직도 머물고 있다.
전망대를 되내려와 소나무와 참나무숲길을 내려간다.
보통 가팔진 내리막길이 아니다 이곳으로 오르면 땀께나 흘려야 될것 같다.
솔가리로 푹신한 산길이 그나마 가팔직 내리막길을 위로한다.
임도가 나타나고 의상 저수지 따라 에돌면서 걸었던 능선을 바라본다.
저수지에는 물을 저수하였다 빠진 흔적이 마치 썰물로 빠진 갯벌의 진흙처럼 줄무늬되어 있는 모습과 흡사하다.
시멘트길따라 한참을 내려와 옥양교에 도착하였다.
반듯이 들러보라는 대장님 권유로 옥량폭포로 향한다. 백악산과 연결된 길이기도 하다.
톡특한 모양의 폭포다.
폭포위로 길게 걸쳐진 넓쩍한 암석이 인상적이다.
계곡에 발을 담겨 발의 피로를 풀면서 산행을 끝낸다.
2보1원 25,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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