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2

잣봉 오르고 동강도 걷고......

Bravery-무용- 2007. 7. 23. 18:30

2007. 7. 22 산행은 잣봉과 동강이다.

동강은 정선읍 가수리에서 부터 영월에 이르기까지 51KM에 이른다.

개발이냐 보존이냐로 논란도 많았던 곳으로 또 다른 의미를 느낀다.

 

 

9시15분경 어라연진입교를 건너 동강삼옥안내소에 태화산우들은 도착하였다.

간단한 산행준비를 마치고 길섶에는 나리꽃이 떼지어 피어있는 넓은 길을 오른다.

어라연 탐방안내판이 세워진곳을 지나 잣봉 2.0K, 어라연 2.4K 이정표가 보이는 넓은 갈림길에서 잣봉으로 발길을 옮긴다.

 

 

내일은 24절기중 가장무더운 시기인 대서(大署)다.

구름은 하늘을 뒤덮고 후덕지근한 여름날씨다.

얼마를 걷지는 않았지만 온몸이 땀으로 밴다.

 

 

 

드넓은 고추밭이 있는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마치마을이 나타난다.

마을앞 얕은 산 뒤로는 구름에 가린 잣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고갯마루를 내려와 마치마을과 잣봉 1.4K 갈림길에서 길이 좁아지는 우측 잣봉으로 발길을 옮긴다.

 

밭을 가로지르며 걷는길 우측 숲속에서는 흐르는 물소리가 가느랗게 들린다.

잣봉 1.1K 지점에서 소나무를 묶여 놓은 다리를 흔들거리며 개울을 건넜다.

나무계단 오르막길로 오늘 가장 가팔지게 오르는 길로 소나무가 숲을 이룬 곳이다.

10여분을 헉헉대며 안부에 도착하였다.

마차마을과 만지나루를 넘나들던 만지고개다.

 

 

 

 

잣봉 500M가 남은 능선길로 발길을 옮긴다.

우측 숲사이로 동강이 살짝 보이고 도전 정신이 강한 레포츠인 레프팅을 즐기는 젊음의 함성이 이 높은 능선까지 울린다.

 

어라연(魚羅淵)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고기가 비단결같이 떠오르는 연못"의 뜻을 지닌 어라연.

도도하게 흐르는 동강 그리고 어라연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5분정도 능선길을 걸어 전망대가 있는 곳보다도 더욱 조망하기가 좋은 지점에 도착하였다.

보라빛 도라지꽃이 먼저 반긴다.

나지막한 산자락 끝과 높은산 사이로 굽이쳐 흐르는 동강 그리고 어라연, 삼선암의 바위들.

산줄기와 물이 휘둥그스럼하게 굽이져 태극모양을 이루고 있으니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산태극수태극(山太極水太極)의 곡선이 이루어 졌다.

 

 

 

10여분 다리품을 하여 537M 잣봉정상에 도착하였다.

삼각점이 있고 영월군에서 정상석을 세워 놓았다.

아침에 하늘을 뒤덮었던 구름은 뭉게구름으로 바뀌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앞산은 짙푸름이 가득하지만 먼산은 구름에 흐릿하게 보인다.

강 건너 동으로는 고고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남으로는 완택산이 구름 가득한채 시야에 들어온다.

저 깊은 계곡에는 유유히 흐르는 짙푸른 동강과 푸른산 모두가 7월의 푸르름 뿐이다.

                 

                                      강(江)

 

                                                             구 상

 

강은                                                                   

과거에 이어져 있으면서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강은

오늘을 살면서

미래를 산다.

 

강은

헤아릴 수 없는 집합(集合)이면서

단일(單一)과 평등(平等)을 유지한다.

 

강은

스스로 거울같이 비춰서

모든 것의 제 모습을 비춘다.

 

강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가장 낮은 자리를 택한다.

 

강은

그 어떤 폭력이나 굴욕에도

무저항으로 임하지만

결코 자기를 잃지 않는다.

 

강은

뭇 생명에게 무조건 베풀고

아예 갚음을 바라지 않는다.

 

강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다스려서

어떤 구속에도 자유롭다.

 

강은

생성(生成)과 소멸을 거듭하면서

무상(無常) 속의 영원을 보여준다.

 

강은

날마다 판토마임으로

나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친다.

 

너무 오랫동안 산우들과 산정의 즐거움을 누렸다.

어라연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20여분을 잡목이 우거진 가팔진 내리막길을 내려 잣봉과 전망대 그리고 어라연 이정표가 세워져있는 안부에 도착하였다.

100M 직진거리에 있는 전망대로 발길을 옮긴다.

 

 

소나무가 우거진 이곳의 바위 전망대가 삼선암이 가장 잘보이는 뷰 포인트다.

고개를 쭉 내밀면서 천길만길 낭떠러지 아래 삼선암을 내려다 본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풍경은 공포를 느끼면서도 산모롱이를 돌면서 고요하면서도 도도하게 흐르는 동강앞에 넋이 빠졌다.

레프팅을 하는 몇척의 고무보트는 삼선암을 휘돌면서 잔잔한 강물따라 흘러간다.

적갈색 삼선암 위의 푸른소나무의 풍경은 한폭의 동양화다 .

 

 

 

 

바위 전망대에서 다시 안부로 내려와 좌측 급경사길을 내려 강변에 도착 하였다.

이제부터 동강을 따라 강변을 걷는 길이다.

곱고 고운 동강의 모래를 한 웅큼 만져본다.

진대나무도 보이는 울퉁불퉁한 너설길을 동강과 같이 걷는다.

강열한 햇살에 수풀속의 열기가 후끈거려도 동강과 함께하니 마냥 줄겁기만 하다.

풀섶에는 망초꽃, 나리꽃, 익모초등 들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여있다.

물살이 된꼬까리여울목에서 하얀물살을 일으키며 빠르게 흐른다.

 

 

고무보트들은 급물살을 타면서 무사히 된꼬까리를 통과한다.

옛날부터 된꼬까리는 정선에서 한양까지 뗏목을 나르던 뗏꾼들에게는 가장 위험하였다 한다.

뗏꾼들은 이곳을 지나면서 "황새여울 된꼬까리 떼 무사히 지났으니 만지산 전산옥이야 술판차려 놓게"라는 노래가 생겼다 한다.

 

된꼬까리를 지나면서 평온한 만지나루터.

나룻배 2척이 보이고 만지나루 사공인 이 해수(033-375-0825)씨를 만났다.

뗏목을 타고 노량진까지 갔었다는 이야기, 건너 고고산방향인 길운계곡이 있는 길운리 사람들을 건너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은 모두가 이주하여 조상묘를 찾기위하여 이용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고 전한다.

품삯은 나이든 사람들은 소주 2,3병, 젊은이들은 10,000원을 주기도 한다고 한다.

 

 

이 해수씨가 유명한 전산옥 주막터를 안내하여 준다.

푸새가 우거진 곳에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전산옥(全山玉)은 뗏꾼들에게는 동강에서 가장 유명한 주막으로 뗏꾼들에게 술과 웃음을 팔았던 곳이다.

지금은 전산옥대신 주막터를 조금 내려가니 만지어라연상회가 있다.

 

 

옛날에는 전산옥이 뗏꾼들에게 술과 웃음을 팔았다면 지금 어라연상회는 강인한 정신을 요구하는 레포츠로 레프팅을 즐긴 젊은이들에게 막걸리와 빈대떡등 먹거리를 팔고 있다.

옛날 뗏꾼들에게는 생계의 수단으로 뗏목을 탓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은 레포츠를 즐기기위하여 동강에 모여든 것이다.

어라연상회앞 강가에는 20여척이상의 고무보트가 보인다.

 

어라연상회를 지나 약간은 가파른 언덕을 올라서 잣봉 2.0K, 어라연 2.4K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오전 잣봉으로 들어섰던 갈림길이다.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을 따라 삼옥안내소에 도착하여 약 4시간의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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