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2

여름휴가를 내연산(문수봉, 삼지봉, 향로봉) 3봉을 오르고.....

Bravery-무용- 2007. 8. 4. 23:34

여름휴가를 아내와 함께 내연산 3개 봉우리(문수봉, 삼지봉,향로봉)를 오르기로 하였다.

포항시내에서 500번 버스를 이용하여 2007년 8월 3일 06시 50분경 보경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상업지역내 식당에서 아침 식사후 수령 300년이 넘는 포항시 보호수인 느티나무가 있는 상가를 지난다.

차도와 인도사이는 수로를 만들어 놓았고 아름드리 가로수가 줄지어 서 있다.

 

 

3.1운동 독립의거 기념비도 세워져 있고 고사목을 휘감고 꽃을 만개시킨 능소화가 반기는 인도다.

꽃말이 명예, 자랑, 자만인 능소화.

옛날에는 양반집에 심었기에 양반꽃이라 하기도 하였다.

꽃이 6월말에서 8월말에 피기 때문에 "능소화가 피면 장마가 진다"라는 속담도 있다.

 

 

 

 

불이문을 지나면서 깨끗하게 단장된 넓고 평평하게 닦아 놓은 땅에 적송들의 모습이 위엄과 기품스럽게 보이고 그 옆으로는 그윽한 보경사가 자리 잡고 있다.

보경사는 602년(신라 진평완25)에 대덕 지명법사가 창건한 신라고찰이다.

 

 

보경사 담장과 수로를 끼고 왼쪽은 내연골과 같이 걷는 산길이다.

태풍의 영향으로 큰비가 내리질 않을까 긴장하였던 포항지역 날씨 오늘은 하늘에 구름만이 가득하다.

서운암과 보현암 갈림길에서 우측 보현암으로 발길을 옮긴다.

 

 

산신제터를 지나 우측 문수봉과 문수암 방향으로 들어서면서 오르막이 시작된다.

한 여름의 복중더위에 얼마를 오르지 않았는데도 땀은 온몸을 적시고 이마에서는 땀이 계속 흘러 내린다.

다리쉼을 하면서 뒤 돌아본 내연산의 모습은 저 멀리 우뚝하게 향로봉이 보이고 계곡 건너 천령산의 줄기들이 팔월의 푸르름이 가득하다.

깊숙한 계곡 아래에는 상생폭포가 보인다.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의 물소리가 이곳까지 들린다.

오늘 산행중 능선길을 걸으며 유일하게 조망되여진 곳 이었다.

 

 

 

 

된비알을 아내와 같이 걷다가 쉬기를 반복하면서 오른다.

소나무와 잡목이 어우러진 오르막길에 포철산악회에서 세운 문수봉 1.6 KM 이정표를 지나 통나무로 얼기설기 기둥을 만들고 기와 모양의 검은색 함석으로 지붕을 만든 입구가 되여 있는 문수암에 도착하였다.

문수봉까지는 1 KM 남았다.

계속되는 된비알을 새근발딱 오르다 소나무가 둘러있는 넓은 중턱에서 배냥을 내려 놓고 다리쉼을 한다.

이틀 계속하여 가지산, 운문산을 오르고 오늘은 이곳을 찾은 산객을 만난다.

줄곧 하산까지 만났다 헤여졌다를 반복하였다.

 

다시 다리품을 하여 소나무가 우거지고 처음으로 바람이 이마를 스치는 고갯마루에 올라섰다.

문수봉 0.5 KM 지점이다.

흘린 땀을 씻어내며 문수봉 능선길를 걷는다.

 

보경사, 문수봉, 삼지봉갈림길에서 묘1기를 지나며 문수봉(해발 622 M)에 도착하였다.

포항 6광장 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사방이 숲으로 가려 보이질 않는다.

 

곧바로 삼지봉으로 향한다.

참나무가 숲을 이룬 산길로 낙엽이 푹신하게 깔려 있어 걷는 즐거움이 마냥 좋은 길이다.

이런길을 걸을때면 숨도 깊게 마셔보고 자연과 하나가 되면서 콧노래는 절로 나온다.

아내와 같이 "산새들이 노래한다 수풀속에서" 폴란드민요 "아가씨들아"를 흥에 겨워 부르며 걷는다.

수리더미 갈림길과 조피등(은폭포)갈림길도 지나간다.

특이하게 돌덩이를 쌓아놓은 묘를 지나며 거무다리 내려가는 세갈래길도 지난다.

삼지봉 10분거리 표시판 지나서는  소나무숲이 우거진 능선길도 잠시 걷기도 하며 다시 참나무숲 길이 계속 이어진다.

 

 

 

동대산 3 KM, 향로봉 3.7 KM, 삼지봉 0.4 KM, 문수봉 2.2 KM 이정표앞이다.

삼지봉 오르기 400 M에 삼지봉에 대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문수봉과 향로봉, 북동대산등 3곳으로 갈라지는 봉우리라 해서 삼지봉이다.

해발 710 M 내연산(內延山) 삼지봉(三枝峰)에 올라 섰다.

헬기장이 있는 넓은 봉우리로 사방은 소나무와 참나무등이 숲을 이루어 문수봉과 같이 산정에서의 조망의 기쁨을 누릴수 가 없다.

 

삼지봉에서 향로봉까지는 3.7 KM 발길을 옮긴다.

향로봉 가는길 오늘 처음으로 햇살이 비친다.

계속되는 참나무 숲길에 키작은 나무숲 터널을 지나기도 한다.

산비탈길을 걸으면서 뿌리째 쓰러진 고목도 보이고 길섶에 핀 원추리꽃은 노란얼굴로 반갑게 인사한다.

 

 

삼지봉에서 능선을 타고 오는길과 미걸등을 거쳐서 오는 지점이 만나는 길이다.

우리는 능선길보다 600 M가 더 긴 미걸등을 거쳐서 왔다.

부지런히 걷는다. 내연산 28지점을 통과 하면서 계속되는 능선길. 

보경사에서부터 3시간을 넘게 다리품을 하고있다.

이제는 야트막한 경사가 있어도 한발한발 오르기가 힘들다.

 

 

 

 

 

밤나무등코스로 내려 갈 수 있는 향로봉 1.5KM 지점을 거쳐 향로봉 700 M 표시판앞에 도착하였다.

우측으로 내려가면 하옥리 가는 세갈래길이다.

아내는 배낭을 내려 놓고 넓은 바위에 눕는다.

힘들다는 표시다.

능선 주위에는 동자꽃, 나리꽃, 양지꽃등 들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들 꽃 에 게

                                         서 정 윤

 

어디에서 피어

언제 지든지

너는 들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그리움은

오히려 너를 시들게 할 뿐.

너는 그저 논두렁 길가에서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인간이 살아, 살면서 맺는

숱한 인연의 매듭들을

이제는 풀면서 살아야 겠다.

들꽃처럼 소리 소문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한 하늘 아래

너와 나는 살아있다.

그것만으로도 아직은 살 수 있고

나에게 허여된 시간을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냥 피었다 지면

그만이 들꽃 이지만

홑씨들 날릴 강한바람을

아직은 기다려야 한다.

 

 

산새들의 지저귐도 지친여름에 간혹 느릿하게 들리듯하다.

살짝 불어주는 바람에 땀을 식히고 가뿐숨을 고른다

 

 

 

.

아내에게 용기를 복돋우며 참나무 능선길을 따라 향로봉에 도착하였다.

상가에서 출발하여 4시간을 걸은 것이다.

둥근 화강암에 내연산 향로봉 해발 930 M 정상석이 큼직하게 세워져 있다.

이곳 정상도 문수봉, 삼지봉과 같이 헬기장이 있다.

정상에는 묘1기가 있고 삼각점과 향로봉일백회 등정 기념으로  정성드려 쌓아 놓은 돌탑도 있다.

정상에 세워진 향로봉 안내도에는 내연산의 주봉으로 가장 높은 봉우리로 표시 되여 있고 영덕, 청송, 포항시를 조망할 수 있으며 동으로는 삼지봉 남으로는 계명봉이 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동쪽 멀리 산자락만 보일뿐 조망은 기대 할 수 가없다.

내연산은 문수봉, 삼지봉, 향로봉등 3개봉을 합쳐서 붙여진 이름인 것 이다.

 

시명리(은폭포)1.7 KM 방향으로 이어지는 고메이등 하산길로 내려선다.

보통 급경사길이 아니다.

조심스럽게 내려오면서 이곳으로 오르면 어떨까?

지독히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 물이 흐르는 계곡을 만난다.

지친몸 배낭을 내려 놓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발의 피로가 어느정도 풀린다.

향로봉에서 한시간정도 걸려 시명리 표고 400M 지점에 내려왔다.

보경사 6.2KM, 삼거리 2.4KM, 향로봉 1.7KM방향 표시에서 보경사로 발길을 옮긴다.

삼거리 방향은 전문 산악인외에는 출입금지다.

 

 

밤나무등코스로 방향을 잡고 산길에 쓰러진 나무 밑으로도 지나면서 걷는 한 사람만이 다닐 수 있는 산길이다.

이곳에서 밤나무등코스로 반드시 내려가야 한다.

계곡을 끼고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밤나무등코스는 계곡위 산길로 산에 다시 오르는 듯이 접어 드는 코스라 착각하기가 쉽다.

 

 

1-11지점을 지나면서 계곡을 건넌다.

시명폭포와 복호1,2폭포 화살표가 세워져 있는데 시명폭포는 지나친 것 같다.

돌이 산 위에서 부터 계곡 아래까지 쏟아져 내린 너덜길을 걷기도 한다.

너덜길 아래는 청하골의 물이 흐르고 있다.

1-10지점을 통과 하면서 계곡을 횡단한다.

 

 

 

백색바위에 세워진 흔들다리를 건너면서 계곡의 여러가지 풍광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뒤돌아  멀리 향로봉이 우뚝하게 보이며 잘가라 손짓하는 듯 하다.

뿌듯한 마음으로 향로봉을 향하여 손을 흔든다.

 

백색의 암반으로 이루어진 계곡이 보이더니 이번에는 진갈색의 깍아지른듯한 절벽 그리고 녹색의 푸르름.

기기묘묘한 하얀 암반으로 흐르는 청하골의 계곡 물소리에 발걸음은 점점 느릿하여진다.

 

은폭포 앞이다.

진회색의 매끄러운 암반과 암반사이에 좁은 낙수구에서 폭포수는 넓게 떨어지며 소를 이룬다.

폭포의 모양이 여성을 상징하여 음폭포라고 하기도 한다.

 

계곡따라 너덜길을 걷다가 계곡을 다시 가로 지른다.

미끈한 암반이 깊숙하게 돌확을 만들어 놓은 곳에 물이 쏟아져 담기더니 바로 아래로 쏟아낸다.

이 지점에서는 흐르는 물이 여기까지만 보인다.

 

 

물의 흐름을 확인 하기위하여 급히 큰 바위를 돌면서 안전을 위하여 밧줄을 쇠말뚝에 연결시킨 산길을 내려간다.

 

 

 

 

관음폭포가 나타나고 위로는 연산폭포로 가는 다리가 그리고 깍아 지른 절벽이 한눈에 펼쳐진다.

관음폭포앞에 도착하니 힘들었던 몸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마냥 폭포수를 바라 볼 뿐이다.

생각이 필요없다. 무심히 떨어지는 폭포를 바라보며 순간을 잊는다.

관음폭포에서 좌측 위로는 선일대가 위로는 비하대가 그리고 연산폭포 우측 위로는 학소대의 모습이 관음, 연산폭포와 멋진 풍광을 만들어 낸다.

비하대 아래는 둥근모양의 바위굴이 보인다. 관음굴이다.

그 옆으로 두줄기의 폭포수는 어떤 바위의 장애도 받지않고 소로 곧바로 떨어진다.

관음폭포옆에 크라이머들의 암벽타기를 조심스럽게 바라본다.

디카의 모든 용량을 사용하여 지금부터는 디카에 사진을 담을 수 없는 아쉬움.

 

연산폭포를 보기위하여는 관음폭포위에 설치된 연산적교를 건너야 한다.

깍아 지른듯한 단애에 20 M위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는 바위에 부디치면서 흰 포말을 일으키며 힘차게 다시 쏟아져 내려 깊은 소를 이룬다.

이렇게 만들어진 폭포수는 관음폭포를 만드는 것이다.

넋을 잃고 한없이 바리보았다 더위도 식혔다.

내연골의 가장 아름다움으로 너무 오랫동안 머물렀다.

 

보통 다른 산은 계곡끼고 하산 할때는 계속 내려가는것이 보통인데 이곳은 계곡을 따라 내려가기도하고 몇번에 걸쳐 다시 산길을 오르고 서덜길도 걷는 좀 지리한 하산길이다.

 

무풍폭포, 잠룡폭포, 보연폭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지가 않아 지나쳤는지 보이지 않고.

좌측 보현암을 들르니 한 채인 암자에  불경소리가 조용히 들리고 조심스럽고 귀하게 감로수로 갈증을 해소한다.

 

하얀암반에 두갈래로  5M정도 낮은높이에서 떨어지는 상생폭포다.

용이 승천하다가 오른쪽 산중턱 큰바위에 꼬리를 부딛쳐 갈지(之)자가 패였다는 전설이 깃든곳이다.

보경사에서 올라오면 제일 먼저 만나는 폭포가 상생폭포다.

약 6KM에 이르는 계곡길을 내려왔다.

 

한흑구문학비로 발길을 옮긴다.

보리하면 생각나는 한흑구선생의 대표작 "보리"의 마지막부분이 세겨져 있다.

"보리, 너는 항상 순박하고 억세고 참을성 많은 농부들과 함께 이땅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보경사 매표소를 나와 산행을 마무리한다.

다시 500번 버스를 이용하여 포항역에서 17시20분 서울행 새마을호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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